성경주석강해/복음서

세례 요한은 왜 예수님의 신발끈 풀기도 감당하지 못하겠다고 했을까?

은바리라이프 2014. 8. 8. 20:41

세례 요한은 왜 예수님의 신발끈 풀기도 감당하지 못하겠다고 했을까?

 

♣ 신발과 신발끈 풀기


성서시대 이스라엘 사람들이 몸에 걸치던 다섯 가지 옷 가운데 하나가 신발이다. 신발을 옷의 분류 속에 넣는 것이 이상할지 모르지만, 신발은 발을 보호하는 옷에 속했다. 오늘날과 같은 운동화는 없었고, 지금도 중동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샌들이 성서시대 이스라엘 사람들의 발을 보호하는 신발이었다.

 

샌들은 가죽이나 나무로 발바닥 밑창을 만들고 그 위에 ‘신발끈’ 혹은 ‘신들메’로 불리는 끈으로 묶었다. 발을 보호하기 위해 밖에서는 샌들을 신고, 집 안에서는 맨발로 다녔다. 하지만 종은 밖에서도 맨발로 다녔다.

 

‘탕자의 비유’에 나오는 둘째 아들은 유산을 두둑이 챙겨 아버지 품을 떠나 먼 나라로 갔지만 결국 모든 것을 탕진하고 종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것은 그가 맨발로 돌아온 것에서 알 수 있다. 아버지는 아들의 신을 바꿔 준 것이 아니라 아들의 맨발에 신을 신겨 주었다.

 

아버지는 종들에게 이르되 제일 좋은 옷을 내어다가 입히고 손에 가락지를 끼우고 발에 신을 신기라(눅 15:22)

 

집 안으로 들어오고자 신을 벗을 때는 신발끈을 풀어야 하는데, 이것 역시 당시에는 종들이 하던 일이다. 예수님 당시에 제자들은‘신발끈 푸는 것을 제외하고’종이 하던 것처럼 스승을 절대적 존경심을 가지고 섬겼다. 그러나 세례 요한은 메시아이신 예수님의 종이 되어 신발끈 풀어드리는 것도 기쁨으로 하겠으며, 더 나아가 그것도 자신에게는 과분한 직분이라고 고백했다. 이처럼 메시아의 길을 예비한 세례 요한은 자신을 철저히 낮추고 메시아만을 높였다. 신발끈은 당시 가장 하찮은 물건의 대명사였는데, 아브라함은 아비멜렉으로 인해 부자가 되었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그에게서 하찮은 신발끈도 취하지 않겠다고 고백하고 있다.

 

네 말이 내가 아브람으로 치부하게 하였다 할까 하여 네게 속한 것은 실 한 오라기나 들메끈 한 가닥도 내가 가지지 아니하리라(창 14:23)

 

스스로 자원하여 신발을 벗는 것은 슬픔과 조의를 표하는 행위였다. 다윗은 자신의 아들인 압살롬이 반역하여 예루살렘으로 쳐들어오자 서둘러 요단 동편으로 피신해야 했다. 이때 감람산을 넘어가며 신발을 벗고 맨발로 울면서 갔는데, 이는 아들의 반역으로 인한 슬픔을 나타내는 행위였다.

 

다윗이 감람 산 길로 올라갈 때에 그의 머리를 그가 가리고 맨발로 울며 가고 그와 함께 가는 모든 백성들도 각각 자기의 머리를 가리고 울며 올라가니라(삼하 15:30)

 

몸에서 가장 더러운 발과 그러한 발을 보호하는 신발은 더러움의 상징인데, 이러한 신발을 벗는 행위는 상대방에 대한 지극한 존경심을 나타내는 행위였다. 모세와 여호수아는 하나님의 사자 앞에서 신발을 벗고 경의를 표했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이리로 가까이 오지 말라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출 3:5)

 

아모스는 북이스라엘의 여로보암 2세 때 활동한 선지자로, 북이스라엘의 수도인 사마리아의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고리대금 하는 것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사마리아의 부자들은 빚을 갖지 못하는 채무자들을 하찮은 신 한 켤레를 받고 종으로 팔아넘겼다.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되 이스라엘의 서너 가지 죄로 말미암아 내가 그 벌을 돌이키지 아니하리니 이는 그들이 은을 받고 의인을 팔며 신 한 켤레를 받고 가난한 자를 팔며(암 2:6)

 

재미있는 것은 신발일 때로는‘소유권’을 나타내는 상징으로도 사용된다는 점이다. 나오미의 기업 무를 자는 자신의 권리를 보아스에게 팔면서 자신의 신발을 건넸다. 이는 자신에게 있는 소유권을 넘긴다는 의미였다.

 

옛적 이스라엘 중에는 모든 것을 무르거나 교화하는 일을 학정하기 위하여 사람이 그의 신을 벗어 그의 이웃에게 주더니 이것이 이스라엘 중에 증명하는 전례가 된지라 이에 그 기업 무를 자가 보아스에게 이르되 네가 나를 위하여 사라 하고 그의 신을 벗는지라(룻 4: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