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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스티븐 랭 지음, 남경태 옮김, 들녘
568쪽, 2만5000원
이처럼 일상에서 부딪히는 숱한 궁금증의 해답이 성경 속에 다 있다. 혹여 성경을 기독교 신자들 만의 책이라고 여긴다면 오산이다. 『삼국지』를 빼고 동양 문화를 논할 수 없듯 성경을 모른 채 서양 사회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와 함께 성경은 서구 문화를 파헤쳐 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양대 필독서인 셈이다.
그러나 성경을 독파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새로운 번역본들이 등장하며 많이 나아졌다지만 딱딱한 문어체에다 낯선 이름과 지명들, 무엇보다 방대한 분량 탓에 신자들조차 중도에 포기하기 일쑤다. 용케 읽어낸다 해도 도통 암호문 같아 머리에 남는 게 별로 없을 공산이 크다.
그래서 성경에 등장하는 주요 인명·지명·사건 등 500여 개 표제어를 추려내 백과사전식으로 풀어 엮은 이 책은 반갑다. 편집이 사전 스타일이랄 뿐 내용은 이야기책처럼 술술 읽히니 편견일랑 갖지 말길 바란다. 아울러 성경 원문의 해석에 충실하되 문학·미술·연극은 물론 현대의 대중문화에 미친 영향까지 폭넓게 다루는 미덕도 갖췄다.
영화 ‘삼손과 데릴라’의 한 장면. | |
그래서 성경에서 모티프를 따긴 했으나 후세가 자유롭게 상상력을 더한 ‘불경스런’ 픽션들에도 아낌없이 지면을 할애했다. 막달라 마리아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성서 속에선 예수가 일곱 귀신을 쫓아준 뒤 헌신적인 신도가 된 그녀가 예수의 처형과 매장을 지켜보고, 부활한 예수를 처음 만났다는 구절이 나올 뿐이다. 헌데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등 숱한 영화와 책에서 마리아는 전·현직 창녀로 그려진다. 급기야 최근 영화화된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에선 예수와 결혼해 아이를 낳은 여인으로 설정되기까지 한다.
예수가 최후의 만찬에서 사용했던 술잔이 마법의 힘을 가진 ‘성배’로 탈바꿈하는 전설도 소개했다. 많은 화가들이 성배를 금은 보석으로 묘사했지만, 실제론 영화 ‘인디애나 존스’ 속 성배가 실제 모습(소박한 토기)에 가까웠을 것이란 해석도 곁들였다. 저자가 신학 전공자이다 보니 문화 예술 속 오류에 대한 지적은 날카롭기 그지없다. 일례로 거인 골리앗과 맞서 싸운 양치기 소년 다윗의 얘기를 전하며 거장 미켈란젤로의 조각 다윗상이야말로 미술사에 길이 남을 실수라고 꼬집는다. 당시 유대인 중 할례를 받지 않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을 거라면서 말이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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