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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기독교인은 예수를 믿지 않을까? (김진/위즈덤로드) 2010.02.03.

은바리라이프 2010. 9. 14. 21:13
왜 기독교인은 예수를 믿지 않을까? (김진/위즈덤로드) 2010.02.03.
제목이 도발적인 책은 독자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지만 항상 선택되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목사이자 신학자인 저자는 이렇게 제목을 지었다.
과연 이 책을 "사서" 읽을 사람들은 누구일까?
기독교를 "개"독교로 부르고 목사를 '먹'사로 부르는 게 예사가 되어버린 인터넷세상에서
안티기독교인들이 일부러 이 책을 살 리는 없을 테고
골수기독교인들도 쉽게 지갑을 열지는 않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도 나같은 보수적이면서도 진보적인--참 어렵다. 회색인인가?^^--기독교인이 이 책을 샀다. (오늘 출판사에서 이 책을 읽어보라고---내 감상문이 판매에 도움이 될 지 모르겠지만^^-- 왔지만 이미 책은 구입해서 읽고 있었다^^)
책을 읽으며 저자가 자기 주장을 전달하려고 애쓴 흔적에 박수를 보낸다.
그것은  인기MC 손석희가 빠져서 잘 보지 못하는 MBC의 백분토론 형식으로 구성한 점이다.
출연자도 가상의 인물이지만 그동안 백분토론 출연자 중에서 이런 투로 말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설정한 저도 아주 신선했다.
이성공, 나정통, 남예혁, 예신자, 조하나, 권중진--거꾸로 읽으면 바로 그 인물이다^^-- 그리고 사회자인 신석기^^
구성 뿐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이 땅의 안티기독교인들이나 보수기독교인, 진보기독교인이 생각하고 발언하는 내용을 그대로 담았다.
다소 딱딱한 주제이고 비기독교인에게는 관심밖의 일일 수 있는데 이렇게 구성하니 독자들이 읽기에는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이 책에 등장한 용어들.
붕어빵 기독교, 붕어빵 교회, 짝퉁 예수, 진품 예수....
뜻풀이를 따로 하지 않아도 뜻이 통하지 않는가.
다만, 공격 받으면 방어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이고 팔은 안으로 굽게 되어 있다.
나 역시 보수적인 기독교인이라서 책 제목에서부터 풍기는 도전적인 질문에 만일 패널로 참여하였다면 지지 않을 논리로 무장해서 싸웠을 것이다. 문득 대학 1학년 기숙사에서 일어났던 종교논쟁이 생각난다.
이 논쟁은 다음에 한번 다뤄보겠지만 여기서 그만두고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보련다^^

이 세상엔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이 공존해 산다.
기독교인은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고 비기독교인은 그렇지 않은 사람이다.
그런데 기독교인에게 왜 예수를 믿지 않냐고 묻는다면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그러나 이런 어불성설의 문답법은 생각의 화두를 제공하고 논리를 재구성할 동인이 되곤 한다.
기독교인이라고 다 천국에 가는 것이 아니다.
그 말은 기독교인이라고 다 예수를 믿는 게 아니란 말과 일맥상통한다.
수만명이 모여 함께 찬양하고 한 소리로 기도를 하는 예배당 안에서도 기독교에서 말하는 "구원" 받은 자와 그렇지 못한 자가 공존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하는 목사도 마찬가지다. 성경에도 언급되었듯이 참목자인 목사도 있고, 삯꾼목자인 목사도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한다는 목사도 사탄의 영의 지배를 받아 사교 교주가 된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그래서 저자가 던진 이 질문은 여전히 유효한 질문이기도 하다.
교회를 비판하는 비판은 외형적으로 보이는 교회의 잘못에 대한 것이다.
왜 교회가 비판을 받는가. 그것은 사회가 교회에 거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회가 사회가 원하는 것을 구현하기 위해 존재하지 않기에 그 비판이 완벽하지는 않다.
그리고 교회가 완벽하지 않은 것은 기독교인들이 더 잘 안다.
교회에서 상처받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예전에 상담학교를 1년간 다녔는데, 당시 상담학을 가르치던 정신과의사에 따르면 정신과상담을 받으러 오는 환자의 반이 크리스챤이라고 했다. (당시 그 말을 들으며 맙소사, 오마이갓을 연발했다. 예수 믿는 사람이 정신과에 상담을 받으러 다닌다니....)
정말 완벽한 교회라면 그런 상처받은 사람들이 치유받아야 하는데 오히려 더 상처를 받으니 교회다운 교회 없다는 소리를 들을만하다.
교회가 커서 그런 문제를 안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람들이 적은 교회, 친밀감이 더 가까운 교회에서도 일어나는 일이다.
교회가 완벽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면 이상적으로는 가능하다.
아무도 상처받지 않고, 매주일 감격과 사랑만이 넘치는 교회.
우리들이 꿈꾸는 교회다.
꿈꾼다는 것은 목표하지만 현실에서 존재하기 어렵다는 뚯이기도 하다.
인간은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선 줄 알거든 넘어질까 조심하라...
처음된 자로서 나중되리라...
성경을 읽으며 알게 된 진리는 늘 겸손하고 조심해야 할 삶의 모습이다.
인간은 쉽게 교만해진다.
교만이 생기면 교회는 타락하게 된다.
난 기독교인이 비난받고 교회가 비난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이 땅에서 존경받으려고 기독교인이 된 것이 아니지 않는가.
그러나 기독교가 개독교로 불리는 게 당연시된다면 그건 기독교인이 처신을 잘못한 결과임을 인정해야 한다.
기독교인이 예수를 따르지 않고 돈과 명예와 권력을 추구하는 순간 더 이상 기독교인일 수 없지 않은가.

이 책의 독자는 현재 기독교인--평신도이든 목회자이든--이거나 과거에 기독교인이었던 자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한마디만 더 하면, 보이는 사람에게 실망해서 교회를 떠나고 예수를 믿지 않는 것은 잘못이다.
그 원인제공자가 진정 예수 믿는 자--겉으로만이 아닌--였는가? 목사든 장로든 집사든 권사든 직분이 무엇이든 예수 믿는 자인지 아닌지 확신할 사람은 이 세상에 없지 않은가.
그리고 교회는 다니지 않지만 예수를 믿는다고 하는 궤변은 하지 말자.
교회생활 없는 신자는 예수를 믿는 게 아니고 자기를 믿는 것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