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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웰스의 <신학실종>

은바리라이프 2010. 8. 24. 01:00

데이비드 웰스의 <신학실종>
왜 복음주의가 세속화했는가?
입력 : 2010년 06월 19일 (토) 14:37:10 [조회수 : 522] 전진우 ( 기자에게 메일보내기

   
 
 

▲ <신학실종> / 데이비드 웰스 지음, 김재영 옮김 / 부흥과개혁사 펴냄 / 459쪽 / 16,000원.

 
 
모든 세대 가운데 요즘처럼 가벼움의 시대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 봅니다. 소위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문화 가운데 많은 이들이 핵심적 가치를 부인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예전에 어느 광고들에서 유행했던 노래들(CM) 가운데 이런 노랫말들이 있었습니다. 소위 '되고송'이란 것이죠. "~안 되면 ~생각대로 하면 되고……." 무엇이든 내 생각과 기분대로 하면 된다. 아무런 문제 없다는 메시지가 직설적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우리 시대의 세속주의를 드러내는 단면 중의 하나입니다.

"현대의 공공 생활은 정당성과 삶과 방향을 오로지 그 자신에서 찾는다"는
웰스의 지적이 듬뿍 담긴 좋은 예입니다. 데이빗 웰스는 그의 책 <신학실종>에서 세속주의를 날카롭게 비평하고 있습니다. 현대의 공공 생활이 종교라는 가치를 벗어 버리고 자기 자신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그 토대로 하기에 이 문제는 단순한 문화적 세태를 넘어서서 더욱 심각한 중요성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더욱 문제는 이러한 세속주의의 물결들이 기독교 신앙과 교회를 이미 큰 파도가 삼키듯 밀려와 온통 진리의 가치들을 혼탁하게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로 인해 신학적 중심이 흔들리고, 핵심적인 교리들마저 위협받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이들이 "생각대로 하면 되고~" 를 불러 대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가며 '복음, 그리스도인, 교회, 그리고 이것들의 영향력'에 대하여 고민하지 않는 사람이 진정 그리스도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점점 더 참을 수 없을 정도의 가벼움으로 그것의 핵심인 세속주의를 덮고는 그것이 마치 진리인 양 속이고, 속고 있는 교회의 모습 속에 여러 가지 부패의 모습들이 넘쳐 나고 있습니다.

이 책 <신학실종>은 그러한 면에서 우리에게 본질적인 핵심들을 바라보게 하는 눈을 열어 줍니다. 단지 우리의 문제가 각각의 개별적인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가면 되고'가 아니라, 그 뿌리의 진정한 문제를 보게 합니다. 복음과 복음주의의 바탕인 하나님의 말씀 가운데 현 시대를 분별하는 무거움(?)을 부여하는 구절들입니다. 주님이 지셨던 십자가는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이 책을 읽고 다시금 오늘날의 교회에 대한 개혁의 절감성을 느낍니다. 진리(계시)는 외부, 즉 하나님께로서만 옵니다. 인간은 전적으로 타락하였기에 스스로의 어떠한 노력과 행위로는 진리에 도달할 수가 없습니다. 데이비드 웰스는 이러한 점에서 오늘날의 현대성에 바탕한 개인주의, 주관주의를 비판합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오늘날 복음주의 전체를 잠식해서 교리와 신조와 같은 객관적이고 역사적인 말씀에 근거한 진리보다는 심리적이고 내적 체험적인 것들이 온통 만연해 있다고 보는 것입니니다.

그렇다면 사적인 통찰과 주관적 맥락이라는 것이 어디까지의 범위를 말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전자에 말한 객관적이고 하나님이 해석해 주신 역사적인 계시를 벗어난 영역을 말한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므로 모든 선교 단체나 교회의 영성 훈련을 한마디로 정죄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전체적으로 균형을 상실하고, 그 토대 자체가 현대주의적인 주관주의에 서 있는 오늘날의 현실은 우리의 정체성과 본질을 상실케 하고 있음이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이 토대를 바로 세우는 것이 우선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그 바탕 위에서야 비로소 기도, 묵상, 여러 영성 훈련들이 바로 세워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사다리를 잘못된 곳에 세워 놓고 열심히 올라 가려고 애쓰지만 그것 자체가 이미 빗나간 것처럼 말입니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먼저 이 글들을 이해하고, 세부적인 부분에서 바로 적용하고 분별할 필요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신학이 실종되고 개인주의가 횡행하는 이 시대에 바른 진리를 찾는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세속주의는 세속화와 세속주의의 두 요소로 구성된다고 보는 것이 가장 좋다. 나는 외적이며 사회학적인 면을 세속화라고 부르고, 내적이며 이데올로기적인 면을 세속주의라고 부른다. 세속주의는 한 사회 안에서 생겨난, 더 이상 어떤 초월적인 질서에 뿌리를 내리고 있지 않은 전망과 가치를 말한다. 세속화는 이와 같은 가치들을 만들어 내고 공인해 주는 현대화 과정을 말한다. 이것은 문화적으로 아주 유례없는 순간임을 주목해야 한다. 다른 모든 주요 문화의 배후에는 종교적인 전제가 깔려 있다. 그 종교가 흰두교이든, 이슬람교이든, 기독교이든 간에 그런 종교들에서 비롯된 전제에 문화가 세워졌다. 그렇지만 현대 문화의 바탕에는 그와 같은 종교적 전제가 전혀 깔려 있지 않다. 중심적인 문명이 이런 식으로 건설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현대의 공공 생활은 어떤 신적 질서에서 그 정당화나 방향을 찾지 않으며, 브라이언 윌슨은 "종교적인 사고나 실천이나 제도의 유지"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대의 공공 생활은 정당성과 삶과 방향을 오로지 그 자신에서 찾는다." (12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