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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웰스의 현대 문화와 현대 교회 분석 시리즈

은바리라이프 2010. 8. 24. 01:05

우리 시대 최고 복음주의 지성의 현대 문화와 현대 교회 분석 시리즈 


데이비드 웰스 4부작(신학실종, 거룩하신 하나님, 윤리실종, 위대하신 그리스도) 추천의 글


백금산 목사(예수가족교회 담임목사)

 

단순히 어떤 주제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얻는데 그치지 않고 패러다임의 변화를 일으켜 주는 책과 저자를 만날 때가 있습니다. 나에게는 로이드 존스와 데이비드 웰스 같은 사람들이 이런 저자에 해당됩니다. 로이드 존스의 책들을 통해서는 성경과 교회사를 보는 안목을 얻었습니다. 최근 데이비드 웰스의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세상과 교회를 보는 눈을 얻게 되었습니다. 웰스의 문화 신학 4부작 시리즈를 통해 성경이 말하는 세상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세상이 우리 시대에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를 깊이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우리 시대 복음주의 교회의 특징이 어떠한지 그리고 현대 복음주의 교회가 교회 본연의 모습을 많이 상실하고 얼마나 세속화되었는지에 대해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웰스의 4부작은 이제 내가 세상을 보는 창문이 되었고, 현대 문화를 읽을 수 있는 지도가 되었고, 현대 교회를 이해할 수 있는 열쇠가 되었습니다.


웰스의 4부작을 읽으면서 앨빈 토플러의 4부작 <미래쇼크Future Shock>, <제3물결 The Third Wave>, <권력이동Power Shirt>, <부의미래Revolutionary Wealth>가 연상되었습니다. 동일하게 우리 시대의 변화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현대 문명과 문화를 스케치하는 솜씨가 비슷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물론 앨빈 토플러는 비기독교적인 미래낙관주의 관점에서 경제를 중심으로 문명의 역사를 분석하며 미래 사회의 모습을 그려가는 데 비해서 웰스는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주로 현대 세계와 문화가 현대 기독교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중심으로 서술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토플러가 말하는 현대 문명의 특징은 웰스가 현대 교회의 특징을 분석하는 논의의 출발점이기 때문에 토플러의 책을 웰스의 책과 함께 읽는다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웰스와 토플러는 현대문명의 분석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비록 관점이나 내용 서술의 분량면에서는 큰 차이가 있지만, 관련 주제를 다루기 위한 방대한 독서량과 서술 스케일면에서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그래서 나는 웰스를 기독교계의 ‘엘빈 토플러’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나는 웰스의 책을 읽으면서 기독교 세계관의 필독서인 프란시스 쉐퍼의 변증학 3부작 시리즈 <존재하시는 하나님>, <이성으로부터의 도피>, <존재하시며 말씀하시는 하나님>를 처음 읽었을 때의 감동을 맛보았습니다. 약 25년 전 대학생 때 쉐퍼의 작품을 읽은 것은 내게 큰 복이었습니다. 쉐퍼를 통해 현대 사상과 현대 문화의 큰 흐름을 알게 된 것은 비기독교적인 대학의 학문 풍토와 세속 문화를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중요한 원동력이었습니다. 쉐퍼의 3부작이 주로 철학적인 관점에서 본 기독교 세계관이라면 웰스의 4부작은 주로 문화적인 관점에서 본 기독교 세계관으로서 두 시리즈를 모두 읽는다면 서로 좋은 보충이 될 것입니다. 쉐퍼의 3부작과 웰스의 4부작만 철저하게 마스터해서 이해한다면 우리 시대 세상을 읽는 힘과 교회를 보는 눈이 생길 것이라 확신합니다. 나는 웰스가 현대 문화를 분석하며, 현대 문화가 교회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는데 있어 쉐퍼 이후 복음주의 교회의 거목으로 우뚝 솟은 우리 시대 최고의 복음주의 지성이라 생각합니다.


웰스는 자신이 쓴 4권의 문화 신학 시리즈(1993-2005)를 어거스틴의 <하나님의 도성>과 비교합니다. 어거스틴은 고대 로마제국의 위기속에서 당대 교회가 처한 현실을 직시하며, 세상과 교회의 본질을 해부하고, 세상속에서 교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해주기 위해 약 25년에 걸쳐 <하나님의 도성>을 썼습니다. 웰스 또한 현대 미국 문화의 위기속에서 현대 문화에 깊게 물든 복음주의 교회의 위기를 함께 느끼며 복음주의 교회가 세속화의 영향에서 벗어나 다시 교회다운 교회가 되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10여년에 걸쳐 문화 4부작을 기록했습니다. 나는 어거스틴의 <하나님의 도성>이 교회와 세상과의 관계를 크고 넓게 보여준 교회사 최초의 걸작이요 고전이라면, 웰스의 문화신학 4부작은 우리 시대 교회와 세상과의 관계를 높고 깊게 보여주는 우리 시대 최고의 명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웰스의 4부작을 관통하는 테마는 ‘현대 복음주의 교회의 세속화와 세속화된 복음주의 교회의 개혁’입니다. 웰스는 현대 미국 복음주의 교회는 종교 다원주의와 포스터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아, 하나님 중심 대신 자아 중심적이 되었으며, 성경의 진리 대신에 심리치료 테크닉과 기업 경영 테크닉에 의존하는 교회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오늘의 복음주의 교회는 윤리를 중시했던 전통적인 종교개혁적 영성대신에 윤리를 경시했던 동양종교와 고대 영지주의를 닮은 형태의 뉴 에이지 영성을 닮아있다고 경고합니다. 만일 복음주의 교회가 성경이 말하는 ‘거룩하신 하나님’과 ‘위대하신 그리스도’에 대한 진리를 다시 회복하여 세상과 구별되는 교회다운 교회로 개혁되지 못하면 지금은 비록 잠깐 번성하고 있는 것 같으나 결국 몰락한 서구교회나 몰락한 미국 자유주의 교회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 경고합니다.


1권 <신학실종>(1993)은 현대 복음주의 교회가 세속화된 원인과 과정과 결과를 다룹니다. 자본주의, 도시화, 기술화 등으로 크게 변화된 현대화된 세상은 초월적인 가치에 기초를 두지 않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즉 넓게는 종교 좁게는 기독교적인 신앙을 공적영역에서 완전히 추방한 세속화된 세계 최초의 문명입니다. 현대복음주의 교회는 이러한 세속화된 인본주의 사회에서 큰 영향을 받아 결국 세속화된 교회가 되었습니다. 왜 이렇게 현대 복음주의 교회가 세상의 영향을 쉽게 받아 세속화되게 되었을까요? 웰스는 복음주의 교회가 세속화된 결정적인 원인이 복음주의 교회에서 신학이 실종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웰스가 말하는 신학실종은 ‘신학이 교회의 삶에서 변두리에 남아 있기는 하지만 중심의 자리를 박탈당한 것’을 의미합니다.

 

웰스는 복음주의에서 신학이 실종된 결과 미국 복음주의 교회는 미국 문화의 영향을 그대로 받아 개인주의화 되고, 대중주의화 되었으며, 교회의 지도자인 목사는 신학자형의 목사에서 기업 경영자형의 목사로 변질되었다고 말합니다. 웰스의 분석에 따르면 복음주의 교회에서 이렇게 신학이 실종된 결정적 이유는 결국 신학의 중심인 하나님에 대한 이해가 잘못되었기 때문입니다. ‘복음주의 교회의 하나님에 대한 이해는 성경적인 하나님에 대한 이해가 아니라 고대의 이교적인 신 이해에 더 가깝다’고 말하는 웰스의 경고를 들으면 현대 복음주의 교회가 얼마나 심각한 질병에 걸려있는지에 대해 우리 모두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 우리 복음주의 교회의 병든 모습을 너무나 적나라하게 파헤친 이 책을 ‘복음주의 놀이 마당에 던져진 폭탄’이라고 평한 사람도 있습니다. 정말 웰스의 이 진리의 폭탄이 오늘 우리 한국교회 복음주의 마당에도 제대로 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2권<거룩하신 하나님>(1994)은 1권에서 진단한 중병을 앓고 있는 현대 복음주의 교회에 대한 치료책입니다. 웰스는 오늘날 현대세계와 현대 복음주의 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하나님을 가볍게 여기는 것, 즉 하나님을 중요시 여기지 않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웰스의 경고를 받아 현재 우리 교회 생활을 면밀하게 들여다 보면 사실 예배, 교제, 교육, 봉사, 선교등 모두 하나님의 이름으로 하고는 있지만 실상은 하나님 중심이 아니라 인간중심, 자기중심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 너무 많다는 사실에 또 한번 충격을 받게 됩니다. 웰스는 오늘날 세상과 동일하게 하나님을 가볍게 여기는 복음주의 교회의 회복을 위한 처방책으로 성경적인 하나님에 대한 바른 이해를 제시합니다.

 

첫째, 교회는 다시금 위에 계신 하나님의 모습을 바르게 알아야 합니다. 즉 복음주의 교회는 하나님의 초월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웰스는 하나님의 초월성이 두 가지 측면을 가진다고 말합니다. 하나는 모든 창조물이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무한하신 하나님의 능력이요 또 다른 하나는 하나님의 도덕적인 완전함입니다. 웰스는 하나님의 초월성의 두 측면 거룩하신 하나님과 진리이신 하나님에 대한 바른 모습을 제시합니다. 이러한 웰스의 주장은 교회 가 교회답게 되는 가장 중요한 기초가 바로 크고 높고 위대하신 하나님을 바로 아는 데서부터 출발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깊이 느끼게 해 줍니다.

 

둘째, 교회는 안에 계신 하나님의 모습을 바르게 알아야 합니다. 즉 복음주의 교회는 하나님의 내재성에 대한 바른 지식을 회복해야합니다. 특히 하나님의 섭리에 대한 바른 지식이 필요합니다. 웰스는 현재 자유주의 교회는 섭리를 공공영역에만 관련시키며, 현대 복음주의 교회는 섭리를 개인영역으로 축소시키고 있기 때문에, 하나님의 섭리에 대한 바른 이해야 말로 현대 교회가 바르게 회복되기 위한 첩경중의 하나라고 말합니다. 웰스는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 섭리 해석의 열쇠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이며, 섭리의 핵심이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에 있음을 역설합니다. 하나님의 섭리란 결국 하나님이 현재 일하시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하나님이 현재 무엇을 하고 계시는가?를 바르게 아는 것은 우리 시대 교회가 가장 긴급하게 회복해야 할 하나님에 대한 지식입니다.


3권 <윤리실종>(1998)은 윤리가 실종된 현대인과 현대 복음주의 교회에 대한 분석입니다. 웰스에 따르면 현대화의 영향으로 현대 사회는 사회를 지탱하는 법과 자유와 윤리의 3가지 영역 중에서 윤리를 잃어버렸습니다. 윤리가 사라진 사회는 자유를 빙자한 방종과 질서를 빙자한 법의 대결장이 되었습니다. 현대 세계는 초월적인 중심의 소멸과 너무나 다양한 선택의 기로 앞에서 자아의 공허함을 유발시킵니다. 인격을 중시하던 것에서 개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본성을 중시하는 것에서 자의식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가 일어나면서 심리적인 공백상태를 맞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발생한 것이 바로 해방심리치료혁명입니다. 오늘날 자아가 삶의 중심에 등극한 상태에서 심리치료만능주의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것은 죄의식이 사라지고 수치심만 남은 결과인데, 이 결과 현대인은 자아정체성 상실이라는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현대인의 특성은 윤리적인 인간이 아니라 심리적인 인간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현대인은 이론적으로는 도덕관념을 부인하고 있지만 실제의 삶속에서는 자신의 이론대로 일관되게 살아가지 못하는 딜레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하나님이 인간을 만드실 때 본성적으로 도덕적인 인간으로 만들어놓으셨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윤리가 실종된 사회에서 교회는 어떤 시대적 소명을 가지고 있습니까? 이것은 교회가 세속화되어 윤리를 상실하는 위기를 맞기도 하지만 동시에 교회는 포스터모던 사회에서 윤리 없는 세상을 향해 죄를 분명하게 말하며 윤리적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합니다.

 

웰스는 이 책을 통해 세상의 영향을 받아 윤리를 무시하고 있는 오늘의 포스트모던적인 복음주의 신앙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윤리를 중시하는 전통적 종교개혁적 복음주의 신앙으로 다시 돌아갈 것을 강력하게 외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윤리회복의 중심에는 바로 죄에 대한 성경적 개념의 회복, 하나님 앞에서의 도덕적 책임의식의 회복이 가장 필수적입니다.


4권 <위대하신 그리스도>(2005)는 웰스 문화 신학 시리즈의 마지막 권이자 완결편입니다. 웰스는 현대 미국 문화의 두 가지 큰 흐름은 포스트모더니즘 풍조와 종교다원주의라고 말합니다.

 

첫째, 1965년이후 미국 이민법의 개정으로 라틴 아메리카, 중동, 아시아에서 쏟아져 들어온 이민의 물결로 미국은 다종교 사회로 변모했습니다. 포스트모더니즘적인 종교성향은 동양종교의 변형으로 고대 영지주의와 비슷한 점이 많은데 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영성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종교적 상황속에서 교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웰스는 이러한 종교적 상황속에서 교회는 현대 문화와 대결해야 하며, 인간의 죄성과 진리의 객관성과 하나님의 인격성에 대해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둘째, 1960년대 이후부터 대세를 이루고 있는 포스트모더니즘 사조는 절대 진리와 윤리를 인정하지 않는 상대주의적 특성으로 인해 삶의 무의미성과 삶의 중심성 상실이라는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포스트모더니즘적인 풍조 속에서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웰스는 이에 대해 교회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만이 영원한 세상, 영원한 삶이 있다는 것을 말해줌으로써 삶의 의미를 제공해 줄 수 있으며, 그리스도만이 우주와 교회의 중심이라는 사실을 강력하게 선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웰스는 포스트모더니즘 문화속에서 현대 복음주의 교회가 취하고 있는 ‘구도자에 민감한 교회 운영’을 통해 초대형교회를 이루고자 하는 마케팅 교회의 기원과 전제와 방식을 이야기하며, 이것이 얼마나 비성경적인 태도인가를 밝힙니다.

 

결론적으로 웰스는 현재 미국 복음주의 교회는 종교다원주의 상황으로 인해 새로운 선교적인 상황을 맞이하고 있으며, 선교적인 소명을 잘 감당하기 위해서는 현대 문화의 특징을 잘 알고, 교회가 세상 문화에 동조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다른 교회의 본질을 추구할 때, 교회다운 교회로 다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나는 웰스의 문화 신학 4부작을 읽으면서 웰스가 말하는 미국 문화와 미국 복음주의 교회의 상황은 오늘 우리 한국 사회와 한국 복음주의 교회를 비추어 볼 수 있는 중요한 거울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웰스가 분석하고 다루는 내용은 일차적으로 미국 문화와 미국 복음주의 교회를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 복음주의 교회의 복사판 같은 한국 복음주의 교회의 현실을 생각하면, 웰스의 이 책은 곧 우리 한국 교회의 세속화된 모습을 진단하고 그 치료책을 제시한 것으로 받아들여도 좋을 것 같습니다.


웰스는 하나님이 우리 시대 복음주의 교회의 개혁과 회복을 위해 하나님이 보내신 21세기 선지자이며, 웰스의 4부작은 우리시대 교회가 가장 귀담아 들여야 할 선지자적 메시지입니다. 웰스의 선지자적인 선포에 반응하여 참된 개혁과 회복을 길로 가느냐? 아니면 선지자의 목소리를 거부하고 계속 부패와 타락의 길로 가느냐? 오늘 우리 한국교회는 참으로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주여! 진노중에서라도 긍휼을 잊지마시며, 다시한번 이 땅에 자비를 베푸소서! ”


출처 : 부흥과 개혁사(http://rnrb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