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도소리 들리다 사라지면 베드로가 서 있다. )
주님은 고기 잡는 일 외엔 배운 것이라고는 없는 저를 갈릴리에서 부르셨습니다.
주님을 쫒아 다닌 지난 3년 동안 우리는 참으로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였지요.
주님께서는 하나님나라의 권세있는 말씀을 선포하셨고 가르치셨습니다. 온갖 병자들의 고통을 보시고 고쳐주셨습니다. 눈먼 소경, 중풍병자, 12해를 혈루증으로 앓던 여인, 문둥병, 귀신들린 자, 심지어는 죽은 이를 살려주시는 것도 우리는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죄인들의 친구가 되어주셨고,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천명이 넘는 굶주린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주셨는가 하면 갈릴리 바다의 사나운 폭풍도 말씀 한마디로 잠잠케 하시는 주님이셨습니다.
저는 서서히 성경이 증거해주고 있는 메시야가 주님인 것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 주님께서 너희들은 나를 누구라 하느냐? 라고 물으시더군요.
저는 자신있게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라고 고백할 수 있었습니다.
( 전환음악 )
그런데 어느 때인 가부터 주님은 당신께서 유대인들에게 붙잡히실 것과 고난받으실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때마다 우리는 그럴 수 없지요. 주님이 고난받으시는 현장에 우리가 있을 것이며 주님을 지켜드리겠습니다. 라고 큰소리쳤습니다. 그것도 경쟁적으로...
떡과 포도주를 베푸시던 날 밤에도 주님은 십자가의 길을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당돌하게도 주님께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드렸습니다.
주여 모든 사람이 다 주를 버릴지라도 나는 언제든지 주님을 버리지 않겠나이다.
자신만만함과 넘쳐흐르는 패기, 젊음을 앞세운 저의 당당함을 보시며 주님이 뭐라고 말씀 하셨는 줄 아십니까? "닭이 울기 전 세 번 네가 나를 부인하리라."
칭찬을 기대했던 저는 이 말씀에 얼마나 서운하고 속상하였는지 모릅니다.
주님 저는 그런 놈이 아닙니다. 저를 정말 모르시는군요. 자신 있습니다. 제가 누구입니까? 수제자 베드로가 아닙니까? 라고 되뇌였습니다.
(사이)그러나 그 날 밤 저의 약속은 겟세마네동산에서부터 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십자가를 지기 위한 주님의 번민 앞에 우리는 이방인에 불과했습니다. 십자가를 놓고 밤이 새도록 기도하시는 주님을 옆에 두고 졸다 자다 반복하며 주님을 실망시켰습니다.
오죽하면 주님께서 마음에는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 라고 말씀하셨을까요?
결국 주님은 유대인들에 붙잡히셨습니다. 그 현장에 있으면서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칼을 들어 그 말고란 놈의 귀를 쳐서 떨어뜨린 것 외에는 없었습니다. 저는 제가 그렇게 겁이 많고 두려움에 떠는 졸장부일 줄은 몰랐습니다. 하여튼 저는 간신히 주님이 뒤를 쫒아갔습니다. 약속 때문에 그리고 체면 때문에 따라갔지만 두려운 나머지 주님이 심문 받으시는 현장에서 조금 멀찍이 떨어 앉아 되어지는 일들을 보고 있었습니다.
겁에 질려 쪼그려 앉은 저에게 그 곳의 사람들이 묻더군요.
당신도 분명 갈릴리 사람 예수와 함께 있지 않았소
분명하오 당신은 저 나사렛 예수와 함께 다니던 사람이요,
세 번째는 어린 계집종이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당신은 저자와 한 패거리임에 틀림없어요. 왜 떨고 있는 거죠. 애처로운 눈빛과 저자를 향한 당신의 행동거지를 나는 쭉 살펴보고 있었어요. 틀림없어요.
추궁하는 사람들을 향해 그 때마다 나는 분명 아니라고 부인하였지요 하지만 집요하게 파고드는 계집종은 따돌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주님을 부인했습니다. 그러고도 모자라 예수님을 욕하며 내가 그 사람을 따라 다닌 사람이라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노라고 오히려 버럭 소리까지 질러 그 자리를 모면했습니다.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도대체 내가 무슨 짓거리를 하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그 때 닭이 울었습니다. (닭의 울음 소리)
(사이) 닭의 울음소리를 듣고는 그제야 저는 정신이 번쩍 났습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말씀이...
나는 밖으로 나가 소리를 지르며 울고 또 울었습니다.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주님은 결국 십자가에 달리셨지요? (사이)
3일을 어떻게 지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멍하니 할말을 잃고 지낸 길고 긴 3일이었습니다. 삶의 모든 의욕을 상실한 채....살았으나 죽은 모습의 3일이었지요?
(전환음악)
그리고 주님이 십자가에서 죽은신 지 3일 후 주님이 부활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정말 믿겨지지 않더군요. 하지만 주님은 정말 살아나셨습니다.
주님은 말씀대로 우리보다 먼저 갈릴리에 오셔서 기다리고 계셨던 것입니다.
주님의 부활이 확실해지자 너무 기쁘고 주체할 수 없는 감동이 마음중심으로부터 밀려오더군요. 눈물이 흘렀습니다. 너무 좋아서 말입니다.
하지만 주님 앞에 내가 베드로입니다. 정말 살아나셨군요. 하며 나서기에는...
그 때 주님이 먼저 저를 부르시며 말씀하시더군요.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저는 숨이 멈추는 것 같았습니다.
(사이) 간신히 입을 열어 주님,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것을 주님이 아십니다. 라고 대답하였지요! 주님은 같은 질문을 세 번 연이어 물으시어 저의 대답을 들으신 후에 주님의 하신 말씀은 이 것입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젊어서는 네가 스스로 띠 띠우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거니와 늙어서는 네 팔을 벌리리니 남이 네게 띠 띠우고 원치 아니하는 곳으로 데려가리라.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으시는 주님의 음성이 분명하게 들립니다.
못난 저를 부르시는 주님의 음성, 주님의 손길을 느낍니다.
주님께서 제게 너무 어려운 숙제를 주시는 것 같습니다.
두렵지만 마음은 평안합니다. 주님이 인도하실 것을 믿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