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극/성극선

김종찰작가-호테니우스

은바리라이프 2009. 6. 22. 15:34

김종찰작가-호테니우스

호 테 니 우 스
김종철 작

(조용한 음악)무대는 어둡고, 방송으로만

호테니우스 : 그는 하늘의 영광. 하늘의 천당을 원하는 건 아니예요. 그는 단지 배고픔과 조롱에 지쳐있을 뿐이었어요. 어느날인가, 그는 로마 관청에서 군인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었지요. 애꾸라서, 또 유대인이라 안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곳에 갈 수밖에 없었다구요.




제 1 막
 
로마 관청, 책상과 의자가 놓여있고 후터스, 자리에서 일어난다.
로마병정 1,2 후터스 뒤에 서 있다.

후터스: (손에서 서류를 들썩거리며) 다음번은 누구야?  이때 나르테우스 등장, 왼쪽 눈에 안대를 했다. 병정2가 다가가 데리고 온다.

나르테우스: (후터스에게 엉거주춤 다가서며) 네, 접니다.

후터스: 흠... 나르테우스?

나르테우스: (굽신거리며) 네.

후터스: (서류를 자세히 들여다 보며) 아니 자넨 유대인이 아닌가?

나르테우스: (머리를 긁적거리며) 저......

병정 1: (나르테우스를 밀어내며)무슨 소릴 하는거야. 우리 규정엔 유대인을 쓸 수 없단 말이야. 돌아가도록 해.

나르테우스: (후터스의 팔을 붙잡고)무슨 일이든 좋습니다. 제가 비록 유대인이라 할지라도 로마를 위해서 목숨까지 바치며 충성하겠습니다. 제발 로마의 군인이 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후터스: 그리고 자넨 애꾸잖아. 눈이 하나밖에 없는 데 어떻게 창을 던진다 말이야. 자넨 말도 탈 수 없어. 우린 로마의 용맹스런 군인을 뽑는다고 했지 당신 같은 유대의 병신을 오라고 하진 않았어. 어서 돌아가 (뿌리치고 돌아서서 퇴장하려 할 때)

나르테우스: (큰소리로) 아닙니다.

후터스: 왠말인가? (뒤돌아보며)

나르테우스: (몹시 떨리는 목소리로)전 유대인으로 태어난 것을 몹시 후회하고 있습니다. 유대인으로 태어난 것을 몹시도 원망하고 있습니다. 저주하고 있습니다. 이 한몸 로마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로마를 위해서 라면 그 어떤 짓이라도 하겠습니다.

후터스: (몸을 돌려 한 발 다가서며) 정말인가?

나르테우스: (떨리는 목소리로) 네.

후터스: 좋아.(검지 손가락을 내보이며) 그럼 이 손가락을 잡아보게.

병정 1,2: (뒤에 서서 웃는다)

나르테우스: 네.  (나르테우스, 후터스의 손가락을 잡으려 하지만 거의 조절이 되지 않아 허공만 휘젓는다. 간신히 잡으려고 하면 후터스가 손가락을 피하고, 그러다가 나르테우스가 가까스로 후터스의 검지 손가락을 잡는다.)

후터스: 좋아, 그럼.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크게 따라 하게. 나는 유대인이 아니다.

나르테우스: (떨리는 목소리로)나는 유대인이 아니다.

후터스: 나는 유대인을 경멸한다.

나르테우스: (우물쭈물하며)나는 유대인을 경멸한다.

후터스: (경멸하는 투로)소리가 작아, 더 큰 소리로. 나는 유대인이 아니다.

나르테우스: (몹시 떨리는 목소리로) 나는 유대인이 아니다.

후터스: 로마 황제를 위해선 얼마든지 유대인을 배반할 수 있다.

나르테우스: 로마 황제를 위해선 얼마든지 유대인을 배반할 수 있다.

후터스: 나는 유대인으로 태어난 것이 수치스럽다.

나르테우스: 나는 유대인으로 태어난 것이 수치스럽다.  (후터스는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나르테우스 혼자 떨리는 목소리로 외친다.)  나는 유대인으로 태어난 것이 수치스럽다. 수치스럽다. 수치스럽다.  (그 목소리는 점점 작아지고 이내 울음으로 변하여 무릎을 꿇고 흐느끼기 시작한다.)  으흐흐흐흐흑(오른쪽으로 퇴장)  이 때 무대 한쪽에서 유다 등장, 병정 1에게 다가가 묻는다.

유 다: 이봐요, 나는 예수를 쫓아다니던 유다라 하는데 대장 후터스를 만나러 왔소. 예수에 관한 이야기요.

병정 1: 잠깐 기다리시오 (무대 밖으로 퇴장)

병정 2: 아니 그런데 여기에 왜 왔지?

유 다: 예수라는 작자를 신고하면 은 30냥을 준다지. 그래서 이 곳에 온 것이지. 난 그자의 허풍을 믿지 않는다고.

병정 2: 진짜 은30냥이나 준단 말이요?   이 때 후터스 등장, 뒤에 병정 1 따라온다.

후터스: 암 주고 말고(유다에게 다가서며) 그래, 그 작자는 어디있지?

유 다: 그는 내일 밤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기로 되어 있지. 그를 잡으려면 그 곳에 오면 되죠.

후터스: 틀림없는 사실이겠지? 자, 먼저 은 10냥을 주겠다. 나중에 다시 잡으면 다시 은20냥을 더 주겠다.(은 10냥을 세어준다.) 그러나 만일 거짓이면....

유 다: (기뻐하며) 암 그럼요, 틀림없습니다. 전 지금 당장 가서 그를 감시하겠습니다. 내일 밤"겟세마네"에서 뵙겠습니다.   유다 퇴장, 후터스 기쁨을 머금고 있다.
 


제 2 막
무대가 밝아오면 호테니우스가 의자에 우두커니 앉아 있다.
이 때 부인이 등장한다.

부 인: (호테니우스를 보고) 아니, 넌 밖에 나가지 않고 왜 그렇게 앉아 있니? 밖에 좀 나가보렴. 예수살렘 안은 온통 시끌벅적하단다. 나사렛 사람 예수란 분이 왔다나 보더라. 사람들이 종려나무 가지를 꺾어 가지고 그분이 가는 쪽으로 몰려가지 않겠니? 그분은 아주 훌륭한 분이라고 하더구나. 죽은 지 사흘이나 되어 썩은 냄새가 코를 찌르는 송장도 살려내고, 앉은뱅이도 말씀 한마디로 고쳐내는 신비한 분이라고 말이야.

호테니우스: ......

부 인: 왜 말이 없니? 밖에 나가고 싶지 않니? 호테니우스... 내가 생각하는 데로 이 곳은 결코 외롭지 않은 곳이야. 이제 내 아버지도 관청 군인이 되셨고 또 나도 시장에서 장사를 하면 이제 우리도 부자가 될 수 있어. 그렇게 되면 아무리 우리를 얕보지 못할 거란다.

호테니우스: (의자에서 내려와 땅바닥에 쭈그리고 앉는다.)

부 인: (호테니우스의 행동이 못마땅하지만 애써 부드럽게) 호테니우스, 아버지 때문에 그러니? 아버지 눈이 애꾸라고 사람들이 놀려대든?

호테니우스: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부 인: 유대사람이 로마의 병정을 한다고 놀려대던?

호테니우스: (고개를 끄덕인다.)

부 인: 하나님의 종이 가이사의 종이 되었다고 말이야?

호테니우스: (엄마의 치마를 잡으며)엄마 우리 이사가요, 먼저 살던 {브엘세바}로 말예요?

부 인: (화난 목소리로) 그 곳은 시골이야. 도둑이 들끓고 모두들 살기 힘들어 그 곳엔 살려고 하질 않잖아. 이곳으로 이사온 것은 네가 훌륭한 로마제국의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야. 어려서부터 유대민족이라고 수모를 받아온 그 모욕을 씻기 위해서라도 넌 로마의 정치를 해야돼.

호테니우스: 우린 유대인이예요. 애들이 날 따돌려요. 민족을 저버린 사람의 아들이래요. 먹고 살기 위해 하나님을 등진 사람의 아들이래요. 눈이 한쪽밖에 없는 병신의 아들이래요(흐느낀다.)

부 인: (몹시 괴롭지만 애써 진정하며) 배고프지? 엄마가 빵 만들어 줄께 (호테니우스를 일으켜 의자에 앉히며)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땐 이 엄마의 마음도 미어진단다.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어제 아버지께서 빵가루를 많이 가져 오셨어, 특별 보너스라는구나. 그리고 얼른 회당엘 가야지. 오늘은 주일 아니니? 얼굴을 깨끗이 씻고 옷도 새 옷으로 갈아입고 머리도 빗으려무나. 그리고 우리도 예수님을 만나야지.

호테니우스: 예수님을 만나자구요?

부 인: 그래. 우리도 예수님을 뵙고 말씀을 들어야지. 그분은 나사렛 분이신데, 하나님의 아들 아브라함의 자손이시라는구나. (일어서서 두 손을 모으며)로마의 손에서 우리 유대인을 구원해주실 구세주라는거야. 이스라엘의 왕이라고 말이야.

호테니우스: 이스라엘의 왕이라구요?

부 인: 그렇다더구나.

호테니우스: 헤롯 왕은요? 그럼 그 왕은 어떻게 된 건가요? 왕이 바뀌는 건가요?

부 인: 글쎄다.

호테니우스: 정말 하나님의 아들이래요?   이 때, 나르테우스가 로마병정의 차림으로 창을 들고 등장한다.

나르테우스: 아, 피곤해.

부 인: 일찍 들어오시네요.

나르테우스: (창을 부인에게 건네주고 의자에 앉는다.) 말도 마. 못들어오게 하는 걸 사정사정해서 들어왔지.

부 인: 왜요?

나르테우스: 거 못들었소?

부 인: 무슨 소릴요?

나르테우스: 나사렛 예수 말이요.

부 인: 알지요.

나르테우스: 그 사람이 예수살렘으로 입성했어.

부 인: 그 이야기도 들었어요.우리도 막 가려던 참인데....

나르테우스: 그사람은 유대인이야. 나사렛사람. 갈릴리를 전전하며 민중을 선동하더니 이제는 예수살렘까지 손을 뻗치는 거봐. 그것은 왕권에의 도전을 의미하는거지.

부 인: 그럼 로마제국에서 우리를 독립시켜주는 건가요?

나르테우스: 그걸 헤롯이 가만 두겠어?

부 인: 그럼요?

나르테우스: 비상이야. 예수살렘은 오늘부터 비상이라구.

부 인: 로마에서 잡아갈까요? 하나님의 아들을 말이예요?

나르테우스: 안 그러면 로마의 왕권이 위협을 받는 데?

부 인: 저를 어쩌지.

호테니우스: 그럼 아버지도 그분을 잡는 데 한패가 되는 건가요?

나르테우스: 한 패라니?

호테니우스: 로마의 군인이쟎아요!

나르테우스: (자리에서 일어서며 주먹을 쥐고 야심에 찬 목소리로) 이번이 좋은 기회야. 승진할 수 있는...

호테니우스: 우리 민족이 그렇게 기다려 왔던 분을 잡아 가다니. 그게 무슨 소리예요. 아버지도 기다렸잖아요.

나르테우스: 그 분은 이제 어쩔 수 없어. 그분의 모든 행동은 로마당국에서 지켜보고 있고 더 이상 하나님의 진리를 외칠 수도 없어. 이제 붙잡혀 그 분은 죽게 될거야. 그렇게 되념 우리 유대민족의 구원이고 뭐고 다 필요없게 되지. 죽을 사람에게서 뭘 바라겠니? 그렇게 아양거리며 쫓아다니던 제자들도 이젠...

호테니우스: 우리마저 그럴 순 없잖아요.

나르테우스: 무슨 소리야?

호테니우스: (무대 앞으로 천천히 걸어나가며)사람들이 놀렸어요. 아버지는 민족의 양심을 팔고 헤롯의 부하가 되었다구요. 그래서 하난님의 저주를 받아 애꾸가 된거라구요. 나보고 애꾸병신의 아들이래요. 난 이제 로마의 사람이 되어 버린거라구요. 가이사의 종이 되었다구요.

부 인:(근심스럽게) 호테니우스.....!

나르테우스: 배고픈데 유대민족이고 뭐고 없는거야. 하나님이고 뭐고 없는거라구. 난 가이사의 종이 되어서 돈을 받았어. 앞으로 어른이 하는 일에 끼어들지 말거라. 애들은 애들답게 자라란 말이야. 넌 내가 주는 밥만 먹으면 된다구. (부인에게) 뭐 하는거야. 빨리 밥주지 않고서.

호테니우스: 그래요. 난 어린이얘요. 난 어른들이 싫다고요. 아버지도 싫고요. 더이상 놀림감이 되지 않겠어요. 다시는 날 찾지 말라고요. (무대 오른쪽으로 뛰어 나간다.)

부 인: 호테니우스  
이 때 마를리어스 오른쪽에서 등장.

마를리어스: 오우, 호테니우스 많이 컸구나. (숙부를 밀치고 호테니우스 퇴장)

부 인: (쫓아가며) 호테니우스, 호테니우스

마를리어스: 여어, 안녕하십니까?

부 인: 아니, 숙부님.

마를리어스: 소식도 없이 이사를 하다니 이럴 수가 있나요? (호테니우스가 나간 쪽을 바라보며) 이젠 제법 어른티가 나는데... (부인에게) 그런데 나르테우스는...

부 인: 네, 안에 있어요.
이 때 나르테우스가 등장한다.

나르테우스: 아니, 숙부님.

마를리어스: 나르테우스 (둘은 가볍게 포옹한다.

나르테우스: 어쩐 일입니까? 숙부님.

마를리어스: 왜? 내가 못 올데라도 왔는가? 자네 이곳으로 이사왔다는 소리를 듣고 내 바람같이 달려왔지. 하하하.

나르테우스: 그렇잖아도 찾아 뵐려고...

마를리오스: 말로만? 하하하 (나르테우스 복장을 보고) 아니 그런데 자네 이 복장은 뭔가?

나르테우스: (당황하며)네... 저...

마를리어스: (알아차린듯 자못 심각하게) 뭔가 이 복장이? <br>나르테우스: (더듬거리며)저... 일자리를 구했습니다.

마를리어스: 그래 무슨 일자리 말인가?

나르테우스: 관청의 군인으로...

마를리어스: (놀란 듯)뭐라고? 관청의 군인으로?

나르테우스: 네

마를리어스: 자네 지금 제정신인가? 우린 유대민족이야. 하나님의 택함을 받은 거룩한 민족이거늘 어찌 자넨 민족의 긍지를 깡그리 뭉개버리고 헤롯의 부하가 될 수 있단 말인가?

나르테우스: 저...

마를리어스: 그래. 자넨 이 숙부의 얼굴을 조금이라도 생각해 봤는가? 나라의 독립을 위해 지하조직을 만들고 이 땅위에서 하나님께 제대로 영광을 돌릴 수 있는 그 날을 위해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가를 말이야.

나르테우스: 저...

마를리어스: 나뿐이 아니야. 지금 이 시간도 젊은 유대민족의 청년들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 일하다가 헤롯의 손에 붙들려 개같이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가. 자네는?

마를리어스: (계속해서 다그친다) 그런데 자네는 밥이 없으면, 굶어 죽으면 될 것이지 민족의 양심을 팔아 버리고 헤롯이 주는 더러운 빵 조각에 취해서 살고 싶다는 거야? 그렇게 살아도 여호와께 조금도 죄됨이 없는 줄 아는가?

나르테우스: 저...

마를리어스: 자네는 류정신인가? 지금 자네는 제정신이냔 말이야?

나르테우스: (몹시 괴로운 듯 큰 목소리로) 네. 제정신입니다. 내 정신 말짱해요.

마를리어스: (의아한 듯 차분히) 알았네... 나르테우스. 물론 난 자네에게 빵을 줄 수 없어. 그러니 뭐라고 말하고 싶지 않아. 다만 다시는 내가 자네 얼굴을 보지 않게 되기를 바랄 뿐이네.(부인에게)부인, 저 사람을 위해 여호와께 기도드려 주십시요.(퇴장한다.)

부 인: (나르테우스에게 다가서며 조심스러운 듯)여보. 저 호테니우스가...

나르테우스: (고개를 숙인 채 아무말이 없다가)뭐 해? 밥주지 않고서.
나르테우스가 먼저 퇴장하고 부인도 퇴장한다.
 


제 3 막
무대 오른쪽으로 조명이 비춰지면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앉아서 쉬고있다.
호테니우스가 반대쪽으로 등장.

호테니우스: 누구세요?

예 수: 난 하나님의 아들 예수란다.

호테니우스: 예수님요?

예 수: (고개를 끄덕인다.)

호테니우스: 가까이 가도 돼요?

예 수: 내게 가까이 오려는 자를 아무도 막을 자가 없느니라.가까이 오너라.

호테니우스: 곧 잡히신대요. 예수님께서 로마의 왕권을 위협했다고 예수님을 잡아서 사형에 처한다고 했어요.

예 수: 아이야! 내게 가까이 오련? (호테니우스 가까이 간다.)  예수, 아이를 무릎에 앉힌다.

호테니우스: 정말이예요. 로마병정들이 예수님을 잡아간다고 했어요. 지금이라도 도망가세요. 제가 도와드릴께요.

예 수: 네가 나와 함께 도망가 줄래?

호테니우스: 그래요. 저도 같이 갈께요.

예 수: (미소를 띄우며)그럴 필요 없단다. 나도 도망하는 일이 없을 테니까.

베드로: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예수님. 예수님은 잡히시면 분명히 죽을 것입니다.

호테니우스: 저 분의 말이 맞아요. 아버지도 그랬어요.

예 수: 내 나라는 이 땅의 것이 아니라, 저 하늘의 것이다. 내 나라가 이 땅의 것이었다면 벌써 내 제자를 시켜서라도 이루었을 것이란다. 그리고 지금 내가 내가 한 말같이 도망을 가야할 필요도 없고.

베드로: 예수님 제가 있는 한 전 그들을 가만히 놔두지 않겠어요. 끝까지 주님을 지켜드리겠어요.

호테니우스: 예수님. 우리 아버지가 잡아 간댔어요. 우리 아버지는 유대사람인데도 로마의 병사를 하고 있어요.

예 수: (앞으로 걸어나가며)나는 이 땅에 빛을 주러 왔단다. 이 땅에 빛을... 이 땅에 빛을...그러나 진리라는 것은 알지만 무엇이 진리인지 모르는 한 치 앞을 못보는 맹인같이 영혼의 앞을 내다볼 줄 모르는 안타까운 사람들... 이 땅에 나타날 구세주는 한 손에는 시퍼런 칼을, 또 한 손에는 돈다발을 한 움큼 쥐어든 사람이길 바랄 뿐 진정 사랑을 일깨워 받기를 주저 할 뿐이지. (호테니우스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고 손을 잡으며) 아이야, 어른들은 순수하지 못하단다. 차라리 너의 어린 영혼보다 아둔할 때가 많지. 있는 그대로 보여주어도 그대로 받아들이기를 주저하고 깊으면 깊을수록 그 마음에는 깨끗지 못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단다. 천국은 어린아이와 같은 사람들만이 가는 곳인줄 모르고 있는거야.

호테니우스: 하지만 엄마 아버지는 모든 걸 알고 계셔요. 어떻게 사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 또 어떻게 돈을 벌어야 현명한 것인지 말이예요. 엄마는 하나님께 기도하는 방법을 알고 성전에 헌금을 얼마나 바쳐야 하는 것인지도 알고 계셔요. 엄마 아버지는 항상 그것을 가르쳐 주시곤 해요.

예 수: 어른들은 모두 현명한 것 같지만 때로는 너무 단순할 때가 많단다. 그것은 사람들이 돈과 그 외의 모든 형식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 말이지. 권위와 밖으로 내세우는 그 모든 것 때문에 가슴속 깊이 묻혀있는 참다운 감정을 내보이기 싫어한단다.  이 때 무대 오른쪽에서 나르테우스와 부인이 등장한다.

부 인: (두리번 거리며)호테니우스. 호테니우스 어디 있어.

나르테우스: 호테니우스. 빨리 이리 오지 못하겠니.

호테니우스: (일어서며) 예수님, 우리 엄마 아버지예요. 날 찾고 있는 것 같아요.

예 수: 그래, 어서 가 보아라.

호테니우스:(부르는 쪽을 향해)호테니우스 여기 있어요.

부 인: (호테니우스를 발견하고는)여기서 무얼 하는 거야.

나르테우스: 이렇게 엄마 아버지를 걱정하게 하면 되겠니?

호르테우스: 엄마, 나 지금까지 예수님하고 함께 있었어요. 여기에 예수님이 계세요.

나르테우스: 뭐라구? (호테니우스의 팔을 잡아 끌며)너 이리 오너라.

호테니우스: 왜 그러시는 거예요. 예수님은 아무 죄도 없으신데 왜 아버지는 자꾸만 멀리 하라고만 하시는 거예요.

부 인: 호테니우스, 제발 조용히 좀 해다오. 누가 듣겠구나.

호테니우스: 왜요? 우리가 예수님과 함께 있는 것을 누가 알면 안되나요?

나르테우스: (예수에게 다가서며) 도대체 어린아이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나타난거요. 이제는 순진한 어린아이를 이용해서 욕심을 채우겠다는 거요?

호테니우스: 무슨 말씀이예요, 아버지?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란 말이예요.

나르테우스: 하나님의 아들? 흠, 아무나 다 하나님의 아들이 되는 줄 아나? 여긴 하늘나라가 아니야. 헤롯왕이 눈을 부릅뜨고 있는 로마의 식민지란 말야.

부 인: 여보!

나르테우스: 그런데 이제 와서' 내가 하나님의 아들이요'라면 들어줄 사람이 있을 것 같아? 오산이지. 계산착오야.

부 인: (예수에게 다가가며) 얘기는 다 들었어요. 하나님의 아들 예수라는 것과 예수님께서는 물위를 걸어가시고,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로 수 천명을 먹이셨다고요.

나르테우스: 흥, 물위를 걸어갔다고? 모래밭을 걸어 갔겠지. 오천명을 먹여? 우리가 바보인줄 알아? 그런 터무니없는 소리로 유혹해서 동족간에 한 표라도 얻어보겠다는 심사아냐?

부 인: 그동안 유대민족이 기다려온 메시야가 바로 예수님이라고들 해요. 이렇게 이적을 보일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아들이기 때문에 하실 수 있는 것이라고 했어요.

나르테우스: 집어치워. 그런 소릴랑 꺼내지 마.

호테니우스: 예수님, 뭐라고 말씀 좀 해보세요. 예수님께서 그동안 우리 유대민족이 기다려온 메시야라고 말씀 좀 해주세요. 예수님은 로마 병정같은 사람들에게 붙잡히시지도 않으시며 더구나 십자가에 매달리는 일은 더더욱 없으실거라구 말씀 좀 해 주세요.

나르테우스: 끝장이지. 모든게 끝장나는거야. 그동안 목이 빠져라 하고 기다려온 유대민족의 메시야는 아직 안온거야. 한가닥 희망을 걸고 지켜 보았던 유대 민족들도 이제 조금후면 죽어 없어질 사람인데 어떻게 우리의 영혼을 내 맡기겠니?

부 인: 그동안 저 분께서 설교하신 말씀은 우리 유대 민족의 커다란 정신적 지주가 되었었어요.

예 수: 사흘만에 성전을 짓겠다고 말을 했을 때 율법학자들은 나보고 감언이설 했다고 했지. 모든 사람들은 성전이 무엇을 뜻하는지 얼른 생각하기를 싫어하지.

호테니우스: 아버지, 그동안 우리가 기다려온 메시야가 이렇게 아무런 힘도 없이 돌아가시게 된다니 그렇게 할 순 없쟎아요. 예수님이 잡히지 않도록 해주세요.

나르테우스: 무슨 소릴하는거야. 예수는 내가 체포하지 않아도 빌라도가 명령만 내리면 누구라도 예수를 잡아가고 말거야. 나도 로마군인이니 어쩔 수 없어.

호테니우스: 아버지는 유대사람이면서 왜 로마병정을 하시는 거예요. 눈이 한쪽밖에 없다고 시켜주지도 않는 것을 억지로 시켜달라고해서 로마의 군인이 되어 주위 사람이야 뭐라고 하든 나혼자만 살겠다고 민족을 배반했잖아요. 아버지는 몰라요. 애꾸병신의 자식, 애꾸병신의 자식, 그럴바에야 헤롯의 장님이나 되라고 나보고 손짓하면서 놀려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아세요? 차라리 그들에게 제가 아버지의 아들이 아니라고 말씀좀 해주시란 말이예요.

부 인: 호테니우스.

나르테우스: 뭐라고, 이놈의 자식이. (호테니우스의 따귀를 때린다.)
호테니우스는 쓰러진다.

나르테우스: 말이면 다인줄 알아.

부 인: 여보.

호테니우스: 왜요, 부끄러우신가요? 이런 소릴 들으니깐 창피하신가요? 아버지도 예수님을 기다려 왔어요. 그시기가 빨리 오지않아 굶주림에 지쳐 예수님을 잡아가야하는 로마의 군인이 되었고 이제 예수님이 나타나자 어쩔 수 없이 자신의 행동을 감추기 위해 반가운 예수님에게 구태여 변명을 하시려는 거예요.

나르테우스: 호테니우스, 넌 기억이 나지 않을거야. 우리가 그동안 로마의 통치아래서 그들의 멸시와 수모를 당하며 인간이 인간의 대접을 받지 못하고 살아온 것을. 차라리 배가 고픈 것은 참을 수 있었어. 하지만 지배를 당하고 지배를 하는 관계속에서 개취급을 당하는 모욕은 참을 수 없었단 말이야.

베드로: 그리고 사람답게 살고싶은 것보다는 몇 근 안되는 육신의 안전을 더 바랬는 지도 몰라. 당신은 보이지 않는 한쪽 눈만을 가리고 다니지만 모든 사람들은 썩은 눈만을 보는 것 같고 마지막 남은 한 쪽눈마저 뽑힐 것같은 불안감이 항상 가슴속 깊이 있었지. 예수님, 저런 사람과는 더이상 이야기할 필요가 없읍니다.우리도 오늘 기도하러 겟세마네동산에 가야 된다고요.

예 수: 그래, 가야하고 말고 가야만 해. 어서가자 베드로야, 그곳엔 날 기다리는 사람이 있단다.  예수와 베드로 어둠속으로 사라진다.



제 4 막
다시 로마관청, 무대 왼쪽에 책상과 의자가 놓여있고 나르테우스 옆에 서 있다. 후터스는 그 주위를 초조하게 맴돌고 있다. 이 때 병정1,2는 예수를 끌고 들어온다.

병정 1: 대장님, 예수라는 정치범을 잡아 왔습니다.

병정 2: 그런데 하나도 반항을 하지 않더군요.

후터스: 그래.(예수의 고개를 쳐들어 올리며)이 작자가 멍청한 유대인들을 선동한 잘나빠진 예수라는 놈이구나.

나르테우스: (예수쪽으로 다가서며)잘난척하더니 드디어 잡히고 말았군. 그러고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허풍을 떨어.

후 터 스: (자리로 돌아가 앉으며)같은 이스라엘민족의 대제사장이 너를 빌라도에게 고발을 했다. 자신들의 교리에는 진정한 하나님의 아들은 목수의 아들일 수가 없다는 것이지. 물론 나도 동감이야. 우리의 자랑스런 로마의 황제를 빼고는 누구도 신의 아들일 수는 없는 것이지.

병정 1: 이 자는 어떻게 할까요.

후터스: 내일 아침 총독에게 재판을 받을 테니까 그때까지 감옥에 가둬라.

병정 1: 알았읍니다.(예수를 일으켜 세운다)

병정 2: (예수를 붙잡아 끌고) 자, 어서 가자  병정 1, 2 예수를 붙잡고 퇴장 이 때 유다, 예수를 피해 고개를 숙인 채 등장한다.

후터스: (반가운 듯이)어서 오시오. 그래 무슨 일로 왔지.

유 다: 나머지 은 20냥을 받으러 왔지.

후터스: (책상에서 돈주머니를 꺼내며) 암, 주고 말고. 우리 로마인들은 약속을 꼭 지킨다. 너희 유대인처럼 자기 스승을 배반하진 않지.

유 다: (화를 내며) 그는 내 스승이 아니야. 난 단지 그를 이용해 높은 자리에 앉고 싶었지. 하지만 그는 돈도 권력도 없이 사랑만 외치고 다니는 이상주의자에 불과했지. 그는 내게 은 30냥조차 줄 수가 없었지.

후터스: 맞는 말이야. 그는 네게 아무 것도 줄 게 없어. 사랑이 밥을 먹어주는 건 아니니까. (遁나르테우스를 가르키며) 저 사람을 봐. 저 병신은 유대인이야. 하지만 자신의 민족을 버리고 로마에게 충성하기로 했지.

나르테우스: (고개를 숙이며) 그래요. 난 충실한 로마의 군인이랍니다.

후터스: 물론이야. 그는 우리 로마의 충실한 개라고. 하하핫

유 다: (나르테우스를 노려 보다가)그만 두라고. 난 비록 은 30냥을 위해 예수를 고발했지만 난 떳떳한 유대인이라고. 저런 작자와는 다르다고.(무대 밖으로 사라진다)

무대가 밝아지면 무대 구석에 창이 세워져 있고 가운데 의자 하나가 더 놓여있다.  병정 1,2 무대 가운데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 때, 베드로 두리번 거리며 등장 그들에게 다가선다.

베드로: 저어, 여기에 예수라는 분이 잡혀오셨다면서요.

병정 1: 그래. 말로만 듣던 유대민족의 메시야가 우리관청에 체포되어 왔지.

병정 2: 그리고 방금전에 우리 총독 빌라도에게서 재판을 받았지. 처음엔 그냥 대명으로 다스리려 했지만 그 유대의 대제사정들이 반대했지. 그런데 놀랍게도 유대인들은 모두 그를 십자가에 못박기를 원했지.

병정 1: 그래서 바라바라는 악독한 강도와 그를 바꿔 십자가에 못박기로 했지. 그런데 그를 따르던 수많은 군중들과 제사장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 그를 살리라는 자는 없더군.

베드로: (고개를 숙이며 침울해진다)   이 때 나르테우스 등장한다. 그들에게 다가가 베드로를 훑어보며 말한다.

나르테우스: 당신 혹시 예수님을 따라다니던 제자가 아닌가요.

베드로: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리며) 아닙니다. 절대로.

나르테우스: (유심히 보면서) 아니, 확실해. 분명히 같이 있었다고.

베드로: 맹세코 절대로 아닙니다. 하나님께 맹세할 수 있다고요.(급히 무대를 퇴장한다.)

나르테우스: (병정1을 보며) 틀림없다고. 빨리 잡지 않고 뭘해.

병정 2: (병정1을 보며) 저 눈 병신의 말을 듣고 괜히 고생할 필요는 없다고. 안그래?

병정 1: 맞아. 어서 저리 가서 우리 일이나 하자고.

후터스: (어둠 속에서 나타나 뒷짐을 지고 불평하듯) 바라바, 그놈의 다리를 부러뜨리고 차라리 목발을 만들어 주어도 시원치 않을 놈. 그놈 때문에 내가 총독한테 얼마나 욕을 먹었는지 알아?  
모두들 창을 집어들고 들어온다.

병정 1: 맞아요. 그 놈을 놓아준 건 너무 심해요.

병정 2: 둘 다 못 박았어야 하는 데.

후터스: 조용히 못해. 너희 둘, 어서 그 예수를 데려와.
병정 1,2 퇴장 곧이어 예수를 데리고 온다.
예수는 머리에 가시관을 쓰고 붉은 옷을 입고 있다.
그들 가운데 있는 의자에 앉힌다.

후터스: (채찍을 들고 무대 앞으로 걸어나오며) 예수 때문에 우리가 허구헌 날 비상에 바짝 긴장한 걸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죽이고 싶지만...(채찍을 들어 무대 바닥에 내리치려 할 때)

나르테우스: 대장님(한동안 머뭇거린다.)

후터스: (멈춰 서서)왜?

나르테우스: 제가 하겠읍니다. 채찍을 절 주십시요.

후터스: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그래, 자네가 한번 해 보고 싶겠지. 어디, 유대인이 유대인의 지도자를 후려 갈겨? 아주 볼만 하겠는데.(채찍을 건네주다.)

나르테우스: (채찍을 들고 엉거주춤 서 있다)

후터스: 뭐 해? 어서 내리 쳐. 네 입으로 유대인을 경멸한다고 했지 않은가. 네가 로마군인이라면 어서 내리 쳐.

나르테우스: (엉거주춤하다가 입을 악물고 무대바닥에 내리치기 시작한다.)

후터스: 하나, 들, 샛, 넷 (미소를 짓는다)   예수는 고통스런 표정이 된다. 이 때 마를리어스가 뛰어온다.   뒤로 부인도 등장

마를리어스: (채찍질을 말리며)자네, 지금 뭐하는 짓인가?

부 인: 여보, 이게 무슨 일이예요.

나르테우스: 이손 놓으십시요. 난 유대를 잊은지 이미 오래입니다. 여호와는 내가 굶주 릴 때 빵조각 하나 던져 주지 않았어요.

마를리어스: 지금 자네가 채찍으로 때린다고 해서 빵이 더 생긴다는건가?

나르테우스: 나도 예수가 메시야라고 믿고 싶었어요.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것도. 우리의 영혼을 구해 줄 것이라는 것도. 믿고 싶었어요.

마를리어스: 그런데 왜?

나르테우스: 난 하늘의 영광, 하늘의 천당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빵을 먹어야 영광도 영광이지요?

마를리어스: (격분한 목소리로) 자네 말 다했나?

후터스: 저놈은 또 누구야. 어서 저녀석을 끌어내지 못해.

병정 1, 2 : 네, 알았읍니다.(마를리어스를 양손에 붙들어 끌고 나간다.)

마를리어스: 나르테우스, 네 자식을 생각해. 호테니우스를 말이야. 네자신을 속이지 말라고.

부 인: (울음섞인 목소리로 얼굴을 쥐어싸며) 여보!

나르테우스: 당신도 원했잖아. 나보고 무능한 남자라고 했지? 가장으로서 가족을 책임지라고 했지? 그래, 이제무터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하겠어.(채찍질을 계속하며)   예수 고개를 떨군다.

나르테우스: (광기어린 목소리로) 자, 보라구. 난 로마의 충실한 군인이야. 가이사, 헤롯, 빌라도 그들을 위해서 얼마든지 유대따윈 배신할 수 있어.
천천히 무대 어두워진다.



제 5 막
골고다언덕. 음산한 분위기. 왼쪽에서 병사1, 십자가를 진 예수, 후터스, 병사2, 나르테우스등의 순으로 등장.

후터스: (채찍으로 내리치며) 이젠, 엄살부려도 소용없어. 어서 일어나지 못해(다시 발로 걷어찬다)

예 수: 으윽(고통스러워 하며 일어나려다 곧 쓰러진다.)

후터스: 이젠 다 왔군. 이곳이 바로 골고다, 해골의 언덕이지. 너도 이젠 여기에 나뒹구는 해골과 다를 바 없다고.(병사 쪽을 보며)어서 예수를 저 십자가에 묶어라.

병사 1,2 : 예, 알았읍니다.(예수를 질질 끌고가 십자가에 묶는다)

후터스: 뭣들 해? 동작을 빨리 하지 않구선. 하늘을 보란 말이야. 곧 소낙비라도 내리겠어. (두리번 거리며) 누가 못과 망치를 가져왔나?

나르테우스: (후터스에게 다가가며) 예, 예, 여기 제가 가져왔습니다.

후터스: (뜻밖인 듯) 자네가?(못과 망치를 들고 예수께 다가 가려하자)

나르테우스: 저....제가 하겠읍니다.

후터스: 괜찮겠나?

나르테우스: 네

후터스: (나르테우스의 어깨를 두드리며) 자넨 정말 훌륭한 군인일세.

나르테우스: 고맙습니다. 저의 조상은 유대인이지만 현재 저는 로마의 충실한 군인입니다.

마를리어스: (뒤에서 보고 있다가)나르테우스! 내동료들이 자네를 놔둘것 같은가? 자네 가족들을 생각하라구. 그 못과 망치를 내려놔. 어서...

후터스: 저자는 무엇하는 놈이야. 어서 물러서지 못해.

병정 1: (창으로 마를리어스를 밀어내며) 아니, 넌 전번의 그 놈 아니야. 죽기 싫으면 어서 꺼지라고.

나르테우스: (못과 망치를 받아들고 무대앞으로 걸어나가며) 랍비여, 용서하소서. 당신은 이제 죽읍니다. 당신이 하나님의 아들이건 메시야이건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아들로 이제는 죽읍니다.(관객앞에 망치와 대못 3개를 내밀며) 지금 내손엔 당신의 두팔과 두 다리에 박을 대못 3개와 망치가 들려 있읍니다.난 당신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기위해 해야 할 일을 할 뿐입니다.

후터스: 아니, 자네 거기서 무얼 하나. 어서 못을 박도록 해.

나르테우스: (이 소리에 어거주춤 엎드려서 망치를 무대바닥에 내리친다. 커다란 망치소리가 요란하게 울린다. 예수는 큰 비명과 함께 의식을 잃는다. 그 뒤로 계속 망치소리가 울린다.)
에코 (울림)
병사 1,2 양쪽에서 십자가를 세운다. 예수 고개를 떨군 채 신음한다.

예 수: 아..아.. 목이 마르는 구나(에코)

후터스: 하나님의 아들도 목이 마르는가 보지(옆에 찼던 포도주를 끌어주며) 자, 이 신포도주라도 먹으시지요. 유대의 와이여.(얼굴에 뿌린다. 그리고 통쾌하다는 듯 소리내어 웃는다.)

병사 2: (예수의 옷을 찢으며)나는 유대의 왕, 메시야 옷을 기념으로 아내에게 가져가겠어.

병사 1: 나도 아들에게 주겠어.(예수의 옷을 찢는다.)

(나르테우스를 보며) 자네도 가져가지 그래.

나르테우스: 아니 괜찮아. 그는 진짜 메시야가 아니라고. 그럴리없어.

병사 2: (십자가위에 "유대인의 왕 예수"라는 표말을 붙인다.)

후터스: (무릎을 꿇으며) 하나님의 아들이여 어서 그 높은 곳에서 내려오셔 저희들을 벌하소서. 으하하하.

병사 1: (군중을 향해) 너희 왕이 저기 계신다. 어서 저분께 경배드리라고.

후터스: 너의 수많은 제자들과 너를 따르던 많은 사람들, 그리고 네가 고쳐주었던 수많은 자들은 다 어디로 갔지?

나르테우스: (예수를 노려보며)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어서 죽어 달라고. 어서... (창을 힘주어 예수에게 겨눈다)모두를 구원한 당신이 왜 자신은 돕지 못하지. 이 창을 막아 보라고.

후터스: 이봐, 나르테우스. 자네가 찌르지 않아도 예수는 곧 죽게 될거야. 곧 죽게 된다구. 자, 이제 내려가도록 해.

나르테우스: (예수를 노려보며) 예수의 옆구리, 좀더 멋있게. 좀더 힘차게 찌르고 말겠어.

마를리어스: (다가가지는 못한 채 다급한 목소리로) 이봐, 나르테우스. 우리 동료들이 자네의 행동을 유의 주시하고 있단 말이야. 자네의 행동 하나 하나가 우리를 바짝 긴장시키게 하고 있다고...

나르테우스: (마를리어스의 말엔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예수의 옆구리를 노려보며) 더욱 잔인하게 찔러보고 싶어. 깊숙히 심장이 갈갈이 찢기도록 말이야.

호테니우스: 아버지, 그만 두세요. 이 ?, 무대에 한 청년이 뛰어들어 호테니우스를 끌고 뒤로 가서 팔로 목을 조인다.

청 년: 어서 그 창을 내려놓으란 말이야. 넌 우리의 메시야에게 창을 겨눌 작정이냐. 네가 창을 놓지 않으면 네 아들을 다시는 보지 못할거야.

나르테우스: (광기의 목소리로) 애꾸, 난 애꾸야. 난 유대인이 싫어. 난 로마의 군인이라고.

부 인: (울부짖으며 절규의 목소리로) 여보, 그 창을 제발 내려놓으세요. 호테니우스가 죽어가고 있어요.(무릎을 꿇고 오열한다.) 여보, 제발 그 창을..

호테니우스: (청년의 팔에 목을 조이우며) 아버지, 예수님을 향해 창을 겨누지 말아요. 아버지 내 목이 더욱 조여지고 있어요. 아버지 제발...

청 년: 네 아들의 절규가 들리지 않느냐.

부 인: 여보, 호테니우스가 죽어가고 있어요. 여보!

나르테우스: (여전히 예수의 옆구리만 노려보며 울부짖는다.) 이젠 어쩔 수 없어. 이젠 어쩔 수 없다구. 난 예수의 손등과 발등에 못을 박았고 온 몸에 채찍질을 했단 말이야. 자, 호테니우스. 잘 보거라. 이 아버지의 용감한 행동을, 이얏! 이얏! (달려가 예수의 옆구리를 창으로 찌른다.)

예 수:(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그를 바라본다.) 천둥소리가 무대를 진동하고 번개와 우뢰가 내리친다.  나르테우스 앞으로 고꾸라진다.

호테니우스: 아버지, 안돼요.(몸부림치다 청년의 손에서 미끄러져 바닥에 쓰러진다)

예 수: (에코)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르테우스: 으으아

예 수: (고통스러운 듯 하늘을 쳐다본다.)

나르테우스: (눈을 가렸던 안대를 벗어버리고) 보인다, 보여. 왼쪽눈이 보여. 이젠 두눈이 다 보인다 말이야. 난 이제 애꾸가 아니야. 이제 병신이 아니란 말이야. 예수의 피, 예수의 피가 내 눈을 뜨게 했다구.

예 수: (에코)이제 모두 다 이루었도다.(이 말을 마치는 동시에 고개를 힘없이 떨군다.)

나르테우스: (엎드려 예수님을 바라보고) 예수님! 난 양심을 팔았습니다. 베드로처럼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인 줄 알면서도 단 하나의 육신을 위해 빵 때문에 주님을 외면해 버렸습니다. 왜 그런 나를 용서해주시는 겁니까. (흐느끼며 예수의 발을 잡는다.)

음악은 계속 흐르며 무대는 천천히 어두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