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극/성극선

기나긴 크리스마스 정찬-쏜튼 와일더-미국

은바리라이프 2009. 6. 22. 15:31

기나긴 크리스마스 정찬-쏜튼 와일더-미국

국어사랑 홈페이지에 빌려온것입니다.

[제목] 기나긴 크리스마스 정찬<br> 

 聖公會 劇會 '聖地' 第3回 公演(성공회 극회 '성지' 제3회 공연)

'정신박약아학교 聖(성)베드로학교 후원을 위한 공연'-쏜튼.와일더 作(작)
주신자 譯(역)
최계자 譯(역)
金道勳(김도훈) 演出(연출)

기나긴 크리스마스 정찬
 一九七六年 十一月 十七日~十八日 (1976년 11월 17일~18일)
場所(장소)------쎄실극장

[페이지] F01기
나긴 크리스마스 정찬- 쏜튼 와일러 작

주신자 역
최계자 역

<나오는 사람들>

베이어드 (로드릭의 어머니)
루시아
로드릭
부랜돈 (로드릭의 사촌형)
촬스 (로드릭의 아들)
제네뵈브 (로드릭의 딸)
테오노라베닝 (촬스부인. 로드릭 며느리)
어멍가드 (로드릭의 사촌 누이)
쌤 (촬스의 아들)
루시아 (촬스의 딸)
로드릭 (촬스의 아들)
거트루드 (하녀)
힐다 (하녀)
메리 (하녀)
유모 (하녀)


베이어드집 식당방, 후트라이트 가까이의  긴 식탁에는 크리스마스 정찬이 보기 좋게 차려져 있다. 
고기를 저며서  나누는 사람  (대개 家長(가장))의 자리가  식탁 상좌에  관중 오른  쪽에 있고 그 앞에는 큰  칠면조가 놓여있다. 왼쪽  뒤에 있는 문은 큰  방으로 통해 있다.  왼쪽 끝 무로시니움 기둥 옆에는 주위를  열매와 꽃으로 삥둘러 꾸며 놓은 이상한  출입구가 있다. 이와 정 반대편에도 역시  또 하나의  문이  있는데 이것은  검정  벨벧 천으로  선을  두르고 문장을  쳐  놓았다. 이 연극에서는 九0(90)년이 경과한다. 즉 베이어드 가정에서 벌어지는 九0(90)번에 달하는 크리스마스 디너가 급속도로 그려져  있다. 배우들은 유달리 눈에 띄지 않은  옷 차림을 하고 서서히 나이먹은 것을 연기를 하는 가운데 표시해야  한없이 머리에 올려 놓는다. 여자들은 쇼올을 식탁밑에 감추어 두었다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서서히 어깨에  두른다. 등장  인물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가상의 나이프가  포크로 가상의 음식을 계속해서 먹는다. 맛은 없다. 극장에 도착한 관중들은 아직 좀 어둡기는 하지만 무대장치가 되고 식탁이  놓여진 것을  본다. 점차적으로  관중석의 불빛은  희미해 지고 무대  조명은 식당의 창문을  통해 눈부신  겨울날의  햇빛을 나타내  준다.  루시아 등장.  여기저기  나이프와 포크를 정돈하며 식탁을 두루 살핀다. 그녀는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어떤 하녀에게 얘기한다.  [루시아] 거트루트, 이제  준비가 다 된 모양이군. 오늘은 종을  치지 않고 내가 그냥 부르겠어. 
(큰방으로 들어가서  부른다) 로드릭!  어머님! 준비가 다  됐어요. 식사하러  내려 오세요. (바퀴 의자에 앉은 <<어머니를 밀며 로드릭 등장>> <<어머니를 부축하며 로드릭 등장>> [어머니] 게다가 새로 말 까지 장만  했다고? 난 전엔 고약한 녀석들이나 말을 두 필씩 갖는다고 생각했었지. 새로 말을 사디리고 새 집에다 마누라 까지 새로 맞았다고!  

[로드릭] 그래  어머니. 어떻게 생각하세요?  새 집에서 첫 크리스마스  정찬을 갖는 것이------ 네? 

[어머니] 쯔쯔! 너의 아버지가 살아계셨으면 뭐라고 말씀하실지.

[루시아] 자 어머님, 저희 둘 사이에 앉으세요. (로드릭 감사기도를 한다)   

[어머니] 얘  아가, 바로  이 땅에 인디안들이  살고 있던  시절이 기억나는구나.  그때 난 과히 어리지도 않았어.  새로 만든 뗏목을  타구 미시시피강을 건너야만 했던  때도 생각나는구나. 그땐 센트루이스와 캔사스엔 인디안 들이 우글우글 했었지.

[루시아] (어머니  목에 내프킨을 두르면서)  어머나, 그래요? 자!  처음으로 맞는 크리스마스날 날씨가 얼마나 좋아요? 햇빛은 아름답게 비쳐오고 눈도 내렸고 게다가 설교도 훌륭했죠, 맥카시 박사는 언제나 훌륭한 설교를 해 주시죠. 전 울고 또 울었어요.

[로드릭] (가상적인  고기베는 큰  포크를 내밀며) 자,  어머니, 무얼  드시겠어요? 은빛같은 흰 고기 좀 드릴까요?

[루시아] 아주  조그만 가지  까지도 얼음으로  덮여 있어요.  그런건 좀처럼  보기드믄 일이죠.  고기를  아주 잘라서  드릴까요, 어머니?  <<(어머니 어깨  너머로)  거트루트, 젤리를  깜박 잊어 버렸구나.  선반 꼭대기에  있어.>><<>> 어머님,  이사할 때에  외할머님의 그레이비  담는 그릇을 찾아냈어요. 그분 성함이 뭐였죠?  외가댁의 성함은 뭐였어요? 어머님의 본명은 음------ 제네뵈브 웨인롸이트였죠? 그러면 외할머님은------

[어머니]  그래 어디다가  적어 놔  둬라, 난  제네뵈브  웨인롸이트였고 우리  어머니는 훼이스 모리슨이었단다, 어머니는 뉴 햄프샤에서  대장장인가 뭔가 노릇도 한 농부의 딸이었지, 그러다 죤 웨인롸이트라는 젊은 청년에게 시집갔지.

[루시아] (손가락을 꼽아 가며 외워둔다) 제네뵈브 웨인롸이트와 페이스 모리슨이라.

[로드릭] 이층  어딘가 있는  책에 다 적혀있어요.  모두 기록해  둔걸요. 그런  종류의 일은 퍽 흥미있는 일이니까. 자, 여보, 포도주 조금만 마셔보시오. 어머니, 크리스마스 날이니 붉은 포도주 조금만 드세요. 철분이  많이 들어있죠. <그대위를 위해 약간의  포도주를 마시라> 하는 말이 있지 않아요?

[루시아] 정말 전 포도준  못 마시겠어요. 친정 아버지가 계셨다면 뭐라고 하시겠어요? 그렇지만 조금 마시는 거야 어떻겠어요? (큰방으로 부터 부랜돈 사촌형 등장 루시아 곁에 자리 잡는다)

[부랜돈] (손을 비비며) 아하, 칠면조 냄새가 나는군. 친애하는 일가 여러분과 같이, 크리스마스 오찬을 갖게 되어 여간 기쁘지  않습니다. 친척하나 없는 저 알라스카에서 전 너무나 오래 살았죠.  그런데 로드릭, 이 새 집에 이사온지 얼마나 됐지?

[로드릭] 글쎄, 아마------

[어머니]  오년이  됐지,  오년이야,  치부를  해둬야지.  이게  여기 와서  여섯번째  맞이하는 크리스마스니까.

[루시아] 여보, 생각 좀 해 보세요. 마치 이곳에서 이십년은 산것 같은데

[부랜돈] 어쨋든 아직도 새 집이나 다름없이 좋아 보이는군.

[로드릭]  (칠면조  고기를  저미면서)   무엇을  드시겠소,  부랜돈  형,  흰고기로  드릴까요,  검은고기로 드릴까요? - 후리다, 부랜돈 형님 잔을 채워라.

[루시아]  여보,   암만해도  전  포도준  못마땅해요,   친정  아버지가  살아계시다면  뭐라고 하시겠어요?  어머님  뭐  드시겠어요?   (다음의  얘기를  하는동안  어머니  베이어드의  의자는 눈에띄지않게 식탁에서떨어져 오른쪽으로돌아 천천히 사망의 문을 향해간다)

[어머니] 그렇지, 바로 이 땅에 인디안들이 있었던 시절이 기억나는구나.

[루시아] (부드럽게) 여보, 어머님은 요사이 몸이 좋지 않으세요.<br>  [어머니]  우리어머니   본명은  페이스모리슨이었지  그리고  뉴   햄프사에서  교회목사인  죤 웨인롸이트라는 젊은 청년과 결혼했어. 이목사가 어느날 회중 가운데서 어머니를 보셨거든

[루시아] 어머니, 누우시는게 좋겠어요.

[어머니] 그리고  그 목사는  설교를 하다말고 <저  여자와 결혼해야지>  하고 혼자 중얼거렸대,  그래 결혼을 한거야 그리고 내가 태어났지.

[루시아]  (반쯤 일어나  근심스럽게 시어머니를  보살피며)  낮잠을 좀  주무시는게 좋겠는데요 어머님

[어머니] 괜찮아 그냥  식사를 계속해. 내가 열살되던해  나는 동생에게 말하기를------ (어머니 퇴장 잠간 쉼)

[부래돈] 오늘 날씨가 너무  쌀쌀하고 침침해서 안됐는데, 등잔이 필요할 지경이군. 예배후 잠시 루이스 소령과 얘기를 했지 신경통때문에 고통은 받지만 그래도 꽤 잘 참아가는 모양이더군.

[루시아]  (가볍게  눈을  비비며)  어머님께선  크리스마스  날에  우리가  당신  생각을  하며 슬퍼하는것을 좋아하시진 않겠지만 바로  일년전에 여기 바퀴의자에 앉아계시던 모습이 잊혀지지가 않는군요. 어머님께서 우리의 좋은 소식을 아시면 얼마나 기뻐하시겠어요?

[로드릭]  (그녀의  손을  쓰다듬으며)  자  자  크리스마슨데,  (예의를 차리며)  형님  포도주 한잔드시죠

[부래돈] (반쯤 일어나 멋있게 술잔을 들며) 계수씨도 어디 한잔 드시지

[루시아] 소령님께선 신경통때문에 몹시 괴로워 하시나요?

[부래돈] 아마  좀 그런가 봐요 하지만  그 친구가 어떤  사람인지 아시지 않소. 百(백)년후에는 누구나가 똑같은 신세가 된다고 말하고 있지.

[루시아] 그래요 그분은 굉장한 철학가시죠

[로드릭] 그친구 부인이 당신이 보낸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고 매우 고맙다 합디다

[루시아]  내가 뭘  보냈드라  아 참!  반짇고리였지  (출생의  문으로 부터  파란  리봉을 두른 유모차를 밀고 유모 등장 루시아 그쪽으로 달려가고 남자들 뒤를 따른다) 오, 나의 훌륭한 세 아기 귀여운  아기가 왔구나!  이렇게 귀한  아기를 도대체  누가 본적이  있을가! 유모  빨리 말해봐요 아들이우 딸이우? 아들이구려 여보 이름을 뭐라고 할가요? 정말 유모, 이런아기 전엔 못 봤지?

[로드릭] 당신 아버지와 할아버지 성함을 따서 촬스라고 합니다.

[루시와] 그렇지만 여보 성경에는 촬스라고 없잖아요?

[로드릭] 물론 있지. 틀림없이 있구말구

[루시아]  좋아요 그렇지만  그애는  언제나  나에게는 사무엘일꺼에요.  이  애기  손이 얼마나 신비로워요! 정말이지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 손이군요 이젠 가봐요 유모 아가야 잘 자라

[로드릭] 유모 아기를  떨어뜨리지 말어 부래돈 형님과  난 회사에서 그애가 필요하니까 (유모와 유모차  퇴장 다른  사람들은 의자로  되돌아 온다  루시아는 시어머니가  앉았던 빈  자리에 앉고 부래돈은 그 곁으로 자리를 옮긴다 부래돈 흰 가발을 쓴다)

[로드릭]  여보 흰  살고기를 조금  들겠오? 속도  좀  드릴까? 누구  크랜베리 쏘스  원하는 분 안계세요?

[루시아] (어깨너머로) 마가려, 오늘 속이 참 맛있게 됐어 - 조금만 주세요, 고마워요.

[로드릭] 자 이젠  음식을 좀 씻어 내리게 (반쯤 일어나)  형님, 한잔 드십시다 부인들을 위하여 축배를 듭시다

[루시아] 감사해요, 여러분.

[부래돈] 날이 잔뜩 흐려서 참 안됐군. 게다가 눈도 오지 않으면서

[루시아] 그렇지만 설교는 참 좋았어요. 전 울고 또 울었죠 스폴딩 목사는 언제나 훌륭한 설교를 하시죠.

[로드릭] 예배후  잠시 루이스 소령을  만나봤지. 그의 류마치스는 낫다  말았다 한다드군. 그이 부인이 우리  촬스에게 줄 선물을  이따가 가져오겠다고  합니다. (유모차를 밀고  유모 다시 등장 분홍색 리본 전번과 같이 왼쪽으로 달려들 간다)

[루이스] 오! 귀여운 새 아기! 딸을 낳으리라고는 생각지도 않았어요 유모 정말 예쁘지?

[로드릭] 마음대로 애기 이름을 짓구려. 이번은 당신 차례니까.

[루시아]  루루루루  아이   아이  그래요  이번에는  내가   짓겠어요  시어머님  성함을  따서 제네뵈브라고  부릅시다. 귀한  아가 잘  자거라 (유모가  큰 방으로  유모차를 밀며  나가는 것을 쳐다본다) 상상해 보세요! 언젠가는 이 아기가 커서 <엄마 안녕 아빠 안녕> 할게 아니예요.

[부랜돈] 게다가 공장까지 새로 짓고

[루시아] 새  공장이라니요? 정말이예요? 여보  만약 우리가  부자가 된다면 난  참 불안할 것만 같애요 오래동안 그것을 걱정해왔어요.  그러나 크리스마스에 그런 얘기는 그만 둡시다. 흰 고기를  한 조각만 먹겠어요 고마워요 여보 촬스는 꼭 목사가 되고야 말거예요 틀림없이 그래요

[로드릭]  그앤  겨우  열두살이야.  제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둡시다.  우리회사에  그애가 필요하단말이요.  어쨋든 우리  장난꾸러기 녀석이  잘  자라서 실업가가  되는  날을 기다리자니  참 세월이 더디기만 하구려

[루시아] 세월이  이보다 더 빨리  흐르길 원치 않아요,  난 어린 것들을  지금 그대로 사랑해요  정말 여보 의사 말씀을 기억하시겠죠------ 한끼에 한잔씩만 들라구 했어요 (남편의 술잔을 손으로 가리며) 아니 마가려 이제 됐어  나가봐 (로드릭, 손에 잔을 든채 일어난다. 무서워 질린 표정으로 사망의 문을 향해 두어발자국 간다)

[로드릭] 내 몸이 어디가 어떻다는 거야

[루시아] 여보 제발 고집부리지 마세요

[로드릭] 비틀거리며 그러나  용감하게 빈정대며) 그런데 여보  통계에 의하면 나같이 꼭 알맞는 양의 술을 꾸준히 마시는 사람이야 말로------

[루시아] (불안해서 그를 쳐다보며 일어난다) 여보! 뭐라고요?

[로드릭]  (안도감에서 오는  겁난  표정으로 자리에  돌아온다) 이같이  당신과  마주앉아 다시 식사를 하게 되니  기쁘구려 몇번이나 크리스마스 정찬을  이층에서 혼자 먹었더라? 게다가 날씨가 이처럼 쾌청하니 더욱 좋구

[루시아] 얼마나 염려를 했는지 몰라요! 여기 우유가 있어요 - 죠세핀, 서재 장속에 있는 약병을 주인아저씨께 갖다 드려요

[로드릭] 여하튼 이젠 내가 많이 나았으니 이집에 손질을 좀 해봐야 겠어

[루시아] 여보! 집을 변화시키려는건 아니겠죠?

[로드릭]  군데군데 손질만  좀 해보려는거야.  백년이나 묵은  집같이  보이는 구려  (촬스, 큰 방으로 부터 자연스럽게 등장 어머니 머리에 키쓰하고 앉는다)

[루시아] 네가 칠면조를 자르렴. 아버지께선 편찮으시니까 넌 고기를 곧잘 저미면서도 언제나 하기 싫다고 했지. (아버지와 아들이 자리를 바꾼다) 

[촬스] 어머니, 오늘 아침에는  바람이 몹시 부는데요. 바람이 대포알처럼 언덕너머로 밀려 오고 있어요.

[루시아] 그리고  참 훌륭한 설교였지. 나는  울고 또 울었어  너희 할머니께서는 훌륭한 설교를 좋아하셨단다  그리고 할머닌  일년내내 크리스마스  찬송을 부르시곤  했지.  난 오늘  아침 내내 어머님 생각을 했어요!

[로드릭] 쉬 마누라, 오늘은 크리스마스야. 그런일은 생각해선 안돼. 우울해져선 안된다니까.

[루시아]  그렇지만  슬픈일과  우울한 일관  다르죠.  나도  아마  늙어가나  봐요.  슬픈 일을 좋아해요.

[촬스]  부랜돈   아저씨.  아무것도   드시지  않으세요?   힐다  접시를   돌려------  그리고  크랜베리쏘스도------ (제네뵈브 등장 아버지 뺨에 키쓰하고 앉는다)

[제네뵈브] 날씨가  기막혀요. 아주  조그만 가지까지도  얼음으로 덮여  있어요. 그런건 좀처럼 <br>보기드문 일이죠.

[루시아] 예배가 끝난 후 선물을 전할 시간이 있었니?

[제네뵈브] 네 루이스 할머니가  어머니께 대단히 감사하다고 전해달라고 하셨어요. 바로 원하던 것이라고 하더군요, 오빠 나 많이 줘.

[로드릭] (일어서서  사망의 문으로  향해가며) 여러분, 통계에  의하면 나같이  꼭 알맞는 양의 술을 꾸준하게 마시는 사람이야말로------

[촬스] 아버지, 오늘 오후에 스케이트 좀 타십시다.

[로드릭] 난 아흔살까지 살거야.

[루시아] 스켜타러는 안가시는게 좋겠어.

[로드릭]  (바로 문앞에서  갑자기  놀라)  아 그래,  그러나------  하지만------  아직은 아닌데------

[루시아]  (눈을  비비며)  아즈버님 그이가  얼마나  젊고  재주가  많었았어요?  (귀가 어두운 부랜돈을  위하여 음성을  높이며)  그분은 참  젊고  재주가 많았다고  말씀드렸어요  - 너희들은 아버지를 절대로  잊어서는 안돼.  그분은 훌륭한  분이었어. 아버지께선  오늘 우리가 당신때문에 슬퍼하는걸 원하진 않으실거야.

[촬스] 제네뵈브, 흰 고기를 먹겠니 검은 것을 주랴? 어머니 한점만 더 드시겠어요?

[루시아] (흰 가발을 쓰며) 제네뵈브, 이 집에 와서 처음 크리스마스 정찬을 먹던 날이 생각나는 구나 二十五(이십오)년전 바로 오늘 할머니께선 이 의자에 앉아계셨지. 인디안들이 바로 이땅에  살고 있을 때 새로 만든 뗏목을 타고 강을 건너야 했던 시절을 할머닌 기억하고 계셨지.

[촬스와 제네뵈브] 그럴리가 없어요. 그게 사실일리가 없어요.

[루시아]  사실이구말구 -  포장도로가  꼭 하나  밖에  없었던 시절이  나도  생각나는데. 우린 <br>널판위를 걸어다니는  것으로 대만족이었지  (부랜돈 사촌에게  더 크게)  아즈버님, 인도(人道)가 따로 없었던 시절이 기억나시죠? 

[부랜돈] (기뻐하며) 오! 물론이지 아 - 그때가 좋았지.

[촬스와 제네뵈브] (낮은 소리로) (가족이 다같이 합창한다) 그때가 좋았지.<br>  [루시아] 그리고, 어제저녁 무도회는 어땠니? 제네뵈브 재미있었니? 설마 월쓰를 추진 않았겠지.  우리 지위에 있는 처녀는 남의 본보기가 되야 한다 너의 오빠가 감독을 하디?

제네뵈브] 오빤 나를 감독할 눈이 어디 있어야죠. 온통 레오노라 베닝에게만 눈이 쏠려있던데요 어머니 오빤 이제  그 사실을 더 이상  숨길 수도 없게 됐어요 오빠는  레오노라 베닝과 약혼을 한 것만 같애요

[촬스] 난 누구와도 약혼하지 않았어.

[루시아] 그래두 그앤 참 예쁘잖니.

[제네뵈브]  어머니, 난  절대로  결혼하지 않겠어요.  전  언제까지나 이  집에서  어머니 곁에 있겠어요 마치 인생이란 길고 행복한 크리스마스정찬인것 처럼 말이예요

[루시아] 얘야, 그런소릴 해선 안된단다 -.

[제네뵈브] (익살맞게)  어머닌 제가  싫으세요? (루시아는  울음을 터뜨린다)  아니 어머니, 뭘 그러세요! 슬퍼할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요. 무슨 슬픈말을 했다고 그러세요?

[루시아] (눈물을  닦으며) 용서해라  내 앞날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그러는거다 (촬스 문으로 가서 레오노라 베닝을 맞아 들인다)

[레오노라] (루시아의  뺨에 키쓰하며)  어머님 안녕히 주무셨어요?  모두들 안녕히 주무셨나요? 정말 멋있는 크리스마스 날이 군요.

[촬스] 흰 고기로 하실까? 제네뵈브, 어머니, 레오노라?

[레오노라] 아주 조그만 가지 까지도 얼음으로 덮여 있어요 - 그런건 좀처럼 보기 드믄 일이죠

[촬스] (크게 외치며) 부렌돈 아저씨 한잔 더 드시겠어요? - 로저스, 아저씨 잔을 채워 드리게.

[루시아] (촬스에게) 네  아버지 하시던 대로 해로,  그러면 부랜돈 아저씨가 기뻐하실거다 너도 아다시피 (잔을 드는 시늉을 하며) - <부랜돈 아저씨, 포도주 한잔------>

[촬스] (일어나서) 부랜돈 아저씨 포도주 한잔 드십시요.

[부랜돈] 자네도 한 잔 들게, 부인들을 위해 축배를 듭시다.

[부인들] 감사합니다.

[제네뵈브] 혹시 음악 공부하러 독일에 가게되면 크리스마스에는 꼭 돌아오겠어요 빠질순 없죠.

[루시아] 네가 그런 낯선 하숙집에서 혼자 지내다니 그건 생각하기도 싫다.

[제네뵈브] 그렇지만 어머니, 세월이 너무  빨리 흘러서 어머닌 제가 갔는지도 모르실 꺼예요 전 눈깜짝할 사이에 돌아 올걸요 (왼쪽에서 유모와 유모차 등장, 초록색 리봉)

[레오노라]  어머나, 천사같애!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내  아기  어디 좀  안아봅시다 (그러나 유모는 단호히 무대를  가로질러 사망의 문으로 끌고  나간다) 내가 그처럼 사랑했는데. (루시아가 레오노라에게 가서  어깨에 팔을 두르고  속삭이며 방안을 뱅뱅 돈다  그리고 레오노라를 촬스에게 넘겨주면서 촬스는 그녀를 끌고 다시 한 바퀴 돈다.)

[제네뵈브] (어머니가 앉을 때 - 부드럽게) 제가 도와드릴까요?

[루시아] (애처롭게 눈을 치켜뜨며) 아니다, 얘야, 단지 시간만이, 시간의 흐름만이  이런일에 도움이  되는거야.  (촬스와  레오노라 식탁으로  돌아온다)  얘들아 어멍가드 사촌누이를  여기와서 같이  살게 하면  어떻겠니? 우리집  살림이  넉넉한데 그  애가 언제까지나 국민학교 일년생만을 가르쳐야 할 이유가 없지 않니? 방해가 되지는 않겠지, 촬스?

[촬스] 네, 그거 좋은 생각이군요 - 누구 감자와 그래비 더 드시겠소? 칠면조 좀 더 드시겠어요, 어머니? (부랜돈 일어나서 사망의 문으로  가기 시작한다. 루시아 일어나서 잠시 얼굴을 손에 묻고 서 있다)

[부랜돈] (중얼거리며) 그 시절에 알라스카 생활은 재미있는 것이었어.

[제네뵈브] (반쯤 일어나 공포에 떨며 어머니를 쳐다보며) 어머니, 왜 그러세요------?

[루시아]  (서두르며)  조용해,  얘야,  좀  지나  갈거다  -  네  음악에나  전심을  기울이렴. (제네뵈브가 그녀에게로 갈  때) 아니다 잠시 혼자  있었으면 좋겠다 (어머니는 돌아서서 오른쪽을 향해 부랜돈을 따라 간다)

[촬스] 만일  공화당원들이 파벌 싸움을  하지 않고  표를 집결시켰다면 그  친구의 재선을 막을 수도 있었을 텐데.

[제네뵈브] 오빠, 어머닌 말씀을 안하시지만, 요새 며칠째 건강이 좋지 않으세요

[촬스] 어머니, 우리 몇 주일간 플로리다나 갑시다 (부랜돈 퇴장)

[루시아] (제네뵈브에 웃고 손을 저으며) 바보짓 말아. 슬퍼할 것 없어 (턱  밑에  손을  맞잡고  입술을  움직이며  중얼거린다.  그녀는  고요히  문으로  걸어간다.)  (제네뵈브는  얼어붙은채  어머니를 응시한다)  (동시에  유모와  유모차가  왼쪽으로  부터 등장, 연노랑색 리봉 레오노라 그쪽으로 달려간다)

[레오노라] 내 귀염둥이 쌍동이들, 여보, 귀엽지 않으세요? 이 애들 좀 보세요, 네? 

[제네뵈브] (식탁에 주저앉으며 양 팔로 얼굴을 가리고) 어쩌면 좋을가요? 이제 난 어떻게 살까?

[촬스] (애기 침대 속을 드려다 보며) 누가 누구지?

[레오노라] 전 마치  쌍둥이를 가진 엄마는 하나밖에  없는것 같애요 - 이  아기들을 좀 봐요! - 어머님께서 살아계셔서 이 아이들을 보셨으면 얼마나 좋아 하실까!

[제네뵈브] (갑자기 마음이 산란해 져서  일어나 크게) 난 이대로 살아 가기는 싫어요 견딜 수가 없는걸. [촬스] (그녀에게로 급히  간다) (그들은 앉는다. 그녀의  손을 잡고 진지하게 속삭인다) 그러나  제네뵈브 제네뵈브! 네가 그런 생각을 하면 어머니께서 얼마나 언짢아 하시겠니?

[제네뵈브} (막  머리를 흔들어 대며)  난 어머니가 얼마나  훌륭하셨는지 말씀드리지 못했어요. 우린  마치 어머니가  한  집에 살고  있는 친구처럼  대해  왔지요. 난  어머니가  영원히 여기에 계실줄로만 생각했어요

[레오노라]  (수줍게) 아가씨,  잠간  오셔서 애기들의  손을  잡아 보세요.  우린  딸의 이름을 할머니의 성함을 본따, 루시아 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 마음에 드세요? 얼마나 예쁜 조그만 손인가 좀 봐요.  (제네뵈브 자신을 가다듬고 유모차로 간다 그녀는 애기 침대 속을 쳐다 보며 맥없이 웃는다)

[제네뵈브] 언니 참 귀엽군요.

[레오노라] 손가락을 주어 보세요, 아가씨 손가락을 잡게 해 보세요.

[촬스] 그리고  남자아기는 사무엘이라고  부릅시다 -  자, 모두  와서 식사를  끝마치지, 유모,  아기를 떨어뜨리지 말아요. 적어도 사내아이는 떨어뜨려선 안돼. 그애가 회사에 꼭 필요하니까

[레오노라] (유모가  큰 방으로 유모차를  밀고 들어갈 때 뒤를  바라 보고 서  있다) 언젠간 저 애기들이  커지겠죠,  상상해 봐요!  그  애들이  들어와서 <엄마!>  하고  부를  거예요. (그녀는 황홀하고 경이에 차 목에서 꿀꺽 소리를 낸다)[촬스]  자, 포도주  좀  들지. 레오노라,  제네뵈브?  철분이 많거든  에드왈드  부인들의 잔을 채우게. 오늘 아침은 살을 에이는 듯이  춥군 난 이런 아침에는 아버지와 같이 스케이트 타러 가곤 했었지.  그리고 어머니는 예배가 끝나고 돌아와 말씀하시기를------

[제네뵈브] (꿈꾸듯이) 나도 알아요. <아주 훌륭한 설교였지. 난 울고 또 울었단다> 이렇게 말씀 하셨죠

[레오노라] 왜 우시나요?

[제네뵈브] 그 세대 사람들은 모두 설교를 듣고 울었대요. 그이네들 식은 그랬대요<br>  [레오노라] 정말이에요, 아가씨?

[제네뵈브] 그분들은 어릴때  부터 교회에 가야만 했대요.  아마 설교를 들으면서 자기 부모님들 생각이 났던게죠. 마치 크리스마스 정찬이 우리에게 그렇듯이, 더욱이 이런 오래된 집에서는요.

[레오노라] 여보  이집은 정말  낡았어요. 또 철세공이니  저 무시무시한  둥근 지붕이니 모두가 보기 흉하군요.

[제네뵈브] 오빠, 이사가려는 건 아니겠죠!

[촬스] 천만에, 이 집을 내 놓진 않는다. 허지만 이 집은 오십년이나됐어,  올  봄에는  둥근지붕을  없애고  정구장  쪽으로  새로  별관을 지어야  겠어.  (이후부터  제네뵈브는 변해가는  것이 현저하게  나타난다. 그녀는 더욱  꼿꼿이 앉는다.  입을 굳게 다문다.  융통성 없고 다소간 실망한 노처녀가 된다. 촬스는 평범한 사업가로 좀 거만해진다)

[레오노라] 어멍가드 누님이  우리와 같이 살도록 할 수 없을가요?  그분은 정말로 남의 앞에 잘 나타나지 않는 분이에요.

[촬스] 곧 청합시다. 국민학교 일년생들로 부터 구출 하도록 하지.

[제네뵈브]  언제나 크리스마스  날에만 그분  카드를 앞에  놓고  그 일을  생각하는것 같군요. (왼쪽에서 유모와 유모차 등장, 파랑색 리봉)

[레오노라] 또 아들이에요! 드디어 아버님의 성함을 이을 로드릭이 났어요.

[촬스] 로드릭 부랜든 베이어드, 빠질데 없는 조그만 투사로군.

[레오노라] 아가 안녕, 너무 빨리 자라지  말어, 그래 그래, 아이 아이 아이 - 바로 지금 그대로  있어다우 - 고마워, 유모.

[제네뵈브] (식탁을  떠나지 않고  냉담하게 되풀이 한다)  바로 지금  그대로 있어다우 (유모와 유모차 퇴장, 다른 사람들 제자리로 돌아간다)

[레오노라] 자,  이젠 아이가 셋이  됐어요. 하나, 둘, 셋,  아들 둘과 딸  하나, 대단히 신나는 일이에요. (어깨너머로) 뭐라고, 힐다? 오 어멍가드 누님께서 오셨군. 어서 오세요, 누님. (그녀는 큰방으로 들어가 이미 흰 가발을 쓴 어멍가드 사촌누이를 맞이 한다.)

[어멍가드] (수줍어하며) 이렇게 같이 살게 되니 참 즐겁군.

[촬스] (그녀에게 의자를 당겨주며) 쌍둥이들은 벌써 누님에게 큰 기대를 갖고 있답니다.

[레오노라] 애기도 금새 가 안기드군요

[촬스] 누님, 도대체 우린 어떤 관계죠? - 참 제네뵈브, 그것이 네 전문이지 - 우선 칠면조와 속을 좀 더 드릴까, 마누라? 누구 크랜베리 쏘스 원하시오? 

[제네뵈브] 내가 알아 낼 수 있어요, 우리 친 할머니가 언니의------

[어멍가드] 너의 친할머니가 바로 외가 쪽으로 우리할머니의 육촌 이셨지.

[촬스] 이층 어딘가 책에 모두 써 있죠. 그런 일은 굉장히 재미 있거든요. 

[제네뵈브] 천만에, 그런 책은 없어요. 난 비석에 적혀있는 것을 주워 모았어요. 증조부 한 분을 찾아 낼려구 이끼를 얼마나 긁어 버려야 하는지 아시겠어요?

[촬스] 우리  할머니는 미시시피강에 다리도  나룻배도 없을 때 뗏목을  타구 건느셨다는 얘기가 있어요.  할머니는 제네뵈브와 내가 낳기 전에  돌아 가셨죠. 우리나라와 같은 신생 국가에서는 세월이 무척 빠릅니다. 크랜베리 쏘스 더 드시죠, 누님.

[어멍가드] (그래두 무시무시한 전쟁을 치루고 있는 유롭에서는 시간이 무척 더디 가겠지.

[촬스] 어쩌다  일어나는 전쟁은 그리 나쁘진  않을걸요. 전쟁이란 한  국가안에 잔뜩 싸여 있는 독소를 씻어버리니까요. 부스럼과 같은 것이죠

[어멍가드] 아니, 뭐라고?

[촬스] (뽐내며) 그래요. 부스럼과 같은  것이에요. 하! 하! 여기 쌍둥이가 오는군 (쌍둥이가 큰 방문에 나타난다. 쌤은 해군 제복을 입고 있다. 루시아는 그 제복을 바로 잡느라고 수선을 떨고 있다)

[루시아] 엄마, 군복을 입으니까 아주 멋지지?

촬스] 어디 좀 보자.

[쌤] 엄마, 내가 나가 있는 동안 로드릭이 내 우표 수집책을 가지고 장난하지 못하게 해주세요.

[레오노라] 얘, 제발 편지 좀 자주 써라. 꼭 명심해 둬

[쌤] 아주머니, 때때로 손수 만드신 과자도 보내 주심 어때요.

[어멍가드] (가슴을 두근거리며) 그야 물론 보내고 말고.

[촬스] 돈이 필요할 때는 빠리와 런던에 대리점이 있으니까------

[쌤] 그럼 안녕히 계십시요------ (쌤은 소용없게 된 흰 가발을 던지며 사망의 문으로 기운 좋게 <br>나간다. 루시아는 식탁 앞에 눈을 내리뜨고 앉는다)

[어멍가드]  (조금있다가낮고괴로운소리로  이야기를 건다)  교회에서  페어촤일드  부인과 잠간 얘기했기  류마치스가  좀  낫다고   하드군.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내줘서  매우  감사하다고  합디다 반짇고리였지?  참 훌륭한  설교였어  레오노라  교회안에 있는  우리가  기증한  색유리창이 아주 아름답게 보이드군  모두들 색유리 얘기를 하면서  쌤 일을 아주  언짢아 하드군 (레오노라의 손이 입으로 간다)  레오노라 미안해 그렇지만  우리가 모두 그  애 생각을 하면서  잠 재고있는 보다는 오히려 말하는 편이 낫지 않우?

[레오노라] (괴로운 나머지 일어나며) 그 앤 아직도 어린애 였어여보 아직 퍽 어렸는데

[촬스] 자 - 자 -

[레오노라] 얼마나  훌륭한 아들이  있는지 말해  주고 싶어요  우린 너무  무심히 떠나보냈어요  우리가 모두 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말해주고 싶어요 - 용서해주세요 좀 산보 하겠어요 - 그래요 누님 물론 얘기하는 길밖에 없지요

[루시아] (제네뵈브에게 낮은 소리로) 제가 할 일은 없을가요?

[제네뵈브]  아니,  시간만이  시간의 흐름만이  이런  일엔  도움이  된단다  (레오노라 방안을서성거리며 큰방가까이에 갔을 때 아들 로드릭 등장 그는 어머니 팔을 잡고 식탁으로 다시 이끈다)

[로드릭]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왜들 모두 찌푸리고 있어요? 오늘 스케팅은 근사했어

[촬스] 앉거라 네게 할 말이 있어 

[로드릭] 다들  왔드군요 루시아 줄곧 댄  크레이톤과 스케이트를 탔어요  누나 언제가 되지? 응  언제나?

[루시아] 무슨 소리지?

[로드릭] 엄마 누난 곧 우릴 떠 나버릴거야 하필이면 댄 크레이톤과

[촬스] (불길하게) 로드릭 네게 할 말이 있다니까.

[로드릭] 네 아버지. 

[촬스] 로드릭 네가  어제밤 컨트리 클럽의 크리스마스 땐스  파티에서 남의 눈에 뜨이는 행동을 했다는게 사실이냐?

[레오노라] 여보 제발 지금 그러지 마세요 크리스마스 정찬이잖아요

[로드릭] (크게) 아뇨 안그랬어요.

[루시아] 정말예요 아버지 잰 안그랬어요 그놈의 고약한 죠니 루이스 녀석이 그랬죠

[촬스] 죠니 루이스 녀석에 대해선 듣고 싶지 않다 내 아들이 어쨌었나를 알고 싶단 말이야

[레오노라] 여보 제발---

[촬스] 이 고장에서 첫째가는 가문이!

[로드릭]  (일어서며)  이놈의  도시와  그  주위의  모든  것이  지긋지긋해요  언제나  그렇게 생각해왔으니까요. 

[촬스] 넌 버릇없는 강아지처럼 굴었어 막자라 먹은 녀석처럼 군단 말이야. 

[로드릭] 제가 뭘 했기에요? 무슨 나쁜 일을 했다구요?

[촬스] 넌 술이 취해서 내 친한 친구 딸 들에게 난폭하게 굴었지

[제네뵈브] (식탁을 치며) 세상에 이렇게 추한 꼴은 없어 오빠 정말 챙피해요.

[로드릭] 정말이지  이따위 마을이  얼마나 따분한가를  잊으려면 술에  취하는 길  밖엔 없어요  여기선 시간이 너무 늦게 지나가서 숫째 그냥 정지 상태야요 그게 사고란 말예요

[촬스] 그러니 우리가 네 시간을 적절히 써 주겠단 말야 대학을 집어 치우고 일월 이일부터 우리 공장으로 들어오너라.

[로드릭] (큰방문에서) 그따위  썩어빠진 공장 보다 더 좋을  일들이 있는걸요 전 시간이 제대로 흘러가는 곳으로 가버리겠어요 (그는 큰 방으로 나간다)

[레오노라] (일어서며) 로드릭 로드릭 잠간만 이리로 와 - 여보 그애가 어디로 가버릴가요?

[루시아] (일어서며) 쉬 엄마 곧 돌아 올거에요 이제 전 이층에 가서 짐을 싸겠어요.

[레오노라] 애들이 모조리 떠나 버리는 군!

[루시아] 쉬  엄마 그앤  돌아올 거에요  칼리포니아나 어디  다른 공장으로  간 것  뿐이에요 - 어멍가드 아주머니가 제  짐을 거의 다꾸려 주셨어요 -  아주머니 참 고마워요 (그녀는 어머니에게 키스한다) 곧 돌아오겠어요 (그녀는 큰 방으로 달려간다) 제네뵈브와 레오노라, 흰 가발을 쓴다)

[어멍가드] 참  좋은 날씨군  교회에서 돌아 오는  길에 포스터  부인을 점간  만났지 그 부인의 관절염은 낫다 말았다 하는 모양이더군.

[레오노라] 그인 정말로 아픈건가요? 

[어멍가드] 그이 말이 百(백)년 후에는 누구나 다 같은 신세가 된다고 합니다

[레오노라] 정말 그분은 용감하게 잘 참아내요

[촬스] 자 이제 흰 고기 좀 들어요 마누라 - 메리 누님 접씨를 보내 줘

[레오노라] 뭐지 메리? - 아 빠리의 애들 로부터 전보군 <온 식구에게 사랑과 성탄축하를---> 난 오늘  그애들 결혼케익  두었던 걸  먹으면서 애들  생각을  해야 겠다고  말해 뒀죠  누님 애들은  동부에서 자리 잡기로  결정한 것 같애요 내  딸을 가까이에 둘 수조차 없다니  그 애들은 곧 뉴욕 북쪽 해안 어딘가에 집을 지으려고 한데요.

[제네뵈브] 뉴욕 북쪽엔 해안은 없을걸<br>  [레오노라] 글쎄 동분지 서분지 어딘가에 말에요 (쉼)

[촬스] 날이 무척 음산 하군 (그는 흰 가발을 쓴다 쉼) 집안에 젊은 애들이 하나도 없어지니 참 시간이 늦게도 가는데

[레오노라] 그래도 이 세상 어딘가엔 우리 애들 삼 남매가 있는 걸요

[촬스] (어색하게 위로를 하며) 그렇지만 하나는 조국을 위해 생명을 바쳤지

[레오노라] (슬프게) 그리고 하나는 중국에서 알미늄을 팔고 있구요

[제네뵈브] (점차적으로 히스테릭 해지며) 가는 곳마다 이놈의 지긋지긋한 끄으름만 아니라도 좀 낫겠어 벌써 전에 이사를 갔어야  하는걸 주위가 온통 공장 뿐이니 유리창 커틴을 매주 갈아야하지 않아요.

[레오노라] 뭐라고요

[제네뵈브] 참을 수가 없어 이젠  더 못 견디겠단 말이야 외국에나 가버려야겠어 이 놈의 집벽을 뚫고 스며 들어오는 것은 끄으름 뿐만도 아니야 생각이 스며들어 오거든 과거가 어땠으며 현재가 어떻게 됐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들 말야 이 낡아빠진 집에 대한 애착이 점점 닳아 빠져가기만  하구 어머니가 돌아가신건  二十五(이십오)년 전이 아니라 바로  어제에요 아 난 어디 외국에나  가서 살다  죽어야겠어 그래요  난 뮨헨이나  플로렌스에 있는  하숙집에서 살다가 죽어가는 미국 노처녀나 되어버릴테야

[어멍가드] 제네뵈브 피곤한가 보군

[촬스] 제네뵈브 찬 물이나 마셔보렴 메리 잠깐 창문을 열어  

[제네뵈브] 미안해요 미안해요 (그는 눈물이 글썽하여 큰 방으로 달려간다) 

[어멍가드]  제네뵈브가  다시  돌아오기는 할거야  (그녀는  사망의  문을  향해  달려 나간다)  레오노라도 오늘  밖에 좀 나가  볼걸 그랬어 모든게  얼음으로 쌓인 무척  아름다운 날이야 (촬스 일어나 그녀를 쫓아가기 시작한다)

[촬스]  여보  이런 날  아침에는  아버지  모시고  스케이트 타러가곤  했지  -  난  몸이나 좀 나아졌으면 좋겠어

[레오노라] 뭐요?  그래 한꺼번에  환자를 둘이나  치닥거리 해야되나요?  누님이나 빨리 건강해 져서 저와 같이 저이를 간호해 주세요

[어멍가드] 내 힘껏은 하지 (어멍가드는 바로 문까지 갔다 돌아서 테이불로 온다)

[촬스]  여보  당신이  하라는 대로  하리다  그녀석을  용서한다는  사과편지를  써야지 오늘이 크리스마스 날이니까 전보를 쳐야지 그래야겠어 (사망의 문으로 퇴장)

[레오노라] (눈물을 닦으며)  누님 저와 함께 계셔주셔서 참  다행이예요 메리 난 정말 아무것도 먹을 수가 없어 글쎄 흰 고기한조각이나 들까?

[어멍가드] (무척 늙어서) 교회에서 나오다 퀸 부인과 잠간 얘기를 했지 애들이  잘있느냐고 묻더군 -  레오노라 우리가 기증한  색 유리와 또  놋쇠로 된 패말아래에 앉아 있으려니 퍽  대견스럽더군 - 베이어드家(가)의 <아일>이라  - 조금도 손색없는 베이어드가의 <아일>이지 내 마음에 든단 말야

[레오노라] 누님 내가 올 봄에 애들한테 가서 좀 있다오면 노여워 하시겠어요?

[어멍가드]  아니 천만에  그 애들이  얼마나 어머닐  보고 싶어하는지  잘 알고  있는걸 더욱이 지금새 집을 지으려고 하는 파인데

[레오노라] 노하시지 않으시겠죠? 이 집은 언제까지나 누님집으로 생각해 주세요

[어멍가드] 왜들 이 집을 싫어하는지 모르겠어 난 정말 말할 수 없이 좋은데

[레오노라] 오래 있진 않겠어요 곧 돌아와선 저녁이면 책을 같이 낭독하십시다  (그녀는 키쓰하고  큰  방으로  나간다 어멍가드는  홀로  남아서  천천히 먹으면서 애기한다)

[어멍가드] 그런데 메리 난 다시  생각했어 버사에게 가서 에그노그를 좀 만들어 달라고 해줘 맛있는 에그노그  말이야 메리  주인마님에게서 오늘  아침에 재미있는  편지가 왔지  정말 재미있는 편지야 새  집에서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정찬을  갖는다는 구나 퍽  행복할테지? 그 애들은 마님을 늙은이처럼 할머니라고 부른단다. 그리고 바퀴의자에 앉아다니는 것이 훨씬 편하다고 써 있드군 퍽 다정한 편지지----  그리고 메리야  비밀을 얘기해줄께  대단한 비밀이야  손자를 보게 됐다는구나   기쁜  소식이지! 이제  난 책이나  좀 봐야지  (그녀는  책을 앞에  세우고 때때로  과자에 스픈을 가져가곤 한다 이미 또 매우 늙어있었지만 이제는 말할 수 없이 늙어 버린다 한숨을 쉰다 

책이 떨어진다  옆에 지팡이를 찾아  들고 <귀여운  로드릭과 루시아> 라고  중얼거리며 곧 사망의 문으로 비틀비틀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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