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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문학 산책⑩] 묵묵히 발자취를 따라가리니

은바리라이프 2009. 6. 11. 18:16

[기독교 문학 산책⑩] 묵묵히 발자취를 따라가리니
찰스 M. 쉘돈의 〈예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2009년 05월 08일 (금) 13:16:58 조준영 기자 joshua@kidok.com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이들에게 예수를 닮았다는 말보다 더 큰 칭찬이 있을까? 찰스 M. 쉘돈(1857∼1946)이 쓴 〈예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In His Steps)는 성경을 닮았다. 가르침과 기적, 감동을 담은 성경이 2000여 년간 온 인류와 역사를 변화시켰듯이, 〈예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는 소설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그리스도인에게 각성과 결단을 낳게 했다. 소설 속 인물들의 결단과 실천, 그 결과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들에 자기도 모르게 흥분하고 감동하고, 자신 또한 그러한 삶을 살고픈 열망을 경험한다. 소설이지만 수려하고 웅장한 선동문이자 사실적인 신앙교재인 셈이다.

소설의 주제는 한 가지. “예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란 질문을 통해 예수님의 발자취를 그대로 따르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세상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를 묻는다. “예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란 질문은 흔한 어휘의 조합이니만큼, 낯설지는 않다. 그러나 “교회에 다니는데 이래도 되나?” “기독교인으로 올바른 행동은 어떤 것인가?” 등의 일반적 질문과는 분명 다르다. 후자가 자기 자신을 판단의 근거로 삼는다면, 전자는 철저히 판단의 근거를 예수 그리스도에 둔다.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그분이 걸어가신 길을 뒤따라간다는 신앙고백적 실천이다.

소설은 “예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 스스로를 돌아보는 한 목회자의 결단으로 시작한다. 우연한 기회에 가난에 찌든 한 인쇄공의 죽음을 접한 헨리 맥스웰 목사는 신도들과 함께 인쇄공이 절규한 그 질문을 실천적 도전으로 받아들인다. 성령의 도우심을 힘입은 신도들의 결단과 실천은 곧 놀랄만한 기적과 역사로 이어진다. 그 역사는 가난과 온갖 죄로 찌든 빈민촌까지 번져나가고, 잇따라 인근 대도시까지 번져간다. 한 개인과 교회의 결단과 실천이 들불처럼 번져 사회를 변화시켜간다는 내용이다.

소설은 1896년에 초판이 발행된 고전이지만, 100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도 무리 없이 읽히고 감동을 더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이 영원불변한 것처럼, 예수를 닮아가고자 하는 그리스도인의 열망 또한 변치 않기 때문이다.

홀로 광야를 걷는 여행자 앞에 나침반과 지도만큼 소중한 보물은 없다.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가고자 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예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는 손때 묻은 나침반이자 눈물어린 지도다. 질문만으로도 충분하다. 이제 힘찬 발걸음만 남았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