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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에서 자살 금지의 역사

은바리라이프 2008. 10. 2. 21:47

기독교에서 자살 금지의 역사 

성경 어디서도 자살을 직접적으로 죄악시하거나 금지하는 경우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부터 자살은 금지되었는가?

먼저 유대교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자살을 금지한다.

여기서 일반적으로라 함은 예외적인 경우를 인정한다는 의미이다.

가령, 포로가 된다거나, 고문을 받는 경우에 있어서 자국에 불리한 증언을 할 여지가 있을 때 등에서 자살은 허용이 된다.

성경 속에 기록된 자살자는 6명이 있다. 삼손의 자살, 사울의 자살, 아비멜렉의 자살, 아히도벨의 자살, 시므리의 자살, 그리고 가롯 유다의 자살이다. 삼손이나, 사울, 유다의 경우는 왜 자살한지가 너무 자명하니까 생략하고,  아비멜렉은 여성에 의해 치명적인 상처를 입자, 자신이 여자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불명예를 피하기 위하여 자살을 선택한다.(사사기9장) 아히도벨은 다윗을 배신하고 압살롬을 따르다 자신의 패배가 분명해 보이자 자살을 선택한다.(사무엘하 17장) 이스라엘왕 엘라에 대항한 시므리는 반역이 실패하자 왕궁에 불을 놓고 자살한다.(역대왕하 16장)

기독교 초기에 순교의 행위로서 자살은 빈번하게 발생한다. 당시에는 지상에서의 삶보다 육체의 죽음 이후 영생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 지배적이었다.

자살이 공식적으로 금지되기 시작하는 것은 기독교가 로마에서 공인되고 더 이상 순교가 필요없게 된, 4세기 이후에 나타난다. 이 시기에는 자살이란 하나님의 영광과 은혜를 믿지 않는 행위라는 주장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즉, 하나님의 선물인 생명을 거부하는 것은 믿음을 거부하는 행위라고 판단되기 시작한다.

4세기 중반에서 5세기에 걸쳐 살았던, 성 어거스틴은 먼저 생명은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생명을 거부하는 것은 곧 믿음을 저버리는 행위라는 주장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는 '살인하지 말라'는 십계명을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자기자신도 죽이지 말라는 의미로 해석한다. 그는 또한 강간 이후의 자살도 허용하지 않는다. 그의 주장은 당시 교회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기 때문에, 기독교 내에서 자살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자살 금지가 공식화되는 것은 452년 아를(Arles, 자살한 화가 고흐가 살던 그 곳)에서 열린 공의회 이후이다.

563년 브라가(Braga)에서 열린 공의회에서는 자살로 죽은 자를 위해서는 교회에서 어떠한 의식도 행할 수 없다는 결정이 내려진다. 이후에는 그를 비롯한 자살 금지에 대한 수많은 결정들이 내려지는 것이다. 중세에는 자살한 자의 시체를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전시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후 현재 기독교에서는 어거스틴의 교리를 따라 자살은 금지되고 있다. 물론, 일부 자유주의 계열에서는 자살에 관대한 입장을 취하기도 한다.

아마도 삼손의 자살의 경우는 수 많은 이견이 가능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