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뿔났다> 의 김혜자가 드디어 집을 나갔다.
당당하게 휴가를 달라고 하더니, 원룸까지 얻어내 모든 걸 훌훌 털어버렸다.
햇살 환하게 비치던 어느 날, 그녀가 "너무 좋아!!" 라며 모처럼 환하게 웃고 있을 때
나는 눈물이 날 뻔 했다.
"잘했다, 잘했어. 정말 정말 멋있다!" 속으로 마음껏 응원하면서.
젊은 사람들은 이해 못하겠지. 우리집 녀석들도 아마 이해 못 할거다.
어느 날, "나 지금까지 열심히 살았으니까 1년동안 나가서 혼자 살거야." 한다면
집안 식구들은 뭐라고 할까?
아마 "미쳤어?" 그럴거다.
그런데 나도 때때로 '탈출' 하고 싶다.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는 듯 똑같은 일상 속에서 향기롭고 따스한 '일탈' 의 매력을 느낀다.
이 나이가 되어서도 끊임없이 나를 괴롭히는 네 글자. '삼시세끼'.
징글징글하고, 끔찍하고, 넌덜머리나는 네 글자. 삼시세끼.
오지마라 오지마라 기도를 해도 어김 없이 오는 그 놈의 삼시세끼.
그 놈의 삼시세끼에서 벗어나 자유로워 지고 싶다. 정말, 정말, 정말로.
그런데 그 녀석은 왜 그리도 빨리 돌아와 나를 괴롭히는지.
삼시세끼 중간중간 해야 하는 산더미 같은 일들.
기진맥진 치워놓고, 빨아 놓고, 씻어 놓고, 널어 놓고 쉴라 치면 다시 돌아오는 삼시세끼.
그리고 돌아서면 또 다시 널려져 있는 일거리들.
"엄마 밥 줘." 로 시작해서 "엄마, 밥 줘." 로 끝나는 지겨운 반복 속에서
나는 살아 있어도 더 이상 내가 내가 아니게 됨을 가족들은 알고 있을까.
평생 부려먹을 가정부 하나 들여 놓은 것처럼 너무나도 당연해 진 십자가들이 때때로
한꺼번에 내려놓고 싶을 정도로 힘겨운 일이라는 것을 가족들은 이해할 수 있을까.
남편은 일을 하면 월급을 받고, 인정을 받는다.
아이들은 공부를 하면 성적이 오르고, 칭찬을 받는다.
그런데 엄마가 하는 일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 안 하면 이상한 것.
해도 해도 티 안나는 것. 칭찬 받을 일은 없고 욕 먹을 일만 있는 이상하고도 오묘한 것.
하루 웬종일 뼈 빠지고 허리 부러지게 움직였어도,
"왜 교복 안 다려놨어?!" 로 시작해서 "왜 청소를 안 했대?" 로 끝나버리는 허무한 것.
그게 우리들의 일이란 걸 남편은 알까, 자식 새끼들은 알까.
그래서 <엄마가 뿔났다> 의 김혜자처럼 우리 엄마들은 다들 한 번씩 '꿈' 을 꾼다.
모든 걸 다 훌훌 털어버리고 뒹굴거리면서 여유와 행복을 만끽하고 싶은 꿈.
남편은 언제 들어오나, 아들 녀석은 잘 지내고 있나, 딸 아이 공부는 어떻게 시켜야 하나
뭐 이런 자질구레한 걱정들 다 집어치우고 오직 '나만의 시간', '나만의 공간' 을 갖고 싶은 꿈.
김혜자를 보며 "말도 안 돼. 어떻게 엄마가 집을 나가냐?" 라고 핀잔 주는 딸 아이에게,
"때때로 그럴 때가 있어. 나이 들면 인생이 허무하고, 답답할 때. 정말 그럴 때 있어, 얘.
엄마는 꼭 희생하고 인내하고 뭐 그러면서 살아야 하니? 우스운 생각이야, 증말." 하니까
딸 아이가 쏘아 붙인다.
"네네, 우리 젊은 것들은 아직 젊어서 그런지 잘 모르겠네요~~"
그래, 이 녀석아.
네 말처럼 너는 아직 꿈 많은 '젊은 것' 일테니까 우리를 이해 못하는 것도 당연할테지.
너는 아직 모를테니까. 무섭고도 끔찍한 삼시세끼의 압박과 고통을.
그래서 넌 <엄마가 뿔났다> 를 보며 혀를 끌끌차고, 나는 가슴 아려 하는 것일테지.
이해를 바라지 않는단다.
그러나 이것만은 알아주렴.
우리도 때때로 누구도 상관없이 정말정말 김혜자처럼 '나' 를 위해 살고 싶은 시간이 필요하단걸.
드라마 속 김혜자가 그랬듯이 "자존감" 을 찾기 위해,
나를 되돌아 볼 시간이 엄마에게도 조금은 필요하단걸.
그래, 나는 아직도 꿈을 꾸나보다.
젊은 것들은 모르는 무섭고도 끔찍한 '삼시세끼' 의 압박 속에서
그래도 나는 '나를 찾고 싶은' 그런 꿈을 꾸나 봐.
아! 아내 말고, 엄마 말고 평생 '지지배' 로 살걸 그랬다!
당당하게 휴가를 달라고 하더니, 원룸까지 얻어내 모든 걸 훌훌 털어버렸다.
햇살 환하게 비치던 어느 날, 그녀가 "너무 좋아!!" 라며 모처럼 환하게 웃고 있을 때
나는 눈물이 날 뻔 했다.
"잘했다, 잘했어. 정말 정말 멋있다!" 속으로 마음껏 응원하면서.
젊은 사람들은 이해 못하겠지. 우리집 녀석들도 아마 이해 못 할거다.
어느 날, "나 지금까지 열심히 살았으니까 1년동안 나가서 혼자 살거야." 한다면
집안 식구들은 뭐라고 할까?
아마 "미쳤어?" 그럴거다.
그런데 나도 때때로 '탈출' 하고 싶다.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는 듯 똑같은 일상 속에서 향기롭고 따스한 '일탈' 의 매력을 느낀다.
이 나이가 되어서도 끊임없이 나를 괴롭히는 네 글자. '삼시세끼'.
징글징글하고, 끔찍하고, 넌덜머리나는 네 글자. 삼시세끼.
오지마라 오지마라 기도를 해도 어김 없이 오는 그 놈의 삼시세끼.
그 놈의 삼시세끼에서 벗어나 자유로워 지고 싶다. 정말, 정말, 정말로.
그런데 그 녀석은 왜 그리도 빨리 돌아와 나를 괴롭히는지.
삼시세끼 중간중간 해야 하는 산더미 같은 일들.
기진맥진 치워놓고, 빨아 놓고, 씻어 놓고, 널어 놓고 쉴라 치면 다시 돌아오는 삼시세끼.
그리고 돌아서면 또 다시 널려져 있는 일거리들.
"엄마 밥 줘." 로 시작해서 "엄마, 밥 줘." 로 끝나는 지겨운 반복 속에서
나는 살아 있어도 더 이상 내가 내가 아니게 됨을 가족들은 알고 있을까.
평생 부려먹을 가정부 하나 들여 놓은 것처럼 너무나도 당연해 진 십자가들이 때때로
한꺼번에 내려놓고 싶을 정도로 힘겨운 일이라는 것을 가족들은 이해할 수 있을까.
남편은 일을 하면 월급을 받고, 인정을 받는다.
아이들은 공부를 하면 성적이 오르고, 칭찬을 받는다.
그런데 엄마가 하는 일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 안 하면 이상한 것.
해도 해도 티 안나는 것. 칭찬 받을 일은 없고 욕 먹을 일만 있는 이상하고도 오묘한 것.
하루 웬종일 뼈 빠지고 허리 부러지게 움직였어도,
"왜 교복 안 다려놨어?!" 로 시작해서 "왜 청소를 안 했대?" 로 끝나버리는 허무한 것.
그게 우리들의 일이란 걸 남편은 알까, 자식 새끼들은 알까.
그래서 <엄마가 뿔났다> 의 김혜자처럼 우리 엄마들은 다들 한 번씩 '꿈' 을 꾼다.
모든 걸 다 훌훌 털어버리고 뒹굴거리면서 여유와 행복을 만끽하고 싶은 꿈.
남편은 언제 들어오나, 아들 녀석은 잘 지내고 있나, 딸 아이 공부는 어떻게 시켜야 하나
뭐 이런 자질구레한 걱정들 다 집어치우고 오직 '나만의 시간', '나만의 공간' 을 갖고 싶은 꿈.
김혜자를 보며 "말도 안 돼. 어떻게 엄마가 집을 나가냐?" 라고 핀잔 주는 딸 아이에게,
"때때로 그럴 때가 있어. 나이 들면 인생이 허무하고, 답답할 때. 정말 그럴 때 있어, 얘.
엄마는 꼭 희생하고 인내하고 뭐 그러면서 살아야 하니? 우스운 생각이야, 증말." 하니까
딸 아이가 쏘아 붙인다.
"네네, 우리 젊은 것들은 아직 젊어서 그런지 잘 모르겠네요~~"
그래, 이 녀석아.
네 말처럼 너는 아직 꿈 많은 '젊은 것' 일테니까 우리를 이해 못하는 것도 당연할테지.
너는 아직 모를테니까. 무섭고도 끔찍한 삼시세끼의 압박과 고통을.
그래서 넌 <엄마가 뿔났다> 를 보며 혀를 끌끌차고, 나는 가슴 아려 하는 것일테지.
이해를 바라지 않는단다.
그러나 이것만은 알아주렴.
우리도 때때로 누구도 상관없이 정말정말 김혜자처럼 '나' 를 위해 살고 싶은 시간이 필요하단걸.
드라마 속 김혜자가 그랬듯이 "자존감" 을 찾기 위해,
나를 되돌아 볼 시간이 엄마에게도 조금은 필요하단걸.
그래, 나는 아직도 꿈을 꾸나보다.
젊은 것들은 모르는 무섭고도 끔찍한 '삼시세끼' 의 압박 속에서
그래도 나는 '나를 찾고 싶은' 그런 꿈을 꾸나 봐.
아! 아내 말고, 엄마 말고 평생 '지지배' 로 살걸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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