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하란으로 돌아가자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2003-07-18 |
위대한 인물 에벨의 후손이면서 왕의 후예였던 데라가 우상의 도시였던 갈대아 우르에서 살고 있을 때 그의 생활이 어떠하였으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에벨의 후손이었기 때문에 가나안의 정보망은 그의 가족들을 끊임없이 감시했을 것이고 그들에게는 농사를 지을만한한 땅도 허락되지 않았을 것이었다. 성경에 보면 데라에게는 세 아들이 있었다고 되어 있다. "데라는 70세에 아브람과 나홀과 하란을 낳았더라"(창 11:26) 에벨에서 나홀까지 그의 조상들을 보면 모두 29세에서 34세 사이에 아들을 낳고 있다. 그러나 데라가 아들을 얻은 나이는 70세였는데 이것은 그가 70세 될 때까지 생활이 안정되지 않았음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데라는 갈대아 우르에서 무슨 일을 하며 살았을까? 성경에는 데라가 우상을 섬기는 사람이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여호와의 말씀에 옛적에 너희 조상들 곧 아브라함의 아비, 나홀의 아비 데라가 강 저편에 거하여 다른 신들을 섬겼으나 내가 너희 조상 아브라함을 강 저편에서 이끌어내어·······"(수 24:2) 장자인 셈의 자손이요 위대한 인물 에벨의 후예인 데라였으나 갈대아 우르에서의 삶이 너무 각박하였기 때문에 그는 결국 그들의 신에게 굴복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둘째 아들을 그 아비의 이름과 같은 나홀이라 불렀고 세째 아들의 이름은 에블라왕국이 있었던 땅의 이름을 따라서 하란이라고 하여 비록 나라는 망하여 우상의 땅에 살고 있지만 지난 날을 그리워하는 심경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이 서글픈 이방의 생활 속에서 다시 비극이 일어난다. 그의 세째 아들 하란이 이방의 땅에서 그 아비보다 먼저 죽었던 것이다. "데라는 아브람과 나홀과 하란을 낳았고 하란은 롯을 낳았으며 하란은 그 아비 데라보다 먼저 본토 갈대아 우르에서 죽었더라"(창 11:27-28) 역사가 요세푸스는 데라가 이 세째 아들을 잃은 슬픔 때문에 갈대아 우르를 떠났다고 기록했다. "갈대아를 미워하는 데라는 하란의 죽음을 슬퍼한 나머지 식구들을 거느리고 메소포타미아의 하란으로 옮겼다"(요세푸스 '유대고대사' 제 1권) 그런데 창세기의 외경인 요벨서에는 이 하란이 갈대아 우르에서 죽은 이유를 구체적으로 쓰고 있어서 우리의 흥미를 더해주고 있다. "데라는 그 아들 아브람이 열 네살 되었을 때에 그에게 글을 가르쳐주었다. 글을 배운 아브람은 아버지가 우상을 숭배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말하였으나 그의 아버지 데라는 세상이 그런데 어쩌란 말이냐고 변명했다······ 나중에 아브람은 우상의 사당에 불을 질렀는데 그의 아우 하란이 불속에서 신상을 꺼내려다가 불에 타서 죽고 말았다"(요벨서 제11-12장) 이 문서는 신뢰성에는 의문이 있으나 하란이 신상 때문에 죽었다는 이야기는 주목할 만하다. 왜냐하면 유대의 전승에는 데라가 생업이 없어서 신상을 만들어서 팔아 먹고 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은 데라는 가문에서 전해내려오는 우수한 기술을 지니고 있는 기술자였기 때문이다. 본래 하나님은 노아가 방주를 건조할 때에 셈의 자손들에게 건축기술을 가르쳐 주셨다. 이 기술로 셈은 수메르와 앗수르의 거대한 건축물들을 세웠던 것이며 아르박삿의아들 가이난은 이 기술로 니므롯의 바벨탑 건축을 도와 주었던 것이다. 이러한 기술은 데라를 통해서 아브라함에게까지도 전해내려오고 있었다. "아브라함은 소에 쓰는 도구를 만드는 목공을 지도하여 쟁기의 틀에 마주보고 땅 표면보다 조금 높게 기구를 만들게 하였다"(요벨서 11:23) 또 아브람은 목공 기술 뿐만 아니라 우수한 금속 기술도 지니고 있어서 그의 서자인 미디안(창 25:2)의 후손은 나중에 금속 기술을 전수받은 '겐'족속이 되었던 것이다. "모세의 장인은 겐 사람이라 그 자손이 유다 자손과 함께 종려나무 성읍에서 올라가서 아랏 남방의 유다 황무지에 이르러······"(삿 1:16) 이들 겐 족속은 아브람의 기술을 물려받은 유다 지파의 훌과 합류하여 베들레헴과 에브라다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금속 기술자들의 모임인 '레갑 사람들'의 주축이 되는 것이다(대상 2:50-55). 또 레갑 사람들이 지도자였던 훌의 손자 '브사렐'도 하나님의 지시로 성막을 만들 때 그것을 총 지휘햇던 우수한 기술자였다. "내가 유다지파 훌의 손자요 우리의 아들인 브사렐을 지명하여 부르고 하나님의 신을 그에게 충만하게 하여 지혜와 총명의 지식과 여러가지 재주로 공교한 일을 연구하여 금과 은과 놋으로 만들게 하며 보석을 깎아 물리며 나무를 새겨서 여러가지 일을 하게 하고······"(출 31:1-5) 뿐만 아니라 요세푸스는 아브람이 수학과 천문학에도 상당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서 그가 애굽을 방문했을 때 그것을 애굽 사람들에게 전수해 주었다고 기록했다. "그는 애굽 사람들에게 수학과 천문학을 전해주었다. 아브람이 애굽에 오기 전에는 그들은 이런 학문에 대해서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요세푸스 '유대고대사' 제8장) 이 모든 기술과 학문은 본래 아브람의 선조들로부터 전해내려와서 데라를 통하여 그에게 전해진 것이었다. 그러므로 데라가 갈대아 우르에서 그 가진 기술로 우상을 만들어서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는 이야기는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것이다. 아브람의 아우 하란은 왜 신당이 불탈 때 신상들을 꺼내려고 했을까? 그것은 신상을 숭배해서가 아니라 그 신상은 그들이 만들어 팔아서 먹고 사는 '제품'이었기 때문에 그것을 불속에서 꺼내려고 했을 것이다. 또 그들 일가의 결혼한 모습을 보면 그들이 얼마나 소외된 집안이었던가를 짐작할 수 있다. 아브람은 그의 이복 누이 사라와 결혼했으며(창 20:12) 나홀은 그 아우인 하란의 딸 밀가에게 장가들었다(창 11:29). 왜 그들은 그런 식으로 근친 결혼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아마도 멸망한 집안의 후예였던 뜨내기 집안의 자식들과 혼인하려는 집안이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런 슬픔 속에서 하란을 잃은 그들은 결국 에블라 왕국의 옛 터전이었던 하란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데라가 그 아들 아브람과 하란의 아들 그 손자 롯과 그 자부 아브람의 아내 사래를 데리고 갈대아 우르에서 떠나 가나안 땅으로 가고자 하더니 하란에 이르러 거기 거하였으며······"(창 11:31-32) <김성일님의 "성경으로 여는 세계사"> |
'성경역사 > 성경세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목 : 네 씨로 말미암아 (0) | 2008.05.26 |
---|---|
제목 : 아브라함의 하나님 (0) | 2008.05.26 |
제목 : 데라의 회한 (0) | 2008.05.26 |
제목 : 하나님의 나라는 (0) | 2008.05.26 |
제목 : 남은 자들의 궐기 (0) | 2008.05.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