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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의 기원과 활동에 관한 연구

은바리라이프 2008. 5. 24. 14:14
이름: 라이리(G.J.Riley) (holyjoy@hanafos.com)
홈페이지: http://www.eden.co.kr
2007/11/14(수)
귀신의 기원과 활동에 관한 연구  
 귀신의 기원과 활동에 관한 연구  

 라이리(G.J.Riley)



<번 역 : 임혜자>

Ⅰ. 귀신(demon)이란 용어는 같은 어원의 헬라어인 “다이몬”()과 중성 형용사인 “다이모니온”()을 번역한 말이다. 고전시대 이후에 라틴어인 “다에몬”(daemon)과 “다에모니움”(daemonium)의 형태로 이 단어를 차용했다. 호머 시대 이후로 다이몬의 기본적인 의미는 남신이나 여신을 의미하는 신(神)이거나 특정한 신을 지칭하지 않는 단수로서 조물주였다.
“데이시다이모니아”()는 ‘신에 대한 숭배’나 단순히 ‘종교’(행 25:19; 17:22절을 비교하라)를 의미한다. 플라톤(Plato)은 이 단어가 ‘앎’을 뜻하는 가까운 동음이의어인 “다에몬”()에서 유래했다고 보았다 (알다’의 어근 다오)에서 유래). 유세비우스(Eusebius)는 이 추측에 대하여 반대하고 이 단어가 ‘두려워 하다’인 “데이마이네인”()에서 유래했다고 했다.
그러나 ‘(운명을) 나누다’라는 뜻의 어근 “다이오”()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 그래서 이 단어는 개인의 운명이나 숙명 또는 개인의 운명을 다스리는 신이나 수호신을 가리켰을 가능성이 있다. 보통 이 단어는 천상의 신들 밑에 있는 일련의 작은 신들을 가리켰다. 헤시오드(Hesiod)는 이 신들을 황금시대(태고 때의 인류 지복의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의 영혼으로서 지금은 보이지 않게 인간사를 감시한다고 묘사한다.
고전시대에는 거의 모든 신들이 도덕적으로 모호했으므로 다이모네스는 선이나 악으로 묘사될 수 있었고, 다이몬은 개인의 경건이나 운명에 따라 선이나 악을 모두 가져올 수 있었다. 바벨론 포로기 이후 신구약 중간기 문학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이원론과 마귀 개념의 발생으로 이 단어는 마귀와 연합한 악한 귀신을 의미하기 시작하면서 완전히 부정적인 뜻을 가지게 되었다(예를 들면 고전 10:20, 70인역 시편 105:37과 비교하라).
기독교 저자들은 이를 대부분 후자의 의미로만 사용한다. 고전시대에 다이모니온은 신적인 권능이나 신을 의미했다(행 17:18절과 비교하라). 또 신들과 인간 사이에 있으면서 인간 세계와 신의 세계를 중재하는 일련의 하급 신적 존재들을 의미할 수 있었다. 소크라테스는 유명한 다이모니온으로 표현되었다. 다시 바벨론 포로기 이후 이원론의 등장으로 이 단어는 특히 유대인과 기독교 저술가, 비기독교 신비 문헌에서 사단적인 귀신들의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

이 어근에서 비롯된 “다이모나오”()와 “다이모니조마이”() 두 동사는 성서문학과 이와 관련된 문학에서 중요한 개념이다. 두 동사 모두는 원래 ‘한 신이나 다이몬의 권능 밑에 있다’란 뜻이었으며, 그 조건은 때로 축복, 예언적 발언이나 영웅적인 행동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그것은 또한 저주일 수 있었고 이 단어들은 ‘미치다’를 의미할 수도 있었다. 후기 저술가들, 특히 유대교와 기독교에서는 이 단어들이 육체의 질병이나 정신이상을 유발하는 ‘귀신에 사로잡히다’를 뜻하게 되었다. ‘미치다’의 뜻에서는 이 단어가 경멸적으로 이교도들의 헛소리(=교리들)로 쓰였다. “다이모니조마이”는 신약에서 ‘흉악히 귀신 들리다’(마 15:22)로 단 한 번 나온다. 그 외에 12가지 다른 형태는 ‘귀신들린 자’(예를 들면 막 1:32)라는 뜻의 분사로 쓰인다.


Ⅱ. ‘귀신’이란 단어와 그 의미는 고대 근동의 일원론의 문화 속에서 발생한 이원론으로 인해 근본적으로 변화를 겪었다. 이러한 일원론 문화는 우주를 단일 체계로 보았다. 그 우주 속에서 각각의 구성원인 신과 인간은 지구의 위와 아래에서 적절한 영역과 기능을 가졌다. 인간을 유혹하고 속여서 죄나 신성모독에 빠뜨려 결국 현 시대의 마지막 날에 영원한 지옥에 던져지는 최고의 적인 마귀나 사단적인 귀신들의 경쟁 진영은 없었다.
인간은 또한 이 다양하면서 단일화된 체계에서 신들을 섬기고 신들의 명령과 법에 복종하며 살아 있는 동안 그에 대한 대가를 받는 등 고유한 기능을 가졌다. 죽음 이후에 모든 인간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지하세계로 내려갔다. 마지막 심판이나 희망, 부활은 없었다.

고대 세계에서 모든 일은 육적인 원인과 영적인 원인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모든 것은 신들이 결정하였다. 신의 법을 강화하고 인간 영역에서 축복과 저주의 균형을 조절하기 위해 그리고 인간의 도덕성을 보장하기 위해 신들, “다에모네스”(daemones)가 사용되었다. “유다이모니아”()가 번영과 행운, 행복을 의미하고 호의적인 영의 활동에 의해 이뤄지듯이, “카코다이모니아”(불행)는 몇몇 어둠의 합법적인 권능에 의해 발생하였다.
후자는 불행과 죽음의 영들로 더 위대한 신들의 뜻을 실행에 옮겼다. 예를 들면 사무엘상 16장 14절에서는 하나님이 보내신 한 악신이 사울을 괴롭힌다. 열왕기상 22장 19∼23절에서는 여호와가 아합에게 거짓말하는 거짓 선지자의 영을 보낸다. 출애굽기 12장 23절에서는 이집트의 장자를 죽이기 위해 여호와는 파괴자, 하나님의 대리자를 보내신다. 이는 고린도전서 10장 10절에 다시 나오는데, 아마도 요한계시록 8장 11절에서 아바돈/아폴리온으로 나오는 듯하다. 메소포타미아의 아트라하시스의 이야기에서는 아기를 유괴하는 귀신 파시투가 인구를 억제하기 위해 신들에게 창조되었다. 시락서(Sir 39:28∼29)는 복수 즉 불, 우박, 기근, 유행병을 위해 하나님이 창조하신 영들을 언급한다. 그러한 영들은 때로 더 위대한 신들의 소생이었다.

이 영들은 사막, 황무지, 인적이 뜸한 샛길 등 위험한 곳을 장악하였다. 예를 들면 웅크린 라비수(Rabisu)는 구석이나 좁은 길에 숨어서 기다린다(창 4:7과 비교하라). 속죄염소는 대속죄일에 사막의 귀신인 아사셀(Azazel)에게 보내졌다(레 16:8∼28). 이들 귀신은 주로 밤과 잠잘 때, 폭풍이나 일식, 월식, 한낮의 더위, 특히 아이를 해산할 때 등 위험한 상황이나 때에 힘을 가졌다. 유혹적인 여자 귀신인 릴리트(Lilith)는 꿈에 남자를 따라다니며 괴롭혔다. 사막의 폭풍은 재앙과 질병을 불러온다고 사람들은 믿었다(바람 귀신들의 왕인 바빌로니아의 파주주(Pazuzu)와 비교하라). 일곱 악령들은(신 28:22과 비교하라) 달을 공격해 일식을 일으킨 후에 허리케인처럼 땅을 휩쓸었다.
한낮의 귀신은 부주의한 사람들을 여러 가지 병으로 공격하였다. 무서운 유령인 라마쉬투(Lamashtu)는 해산할 때 산모와 신생아들을 위협하고 젖먹이들을 훔쳐갔다. 라마쉬투는 후기 유대 민속 신앙에서 아동들을 유괴하는 릴리트로 알려졌다. 그들은 때로 전염병(아테, )과 신의 보응(네메스티스)은 무서운 상황들을 인격화한 화신이었다. 전염병 귀신인 남타(Namtar, 운명)는 메소포타미아의 지하 세계의 왕 네르갈(Nergal)의 심복이었다. 레세프(Resheph, 불꽃, 가나안의 전염병 귀신)와 데버(Deber, 페스트)는 여호와가 땅을 진노하여 강림할 때 그를 수종드는 자들로서 그와 동행하였다. 그들의 주된 역할 중 하나는 죽음을 가져오는 것이었다.

천상세계의 신들과는 달리 이러한 영들은 때로 인간의 형상을 가지지 않았다. 바벨론과 앗시리아의 “쉐두”(shedu’s, 신 32:17, 시 106:37과 비교하라)는 날개 달린 황소로 묘사되었다. 이사야 34장 14절에서 썩은 고기를 먹는 새로 나오는 릴리트는 사막의 황무지에서 한 둥우리를 발견하고 사막의 야생동물인 올빼미, 솔개와 함께 거한다. 레세프 역시 썩은 고기를 먹는 새로 그려진다(70인역 신 32:34과 비교하라). 귀신들의 통치자인 마귀는 에덴동산의 뱀과 바다의 용(리워야단, 사 27:1)을 상기시키는 뱀과 용(예를 들면 계 12:9)으로 불린다.
예수는 그의 제자들에게 귀신들을 일컫는 뱀과 전갈을 밟을 권세를 주셨다(눅 10:19). 요한계시록은 세 귀신들을 개구리같은 더러운 영(계 16:13)으로 묘사한다. 그들은 때로 동물의 모습이나 인간의 얼굴이나 몸이 포함된 혼성적인 존재로 비춰지기도 했다. 귀신은 “형체 없는 개들과 같은 머리를 가졌다… 다른 것들은 인간의 모습이거나 황소, 용의 모습으로 새, 동물, 스핑크스같은 얼굴을 가졌다”고 묘사되기도 한다.
메소포타미아의 바람 귀신인 파주주(Pazuzu)는 인간의 얼굴을 가진 날개 달린 존재였다. 요한계시록 역시 무저갱에서 올라오는 황충을 전쟁을 위해 예비한 말들 같고, 얼굴은 사람의 얼굴 같다고 묘사한다(계 9:7). 귀신들은 인간을 공격할 뿐 아니라 인간 사이에 거하면서 간질, 정신착란, 신체불구와 같은 많은 종류의 병을 일으킬 수 있었다.
이에 대비해 인간은 기도, 주문, 마술로 자신들을 보호했다. 사람들은 축사(逐邪)를 위해 마술사를 초청해서 문제를 진단하고 적절한 주문을 암송하도록 하였다. 주문은 때로 더 높은 신들에 대한 기원의 형태를 띠었고, 악한 세력들을 타일러 떠나게 하는 명령의 형태를 띠기도 했다. 요세푸스는 환자에게 해당할 때 귀신을 쫓아내는 마술의 근원(magic root)에 대해 말한다.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 민속신앙에는 도움과 치료를 위해 귀신들에 대항하는 기술이 있었으며, 주문과 축사(逐邪)의식이 있었다고 솔로몬은 말한다. 축사(逐邪)는 요세푸스의 날에 마술의 근원을 포함한 고리를 가지고 솔로몬의 이름으로 행해졌다.
귀신은 적당한 숙주인 몸, 대체로 동물이지만 환자의 상(像)이나 환자와 같은 크기의 갈대를 주면 환자에게서 나갔다. 귀신이 숙주를 필요로 한다는 개념은 신약에서도 발견된다. 거라사인 지방의 귀신들린 자에게서 쫓겨 나가는 귀신들은 거할 곳 없이 쫓겨나지 않도록 돼지떼에게 들어가기를 예수께 간구하였다(막 5:12, cf. 마 12:43~45).


Ⅲ. 성경에서 다이몬과 다이모니온 단어에 대한 오랜 의미와 연상은 바벨론 포로기 이후 재평가되면서 계속 이어졌다. 신의 고유한 중성적인 의미는 사도행전 17장 18절에서 발견되는데 이방 아테네인들은 바울을 이방신들(다이모니아)을 전하는 자로 묘사했다. 70인역은 다이모니온을 고대 근동의 사막의 영들이란 의미로 여러 번 사용한다. 70인역은 히브리어 ‘세이림’(, 들염소들, 사티로스, 염소귀신들, 사 13:21)과 ‘찌임’(, 사막에 거하는 들짐승들, 사 34:14)─사막의 영들은 버려진 황무지가 된 도시들에 거하는 것으로 말해진다 ─ 을 다이모니온으로 번역한다. 요한계시록은 사 13장의 메소포타미아의 바벨론이 사막의 황무지가 될 것이라는 계시를 상기하면서 타락한 도시 바벨론(=로마)을 “귀신들의 처소와 각종 더러운 영이 모이는 곳과 각종 더럽고 가증한 새의 모이는 곳”(18:2)으로 묘사한다.
그런 영들의 주된 기능 중 하나가 무시무시한 재앙을 가져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이몬은 기근과 질병의 영을 가리키는 데 사용된다. 이렇게 성경에서 귀신에 대한 개념이 계승되었기에 예수의 신약 사역에서 귀신의 주된 활동은 죄를 짓게 유혹할 뿐만 아니라 육체의 불구, 병, 정신착란 ─ 이것이 마귀의 활동과 분명히 관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 을 일으키는 것이라는 분명한 예외도 이해가 가능한 것이다.

신구약 중간시대와 헬라어 유대문학의 발생기에는 다이몬과 다이모니온이라는 단어가 유대인들 사이에서 마귀와 연합한 귀신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를 갖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바벨론 포로기와 이후 조로아스터교의 이원론과 접촉하면서 일어났다. 이 우주론은 지도자인 조로아스터교의 신과 마귀가 지배하고 대(大)천사들과 대(大)귀신들, 더 낮은 계급의 영이 명령하는 체계를 갖춘, 전쟁하는 두 영적 진영을 가정하였다. 그들은 인간의 충성 때문에 싸웠는데 충성은 의롭거나 불의한 행동으로 표현되고 결국에는 영생에 들어가거나 멸망하였다.
나라들의 오랜 신들과 그 수하의 신들, 즉 자연과 우주의 작은 영들은 마귀화하거나 악령 계열로 강등되어 인간을 죄 가운데로 유혹하고 다른 종교들의 잘못된 교리로 참 믿음에서 떠나도록 부추겼다. 그러나 결국 끝이 오고 하나님의 승리와 구세주, 마지막 심판, 그리고 새로운 시대가 올 것이었다. 유대교 안에서 이러한 주기는 이 체계를 더 오랜 신화들을 재평가하는 데 사용하였고, 바벨론 포로기 이후에 유대교의 이원론적인 계통을 창출해 냈는데 이 계통은 바벨론 포로기 이후와 신구약 중간기 문학과 기독교에서도 발견된다.

나라들의 신들을 마귀화 했듯이, 이원론적 의미에서 귀신은 70인역에서 이교도의 신이나 영들의 의미로 발견된다. 70인역 시편 95편 5절에서 다른 민족들의 나라신들-히브리어로는 우상으로 불린다-은 귀신들이 되었다(모든 나라들의 신들은 귀신들이다). 70인역 신명기 32장 17절에서 이스라엘을 숭배한 외국 신들은 히브리어로는 세딤(, 수호신)으로 묘사되는데 다시 귀신들로 언급된다(그들은 귀신에게 희생을 드렸지 하나님께 드리지 않았다).
70인역 이사야 65장 11절에서 다이몬은 행운(갓, Gad)의 이방신을 가리키는 히브리어다. 이스라엘 민족은 귀신을 위해 식탁을 준비한 것으로 나온다. 귀신인 이방신과의 친교의 식탁 개념은 신약으로 옮겨갔다. 바울은 고린도교회의 이교도 신전에서 희생으로 드린 음식을 먹지 말라고 경고한다. 왜냐하면 “이방인의 제사는 귀신에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귀신은 그리스 신인 아스켈피오스(Asklepios), 사라피스(Sarapis), 특히 데메테르(Demeter)를 의미했다.
그래서 바울은 “주님의 상과 귀신의 상을 겸하는 것”을 반대한다(고전 10:20, 21). 요한계시록의 저자 역시 우상숭배를 귀신숭배로 정의한다(계 9:20). 신구약 중간기 문학에서는 악한 귀신 아스모데우스(‘분노의 귀신’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있다)가 발견된다. 귀신은 사람들로 하여금 갖가지 죄를 짓도록 유혹하는 자들이 되었으며 심지어는 죄의 화신이 되기도 했다. 방탕, 우상숭배, 마법과 관련된 “속이는 귀신들”과 “실수의 영”, “분노의 영”과 “질투의 영” 등 갖가지 죄를 본따 이름이 지어지고 그 죄를 유발하는, 속이는 일곱 영들이 발견된다.

귀신의 기원에 대한 오랜 가설 가운데 하나는 귀신이 부당하게 대우 받거나 죽음을 당해 보복하고 싶어하는 죽은 사람들의 영혼이라는 것이다. 귀신에 대한 또 다른 개념은 ‘그들이 죽은 자들의 악한 영혼’이라는 것이다. 오리겐은 교회가 귀신의 기원에 대해 분명히 정의된 가르침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오리겐은 마귀가 하나님께 반역한 후 많은 천사들을 유혹해 그와 함께 타락했고 그 타락한 천사들이 귀신이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
그러나 가장 널리 알려진 신화는 성경에서 찾을 수 있다. 신구약 중간기 문학에서 랍비와 교부들은, 귀신은 사람과 천사들 사이에서 태어난 자들의 영혼이라고 보았다. 창세기의 설화에 따르면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들이 여자와 결혼하여 악한 종족을 낳았는데 이들은 거인으로서 땅을 정복하고 폭력과 피로 땅을 더럽혔다. 하나님은 이들을 멸하기 위해 홍수를 일으켰다. 천사도 사람도 아닌 이들은 익사해 영은 공중에 사로잡혔으며, 귀신으로 출몰해 들어가 거할 사람의 몸을 찾는다. 저스틴 마터는 “천사들이 여자들의 사랑에 유혹되어 귀신이라 불리는 자녀를 낳았다”고 말한다.

신약에서 다이몬이라는 단어는 오직 한 번 나온다(마 8:31). 이와 평행절인 누가복음 8장 27절은 다이모니온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이 단어는 악한 귀신의 영으로 성경에 50회 이상 나온다(행 17:18은 제외). 마가복음 5장은 거라사인 지방의 귀신들린 자를 더러운 영(프뉴마 아카타르톤)을 가졌다고 묘사한다. ‘더러운 영’이라는 말은 신약에 20회 나온다. “악한 영”(프뉴마 포네론)은 누가복음 8장 2절에서 다이몬 대신 사용되었다. 이러한 절로 볼 때 신약에서 귀신의 속성과 기능은 육과 영적인 면에서 인간을 더럽히고 악을 조성하는 것이다.

귀신은 사람 속에 거하려고 하며, 큰 숫자로도 거할 수 있었다. 거라사인 지방의 귀신들린 자를 통해 “군대니 이는 우리가 많음이라”(막 5:9)고 대답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막달라 마리아는 일곱 귀신을 쫓고 고침을 받았다(눅 8:2; 11:24∼26과 비교하라). 이렇게 귀신이 사람 속에 거하는 것을 성경 기자는 “귀신을 가졌다”(에케인 다이모니온,) 또는 “귀신들렸다”(다이모니제스타이, )라고 표현한다. 사람 속에 거하는 영은 그럼에도 몸을 소유한 듯이 보인다. 속에서 꼭두각시를 조정하듯 환자를 통해 말을 하고 환자를 끌고 다닌다(막 1:24; 9:26).
공관복음에서 사람의 몸에 대한 귀신의 주된 효과는 육체적, 정신적 질환과 반사회적인 행동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거라사인 지방의 귀신들린 자는 무덤과 인적이 드문 곳에 거하면서 여러 번 고랑과 쇠사슬에 매이고 늘 소리를 지르며 돌로 자기 몸을 상하게 했다(막 5:2∼6). 귀신들림이 때로 연약함과 병(마 4:24, 막 1:32)과는 달리 취급되지만, 귀신은 벙어리(마 9:32), 소경(마 12:22), 귀머거리(막 9:17∼29), 간질(마 17:18; 문자적으로 “미친”), 열병과 다른 병(눅 4:39; 8:2)도 일으켰다. 그러나 귀신들림의 주된 현상은 ‘정신이상’이었다.
거라사인 지방의 귀신들린 자는 고침을 받고서 “정신이 온전해졌다”(막 5:15). 이러한 생각이 일반적이었으므로 한 사람의 의견이 다른 사람과 일치하지 않으면 미쳤다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 비방의 방법이었다. 그래서 침례 요한도 귀신들렸다(=미친, 눅 7:33)고 비방을 받았고 예수도 그랬다(요 8:48; 10:20 “그가 귀신들려 미쳤다”와 비교하라).
신약에 따르면 예수는 귀신을 말씀으로 쫓아냈다(엑바레인, , 마 8:16; 8:32에서 (휘파게테)는 “가라”라는 뜻이다). 그는 제자들에게 그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는 권세를 주었고 제자들은 수세기에 걸쳐 눈에 띄게 성공적으로 사역하였다.
예수의 사역과 초대 기독교에서 축사(逐邪)의 요점은 고통을 없애는 것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왕국과 마귀의 왕국이 충돌하는 것이었다. 악의 왕국은 마귀 수하에 여러 계급으로 조직된 군대로서 개념화 되었다(눅 11:18, 26, 엡 6:12와 비교하라). 사람들이 예수가 귀신의 왕인 바알세불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낸다고 비난했을 때, 그는 자신의 사명이 강한 자의 집에 들어가 그 소유를 빼앗는 것(막 3:27)으로서 마귀의 왕국에 들어가 억압된 자들을 구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일을 “강한 자를 결박”함으로써 이루었는데 이는 성령으로 귀신을 쫓는 것이었다(마 12:28). 귀신은 분명히 예수를 한눈에 알아보았고, 때로 “나는 당신이 누구인줄 아노니 하나님의 거룩한 자니이다”(막 1:24; 1:34와 비교하라) 하고 소리쳤다. 귀신은 무서워 하는 듯이 보였으며(약 2:19와 비교하라), 그들에 대한 심판이 다가오는 것과 예수가 자신들의 활동에 종지부를 찍으리라는 것을 알았기에 “우리를 멸하러 왔나이까?”(막 1:24) 또는 “때가 이르기 전에 우리를 괴롭게 하려고 여기 오셨나이까?”(마 8:29; 25:41 “마귀와 그의 사자들을 위하여 예비된 영영한 불”과 비교하라) 하고 소리 질렀다. 누가복음 8장 31절에서 거라사인 지방의 귀신은 예수에게 무저갱으로 들어가라 하지 마시기를 간구하였는데 무저갱은 타락한 천사들을 가두는 감옥을 말할 가능성이 높다(벧후 2:4에서 천사들이 있는 “어둠의 구덩이”와 계 9:1∼11과 비교하라).

바울과 바울학파로 가면 두 왕국의 전쟁은 우주의 권세와 종교적인 전쟁으로 더욱 분명해진다. 그리스인들의 경쟁하는 신들은 귀신이며(고전 10:20, 21; 12:2와 비교하라), 기독교인들은 한때 자연력의 영적인 권세 아래 놓여 있었다. 아마 그들 중에는 무지하여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은 마귀에게 속한 이 시대의 관원들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고전 2:8).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마귀에 속한 통치자들과 권세들을 그리스도를 통해 무장해제시켰고 그리스도는 부활하심으로써 모든 천사와 마귀의 정사와 권세와 능력과 주권을 통치할 권세를 부여 받았다(엡 1:21, 고전 15:24, 25와 비교하라). 그래서 기독교인들은 언젠가 (악한) 천사들을 심판하는 자리에 앉게 될 것이다(고전 6:3). 마귀의 세력은 교회를 공격한다. 그런 천사들과 정사들과 권능들은 하나님의 사랑에서 믿는 자들을 이간시키려 하지만 실패할 것이다(롬 8:38). 사단의 종인 기독교의 거짓 사도들은 고린도인들을 거짓 가르침으로 속이려 했다(고후 11:13∼15). 사단에 속한 한 천사는 심지어 바울을 괴롭히기도 하였다(고후 12:7). 목회서신의 저자는 마지막 날에 부주의한 자들이 식물을 폐하고 혼인을 금하는(딤전 4:1∼3) 거짓 영들과 귀신의 가르침을 좇으리라고 예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