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극/바이블스토리

바이블 스토리 -제1화- 아담(10회~12회)

은바리라이프 2008. 5. 20. 20:38
바이블 스토리 -제1화- 아담(10회~12회)




제10회


그렇게 무너지듯 주저앉는 아담을 보자 이샤는 비로소 자신이 저지른 일이 얼마
나 큰 일인지를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이샤로서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넋을 잃고 있던 아담이 이샤 쪽으로 얼굴을 돌리지 않으면서 조용
히 말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이야?>
순간 이샤의 눈에서 눈물이 고이더니 커다란 방울이 되어 흘러내렸습니다.
아담은 여전히 앉은 채로 이샤의 대답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이샤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뭐라고 말을 하려고 해도 목이 매여서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 대신 숨죽인 흐느낌이 이샤의 입에서 새어나왔습니다.
그러나 아담은 그런 이샤의 흐느낌 소리에도 전혀 반응이 없이 그저 멍하니 앉아
있더니 마침내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허리에 두른 무화과 잎이 사각거렸습니다.
그러자 아담의 가슴 속에서 불같은 것이 솟아오르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것은 바로 화였습니다.
분노였습니다.
아담은 주먹을 꼭 쥐고는 저벅저벅 걸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동안에도 여전히 이샤에게는 눈길 한번 주지 않았습니다.
밖으로 나온 아담은 문을 쾅 하고 닫더니 어디랄 것도 없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그대로 가만히 있으면 가슴 속에서 타오르는 화를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기 때
문이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던 아담은 더 이상 숨이 가빠져 달릴 수가 없게 되자 제자리
에 멈춰 서서 잠시 무릎을 짚고 허리를 굽혀 숨을 몰아쉬더니 하늘을 향해 고함
을 질러댔습니다.
가슴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불길을 그렇게라도 토해내야만 했던 것입니다.


아담이 쾅하고 닫고 간 문소리가 이샤의 가슴을 쳤습니다.
숨죽여 흐느끼던 이샤의 흐느낌이 그때부터 통곡으로 바뀌어졌습니다.
에덴 동산은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했던 아담의 분노에 찬 고함 소리와 하와의 통
곡 소리에 놀라 침묵 속으로 빠져들어갔습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샤는 여전히 침대에 앉은 채였습니다.
아담은 아침에 그렇게 집을 나간 이후로 아직 들어오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상했습니다.
분명히 뱀은 우리가 그 열매를 먹으면 하나님과 같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
사실 이샤는 하나님과 같이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몰랐습니다.
막연히 하나님과 같이 되면 아주 좋고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었습
니다.
특히 아담이 하나님과 같이 된다면, 그렇게만 된다면 이샤는 무엇이든 할 수 있
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그 결과는 전혀 이샤의 기대와는 달랐습니다.
지금 이샤는 행복하기는커녕 그저 부끄럽고 수치스러울 뿐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아담을 슬프게 했다는 것이 너무나 가슴 아팠습니다.
이런게 하나님과 같이 되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이샤는 절대로 하나님과 같이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샤는 다시 고개를 숙여 무릎에 이마를 대었습니다.
아무 것도 하기 싫었습니다.
그저 이렇게 있다가 다시 잠이 들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잠이 들어 다시 눈을 떴을 때 이 모든 것이 꿈 속에서 일어난 일이 되었
으면 했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앉아있던 이샤가 갑자기 고개를 번쩍 들었습니다.
뱀이 떠올랐던 것입니다.
그리고 뱀이 이샤에게 한 말이 떠올랐습니다.
하나님과 같이 돼서 선악을 알게 될 거라고?
선악을 알게 된다는 것이 무슨 뜻이지?
그런 생각이 들자 이샤는 스스로의 어리석음에 가슴을 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과 같이 된다는 말에 혹해서 그만 선악을 아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그리
고 선악을 앎으로 생기는 결과가 어떤 것인지를 전혀 생각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뱀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말입니다.
나무 열매를 먹는다고 하나님과 같이 되리라고 믿은 자신의 어리석음도 몸서리치
게 깨달아졌습니다.
그런 생각들이 이샤의 머리 속을 휘젓자 이샤의 가슴 속에도 어떤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것은 바로 아담의 가슴 속에 있었던 그것과 동일한 화였고 분노였습니다.*주38
아담처럼 이샤의 입에서도 울부짖는 고함소리가 날카로운 비명처럼 흘러나왔습니
다.
그리고 이샤 역시도 도저히 그 자리에 있을 수가 없어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순간 허리에서 무화과 잎이 흘러내렸습니다.
이샤는 얼른 무화과 잎을 주워 올려 허리에 감았습니다.
전에 없던 그런 자신의 행동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또
이샤의 화를 붇돋았습니다.
이샤는 다시 한번 꺅하는 고함을 지르고는 집 밖으로 나와 문을 쾅하고 닫았습니
다.
하지만 이샤는 다시 그 자리에 못박히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금방이라도 어딘가로 달려가야할 것 같았지만 막상 집밖에 나오자 갑자기 어디
로 가야할지 몰랐던 것입니다.
언제나 포근하고 다정하게만 여겨졌던 에덴 동산의 아름다운 숲이 오늘은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해도 어스름해지는 저녁 시간이 되어 그림자가 길게 늘어지자 더더욱 그랬습니
다.
그렇다고 해서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가기도 싫었습니다.
이샤는 심호흡을 한번 하고는 마침내 발걸음을 옮겨 무작정 걷기 시작했습니다.


슬프고 우울한 하루였기에 결코 시간이 흘러가지 않을 것 같았지만, 어김없이 태
양은 서쪽으로 옮겨지고 있었습니다.
아담이 눈을 뜬 후부터 지금까지 보아왔던 그 청명한 하늘과 옆으로 길쭉한 타원
형의 해는 변함이 없었지만, 아담 자신은 이제 이전까지의 그가 아닌 것 같았습
니다.
무어라고 꼭 꼬집어서 그 이유를 댈 수는 없었지만 아담은 본능적으로 알 수가
있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들판에 누워서 하늘을 보며 아담은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배가 고픈 줄도 몰랐습니다.
다만 큰 잘못을 한 아이처럼 어떻게 하면 이 순간을 벗어날 수 있을까를 궁리할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도 해답은 나오지 않았습니다.*주39
마침내 아담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향해 걷기 시작했습니다.
아담의 기분을 눈치챘는지 평소에 아담만 나타나면 삽시간에 주위에 몰려들던 동
물 친구들조차 하나도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주40
하지만 지금의 아담으로서는 그런 것에까지 신경쓸 마음의 여유가 없었습니다.
정신없이 뛰어왔던 거리가 걸어가려니 꽤 먼 거리였습니다.
물론 급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빨리 걷고 싶은 마음조차 없었습니다.
아담은 자신의 발의 무게가 이렇게까지 무거울 수 있으리라고는 이전까지는 생각
도 못했었습니다.
그만큼 지금 아담이 발을 떼어 걷는 것이 힘겨워 보였습니다.
해가 서쪽의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습니다.
이샤와 함께 매일 저녁 감탄해 왔던 저녁노을이었습니다.
문득 아담의 입에서 한숨이 새어나왔습니다.
이샤를 생각하자 다시 가슴이 답답해지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그때 저 멀리서 낯익은 모습이 자신을 향해 천천히 걸어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이샤였습니다.


<제11회로 계속 이어집니다.>



제11회



아담은 잠시 멈춰서서 이샤의 걷는 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고개를 숙인 이샤의 모습이 지금까지 아담이 알지 못했던
또 다른 감정을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측은함이었습니다.
그런 마음이 들자 이샤를 꼭 안아주고 위로해주어야겠다는 마음도 자연스럽게 생
겼습니다.
아담은 다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후에 이샤도 아담을 보았습니다.
이샤 역시 아담을 보자 마자 그 자리에서 멈추어 섰습니다.
천천히 걸어가던 아담도 이샤와 두 세 걸음 떨어진 곳까지 이르러서 멈추어 섰습
니다.
이샤의 두 눈이 빨갛게 되어 퉁퉁부어 있었습니다.
또 다시 아담의 가슴이 찡하게 아파왔습니다.
하지만 마음처럼 이샤에게 다가가 안아줄 수가 없었습니다.
마주 선 두 사람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흘렀습니다.
몸을 조금 떨며 고개를 숙이고 있던 이샤의 입에서 작은 흐느낌이 새어나올 때까
지....
아담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조용히 손을 뻗어 이샤를 끌어당겼습니다.
이샤는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흐느끼는 채로 아담의 이끌림대로 따라가 아담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습니다.
이샤의 흐느끼는 소리와 몸의 떨림이 점점 더 커져갔고 이샤의 눈에서 흐르는 눈
물이 아담의 가슴을 적셨습니다.
그러자 아담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렀고 두 사람은 그렇게 부둥켜 안은 채로 서
서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이제 해는 거의 져서 선선한 저녁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할 때가 되었습니다.*주
41
두 사람은 이제 울음을 멈추고 나란히 서서 걷고 있었습니다.
아무 말도 없이 그저 나란히 걷기만 했습니다.
그 때였습니다.
저 앞 쪽에서 에덴 동산을 거니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왔습니다.*주42
이전 같았으면 너무나도 반가워서 즉시 달려갔을 아담이었지만 이제 아담은 그
럴 수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여호와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오는 곳과는 반대방향으로 걷기 시작했습니
다.
하지만 하나님의 기척은 점점 가까워져와 금방이라도 아담의 앞에 나타나실 것
만 같았습니다.
아담은 여호와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 두려워 식은땀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어느새 이샤의 손까지 잡고 뛰듯이 걷고 있던 아담은 커다란  나무 뒤로 이샤와
함께 몸을 숨겼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의 거니시는 소리가 바로 곁에서 들려왔습니다.
아담은 숨을 멈추고 눈을 감았습니다.
그때 아담을 부르는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아담아, 네가 어디 있느냐?>
아담은 그 순간 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끼며 정신이 아득해졌습니다.
아담의 손과 맞잡고 있는 이샤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이 느껴졌습니다.*주43
다시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아담아, 네가 어디 있느냐?>
아담은 이샤를 나무 뒤에 남겨두고 혼자 천천히 나무 뒤에서 걸어나왔습니다.
하지만 감히 하나님을 쳐다볼 엄두는 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눈길을 느끼며 아담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제가 하나님의 거니시는 소리를 듣고 벗은 것 때문에 두려워 숨었습니다.>
그 말씀을 들은 하나님께서 탄식을 하시며 다시 물었습니다.
<아담아....네가 벗었다고 누가 그러더냐?>
<....>
<내가 먹지 말라고 한 열매를 네가 먹었구나!>
하나님의 음성에는 이제 노기가 비쳐졌습니다.
그러자 얼른 아담이 말했습니다.
<하나님....그건 하나님께서 저와 함께 있게 하신 이샤가 그 나무 열매를 주어
서 먹게 된 것입니다.>
그 말을 나무 뒤에서 듣고 있던 이샤는 가슴이 철렁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샤야!>
하나님이 이샤를 부르셨습니다.
이샤는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려고 노력하면서 고개를 푹 숙이고는 천천히 나
무 뒤에서 걸어나왔습니다.
하나님이 이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어째서 이렇게 하였느냐?>
하나님의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미 무슨 말씀을 하실 줄 짐작했던 이샤는
얼른 대답했습니다.
<뱀이....뱀이 꾀어서 내가 먹었....습니다.>
말꼬리를 흐리는 이샤와 그 곁에서 어쩔줄 몰라하는 아담을 하나님께서는 가만
히 바라보았습니다.
아담과 이샤는 정말이지 차라리 죽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숲 속의 한 쪽편이 흔들리더니 쑥 하고 커다란 머리 하나가 나타났습니다.
뱀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쪽엔 관심도 없으시고 여전히 아담과 이샤만 바라보셨습니다.
한동안 아담과 이샤를 바라보던 하나님께서 마침내 고개를 돌려 입을 여셨습니
다.
<뱀아!>
하나님의 노기 띤 목소리에 뱀은 그 자리에서 납작 엎드려졌습니다.
<네가 이런 짓을 하였으니 너는 모든 가축과 들짐승보다 더욱 저주를 받아 지금
부터 배로 기어다니고 죽을 때까지 흙을 먹을 것이니라.>
<캬아아악!....끄아아악!>
하나님의 말씀이 끝나기가 무섭게 뱀의 거대한 몸이 땅바닥을 데굴데굴 구르기
시작하면서 뱀은 고통으로 처참한 비명을 질러댔습니다.
거대한 뱀의 몸은 고통에 못이겨 이리저리 뒹굴어대면서 주변의 나무들에 부딪쳤
습니다.
그 바람에 삽시간에 뱀의 몸은 온통 나뭇가지에 긁혀 피투성이가 되고 말았습니
다.
아담과 이샤는 눈을 질끈 감고 귀를 막았습니다.
언제까지고 계속 될 것만 같았던 고통의 순간도 마침내 끝이 난 모양인지 사방
은 다시 음울한 침묵 속에 휩싸였습니다.
아담과 이샤는 부들부들 떨면서 살며시 눈을 떴습니다.
비명 소리가 멈춘 후에 다시 뜬 두 사람의 눈에 비친 뱀의 모습은 이전의 아름다
운 모습은 찾아볼 수 없는 길다란 나무 둥걸 같이 변해 있었습니다.
머리를 아름답게 장식했던 뿔도, 탐스럽던 갈기도, 날씬하면서도 튼튼했던 네 다
리도,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리고 이제는 반짝거리는 비늘조각만이 남아있을 뿐
이었습니다.
뱀을 향한 하나님의 말씀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내가 너를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고 너의 후손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니 여자의 후손이 네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며 너는 여자의 후손의 발
꿈치를 상하게 하리라.>*주44
하나님의 말씀이 끝나자 뱀은 미움과 저주가 담긴 눈으로 아담과 이샤를 한동안
노려보더니 스르르 어디론가 기어가 버렸습니다.
아담과 이샤는 더더욱 두려움에 휩싸이게 되었습니다.
온몸이 이제는 사시나무 떨리듯이 떨려왔습니다.

<제12회로 계속 이어집니다.>


제12회



동산중앙의 나무 열매를 먹으면 죽으리라는 하나님의 경고가 뱀이 징계를 당하
는 모습을 보자 이제 곧 그들에게 들이닥칠 현실이 되리라는 생각이 그들을 사로
잡았던 것입니다.
차마 고개를 못 들고 서 있었지만, 두 사람은 자신들을 다시 바라보는 하나님의
눈길이 느껴졌습니다.
그러자 무릎에 힘이 빠지면서 도저히 그냥 그렇게 더 이상 서 있을 수가 없었습
니다.
아담과 이샤는 그 자리에서 털썩 무릎을 꿇고 벌벌 떨면서 엎드렸습니다.
금방이라도 하나님의 불호령이 떨어질 것만 같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잠시 후에 들려온 하나님의 음성은 조금 전의 뱀을 징벌하신 것과는 뭔
가 달랐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아담과 이샤에게는 그런 차이를 느낄만한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저 숨을 죽이고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엎드러져 있을 뿐이었습니다.
<이샤야!>
<....예....>
이샤는 다 죽어가는 듯한 힘이 없는 목소리로 하나님의 부름에 대답을 했습니다.
<내가 너에게 아이를 낳는 고통을 크게 더할 것이니 네가 진통을 겪으며 자식을
낳을 것이다.>
<네?>
이샤는 잠시 어리둥절했습니다.
금방이라도 피를 토하고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하나님의 말씀은 그것과
는 전혀 상관없는 말씀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아이를 낳는 고통이라고?
이샤는 그것이 어떤 고통일지 도저히 상상이 안 되었습니다.
그러나 일단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 조금 전의 뱀처럼 이샤가 벌을 받지는 않으
리라는 것이었습니다.*주45
그것을 깨닫자 이샤는 뛸뜻이 기뻤습니다.
그래서 큰 소리로 다시 대답했습니다.
<네!>
하나님께서 계속 말씀을 이으셨습니다.
<그리고 너는 남편을 사모하고 남편은 너를 다스릴 것이다.>*주46
<네!>
이제 이샤의 얼굴에는 미소마저 떠올랐습니다.
남편 아담을 사모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던 것입니다.
또 남편 아담이 자신을 다스리는 것 역시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나무 뒤에서 아담이 자신을 하나님께 고자질할 때 느꼈던 배신감 따위는 지금의
이샤에게는 사치스러운 감정이었습니다.
이샤는 그저 지금 죽지는 않는구나, 지금 뱀과 같은 그런 징벌을 받지는 않겠구
나 하는 생각에 그저 기쁠 따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일렀습니다.
이샤는 여전히 땅에 엎드린 채로 계속될 하나님의 말씀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그 다음에 들려오는 하나님의 말씀은 아담을 향한 것이었습니다.
이샤는 한없이 기쁘고 감사해서 다시 또 커다란 눈물방울들을 뚝뚝 흘렸습니다.
<아담아!>
<예, 하나님....>
곁에서 이샤에게 내리는 벌을 처음부터 다 듣고 있던 아담 역시 한켠으로는 가슴
을 쓸어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아담의 목소리에도 두려움과 떨림이 많이 사라져 있었습니다.
물론 아직 모든 불안감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결국 아담은 지금 죽지
않을 것이고 이샤의 사랑을 받으면서 이샤와 함께 자녀를 낳으면서 계속 살아갈
것임을 이제 알았던 것입니다.
<너는 네 아내의 말을 듣고 내가 먹지 말라고 한 과일을 먹었느니라.>
<....>
정말이지 아담은 땅 속이라도 들어가고 싶을 만큼 부끄러웠습니다.
<그러므로 땅은 너로 인해 저주를 받을 것이고 너는 평생 동안 수고해야 땅의 생
산물을 먹게 될 것이다.>
<....>
<땅은 너에게 가시와 엉겅퀴를 낼 것이며 너는 들의 채소를 먹어야 할 것이다.
너는 이마에 땀을 흘리며 고되게 일을 해서 먹고 살다가 마침내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 이것은 네가 흙으로 지어졌기 때문이다. 너는 흙이므로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
<....예....>
아담은 가슴이 아팠습니다.
아담의 잘못으로 인해 엉뚱하게 땅이 저주를 받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곧 땅에 대한, 이 세상에 대한 아담의 통치권이 사라졌다는 의미이기도
했습니다.*주47
하지만 지금의 아담에게는 그런 저런 생각에 앞서 그저 기쁘고 감사할 뿐이었습
니다.
그 때 기쁨과 감사에 싸인 아담과 이샤와는 달리 분노에 몸을 떠는 존재가 있었
습니다.
바로 사단이었습니다.
아까부터 숨죽이며 그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사단은 하나님의 판결을 하나 하나
곱씹어보다가 분통이 터지고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사단의 예상을 빗나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선악과를 먹으면 정녕 죽으리라는 그 경고는 어디로 갔는지 온데 간데 없고, 지
금 하나님이 아담과 이샤에게 하는 말은 땅을 일구고 아이를 낳으면서 언제까지
고 함께 살아간다는 내용이었던 것입니다.
죽음을 암시하는 곳은 겨우 아담이 흙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조차도 언제가 될지 알 수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사단은 너무나도 화가 나서 무어라고 따지고 싶었지만 또 그럴 수도 없었습니다.
결국 하나님께서는 지금 아담과 이샤에게 벌을 내리셨고 또 죽음을 얘기했기 때
문에 사단이 더 이상 무어라고 말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주48
<이제 일어나거라.>
하나님께서 땅에 엎드려 있는 아담과 이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예.>
<예.>
아담과 이샤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간신히 대답하고는 천천히 머뭇거리며 그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배가 많이 고플테니 이것들을 먹도록 하여라.>
하나님이 가리키신 곳을 보니 어느 틈에 따 놓으셨는지 각종 열매들이 가득 있었
습니다.*주49
하루종일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있었던 아담과 이샤의 입에 어느새 군침이 가득
고였습니다.
하지만 염치없이 선뜻 그것을 먹겠다고 손을 내밀 수는 없었습니다.
<....>
<....>
아담과 이샤가 그렇게 아무 말도 못하고 묵묵히 서 있기만 하자 하나님께서 그
열매들을 들어 그들 앞에 놓고는 다시 먹으라고 재촉을 하셨습니다.
그러자 비로소 아담이 먼저 손을 뻣어 열매를 집어 이샤에게 주고 다시 자신을
위해서도 하나를 더 집어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어서 먹으라고 손짓을 했습니다.
아담과 이샤는 열매를 머뭇거리며 열매를 입에 가져가 한입 베어물었습니다.
그 순간 두 사람의 눈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한 번, 두 번 입 안에 든 열매를 씹을 때마다 점점 더 목이 메여와서 도저히 넘
길 수도 없었습니다.
그런 그들을 하나님은 그저 측은한 눈빛으로 가만히 바라보실 뿐이었습니다.
하늘에는 어느새 커다란 달이 떠올라 그들의 눈물을 반짝거리게 하고 있었습니
다.
아담과 이샤는 목이 메여 잘 넘기지도 못했지만 그래도 조금씩 조금씩 눈물에 젖
은 열매들을 몇 개씩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아담과 이샤의 배가 어느 정도 부르게 되자 하나님께서 아담을 다시 부르
셨습니다.
<아담아.>


<제13회로 계속 이어집니다.>





해설.

*주38
창세기 3장 12, 13절에서 아담은 하와에게, 그리고 하와는 뱀에게 그 책임을 전
가합니다. 자신을 속인 대상에 대한 분노와 원망이 그 속에 있지 않았을까 합니
다.

<아담이 가로되 하나님이 주셔서 나와 함께하게 하신 여자 그가 그 나무 실과를
내게 주므로 내가 먹었나이다
여호와 하나님이 여자에게 이르시되 네가 어찌하여 이렇게 하였느냐 여자가 가로
되 뱀이 나를 꾀므로 내가 먹었나이다>
<창세기 3장 12~13절>

*주39
하나님과 멀어진 사람에게 가장 먼저 나타나는 현상이 무엇일까요? 아마도 그것
은 어떤 문제에 닥쳤을 때 하나님께 의뢰하기보다 스스로의 생각과 판단에 더 의
존하는 것일 겁니다. 파스칼은 사람은 마치 하나님인 것처럼 선악을 판단하려고
한다고 <팡세>에서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뱀의 유혹에 넘어간 사람은 결코 하나
님처럼 될 수 없음에도 마치 하나님인 것처럼 행동하려고 합니다. 하나님을 의뢰
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을 의뢰해야 하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내가 주를 의뢰하고 적군에 달리며 내 하나님을 의지하고 성벽을 뛰어 넘나이다>
<사무엘하 22장 30절>

<의의 제사를 드리고 여호와를 의뢰할지어다>
<시편 4편 5절>

<나는 오직 주의 인자하심을 의뢰하였사오니 내 마음은 주의 구원을 기뻐하리이
다>
<시편 13편 5절>

<내가 여호와를 가리켜 말하기를 저는 나의 피난처요 나의 요새요 나의 의뢰하
는 하나님이라 하리니>
<시편 91편 2절>

<여호와를 의뢰하는 자는 시온산이 요동치 아니하고 영원히 있음같도다>
<시편 125편 1절>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의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잠언 3장 5절>

<보라 하나님은 나의 구원이시라 내가 의뢰하고 두려움이 없으리니 주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며 나의 노래시며 나의 구원이심이라>
<이사야 12장 2절>

<주께서 심지가 견고한 자를 평강에 평강으로 지키시리니 이는 그가 주를 의뢰함
이니이다>
<이사야 26장 3절>

<너희는 여호와를 영원히 의뢰하라 주 여호와는 영원한 반석이심이로다>
<이사야 26장 4절>

<그러나 무릇 여호와를 의지하며 여호와를 의뢰하는 그 사람은 복을 받을 것이라>
<예레미야 17장 7절>

*주40
로마서 8장 19절이 생각납니다. 피조물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하나님을 대신
해서 공의를 베풀 회복된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하지만 이제 아담은 하나님을 대
신하는 통치자가 아니라 스스로가 하나님처럼 선악을 판단하게 된 존재가 되었습
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에 의해 창조된 피조물에게서 더 이상 자발적인 순종을 얻
을 수 없게 된 것입니다.

<피조물의 고대하는 바는 하나님의 아들들의 나타나는 것이니>
<로마서 8장 19절>



*주41
현대인의 성경을 보면 창세기 3장 8절에 그날 저녁이라고 적혀있고, 거기에 '암
시됨'이라고 주를 달아놓아 놓았는데 그것이 또 아주 과학적입니다. 홍수 이전에
는 전 지구가 궁창 위의 물로 인한 온실 효과로 인해 아열대 기후로 동일했습니
다. 그렇기 때문에 각 지역의 기압차가 없었습니다. 즉 적도 지방의 열기와 극
지방의 한기로 인한 대륙간의 거대한 대륙풍이나 태풍은 없었다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을 것입니다. 왜냐하
면 땅이 햇볕에 달구어졌다가 식는 속도와 강이나 바다가 햇볕에 달구어졌다가
식는 속도가 달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침에는 빨리 식은 땅 쪽에서 천천히
식은 바다나 강쪽으로 바람이 불고, 저녁에는 천천히 달구어진 강이나 바다 쪽에
서 빨리 달구어진 땅 쪽으로 바람이 부는 것입니다. 공기는 찬 곳에서 따뜻한 곳
으로 흐르는 성질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날이 서늘할 때에 동산에 거니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아담
과 그 아내가 여호와 하나님의 낯을 피하여 동산 나무 사이에 숨은지라>
<창세기 3장 8절>

<그날 저녁, 날이 서늘할 때에 아담과 그의 아내는 여호와 하나님이 동산에서 거
니시는 소리를 듣고 그분의 낯을 피하여 동산 나무 사이에 숨었다.>
<현대인의 성경, 창세기 3장 8절>

*주42
에덴동산을 거니시는 하나님....그분은 아마도 육신을 가지신 예수 그리스도이셨
을 것입니다.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태초부터 계신 분이심을 증거하고 있습
니다. 우리는 보통 삼위일체에 대해서 최근에야 성경을 통해서 알게되었다는 선
입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
히려 고대에는 삼위일체사상이 보편적인 상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우선 모세
가 썼다고 알려져있는 창세기에도 하나님을 '우리'라는 복수명사로 취급하고 있
고, 고대 족장 시대에는 직접 아브라함과 야곱의  앞에 육신을 가지신 모습으로
찾아가시기도 했습니다. 우리 나라에도 고대로부터 삼신사상이 내려오고 있고
세 개의 동그라미가 하나의 원이 되는 삼위태극으로 그것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국기인 태극기의 이위태극은 중국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고대
이집트에서 전파된 사상입니다. 대영박물관의 이집트 관에 가보면 고대 이집트
의 그림에 태극문양이 빼곡이 들어차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즉,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 사상에 대적하기 위한 사단의 전략이 바로 음양사상인 것
입니다.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신은 수면에 운행하시
니라>
<창세기 1장 2절>

<하나님이 가라사대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로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육축과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창세기 1장 26절>

<여호와 하나님이 가라사대 보라 이 사람이 선악을 아는 일에 우리 중 하나같이
되었으니 그가 그 손을 들어 생명나무 실과도 따먹고 영생할까 하노라 하시고>
<창세기 3장 22절>

<자, 우리가 내려가서 거기서 그들의 언어를 혼잡케 하여 그들로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하자 하시고>
<창세기 11장 7절>

<여호와께서 마므레 상수리 수풀 근처에서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시니라 오정 즈음
에 그가 장막 문에 앉았다가
눈을 들어 본즉 사람 셋이 맞은편에 섰는지라 그가 그들을 보자 곧 장막 문에서
달려나가 영접하며 몸을 땅에 굽혀>
<창세기 18장 1~2절>

<아브라함이 뻐터와 우유와 하인이 요리한 송아지를 가져다가 그 들의 앞에 진설
하고 나무 아래 모셔 서매 그들이 먹으니라>
<창세기 18장 8절>

<야곱은 홀로 남았더니 어떤 사람이 날이 새도록 야곱과 씨름하다가
그 사람이 자기가 야곱을 이기지 못함을 보고 야곱의 환도뼈를 치매 야곱의 환도
뼈가 그 사람과 씨름할 때에 위골되었더라
그 사람이 가로되 날이 새려 하니 나로 가게 하라 야곱이 가로되 당신이 내게 축
복하지 아니하면 가게 하지 아니하겠나이다
그 사람이 그에게 이르되 네 이름이 무엇이냐 그가 가로되 야곱이니이다
그 사람이 가로되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 부를 것이 아니요 이스라엘이라 부
를 것이니 이는 네가 하나님과 사람으로 더불어 겨루어 이기었음이니라
야곱이 청하여 가로되 당신의 이름을 고하소서 그 사람이 가로되 어찌 내 이름
을 묻느냐 하고 거기서 야곱에게 축복한지라
그러므로 야곱이 그곳 이름을 브니엘이라 하였으니 그가 이르기를 내가 하나님
과 대면하여 보았으나 내 생명이 보전되었다 함이더라>
<창세기 32장 24~30>

<베들레헴 에브라다야 너는 유다 족속 중에 작을지라도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가
네게서 내게로 나올 것이라 그의 근본은 상고에 태초에니라>
<미가서 5장 2절>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
님이시니라
그가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요한복음 1장 1~2절>

<태초부터 있는 생명의 말씀에 관하여는 우리가 들은 바요 눈으로 본 바요 주목
하고 우리 손으로 만진 바라>
<요한일서 1장 1절>

<아비들아 내가 너희에게 쓰는 것은 너희가 태초부터 계신 이를 앎이요 청년들
아 내가 너희에게 쓰는 것은 너희가 악한 자를 이기었음이니라
아이들아 내가 너희에게 쓴 것은 너희가 아버지를 알았음이요 아비들아 내가 너
희에게 쓴 것은 너희가 태초부터 계신 이를 알았음이요 청년들아 내가 너희에게
쓴 것은 너희가 강하고 하나님의 말씀이 너희 속에 거하시고 너희가 흉악한 자
를 이기었음이라>
<요한일서 2장 13~14절>

*주43
자신의 죄를 깨달은 죄인들은 하나님 앞에서 두려워할 수 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시몬 베드로가 이를 보고 예수의 무릎 아래 엎드려 가로되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니>
<누가복음 5장 8절>

<세리는 멀리 서서 감히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 보지도 못하고 다만 가슴을 치
며 가로되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옵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였느니라>
<누가복음 18장 13절>

*주44
창세기 3장 15절의 이 구절은 보통 원복음이라고 합니다. 하나님의 예수 그리스
도를 통한 구속사역의 장대한 역사가 이때부터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여자의 후
손은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혈통은 남자로 이어지기 때문입니
다. 하지만 단 한 분, 여자의 후손이 계셨습니다. 그분이 바로 성령으로 잉태되
어 처녀 마리아의 몸을 통해 태어나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여자의 후손 예
수 그리스도는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우리의 죄를 담당하시면서 뱀에 의해 발뒤
꿈치가 상하셨지만, 3일 후에 부활하셔서 사망권세를 이기심으로 뱀의 머리,
즉 사단을 상하게 하셨습니다. 마침내 창세로부터 시작된 구속사역의 완성이 이
루어진 것입니다.

<내가 너로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고 너의 후손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
리니 여자의 후손은 네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요 너는 그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이니라 하시고>
<창세기 3장 15절>

<그러므로 주께서 친히 징조로 너희에게 주실 것이라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
을 낳을 것이요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이사야 7장 14절>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 이름은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하셨
으니 이를 번역한즉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 함이라>
<마태복음 1장 23절>



*주45
출산의 경험이 있는 여자분들은 그 고통을 겪고 난 후에 하와를 원망하게 됩니
다. 하와로 인해 출산의 고통이 있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실은 출산
의 고통이 하와로 인해 생겨난 것은 아닙니다. 창세기 3장 16절의 말씀은 원래
고통이 있는데 거기에 크게 더하신다고 하신 것입니다. 그러면 이제 하와의 입장
에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때까지 하와는 출산의 경험이 없었습니
다. 아직 하와가 경험해보지 못한, 그래서 전혀 어떤 것인지 상상할 수 없는 출
산의 고통을 지금 하나님께서는 벌로 내리시고 계십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기
를 크게 더하신다고 하셨으니까 그런 줄 알고는 있지만 정말 얼마만큼 더해졌는
지는 하나님만이 아실 일입니다. 사단으로서는 복장이 터질 노릇이 아닐 수 없
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또 그것은 하나님께서 선악과를 따 먹으면 생기는 결과
로 경고하신 죽음과는 너무나 상반된 벌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출산의 고통을
더하신다는 말씀은 곧 하와가 앞으로 계속 살아갈 것임을 뜻하는 것이었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아담과 계속 부부의 연을 맺으며 함께 사랑을 나누며 살아갈 것
을 암시하는 것이었습니다. 도저히 그 당시의 하와로서는 그것을 벌로서 생각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또 여자에게 이르시되 내가 네게 잉태하는 고통을 크게 더하리니 네가 수고하
고 자식을 낳을 것이며 너는 남편을 사모하고 남편은 너를 다스릴 것이니라 하시
고>
<창세기 3장 16절>

*주46
남편을 사모해야 하고 남편의 다스림 속에 살아야 한다는 말씀은 출산의 고통보
다 한 술 더 뜨는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아담을 사모했었습니다.
특히 저는 이 글에서 하와가 아담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아담이 하나님과 같
이 되기를 원해서 먹으면 죽을 지도 모르는 선악과를 먼저 따 먹어보았고, 그것
을 먹고도 무사함을 깨닫자 아담에게도 권한 것으로 설정을 했습니다. 그리고 아
담은 그 당시 하나님께서 부여해주신 이 세상의 통치자로서의 권한을 가지고 있
었기에 하와 역시 지금까지 아담의 다스림 속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하나님
께서는 일부러 그것을 다시 언급하고 계십니다. 도저히 징계라고 할 수 없는 말
씀이 아닐 수 없는 이 말씀은 바로 아담의 무너진 권위에 대한 회복을 다시 세워
주시는 하나님의 배려입니다. 선악과를 따 먹음으로 인해 하나님의 형상이 상당
부분 훼손되었고, 또 하나님의 징계가 두려워 하와에게 책임을 전가한 것으로 인
한 하와에게 실망감을 준 것에 대해서 지금 하나님께서는 사려깊은 배려를 하시
는 것입니다. 이런 사려깊은 배려는 성경의 곳곳에 나타나는데, 그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것이 바로 예수님을 세 번이나 부인한 베드로의 권위를 회복시켜 주시
는 장면일 것입니다.

<이것은 예수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신 후에 세 번째로 제자들에게 나타나
신 것이라
저희가 조반 먹은 후에 예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하시니 가로되 주여 그러하외다 내가 주
를 사랑하는 줄 주께서 아시나이다 가라사대 내 어린 양을 먹이라 하시고
또 두 번째 가라사대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니 가로되
주여 그러하외다 내가 주를 사랑하는 줄 주께서 아시나이다 가라사대 내 양을 치
라 하시고
세 번째 가라사대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니 주께서 세
번째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므로 베드로가 근심하여 가로되 주여 모든 것을
아시오매 내가 주를 사랑하는 줄을 주께서 아시나이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내 양
을 먹이라>
<요한복음 21장 14~17절>

*주47
하나님의 명령을 정면으로 거역하였고, 또 그 이유가 하나님과 같이 되기 위해서
였던 아담에게는 이제 하나님을 대리하는 다른 피조물에 대한 권위는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아담과 하와에게 기쁘게 많은 산물을 내어주던 땅이 먼저 아
담에게 순종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하나님이 특별히 아담에게 내
린 벌이라기 보다 어차피 그렇게 될 일이었습니다. 그런 일을 하나님께서는 마
치 그것이 벌인 양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러면서 거꾸로 땅에게 아담을 거역하
는 일에 대한 한계를 은근히 그어놓으십니다. 즉, 아담이 수고한 만큼은 땅이 아
담에게 식물로 쓸 채소를 내어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것은 벌이 아
니라 사랑인 것입니다.

<아담에게 이르시되 네가 네 아내의 말을 듣고 내가 너더러 먹지 말라 한 나무
실과를 먹었은즉 땅은 너로 인하여 저주를 받고 너는 종신토록 수고하여야 그 소
산을 먹으리라
땅이 네게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낼 것이라 너의 먹을 것은 밭의 채소인즉
네가 얼굴에 땀이 흘러야 식물을 먹고 필경은 흙으로 돌아 가리니 그 속에서 네
가 취함을 입었음이라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 하시니라>
<창세기 3장 17~19절>

*주48
하나님과 사단은 사람을 향한 마음이 완전히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사단은 아
주 단순합니다. 우리를 정죄해서 멸망에 빠뜨리려고 할 뿐입니다. 그래서 요한계
시록 12장 10절의 말씀처럼 밤낮으로 계속해서 우리를 하나님 앞에 참소하는 존
재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를 대하시는 것은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습니
다. 공의의 하나님이시면서 동시에 사랑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공의의 하
나님은 사단의 고발에 대해서 어떤 형식으로든 판결을 내리셔야 합니다. 또한 반
면에 사랑의 하나님은 우리를 멸망에서 건지셔야 합니다. 시편 37편 28절의 <여
호와께서 공의를 사랑하시고 그 성도를 버리지 아니하심이로다>라는 구절은 그
런 하나님의 심정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성도를 버리지 아니하시는 하나님의 공의가 실행이 된 이후에는 그 어떤 정죄함
도 더 이상은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는 반석이시니 그 공덕이 완전하고 그 모든 길이 공평하며 진실무망(眞實無
妄)하신 하나님이시니 공의로우시고 정직하시도다>
<신명기 32장 4절>

<여호와께서 공의를 사랑하시고 그 성도를 버리지 아니하심이로다 저희는 영영
히 보호를 받으나 악인의 자손은 끊어지리로다>
<시편 37편 28절>

<주 여호와께서 나를 도우시리니 나를 정죄할 자 누구뇨 그들은 다 옷과 같이 해
어지며 좀에게 먹히리라>
<이사야 50장 9절>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로마서 8장 1절>

<내가 또 들으니 하늘에 큰 음성이 있어 가로되 이제 우리 하나님의 구원과 능력
과 나라와 또 그의 그리스도의 권세가 이루었으니 우리 형제들을 참소하던 자
곧 우리 하나님 앞에서 밤낮 참소하던 자가 쫓겨났고>
<요한계시록 12장 10절>

*주49
이 부분 역시 베드로의 권위를 회복시키시는 예수님의 모습에서 힌트를 얻어서
쓰게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어보기 이전에
먼저 베드로의 배고픔과 예수님께 대한 죄송스런 마음을 배려하셔서 손수 따뜻
한 불과 떡을 준비해두셨습니다. 우리 하나님은 그런 세심한데까지 배려를 아끼
지 않으시는 자상한 분이십니다.

<예수께서 가셔서 떡을 가져다가 저희에게 주시고 생선도 그와 같이 하시니라
이것은 예수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신 후에 세 번째로 제자들에게 나타나
신 것이라
저희가 조반 먹은 후에 예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하시니 가로되 주여 그러하외다 내가 주
를 사랑하는 줄 주께서 아시나이다 가라사대 내 어린 양을 먹이라 하시고>
<요한복음 21장 13~15절>



이용재
(2003-08-16 13:08:46) 
갑자기 나타난 '이샤'라는 이름에 당황하는 분들이 없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이유를, 처음부터 새로 고쳐 쓰면서 3회에서 주로 달았었는데 다시 여기에 옮겨놓
겠습니다.

주12.
하와라는 이름이 처음으로 나오는 곳은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은
것에 대한 징계를 받고 난 이후인 창세기 3장 20절입니다. 그 이전까지는 '여
자'라고 불리워졌습니다. 하지만 이 글 속에서 '여자'라고 칭하는 것이 너무 어
색하므로 '여자'라는 뜻을 가진 히브리어로 대신했습니다. 사실 아담이란 이름
도 본래 '흙' '사람'을 뜻하는 말이니까요. 즉, '사람'대신에 '아담'이라고 쓴 것
처럼 '여자' 대신에 '이샤'라고 한 것입니다. 본래, 여자를 뜻하는 히브리어의
정확한 발음은 '이솨'입니다만, 어감이 별로 좋지 않아서 여기서는 '이샤'라고
발음하였습니다.

<아담이 가로되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 이것을 남자에게서 취하
였은즉 여자라 칭하리라 하니라>
<창세기 2장 23절>

<여호와 하나님의 지으신 들짐승 중에 뱀이 가장 간교하더라 뱀이 여자에게 물
어 가로되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더러 동산 모든 나무의 실과를 먹지 말라 하시
더냐
여자가 뱀에게 말하되 동산 나무의 실과를 우리가 먹을 수 있으나
뱀이 여자에게 이르되 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
여자가 그 나무를 본즉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
기도 한 나무인지라 여자가 그 실과를 따먹고 자기와 함께 한 남편에게도 주매
그도 먹은지라
아담이 가로되 하나님이 주셔서 나와 함께하게 하신 여자 그가 그 나무 실과를
내게 주므로 내가 먹었나이다
여호와 하나님이 여자에게 이르시되 네가 어찌하여 이렇게 하였느냐 여자가 가
로되 뱀이 나를 꾀므로 내가 먹었나이다
내가 너로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고 너의 후손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
리니 여자의 후손은 네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요 너는 그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이니라 하시고
또 여자에게 이르시되 내가 네게 잉태하는 고통을 크게 더하리니 네가 수고하
고 자식을 낳을 것이며 너는 남편을 사모하고 남편은 너를 다스릴 것이니라 하
시고>

<창세기 3장 1~2, 4, 6, 12~13, 15~16절>

<아담이 그 아내를 하와라 이름하였으니 그는 모든 산 자의 어미가 됨이더라>
<창세기 3장 20절>
행복한 사람
(2003-08-16 13:09:38) 
와우~~ 드뎌 올리셨군요
정말 섬세한 표현 하나 하나에 놀래게 되요..
죄에 대해 민감하지 못해서 쉽게 넘어갔다가
나중에 한없이 후회를 하게 되는 저의 모습을 돌아보게 됩니다.
다음편을 계속 기대할께요~~
갈말의 최고 소설가 화이팅!!!!
동산
(2003-08-16 13:10:15) 
하와,이브가 아닌 이솨..이샤라 하니 새롭네요..
창세때부터 우린 늘,잘못을 하고는 후회를 하는것 같아요..그리고 화를 내고,자신에에..
천천히 다시한번 봐야겠네요..
감사 드립니다..오늘 하루도 귀한날 되시길..
진재수
(2003-08-16 13:10:30) 
대단합니다!
저도요
(2003-08-16 13:11:54) 
목 빠지는 줄 알았당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