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주석강해/시가서

제 3 장 시가서

은바리라이프 2008. 4. 25. 20:17
제 3 장 시가서

우리가 성경을 대할 때 가장 부담 없이 읽고 은혜를 쉽게 받을 만한 부분이 시가서이다. 그렇다고 해서 시가서 전체가 시로 되어 있다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이 시적 운율을 사용하여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으며, 종교적인 교훈을 주로 담고 있다. 구약의 시가서는 욥기, 시편, 잠언, 전도서, 아가서의 5권의 책을 의미한다. 이 시가서를 특별히 '지혜서'라고 하는데, 이는 시의 요소는 물론 일부의 부분은 지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가서에는 아름다운 시와 찬양, 지혜와 교훈의 말씀들이 잘 함축되어 나타나고 있다.

 

1. 시가서의 분류

 

구약성경은 많은 부분이 시로 되어 있다. 엄밀히 말할 때 구약의 약 1/3이 시로 되어 있으며, 포괄적으로 본다면 히브리어의 특성상 구약 전체를 시가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이유는 구약의 대부분이 하나님을 찬양하고 그의 도우심을 노래하며, 종교적인 교훈을 주는 감동적인 시구(詩句)들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편적으로 구약에서 시가서라 할 때는 주로 시편, 잠언, 욥기를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맛소라 학자들이 현재의 성경을 편집할 때 위의 세 권만을 시가서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섯 두루마리 혹은 오축, 즉 아가, 전도서, 룻기, 애가, 에스더라고 불려지는 책들 중에서도 시가서로 분류할 때 큰 하자가 없는 책이 아가서와 전도서이다.

아가서는 그 의미가 '노래 중의 노래' 라는 뜻이며, 전도서 다른 시가서가 가지고 있는 지혜의 요소는 물론 시적인 장르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서에서는 분류상의 편의를 위해 기존 세 권의 책에 아가서와 전도서를 포함하여 시가서로 소개하고 있다.

 

2. 히브리 시가의 성격

 

1) 대구법(parallelism)의 발달

히브리 시에 있어서 대구법은 '의미상 운율'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이것은 사상의 균형이나 분배로부터 연유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753년 성경 학자 로버트 로드(Robert Low-th)는 이러한 대구법의 형식을 유사식, 대조식, 종합식의 제 가지로 구분하여 설명하였다.

유사식 대구법(Synonymous Parallelism)은 비슷한 말을 사용해서 같은 생각을 반복하는 것이며, 대조식 대구법(Antithetic Paralle-lism)은 뒷행에서 대조적인 사상을 반복하여 앞행의 사상을 강조하거나 확인하는 작시법이다. 종합식 대구법(Synthetic Parallelism)은 생각을 계속하여 표현하는 것으로서 뒷행 이하에서 첫 행에 무엇을 더하거나 그것을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2) 운율성

히브리 시가의 운율성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고대의 히브리 시그 인들은 시를 매우 정서적으로 썼으며 그 나름대로의 운율을 맞추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후대의 서양이나 헬라인들에게 있었던 것과 같은 엄격한 작시법 아래서 쓰여졌다고 보여지지 않는다.

 

3) 상징성

히브리 시는 함축적인 의미를 띤 언어들과 강한 상상력 혹은 숫자로 수식된 것이 많이 나타난다. 이렇게나 말들은 명유(明喩), 암유(暗喩), 전유(轉喩), 대유(代喩), 과장법, 두운법, 의인법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4) 반복법

히브리 시가의 대표적인 성격 중 하나가 반복법이다. 특히 히브리 시가의 반복과 운율은 그 구절을 배나 더 기억하기 쉽고 또 인상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반복은 가나안 사람들이 즐겨 쓰는 하나의 기법이었고, 또 성경에 나오는 시들 중 몇몇 편이 반복적으로 강조를 나타낸다. 따라서 이 반복법은 가나안 사람들이 사용하던 기법을 성경에서 자주 인용하였다는 학설이 지배적이다.

 

3. 시가와 지혜 문학

 

구약의 시가서 중에 잠언, 욥기, 전도서 그리고 시편 중 일부(시 1, 37, 49, 73, 112, 119, 127편)는 지혜 문학으로 분류된다. 외경에는 솔로몬의 지혜서와 벤시락의 지혜서가 있는데, 이들은 정경의 지혜 문학을 많이 모방하고 있다.

 

1) 지혜의 어원적 분석

히브리어 h!qj(호크마; 지혜)는 고대 근동의 아카우디아어와 우가릿어의 어원과 뿌리를 같이 한다. 아카디아어의 지혜는 '하카무' (aka-mu)이며 우가릿어에  있어서의 지혜는 '하큼' (hkm)이다. 이 단어들의 뜻은 '어떤 사람을 성공시키는 기술'을 의미한다. 이러한 의미는 히브리인들의 이해한 지혜의 개념과도 유사하다. 그러나 이스라엘에 있어서의 지혜는 주로 온전한 지혜를 지칭하는 것이었고 그것은 하나님께로부터 주어진다고 생각되었다(사31:2).

 

2) 히브리적 지혜

일반적으로 지혜는 재치와 통찰력 그리고 올바른 판단력 등을 바탕으로 인간의 가치와 목적을 이루어 나가는 능력이라 정의 될 수 있다. 따라서 지혜는 지식, 즉 어떤 사물에 대한 명료한 의식이나 앎과는 구분된다. 그러나 히브리적 사상에서의 지혜는 현재 우리가 규정하고 있는 것과 같이 명확히 구분 지어져 있지 않다. 그것은 잠1:7에서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라고 한 것과, 잠9:10에서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요"라고 한 말씀을 볼 때 잘 알 수 있다. 히브리적 사고에 있어서는 지혜나 지식이 분리된 것이 아니며 서로 상통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혜나 지식이 거의 동의어처럼 사용되기도 한다. 아울러 히브리적 사고에 있어서의 지혜는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부터 연유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다소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라도 그것은 하나님께로서 오는 것이다.

 

3) 히브리적 지혜의 기능

하나님으로부터 임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히브리인들의 지혜는 궁극적으로 종교적인 요소와 맞물려진다. 그러므로 지혜는 선과 악을 분별하는 절대적 확실한 수단이 되며, 악한 자에게는 벌을 내리며, 의로운 자에게는 상을 주는 근거가 된다.

 

4. 시가서의 편집

 

일반적으로 시편과 지혜서들이 현재와 같은 형태를 갖추고 읽혀지기 시작한 것은 포로기 후기의 일로 여겨진다. 이러한 시가서는 많은 저자들에 의해 짧은 단편으로부터 시작하여 매우 오랜 역사를 두고 형성된 것이다.

특히 시편은 율법의 수여자 모세로부터 시작하여 왕국 시대의 인물들에 이르기까지 그 저자가 다양하다.

현재 시가서의 편집자가 누구인지는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그러나 여러 가지 정황(시126, 137편)들로 미루어 볼 때 학사 에스라의 활동 시기와 그 이후의시대로 봄이 가장 타당하게 여겨진다. 익명의 편집자에 의해 편집되고 정리된 시가서는 이스라엘의 역사가 지속되어감에 따라 서서히 그 가치와 영감성을 인정받고 결국은 정경으로 채택되어 읽혀지게 되었음이 분명하다.

 

5. 기록 목적

① 욥기: 시가서 중에 욥기는 '의인이 왜 고난을 받는가'라는 문제에 답하기 위해 기록되었다. 이 문제에 대한 대답은 첫째, 하나님은 의인의 영혼을 순결하게 하며 강하게 하는 수단으로 고통을 허락하시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서 기록되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하나님의 생각과 그분이 하시는 일은 인간의 마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광대하심을 나타내기 위해 욥기를 기록했다.

② 시편: 본 서는 하나님을 경배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여러 인생의 상황 속에서 하나님께 드리는 시적인 고백과 기도와 찬양들로서 개인 신앙 생활에 위로나 교훈을 주며, 공중 예배 때 찬양의 책으로 쓰기 위해 기록된 것이다. 또한 종교적인 깊은 경건의 내용들은 신앙인의 발전을 위한 지침서가 된다.

③ 잠언: 본 서는 그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신앙 생활에 필요한 가장 실천적인 지혜, 즉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이 무엇인지를 깨달아 이를 실천하도록 하기 위해서 저술했다. 하나님이 원하는 삶은,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율법들을 지켜 순종하는 것을 그 기초로 삼고 있다. 이러한 하나님의 표준대로 사는 사람은 세상에서 형통하리라고 말하고 있다.

④ 전도서: 본 서는 다른 시가서와는 달리 하나의 뚜렷한 목적을 보여 주기 보다는 전통이나 일관성이 없는 지혜의 내용들이 기록되어 있다고 비평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얼핏 보기에는 모순되는 것 같은 말들이 하나의 통일된 교훈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세상에 새로운 것이 없고  모든 것이 헛된 것 같으나, 우주의 모든 일이 하나님의 섭리 속에서 진행된다는 것이다.

⑤ 아가서: 본 서는 솔로몬과 술람미 여인과의 아름다운 사랑을 통해 인간의 고뇌하고 순수한 사랑을 찬미하고 있다. 더 나아가서는 이런 사랑의 근원자이시며 완성자이신 하나님을 바라보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구약 성경의 형성사에서 시가서는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되었지만은 결국에는 정경으로서 아무 문제점이 없음을 드러났었다. 그것은 다른 성경과 비교해 볼 때 시가서들에는 하나님의 구언 업적과 말씀에 대한 직접적인 찬미와 응답 그리고 확고한 여호와 신앙을 기초로 한 지혜의 언어들이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