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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완 영화칼럼-트렁크 문을 닫고 그 여자와의 장난 멈춰라

은바리라이프 2008. 1. 20. 18:14

바로 그 장면의 종교적 해석 '주홍글씨'

하정완 영화칼럼-트렁크 문을 닫고 그 여자와의 장난 멈춰라 [2005-04-04 10:51]

  • ▲영화 묵상으로 설교하고 있는 하정완 목사

바로 그 장면. 진심이 가득히 묻어난 모습으로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연발하던 형사반장 기훈(한석규)이 불륜의 관계을 맺고 있던 가희(이은주)와 함께 인적이 드문 강변에 차를 세워놓고 자동차 트렁크안으로 섹스를 즐기러 들어가다 트렁크문이 닫힌 채 가희가 죽을 때까지 시간이 흐르는 장면을 잊을 수 없다.

이 장면을 찍을 때 한석규는 “이제부터 지옥문을 열어주마”라는 독백을 하면서 찍었다고 인터뷰한 기사를 읽었다. 장난으로 시작한 트렁크안의 정사, 하지만 빠져나올 수 없는 채 죽음까지 가야하는 비극, 그 안에서 오줌과 똥을 배설해야 했고, 눈 앞에서 고통당하는 불륜의 여인 가희의 죽음을 맞이해야 했고, 온갖 고백들, 아내와 가희의 동성애라는 충격적 고백과 이어지는 이야기들... 그랬을 것이다. 비록 영화지만 그것은 지옥이었을 것이다.

장난처럼 시작된 이 트렁크 신은 영화의 시작과 연결되어 있다. 형사반장인 기훈이 살인현장으로 가면서 승용차 안에서 읊조리던 독백 “모든 유혹은 재미있다. 항상 장난같이 시작된다. 왜 피하겠는가”처럼... 영화 서두에서 보여주는 “장난”은 어쩌면 오랜 시간동안 벌어지는 불륜과 같은 죄의 시작을 암시하고 있다.

이때 종말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반드시 그 종말이 우리에게 찾아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변혁감독은 트렁크 신으로 압축해놓은 것이다. 그러니까 트렁크 신은 인간의 죄와 그에 대한 벌이라는 매우 단순한 이야기를 불과 20분정도 시간에 담아놓은 것이다.

그것을 우리는 한석규의 고백에서 읽어낼 수 있는 것이다. 음... 트렁크로 들어갈 때 그곳이 장난으로 시작하지만 지옥이었다.

우리의 문제는 무엇일까? 우리의 인생이 너무 길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래서 우리는 장난처럼 죄로 들어가는 것이다. 수없이 넘쳐나는 불륜을 다룬 영화들, 대부분 사랑이란 이름으로 위장되어진다. 아름답게 보인다. 사랑이니까! 하지만 사랑이란 이름으로, 그럴수도 있을 것같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 죄들.

그런 이야기들처럼 영화의 시작은 “여자가 그 나무를 본 즉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 럽게도 한 나무인지라…“ 창세기 3장 6절로 시작된다. 죄의 시작은 늘 그렇다. 괜찮아 보인다. 장난처럼 시작한다. 아직은 괜찮을 것 같다.

▲주홍글씨에서 죄의 유혹에 빠지는 형사 기훈.
그래서 감독은 죄의 속성과 위험성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어쩌면 이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 만일 우리 죄의 인생을 한 시간 정도로 아니 20분정도로 요약해서 우리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이야기를 그린다.”이것이 그의 주제가 아니었을까? 그런 의미에서 감독이 Film2.0과 인터뷰할 때 웃으면서 ”누군 멜로라고 하지만 실은 이건 종교영화다“라고 말한 것은 진심이 아니었을까?

우리의 무뎌진 죄성, 이미 장난처럼 범하는 죄와 불륜, 수없이 반복되는 더러움... 들키지 않았기 때문에 안심하는 어리석음. 하지만 언젠가 드러날 것이다.

그러므로 아직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하지 마라! 반드시 우리가 지은 죄는 반드시 그 삯을 만나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두말할 것도 없다. “트렁크 문을 닫고 그 여자와의 장난을 멈춰라“

제안: 한번 들어가보라. 누군가가 곁에서 쳐다보고 있는동안 30초만이라도 트렁크에 들어가서 누워보라. 지옥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하면서 나의 모든 죄를 기억하면서 들어가보라

하정완 목사(꿈이 있는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