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LA에 있는 서머나교회의 담임 김성수 목사는 주일, 수요일, 매일 새벽예배 때 성경 본문을 깊이 파고들어가는 강해 설교를 한다. 요즘은 창세기, 요한복음, 로마서를 각각 강해하고 있다. (사진 제공 서머나교회) | | | LA에 있는 서머나교회는 개척한 지 3년밖에 안 된 젊은 교회이지만, 말씀 중심으로 탄탄하게 자라고 있다. 담임 김성수 목사는 주일과 수요일 예배 때 성경 본문을 집요하게 캐고 들어가는 설교를 한다. 5월 첫째 수요일 예배에 참석했을 때, 설교 내용과 관련된 성경 구절을 타이핑한 letter 사이즈 4장짜리를 열심히 들여다보고 때로는 메모를 하면서 설교를 듣는 교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약 300명 조금 안 되는 교인들 중에 100명 이상이 수요 예배에 나오는 것도 그렇지만, 자세 하나 흐트러뜨리지 않고 한 시간이 넘는 설교에 집중하는 것도 예사로운 모습은 아니다.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하는 새벽예배 때도 강해설교를 한다고 했다. 요즘은 주일에는 창세기를, 수요일에는 요한복음을, 새벽에는 로마서를 강해하고 있다.
성경 자체에 집중하는 것 못지않게, 설교 중간 중간에 기복적이고 세속적 욕망을 추구하는 요즘 교회와 교인들의 병든 신앙 행태를 거침없이 질타하는 모습은 미국의 한인 교회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모습이다. 가끔 큰 교회나 연합집회에 초청받아 설교를 할 때도 '왜곡된 축복론'이나 '고지론'을 비판한다.
개척하기 전부터 그의 성향이 어느 정도 알려졌던 탓일까, 3년 전 개척 예배를 드린 날 500명이 몰려들었다. 깜짝 놀랐다. 처음에는 다른 교회에서 듣지 못하는 얘기를 하니까 사람들이 모였던 모양이다. 하지만 자신들에게 불편한 얘기를 반복해서 하다 보면 슬슬 빠져나가는 것은 당연지사. 듣기 좋은 얘기도 한두 번인데, 축복보다 희생을, 누림보다 섬김을, 그것도 반복해서 강조하는 설교를 좋아할 교인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지금은 거품이 쭉 빠져서 평균 270~280명 정도가 출석하고 있다.
성경 본문에 충실한 설교를 한다는 소문이 바깥에 더 많이 퍼진 탓인지 교회 홈페이지(www.smyrnachurch.com) 방명록에는 설교 CD나 테이프를 요청하는 글들이 적지 않다. 홈페이지를 방문해서 설교를 듣는 이들도 꽤 있다.
하지만 아무리 성경 중심이라 할지라도 목사의 설교에 의존하는 신앙은 위험한 면이 있다. 김 목사도 그 부분을 잘 알고 있었다. 실제로 목사가 교회에 없는 날에 출석 교인이 확 줄어든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목사의 설교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여서 목사 우상화의 길로 접어들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 | | | | ▲ 청년, 여성, 영커플 등 그룹을 만들어서 성경 공부를 함으로써 목회의 설교에 의존하지 않도록 애쓰고 있다. (사진 제공 서머나교회) | | | 그래서 작은 그룹들을 만들어서 성경공부를 하고 있다. 칼빈의 <기독교강요>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가지고 공부하고, 정리한 내용을 가지고 가끔 목사와 대화한다.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간혹 김 목사가 설교한 내용에 대해 질문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내놓는 글이 눈에 띈다. 물론 대부분은 설교에 대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김 목사는 "사도 바울이 설교했는데도 베뢰아 사람들은 그 말이 정말 맞는지 돌아가서 다시 공부하지 않았나. 하물며 우리 같은 사람이 설교하는데…" 하면서 교인들의 공부를 강조했다.
공부만 해서 머리가 굵어지면 무지렁이의 단순하지만 순수한 신앙만 못한 자리로 내려앉기 십상이다. 공부하는 것만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할 따름이다.
매월 교회 재정을 결산하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고 하기에, 200명이 훨씬 넘게 모이는 교회가 왜 돈이 없다고 할까 궁금했다.
얼마 전에는 한국의 미자립 교회들이 예배 처소를 구하지 못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3년간 모아두었던 돈 10만 불을 모두 한국으로 보냈다. 그래서 일곱 교회가 예배 공간을 갖게 되었다. 농사를 짓고 막장에서 탄을 캐는 일을 해서 생계를 이어가는 목회자들 얘기를 듣고는 애써 모은 돈을 몽땅 보낸 것이다. 지금도 열 군데의 미자립 교회에 300불씩 매월 3,000불을 지원하고 있다.
점심 값이 없어서 굶는 신학생들이 많다는 소식을 듣고는 한국에 있는 신학교 네 곳에 매월 800불씩 총 3,200불을 보내고 있다. 중국에 있는 조선족 아이들 20명에게도 매월 200불씩 총 4,000불을 보내고 있다. 조선족 아이들 장학금 중 100불은 교회가, 100불은 자매결연을 한 교인이 보내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런 식이니 교회 재정이 남아돌 턱이 없다.
돈을 보내는 것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가장 쉬운 일이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젊은이들이 많고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이 교회로서는 바깥 사역에 돈을 보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외부에 지원을 하고 내부적으로 건물 임대료·각종 운영비·목사 생활비가 나가면 적자를 면하기 어렵다.
각 부서를 맡는 교역자 대부분은 직업을 따로 갖고 있다. 중고등부와 어린이 부서는 개척 전에 성경 공부를 했던 이들이 신학교를 다니면서 책임지고 있다. 십일조니 절기헌금이니 하는 항목을 따로 만들지 않고 그저 주일헌금으로 운영을 하기 때문에 늘 아슬아슬하다. 그러나 말로만이 아니라 현실로도 ‘텅 빈 충만’, ‘풍요로운 가난’을 체험하는 은총을 누리고 싶은 마음은 이런 일을 가능케 한다.
서머나교회는 3년 전 개척했지만 그전에 2년 동안 김 목사는 12명의 대학생들과 성경을 공부했다. 그들이 이 교회의 창립 멤버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성경을 공부하면서 동시에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 개척하기 전부터 중국의 북쪽 지역인 하얼빈에 가서 선교를 했다.
| | | | | ▲ 교회를 개척하기 전부터 해마다 7월이 되면 일주일 동안 중국 목단강 지역의 조선족 학교에 가서 조선족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돌아온다. (사진 제공 서머나교회) | | | 미국에 있는 1·5세, 2세 젊은이들과 마찬가지로 중국에 있는 조선족 아이들도 정체성에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한쪽은 중국어를 하고 한쪽은 영어를 하지만 둘 다 한국어도 할 수 있다. 그 공통분모를 갖고 만나다 보면 뭔가 밑바닥에서 통하는 게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5년째가 되었다.
올해 7월에도 일주일간 약 25명에서 30명 정도가 목단강 부근의 조선족 중학교에 가서 조선족 아이들을 만난다. 일주일 내내 이들이랑 놀고, 미술이나 공작 활동을 한다. 운동을 함께 하고 영어도 가르쳐준다. 조선족의 많은 부모들이 한국이나 일본, 또는 중국 내 대도시로 돈을 벌러 나가기 때문에 아이들은 정에 굶주려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아이들과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진하게 사랑을 나누고, 그것이 몇 년 쌓이게 되니 복음을 전해도 거부감이 없다.
처음에는 멀고 먼 미국에서 온 언니 오빠 형 누나 들의 모습이 낯설다. 비록 얼굴색이 같다고 해도 전혀 다른 환경과 문화 속에서 자랐기에 이질감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한국인이라고 하는 정체성은 감추려야 감출 수 없는 법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정이 쌓인다. 마지막 날 눈물바다를 이루는 것은 그네들의 보물인 순진무구함 때문이리라.
헤어지기 전날 밤을 꼬박 새우면서 만든 김밥이랑 시장에서 미리 사놓은 떡이니 과일이니 김치. 언니 오빠들이 기차 안에서 먹으라고 챙긴 먹을거리 안에는 아쉬움, 고마움, 그리움이 그득하다. ‘만수무강’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액자를 선물로 받아들고는 웃다가 울기를 반복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 만수무강해서 또 만나고 또 만나야지. 기차가 움직일 때까지 차창 안에 고정시킨 아이들의 눈시울은 이미 오래 전부터 붉어져 있다. 눈물 머금은 얼굴로 일주일 동안 배웠던 노래를 부르고 율동을 하면서 이별 잔치를 벌인다.
중국을 다녀온 이들에게 일주일 전과 그 후는 전혀 다른 시간이 된다. 물질적인 풍요로움 속에서 감사와 절제를 잊고 살았던 것, 넘쳐나는 복음을 귀하게 여기지 못했던 것, 나와 완전히 다른 환경 속에서 외롭고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을 보는 눈을 갖지 못하고 살았던 것, 이 모든 것이 새로워질 수밖에 없다. 짧은 만남 뒤의 긴 그리움, 그보다 더 큰 감사가 선물로 주어진다.
한 명이 중국을 가는데 1,500~1,600불의 비용이 든다. 이중 1,000불은 김성수 목사가 콘서트를 열어서 그 수익으로 충당한다. 김 목사는 88년 서울대를 다닐 때 KBS 대학가요축전에서 대상을 받고, 97년에도 2장의 앨범을 낸 적이 있다. 2006년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각본상·편집상을 수상한 영화 '크래쉬'에서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오는 '천사의 도시'라는 곡의 목소리 주인공이 김 목사이다.
| | | | | ▲ 대학생 시절 대학가요축전에서 대상도 타고 2장의 앨범도 낼 만큼 음악 실력이 뛰어난 김성수 목사는 지금도 해마다 콘서트를 열어 수익금으로 중국 선교 비용을 마련하고 있다. (사진 제공 서머나교회) | | | 이 콘서트는 LA에서도 제법 알려져 한 번 공연을 하면 1,000명 정도가 온다고 한다. 이때 수익금으로 중국 선교 비용의 상당 부분을 확보한다. 올해도 7월 22일 중국으로 떠나고, 콘서트는 6월 16일 오후 7시 Wilshure Ebell이라는 극장에서 연다. 선교 후원을 위해 입장료는 받지만 장애인과 조선족은 무료다.
올해는 선교팀을 체계적으로 조직해서 신분이나 직장 때문에 해외로 나갈 수 없는 교인들이 미국 내에서 원주민(인디언) 선교, 조선족 선교를 하도록 계획하고 있다. 김 목사가 한국에 있을 때 교회 동료들과 함께 신림동에 방을 하나 구해서 외국인노동자들을 공부시키고 임금 체불·의료 사고 등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도운 경험이 있다. 이곳에서도 소외 받고 외면 받는 이들을 만나서 섬기는 선교를 하려고 준비 중이다.
특히 미국에 있는 조선족의 경우 한국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가 너무 깊고 크기 때문에 좀처럼 마음의 문을 열려고 하지 않는다. "신학교 동기인 조선족 목회자가 교회를 개척했을 때 돕고자 했으나 연관을 안 지으려고 하더라. 국수 파는 조선족 아줌마와 얘기하려고 일부러 매일 가서 국수를 사먹었는데, 늘 울기만 하더니 결국은 어느 날 사라졌다."
이들 가슴에 깊이 박힌 상처는 김 목사에게도 상처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상처를 치료하는 약은 마음 나눔, 사랑 나눔밖에 없다는 것을 서머나교회 교인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그렇게 사모하면서 열심히 공부하는 성경 속에서 예수님이 말씀으로, 몸으로 직접 가르쳐주고 계시기 때문이다.
| | | | | ▲ 헤어짐을 안타까워하는 조선족 아이들이 붉게 물든 눈시울로 차창 안을 바라보고 있다. 밤새껏 정성을 다해서 만든 김밥 안에 담긴 그 따스함은 1년간 지속된다. 짧은 만남, 긴 아쉬움, 그러나 그보다 더 큰 감사가 중국을 다녀온 이들에게 충만해진다. (사진 제공 서머나교회) | | |
중국 조선족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소월아, 옥례야, 태성아, 복검아, 룡철아, 광호야. 너희들이 보내준 편지 너무 잘 받아보았어. 선생님은 너무 기뻐서 읽고 또 읽고, 일하는 데도 가지고 가서 힘이 들 때면 너희들의 편지를 꺼내 읽고 있는 걸 아니? 사랑한다고 존경한다고, 빨리 다시 오라고 말해주는 너희들의 편지에 당장이라도 교하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걸 아니?
"선생님 날 잊지 않았겠지요"라고 물어보는 너희들. 어떻게 잊을 수 있겠니? 교하에서 너희들과 보냈던 그 시간들이 선생님한테 얼마나 소중한데. 그리고 너희들 한 명 한 명 이름, 얼굴 특징,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데.
오늘 꼭 너희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단다. 선생님이 왜 교하에 갔었는지, 그때는 말하지 못했지만, 지금 오늘밤 꼭 이야기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단다.
너희들과 지내는 시간 동안 선생님은 속으로 계속 기도했던 것 한 가지가 있어. 그건 바로 너희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던 누군가가 있었기 때문이야. 그분은 선생님을 너무 사랑하셔서 나를 위해 돌아가신 분이란다.
너희들은 선생님이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말해주지만 사실 선생님은 너희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좋은 사람이 아니란다. 너무 작고 연약하고 악하고 형편없는 사람이지. 인내심도 없고 진짜로 누구를 사랑할 줄도 모르고 하루에 죄를 열두 번도 더 짓고, 아니 늘 악한 생각을 하며 살아. 선생님은 미워하는 사람도 많고 너희들보다도 순수하지 못해.
그런 선생님을 너무 사랑해서, 조건 없이 사랑해서 선생님을 위해 새로운 삶을 준비해두신 분이 계셨어. 선생님이 잘못한 모든 것을 용서하시고 하루하루 더 깨끗한 삶을 살아가게 하시는 분이 계셔. 그분은 선생님의 죄 때문에 아주 끔찍한 모습으로 선생님의 죄를 뒤집어쓰고 죽으셨고, 그러나 삼일 후 다시 살아나셨단다. 그리고 선생님이 이 땅에서 죽게 되면 그분과 함께 영원한 삶을 살 수 있게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분이지.
너희들이 사는 그곳에서는 조금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지? 선생님이 옛날 전래동화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 근데 이게 모두 진짜야. 선생님 삶에 일어난 이야기야. 그분은 선생님 마음에 살고 계신단다. 아직도 너무 연약해서 많이 실수하고 넘어지는 선생님을 위로하시고 조금씩 변화시키고 계신단다.
그리고 그분이 선생님을 중국 교하로 보내신 분이야. 그분은 그곳에도 계셔서 너희들을 사랑한다고 나한테 보여주셨단다. 그래서 내가 너희들을 사랑하는 건 선생님의 힘이 아닌 그분의 힘이란다. 실제로는 내가 아닌 그분이 너희들을 사랑하시는 거지. 이해가 되니? 그분은 이 모든 거짓말 같은 이야기들을 이해하게 하시는 분이시지.
선생님은 너희들이 편지에 "선생님 언제 오시냐"며 "빨리 다시 오시라"고 말할 때 당장 달려가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너희들이 선생님보다 그분을 더 기다리고 만나고 싶어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단다.
선생님이 명년에 너희들을 만나게 될지 안 될지 모른단다. 물론 너무 보고 싶고 참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너희들을 안아주고 싶지만. 혹시 그렇게 안 되어도 선생님은 너희들을 천국에서 보고 싶다. 너희들에게 이 이야기를 너무 들려주고 싶단다.
룡철아, 선생님이랑 교실에서 눈 마주치며 웃었던 기억 속에 선생님의 미소는 바로 그분의 미소임을 잊지 말아라.
소월아, 이야기대회 나가서 상을 받게 되기를 선생님은 너무 바라지만 그보다 더 소월이가 그분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복검아, 운동회에서 이겼을 때 기쁨보다 더 큰 기쁨이 그분을 만나면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다.
옥례야, 선생님과 헤어질 때 그렇게 많이 울었다고? 그분은 옥례가 슬플 때 더 많이 슬퍼하시고 옥례와 함께 우시는 분임을 알았으면 좋겠다.
태성아, 태성이 골 아프다고 선생님 걱정하는 걸 오히려 걱정했지? 그분은 태성이의 골을 만드신 분이라는 걸 아니?
광호야, 선생님도 광호를 많이 사랑해. 그러나 그분은 선생님보다 더 많이 광호를 사랑해.
얘들아, 선생님은 오늘밤 너희들에게 이이야기를 너무나 들려주고 싶구나. 그렇지만 선생님이 너희들에게 말해주지 못한다 해도, 그분은 말이지, 그분은 절대로 그분이 택하신 사람을 포기하지 않으시는 분이란다. 그분의 사랑은 그 어느 것으로도 끊을 수 없고, 사람이 말로 전하더라도 그걸 알게 하시는 분은 오직 그분이란다. 그래서 선생님은 마음이 편하단다. 그분은 그분의 일을 하시는 분이시니까. 그래서 선생님이 너희들을 만나지 못하게 되도 혹 만나게 되도, 그분이 하시는 일을 바라보는 것밖에 할 일이 없다는 것을 안단다.
얘들아, 정말 많이 그립구나. 곧 은주 선생님이 그곳에 도착하고 너희들에게 선생님이 보내는 작은 편지를 전달해 줄 것 같다. 그 편지를 볼 때 너희들이 선생님을 너무 많이 그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무 많이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히려 그분을 알게 되는 기쁨으로 가득 찼으면 좋겠다. 사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