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목사/로마서강해

진리로 여는 로마서 중에서

은바리라이프 2013. 12. 22. 23:29

중간 정리를 해 볼까요? 우리 성도는 이 세상에서 흙에서 나온 자기의 육신을 포함한 땅의 것을 사랑해서는 안 되는 존재이며, 하늘의 것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해야 하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흙으로 지어진 인간은 흙에 속한 것만을 사랑하게 되어 있습니다. 거기에 하나님의 은혜가 가입을 하여, 산자가 될 때 땅에서 눈을 들어 그가 비로소 하나님의 것을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가능성조차도 성도 안에 들어가신 성령의 열심일 뿐, 성도의 육적자아는 끝까지 자기를 죽이려 자신에게 붙어있는 것들만을 사랑합니다.


제가 아주 오래 전에 성도의 상태를 설명하면서 어거스틴의 하나님의 도성에 나온 ㅐ용으로 설명을 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 인간은 애초에 창조가 되기를 able to sin 의 상태로 지어졌는데 그들이 타락을 함으로 말미암아 not able not to sin의 상태로 추락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들 중 어떤 무리가 선택이 되어서 성령을 받게 됩니다. 그 상태가 able not to sin의 상태입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그 상태를 육적 자아의 변화라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닙니다. 그 상태는 그들 안에 들어가 그들의 삶을 살고 계신 그리스도의 영에 의한 가능성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그렇게 성령의 도우심으로 아주 가끔씩 하늘의 선을 경험하다가 종국에 가서는 그 육적 자아를 모두 벗어 버리고 not able to sin 의 상태로 완료가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성도는 이 세상에서 죄를 짓지 말아야지, 라는 의지의 결단을 하기에 앞서 하나님의 은혜, 즉 하나님의 사랑을 먼저 입고 그 현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성도는 이미 묵시 속에서 하나님과 하늘에 속한 것만을 사랑하는 자로 완성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성도라는 사람들이 원래 흙이었단 말입니다. 땅과 하늘은 절대로 하나가 될 수 없는 상극입니다. 그런데 그 흙들이 하늘의 존재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어떻게? 은혜로. 그래서 하나님은 그 성도들을 그들이 나온 땅에다가 한동안 처박아 두시는 것입니다. 흙에서 나온 자들이 얼마나 땅에 속한 것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지를 경험케 해 주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우리는 그냥 흙에 속한 것을 좋아하다가 흙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죽은 자들임을 확실하게 경험하게 해 주시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과 능력이 그들에게 가입하여 땅만 좋아하는 죽은 흙들이 땅에서 들어 올려져서 하늘의 존재로 바뀌어 버렸다는 것이 얼마나 엄청난 기적인지를 뼛속 깊이 체험하고 돌아가는 것이 이 역사와 인생의 존재 이유인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이 성도를 규정하기를 '하나님의 사랑하심을 입고 예수 그리스도의 것으로 부르심을 입은 자'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 사랑은 우리가 사랑으로 반응하기 이전에 이미 완료가 되어버린 사랑인 것입니다.


그런 연유에서 성도는 구원을 받은 이후에도 자신이 얼마나 땅의 것을 좋아하는지를 철저하게 폭로당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은 원래 그렇게 땅에 속한 자로 땅과 함께 영원한 저주의 바다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던 존재였음을 확실하게 자각해야 합니다. 하나님게서 타락한 인간을 저주하실 때에 '너는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라'고 하셨지요? 흙인 인간이 땅과 땅에 속한 것을 사랑하고 즐기다가 땅과 함께 멸망하는 것이 사망입니다. 반면에 흙인 인간이 땅과 이별하고 하늘의 존재로 새롭게 창조되는 것을 구원이라 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 속에서 일을 하시는 분은 하나님 한 분 뿐이십니다. 우리 인간이나 그 어떤 피조물도 그 과정에 개입을 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나를 죽일 이 땅의 것들과 땅(흙)에서 나온 나의 육적 자아를 너무 사랑하고 있는 자신의 악마성을 처절하게 경험해야 합니다. 그리고 말씀 안에서 그러한, 방향을 잘못 잡은 사랑이 결국 나를 파멸시키고 말 것이라는 것을 아프게 배우셔야 합니다. 그럼에도 바뀌지 않는 '나'라는 존재의 세상 사랑에 대한 집요한 집념에 치를 떠셔야 합니다. 거기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을 갈구하게 되는 것이고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의 필연성을 자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게 성도의 인생입니다.


그렇게 '나'라는 존재는 하나님의 사랑이 없으면 영원히 땅의 존재, 마귀로 살 수밖에 없는 가련한 존재라는 것이 진정으로 자각이 될 때, 그런데 하나님께서 당신의 아들의 목숨을 끊으시면서 까지 우리를 사랑해 주셨다는 사실이 믿음 속에서 확인이 될 때, 우리는 '나'와 이 땅의 것으로 집중이 되어 있던 사랑을 조금씩 하나님께로 돌려 드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바로 하나님의 열심에 의해 격발이 되는 것입니다. 쉬운 말로 하나님이 먼저 사랑하신 자가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그 사랑의 깊이와 넓이와 높이를 자각하게 됨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랑에 반응하게 되는 것을 성도의 하나님 사랑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나님으로부터 사랑받은 다른 이웃들을 바라보며 '저 사람도 나와 같은 은혜를 받은 사람이구나'하는 동질성의 호감을 갖게 되는 것을 이웃사랑이라고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천국이라는 곳은 하나님이 사랑하신 자가 가는 곳이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가 가는 곳이 아닙니다. 잘 새겨들으세요. 천국은 은혜로 가는 것이지 행위로 가는 곳이 아니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