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은 이진경의 시대다. '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속 이진경을 접한 것을 출발로 나 또한 그의 이론을 지역에 설파했고, 그의 이론대로 아이들을 가르쳤으며, 그의 의견을 들으로 수유로 출몰했던 경험이 있다. 그가 쓴 들뢰즈는 한국 사상에 망각한 영향력을 일으켰으며 87혁명에서 pd와 nl이 격돌하는 중심에서 그러했듯이 그의 이론은 이 땅에 무게있는 재야의 심층으로 스며들었다. 때문에 대학교수가 된 지금도 그의 이론과 실천적 학문 공동체는 여전히 막강한 우정의 무대로 활약중이며 진행형이다.
하지만 주의는 곧 신화가 되듯이 이진경은 이미 신화의 풍경을 채색하는 듯싶다. 들뢰즈 관련서가 무더기로 수입되고, 그를 읽은 젊은 학도들이 외국물을 먹고 컴백하는 상황에서 다른 분야의 연구를 각개하고 그의 이론을 지속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 일인지는 벅벅한 판단을 동반해야 한다. 이진경이 파 놓은 사유의 얼개에 문화와 문학과 예술이 새천년부터 움직였다면, 이젠 회의를 통해 한사람의 이론이 주의나 신화가 되지 않도록 꼼꼼히 읽고 판단하는 일이 두루 함께 나아가야 할 학도들의 책무란 생각이 든다.
아이들과 같이 해야만 하는 숙명의 교사로서, 이진경의 매력적이고 마력적인 언어를 다시금 곱씹어 본다. 그를 리스트화 하며 그를 다시 꺼내 읽는 즐거움으로 한주를 시작한다. 이진경 주의자가 이미 되어버린 나지만 이제 그를 회의할 시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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