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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고독 (눅 22:39-44)

은바리라이프 2011. 1. 20. 19:58

사람이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 중의 하나는 외로움입니다. 혼자 남겨진다는 것이 힘들고, 혼자서만 고통을 당해야 한다는 것이 견디기 어렵습니다. 아무리 좋은 것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함께 나눌 사람이 없으면 결코 행복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큰 고통을 당해도 그것을 함께 나누는 사람이 있으면 훨씬 덜 힘들 것입니다. 인도에서는 아직까지도 남편이 죽으면 아내를 함께 화장하는 사티라는 악한 풍습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잘 살펴보면 이 악습에는 외로움에 대한 두려움이 깔려 있습니다. 혼자 죽는 것보다 아내와 함께 죽으면 덜 고통스럽고 죽음 이후의 삶도 외롭지 않으리라는 것입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잡히시기 전, 겟세마네 동산에서 절대고독을 맛보셨습니다. 평소에 예수님은 외롭지 않은 분이었습니다. 목숨이라도 바칠 각오가 되어 있는 충성스러운 열두 제자들과 늘 동행하셨고, 예수님이 가시는 곳에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왔습니다. 외로울 틈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 예수님은 절대적인 고독을 경험하셨습니다. 몇 시간 앞으로 다가온 고난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질 때, 예수님의 마음은 심한 트러블을 겪으셨습니다. 마태의 기록에 의하면, 주님은 마음이 심히 고민하여 죽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마 26:38). 비록 제자들이 바로 곁에 있었지만, 주님은 완전히 혼자이셨습니다. 왜냐하면 제자들은 예수님의 고통을 이해하지도 못했고, 또 주님께서도 제자들과 그 고통을 나누실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 중에서 베드로와 야고보, 요한을 따로 데리고 가셨습니다.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그렇게 하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자들도 예수님이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을 앞두고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마음이 고민하여 죽을 지경이니 함께 깨어 있으면서 기도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제자들은 피곤을 이기지 못하고 잠이 들었습니다.

운전을 하다가 졸음이 쏟아지는데, 옆에 탄 사람이 자고 있으면 무척 섭섭합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얼마나 더 섭섭하셨겠어요? 하나님이 인간의 죄를 뒤집어쓰고 그 죗값으로 죽음을 당해야 하는 일을 앞두고 심히 고민하시는 중인데, 가장 사랑하고 가까운 제자들과도 그 고통을 나눌 수가 없는 것입니다.

만일 제자들이 비록 피곤하더라도 주님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리고 함께 기도했더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때로는 우리가 피곤하고 잠이 쏟아져도, 잠을 안 자면서라도 꼭 해야 할 일들이 있습니다. 우리의 경건생활도 피곤하다고 해서 포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요. 평소에는 못 하더라도 고난주간을 보내면서 특별새벽기도회를 한다고 하면, 눈을 비비고라도 나와야지요. 물론 우리가 할 수만 있으면 기도도 특별한 때만이 아니라 평소에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여기 누가의 기록에 의하면, 예수께서 습관을 좇아 감람산에 가셨다고 했습니다. 감람산에 가신 것은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도하기 위해서입니다. 성경 다른 곳에서도 주님은 바쁜 와중에도 기도하는 시간을 만드시곤 했습니다. 지금 예수님께서는 급한 일이 닥치니까 기도하러 가신 것이 아닙니다. 평소의 습관대로 기도하러 가셔서 급한 일로 기도하셨습니다. 어려운 일이 없을 때는 기도하지 않다가 일이 생기면 기도하는 것은 잘하는 일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절대고독을 경험하고 계십니다. 심지어는 하나님마저 외면하실 때가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비록 자기 아들이라도 인간의 죄를 뒤집어 쓴 예수님께 등을 돌리셔야만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예수님을 도우러 찾아왔습니다. 천사가 하늘로부터 내려와 예수님께 힘을 도왔습니다. 얼마나 귀한 장면입니까?

우리도 때때로 완전히 혼자 남겨진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아무도 내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는 것 같고,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보입니다. 온 세상이 나에게 등을 돌린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은 우리가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절대고독 속에서 만난 천사의 도움은 예수님께도 큰 힘이 되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도우심과 위로가 여러분에게 그렇게 임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