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극/성극선

왕국을 드립니다

은바리라이프 2010. 11. 2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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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을 드립니다

1막

반란

#궁전

둥둥둥 어둠 속에서 북소리가 울린다. ‘반란이다’ 급하게 외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서서히 밝아지면서 다윗이 등장한다. 무대 왼편 앞쪽에 발코니가 있고 나머지 대부분은 내전으로 사용한다. 무대 정면 뒤편에 왕좌가 있다.

다윗: 이게 무슨 소리야. (듣고)뭐 반란? 여봐라! 게 아무도 없느냐!

요압: 큰일 났습니다, 폐하.

다윗: 오, 요압 장군. 이게 무슨 소리요. 반란이라니.

요압: 폐하, 압살롬이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다윗: 뭣, 압살롬이 반란을! 이, 이게 무슨 말이오, 이게 참이요?

요압: 예 폐하. (고개 돌려 혼잣말로)아 참. 내가 이럴 줄 알았다니까.

다윗: 요압 장군. 혼자 뭐라고 중얼거리는 게요?

요압: (투구 확 벗으며)장군은 무슨 얼어죽을. 그래서 제가 전부터 여러 번 말했잖아요. 압살롬을 조심하라고. 삼촌 폐하는 도통 내 말을 안 듣는 경향이 있어요.

그러니 이 난리가 나죠.

다윗: (분노할 듯)이이.. (하소연조로 돌변하며)난들 이럴 줄 알았겠니?

난 그 아이가 차기 준비하는 줄 알았단 말이야.

요압: 에이 나쁜 놈. 잔인한 놈. 그놈은 가족이고 뭐고 없어요.

형제도 죽이는 놈. 압살롬, 나쁜 놈, 잔인한 놈,

다윗: (괴로워하며)아야야. 아픈 기억을 왜 들추니? 엉엉, 내 아들 암논아!

요압: (어이없다는 듯)나 참. 삼촌 폐하, 체통도 좀 생각하세요.

다윗: 그래 그래. 가만 뭐 압살롬이 잔인하다고? (예, 그랬죠.)

니가 그런 말 하니 좀 웃긴다. 다들 널 도살자라고 부르던걸?

요압: (칼 빼들며)어떤 놈이 그래요!

다윗: (기겁하며)엄마야!

요압: 전 전쟁 때만 죽였죠.

다윗: 아브넬은! 북이스라엘을 넘겨주겠다고 온 아브넬은 전쟁 때라 죽였니?

요압: 죽일만 하니 죽였죠. 내 동생 아사헬의 복수였다구요.

다윗: 성질대로 살면 이 세상 꼴이 어찌 되겠니? 큰일하는 사람일수록 공과 사를 잘

구분하고 많이 참아야지. 압살롬도 이유는 분명했지. 지 동생 다말의 복수였잖니. 다들 똑같애.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시켜 준다고 착각들을 한단 말이야.

요압: 에이, 머리 아파요. 그만 해요.

다윗: 그래 그만 하자. 그나저나, 지금 상황이 어떠냐? 압살롬이 지금 어디까지 몰려온 게야? 헤브론에 제사 지내러 간다고 하지 않았니?

요압: 그건 핑계였고요. 헤브론에서 왕을 자처하며 군사를 일으켰어요.

지금 드고아와 베들레헴을 지나 예루살렘으로 북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윗: 아직 예루살렘에 들어온 건 아니로군. (예.) 그러면 저 소리는 뭐야?

요압: 예루살렘 성내에서도 호응하는 세력이 있는 듯 합니다.

다윗: 음..

요압: 압살롬의 군대장관은 아마사 놈이래요.

다윗: 아마사? 니 사촌?

요압: 예, 제 사촌이자 폐하의 조카죠. 그놈은 북쪽에서 여러 지파의 군사들을 모으면서 남진하고 있대요.

다윗: 아, 이눔 자식들. 골 아프게 하네. 이거 우리, 위 아래로 우겨쌈 당하게 생겼구나. 이거 어쩌냐?

요압: 뭘 어째요. 성부터 청소하고, 오는 족족 다 잡아 죽여야죠.

다윗: 너 말 막 한다. 내 아들이다.

요압: 지금은 역적이죠. 반란군 수괴라고요. 죽이지 않으면 우리가 죽어요.

다윗: 그러면 싸운다?

요압: 그러면 안 싸워요?

다윗: 여기서?

요압: 예. 잊었어요? 여긴 예루살렘이라구요. 난공불락의 요새. 열명이 천명도 막아내는 곳.

다윗: 그렇지 그렇지. 이거 갑자기 옛날 생각 나는구만. 이 난공불락의 요새를 내가

무너뜨렸지. 하하. 이 예루살렘이 오직 내게만 문을 열었단 말이야.

요압: 흥.

다윗: 그래그래. (어깨동무하며)너도 함께였지. 그땐 참 재미있었어.

요압: (밝아지며)재밌었죠.

다윗: 뭘 해도 잘 되던 시절.

요압: 안되는 게 없었죠.

다윗: 하나님께서 만세 전에 나 다윗을 위해 예비하신 도시!

요압: (혼잣말)예에, 만세 전에 자식의 반란도 예비하셨죠.

다윗: 예루살렘을 갖던 밤이 생각나는군. 그 밤에 본 예루살렘은 어찌나 험상궂던지.

요압: 맞아요. 여부스 놈들 속마음처럼 음산하고 기괴했어요.

다윗: (손 풀며)그래. 제법 우리 용사들의 오금을 저리게 했지. 어리석은 여부스 족속들, 험악한 예루살렘 지형만 믿고 꽤나 거들먹거렸지. 안하무인이었어.

요압: 알고 보니 겁쟁이였어요. 동쪽 골짜기 아래 수도관으로 숨어들어 갔더니

싸울 생각도 못하고 울면서 달아나던 걸요. 그때 제가 선봉이었죠.

다윗: (노래)주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영원하시니,

(함께 부르자는 손짓)나는 주의 집에서(나는 주의 집에서) 영원히(영원히)

영원히(영원히) 살겠습니다. (마주보고 웃으며)하하하..선봉은 나였지.

요압: 예? (발끈하며)무슨 말씀. 나였어요.

다윗: 에이, 나였다니까.

요압: 또 그러신다. 납니다, 나. 이스라엘의 영원한 선봉, 요압!

다윗: 다윗!

요압: 요압!

다윗: 다윗!

요압: 요압!

밧세바가 등장한다.

밧세바: 반란이 났다는데 두 분은 잘난 척으로 이 밤을 새우실 요량인가요?

다윗: (다정하게)오 밧세바 밧세바 밧세바. 요압, 우리 그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하자.

지금은 지금 해야 할 일을 해야 하니까 말이야.

요압: 예, 제발 꼭이요. 이놈들 제 아무리 몰려와 봐라. (스르렁 칼 꺼내며)다 죽었어.

다윗: 아, 깜짝이야.

요압: 에이, 뭐 이런 걸 놀래요.(칼 집어 넣는다)

다윗: (정색하며)요압 장군, 명령을 내리겠다.

요압: 옛썰.

다윗: 지금 해야 할 일은..

요압: ...

다윗: 빨리 짐 싸!

요압: 예?

다윗: 일단 튀자. 작전상 후퇴다.

다윗이 밧세바 데리고 퇴장하고, 이를 멍하게 바라보는 요압.

(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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