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극/성극선

니느웨 가는 길

은바리라이프 2010. 11. 23. 18:23

 

성극2-니느웨 가는 길.hwp

니느웨 가는 길

[자막]

노아가 세 아들을 낳았으니

셈과 함과 야벳이라

셈의 아들은

엘람과 앗수르와

아르박삿과 룻과 아람이요

(창세기 6:10, 10:22)

앗수르의 후손들은

니느웨를 중심으로 앗수르 왕국을 세웠고,

아람의 후손들은

다메섹을 중심으로 아람 왕국을 세웠다.

아르박삿은 아브라함의 조상이며

아브라함은 야곱, 곧 이스라엘의 조상이다.

1막

호시절

[자막]

이스라엘의 남북 분단 시대

북이스라엘 13대왕 여로보암2세 治世

주전 763년경

#북이스라엘 궁전

팡파르 나팔소리, ‘여로보암 폐하 만세!’ ‘이스라엘 만세’ 군중들 환호성으로 떠들썩하다.

막이 오르면 백발의 사자왕 여로보암이 왕좌에 앉아있고 방백들이 시립해 있다. 왕은 겉보기엔 그럴듯 하지만 치매기가 조금 있다. 한쪽 구석에는 팔이 뒤로 포박된 선지자 2인이 꿇어앉아 있다. 그 양옆에 병사1,2가 서있다.

방백1: 폐하, 아람 원정 대승을 감축드립니다.

방백들: 감축드립니다, 폐하!

왕: (일일이 손들어 화답하며)어, 어. 고맙소.

방백1: 폐하, 험한 원정길에 옥체 무강하신지요?

왕: (레슬러처럼 팔꿈치 쪽을 좌우 번갈아 치며)읍 읍, 보다시피 난 아직도 원기가 왕성해. 오늘 당장이라도 새 원정을 떠날 수 있겠소이다.

방백들: 하하하.

방백3: 폐하의 강건하심이 우리 이스라엘의 큰 복입니다.

어느새 슬며시 조는 왕.

방백1: 이 땅을 괴롭히던 아람의 발톱을 꺾으시고 다메섹까지 정벌하시니, 이 노신은

오늘 죽어도 여한이 없사옵니다.

방백2: 날마다 이스라엘의 지경을 넓히시니 폐하의 영용하심이 하해와 같사옵니다.

방백들이 왕을 바라본다. 잠시 침묵이 흐른다.

왕: (퍼뜩 깨어나 반사적으로 팔꿈치 쪽 치며)왜, 왜.. 무슨 일이야?

방백1,2: 아닙니다. / 아무 것도 아닙니다.

왕: 그런데 말이야.

방백1: 예, 폐하.

왕: (선지자들 가리키며)저것들, 뭐야?

방백1:폐하! 저자들은 이번 원정길이 망하는 길이라고 입방정을 떨던 거짓 선지자들입니다.

방백2: 폐하께서 개선하시던 날, 잡아들이라고 명하셨기에..

왕: 아, 그랬지.

방백1: 폐하! 저 거짓 선지자들 때문에 모두들 두려워하고 망설일 때, 승전을 예언하고 폐하의 장정을 축복했던 참된 선지자 한 사람을 기억하사 큰 상을 주심이 마땅한 줄 아옵니다!

방백2: 큰 상을 주심이 마땅하옵니다!

왕: 그럼 그럼. 내 어찌 그를 잊겠소. (벌떡 일어나 팔꿈치 치며)읍 읍. 요나, 요나가 지금 어디 있소? 요나를 부르시오. 내 요나에게 큰 상을 내릴 것이오.

방백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왕, 앉는다)

방백2: 폐하! 폐하를 능멸한 저 거짓 선지자 무리를 엄벌에 처하심이 마땅하옵니다!

방백들: 엄벌에 처하시옵소서!

왕: 엄벌? 암, 그래야지. 여봐라!

방백들: 예, 폐하!

왕: (가리키며)저놈들을 당장...

고개를 조아리고 하회를 기다리는 방백들. 잔뜩 긴장하며 왕을 바라보는 선지자들.

그러나 왕은 팔 든 채 고개 젖히고 존다. 무슨 일인가, 의아해하는 방백들.

방백2: 폐하! 당장, 어찌하리까?

드르렁, 왕이 코고는 소리 들린다.

방백1: (다가가서 면전에 손을 흔들며)폐하. 폐하? (돌아보며)주무시네.

방백들: 허허.

안도하는 선지자들.

방백들, 왕에게서 멀어져 무대 앞쪽에서 한담을 한다.

방백1: 저렇게 깜빡 깜빡하시는 분이 전장에만 나서면 펄펄 나신다는 거 아닙니까.

방백2: 의자에선 저러셔도, 말안장 위에만 앉으면 전쟁의 신이 되신다지요.

방백들: 호오. / 체질이에요, 체질.

방백3: 그나저나 그 얘기 들으셨습니까?

방백들: 무슨 얘기요?

방백3: 얼마 전에 남쪽 유다에서 올라온 선지자 하나가 벧엘의 성소에 난입해 한바탕 소란을 피웠다 하던데, 못 들으셨습니까?

방백1: 아니, 그 자가 무슨 짓을 했답니까?

방백3: 하나님의 예언을 소리쳤다는데, 이랬답니다. 음음. (흉내내듯)벧엘의 단에서 뿔들을 꺾어버리고 겨울궁과 여름궁을 치리니 궁들이 파멸되리라. 천명 성읍에는 백명이 남고, 백명 성읍에는 열명만 남으리니 왕은 칼에 맞아 죽고, 이스라엘은 사로잡혀 이 땅에서 떠나리라!

방백들: 저런 저런! / 저런 고얀! / 허어.

방백1: 그래서 어찌 됐습니까?

방백3: 그 말을 들은 우리 벧엘의 아마샤 제사장이 이랬답니다. (흉내)야 이놈아, 누가 누굴 걱정하는 게냐? 우리 이스라엘은 지금 잘 나간다! 우리는 까딱없으니 썩 유다로 돌아가라! 거기서 떡을 먹든지, 예언을 하든지 네 맘대로 하고, 우리 벧엘에는 얼씬도 말아라! 이렇게 따끔하게 혼내서 돌려보냈다지요.

방백들: 거 잘했군. 잘했어.

방백1: 그거 참, 할 일 없는 작자로세. 가만, 얼마 전에 여기 사마리아에서도 그런 자가

있었다던데, 혹 그 자가..

방백3: 맞습니다. 그 자가 그 잡니다.

방백1: 그 자가 얌전히 돌아가지 않고 그예 여기까지 다녀갔군 그래.

방백2: 가만 보면 선지자란 작자들, 참 오지랖 넓은 별종이에요. 제 나라, 제 백성에게나

신경 쓸 일이지, 어쩌자고 남의 나라까지 와서 밤 놔라, 대추 놔라 떠든답니까?

방백3: 그거 내정간섭이에요. 아주 건방진 짓거립니다.

방백들: 맞아요, 맞아요.

방백2: 민심을 어지럽히는 그런 자들은 (선지자들 향해)다 쳐 죽여야 합니다!

찔끔하는 선지자들.

방백1: 그런데, 그 자의 말이 그게 답니까?

방백3: 글쎄요. 더 이상은 저도..

요나: (들어오며)벧엘을 찾지 말며, 길갈로 들어가지 말며, 브엘세바로도 가지 말라.

요나 뒤를 제자가 뒤따른다.

방백들: (낮게)아이구, 이런. / 요나 선지가 오셨군요.

요나: 길갈은 정녕 사로잡히겠고, 벧엘은 허무하게 되리라. (둘러보며)..오직 여호와를 찾으면 살리라. 그 오지랖 넓은 별종이 아모스란 자 올시다.

방백2: 요나님, 송구합니다.

요나: 괘념치 마십시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합네, 물정 모르고, 천지 분간 못하고 돌아치는 자들, 같은 선지로서 부끄럽게 생각하는 바니까요.

방백2: 그리 말씀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방백1: 그래도 그 자의 예언대로라면 큰일이 아닙니까?

방백3: 너무 걱정할 거 없습니다. 그 자는 제대로 된 선지자가 아니라 고작 뽕나무나 기르고 양이나 치는 목자랍니다. 뭘 모르는 무지렁이가 제멋대로 악담을 한 게지요.

방백2: 우리에겐 요나 선지가 계시지 않습니까? 그 무지렁이를 엘리야 선지자, 엘리사 선지자에게 정통으로 수학한 우리 요나 선지에게 비하겠습니까?

방백들: 그럼요. 그럼요.

방백2: 하여간 민심을 어지럽히는 그런 자들은 다 쳐 죽여야 한다니까요!

왕: (잠꼬대)죽여! 다 쳐 죽여!

방백2: 들었죠? (병사들에게)여봐라! 다 죽이랍신다! (가리키며)끌고 나가 목을 쳐라!

병사들: 예!

선지자들: 폐하, 살려주십시오! / 폐하!

왕: (깬다)어, 뭐야? 뭐야, 뭐야?

방백2: 폐하,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 사이 병사들이 선지자들을 끌고 나간다. 잠시 후, 칼 소리, 비명 소리가 난다.

왕: 이게 무슨 소리야? 아무 것도 아닌 게 아닌 거 같은데..

방백2: 폐하, 별일 아니라니까요. (가리키며)여기를 보십시오. 폐하께서 그토록 보고 싶어 하시던 요나 선지께서 오셨습니다.

왕: 내가?

방백2: 폐하, 승전을 예언한 요나 선지자께 큰 상을 주시겠다 하지 않으셨습니까?

요나: (나서며)폐하, 승전을 감축드립니다.

왕: (긴가민가하면서)오, 오, 오, (깨달은 듯)오, 요나 선지, 어서 오시오. 내 그대의 예언대로 이기고 돌아왔소. 그래서 큰상을 주려고 그대를 불렀소이다.

요나: 아, 아닙니다. 저야 그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 일 밖에 한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주실 상이 있다 하시면.. 받을 마음이 없진 않습지요.

왕: (끄덕이며 의미심장한 미소)...그래, 그래야지. 하나님 말씀을 제대로 전하는 것만큼 큰일도 없지요. 여봐라!

병사 둘이 큰 보물상자를 들고 와 요나 앞에 내려놓는다.

요나, 감격하며 왕을 본다. 왕이 열어보라는 손짓을 한다.

상자를 열어보는 요나. 휘황찬란한 보물들이 가득하다.

탄성을 지르는 방백들. 요나, 입이 벌어진다.

왕: 어떻소, 마음에 드시오?

요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왕: 우리 이스라엘에 그대 같은 선지자가 있어 내 여간 마음이 든든한 게 아니오. 선지도 알다시피 이 나라가 열린 이래 이보다 더 좋은 시절이 있었소? 입을 것, 먹을 것이 넘쳐나고, 일터마다 이방의 노예로 가득한 이 호시절에 무엇이 더 필요하겠소? 부디 달리는 말 같은 이 나라를 위해 기쁜 예언, 복된 예언으로 힘을 보태주시오.

요나: 이를 말씀이옵니까. (옷매무새 매만지며)음 음. 오늘날 이스라엘의 부흥이, 우리의 고난이 심하여 매인 자도 없고, 놓인 자도 없고, 도울 자도 없음을 여호와께서 불쌍히 보신 덕분임을 잊지 않으신다면.. (웃으며)폐하께서는 하맛 어귀에서 아라바 바다까지 지경을 넓힐 것입니다!

방백들: 와! / 하맛 어귀에서 / 아라바 바다까지라!

방백3: 우리 이스라엘의 판도가 솔로몬 대왕 때와 맞먹게 되었군요.

방백2: 폐하, 감축드립니다! 폐하의 영화가 솔로몬 대왕과 자웅을 겨루게 되셨습니다.

왕: 하하하! (병사들에게)여봐라!

병사들, 또 보물상자를 들고 와 열어 보이고 간다.

탄성을 지르는 방백들. 요나,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왕: 아람 왕실의 극상품 보물들이오.

요나: (엎어지며)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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