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뉴스/기독뉴스

키르기스 민족분쟁 중대한 고비

은바리라이프 2010. 7. 4. 23:27

키르기스 민족분쟁 중대한 고비
분쟁지역 확산으로 사상자·난민 속출 … 구호활동도 난항
2010년 06월 18일 (금) 12:41:52 이미영 chopin@kidok.com

지난 10일 밤 키르기스스탄 남부 오쉬(Osh)에서 시작된 민족 분쟁이 주변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사상자와 난민이 속출하고 있지만, 주요 기독교구호단체를 비롯해 국제사회의 구호활동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고 <에이피(AP)> 등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 일러스트=강인춘  
 
기독교국제구호단체 액트연맹(ACT Alliance) 중앙아시아 포럼의 책임자 타티아마 코토바는 “키르키스스탄계 주민과 우즈베키스탄계 주민의 무력 충돌로 오쉬의 주요건물과 상가 및 주택 다수가 파괴되었으며, 사태가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수백 명 이상이 사망하고 2000여 명의 부상자와 수십만 명의 난민이 발생해 식수와 식료품은 물론 부상자 치료에 필요한 의료품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이다”고 밝혔다.

국제적십자위원회는 16일 “우즈베키스탄 국경에만 7만 5000여 명에 이르는 난민들이 몰려있으며, 이들의 대부분은 여성이며 어린이는 포함되지도 않은 숫자이다”며 “키르기스와 우즈벡 모두 중대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봉착해있다”고 이번 사태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유엔은 키르키스에서 1주일 이상 지속된 민족 분쟁으로 최소 4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고 17일 공식 발표했다. 유엔 인도지원조정국 엘리자베스 바이어스 대변인은 “약 10만 명의 성인이 키르기스에 인접한 유즈벡으로 피신했으며, 30만 명 이상의 피난민은 여전히 키르기스 국내에 흩어져 있다”고 밝혔다. 현재 키르기스 과도정부 당국은 187명 사망, 2000여 명 사망한 것으로 공식 집계를 발표했지만, 현지의 구호단체들은 오쉬에서만 300여 명이 사망했으며 심각한 부상을 입은 주민 다수가 추가로 사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오쉬는 키즈기스스탄계 주민들 사이에 우즈베키스탄계 주민들이 소수 민족을 형성하고 있는 지역으로, 과거에도 민족 간에 충돌이 잦은 곳이었다. 또한 이곳은 지난 4월 정권에서 축출돼 현재 벨라루스에서 망명 중인 쿠르만벡 바키예프 전 대통령의 근거지이다.

바키예프 전 대통령은 망명 중에도 자신의 가문을 이용해 아프가니스탄에서 생산된 헤로인을 키르기스와 우즈벡, 타지키스탄 접경 지역인 오쉬를 경유해 러시아로 운송하는 등 마약 거래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달 중순에는 오쉬와 잘랄-아바드(Jalal-Abad)에서 바키예프 지지자들이 지방청사를 점거하는 등 대규모 시위를 벌여 5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사건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에 유엔과 현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바키예프 전 대통령이 현 과도정부를 약화시키는 한편, 과도정부가 채 권력을 장악하기 전 권력 공백 기간을 틈타 마약 거래 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해 민족 분쟁을 조장한 결과라는 과도정부의 주장이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과도정부는 이달 27일 앞두고 있는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와,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국회의원 선거를 실시해 바키예프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축소해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인종 학살을 우려한 우즈벡계 주민들이 정부나 국제사회의 구호를 기다리는 것보다 국경을 넘어 키르기스를 벗어나는데 급급해 정정불안은 지속되고 있으며 구호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까지 집계된 20만 명의 난민 중 절반 이상이 우즈벡계 주민인 것으로 추정되며, 미처 국경을 넘지 못한 7만 5000여 명의 피난민들이 키르기스와 우즈벡 양국경 지역에 몰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