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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카톨릭 불교 등 종교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유례없는 바람을 타고 있다.
이스라엘의 유대인과 기독교인간 갈등을 그린 영화<회복>은 지난 1월 14일 단관(명동 시너스극장)개봉 이후 전국 66개 극장으로 확대개봉돼, 3월 29일 현재 12만명이 넘는(영화진흥위 집계)관객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화의 주제와 배경인 이스라엘에서 첫시사회가 열려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고, 오는 5월 열리는 모나코 채리티 영화제에도 초청이 됐다.
개봉 10주 만에 10만 관객을 돌파한 기록은 한국의 기독교영화로서는 새로운 기록이며, 부활절(4월 4일)을 시점으로 20만 관객돌파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회복>은 기획단계에서 투자도 받지 않고 제작돼 특별한 마케팅 없이 입소문만으로 스크린수(2월 4일 16개관, 3월 11일 66개관)를 늘려 더욱 관심의 대상이다.
스태프들의 자원봉사형태로 제작된 <회복>은 저예산임에도 불구하고, 충무로의 A급 스태프들이 참여해 영화의 화질과 스케일을 높였고, 무엇보다도 메시아닉쥬(이스라엘의 기독교인)의 처절한 실상을 잘 설명해주고 있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한국인 입장에서 볼때 ‘먼나라’ 이스라엘의 회복이 주제이지만, 오히려 이방인(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기독교인들)에게 더욱 신선한 충격을 던지고 있다는 반응이다.
지난 3월 3일 이스라엘의 세계적 기도처소 ‘숙갓 할렐’에서 열린 시사회에 참석한 메시아닉쥬 목사들은 한결같이 “외국인이 만든 영화가 이스라엘의 처지와 상황을 어떻게 이리도 잘 설명해주고 있느냐”며 감사의 말을 전해왔다.
현지에 모인 기독교인 관람객들은 “한국에서 시작된 영화 '회복‘이 이번 이스라엘 상영을 계기로 전세계 극장에서 상영될 수 있도록, 그리고 이스라엘의 영적 회복이 하루빨리 당겨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회복>의 작가겸 연출자 김종철 감독은 “일반적으로 이스라엘하면 아랍권과의 싸움만을 생각하는데, 이 영화를 통해 유대인과 기독교인들과의 뿌리 깊은 갈등을 알게 돼 놀라곤 한다”며 “한국이 왜 이스라엘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하는지도 정확한 해석을 내리고 있어 기독교인은 물론 중동문제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까지도 봐야하는 가치 있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한편 알프스의 카르투지오 수도원의 일상을 담은 프랑스 다큐멘터리 영화 ‘위대한 침묵’은 지난해 12월3일 단관 개봉됐다가 7개관이상으로 늘어나면서 24일 현재 누적관객 9만명 가까운 관객(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이하 동일)을 기록 중이다.
알프스 산맥의 한 수도원에서 생활하는 수도사들의 일상을 담은 이 영화는 거의 무성영화를 연상시킬 정도로 대사가 없다. 극장 안은 수도원을 둘러싼 알프스의 대자연을 배경으로 한 화면과 수도사들의 예배와 식사, 성경 읽기 등 단순한 일상을 지켜보는 관객들의 숨소리만으로 채워 진다
석가탄신일인 5월 21일을 앞둔 5월 13일에는 불교다큐멘터리라고 할 수 있는 <선라이즈 선셋>이 개봉된다.
이영화는 달라이 라마의 24시간을 조명한 최초의 다큐멘터리로 ‘살아있는 부처’로 추앙받는 달라이 라마가 러닝머신을 하는 등 일상적인 모습부터 기도하고 명상하는 모습까지 달라이 라마의 하루를 담은 작품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선라이즈 선셋>은 러시아의 비탈리 만스키 감독이 연출했다. 그는 300편 이상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한 대가로 손꼽힌다. 감독은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달라이 라마 14세’라는 인물을 왜 주목하고 존경하는지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에서 이 영화를 연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감독은 달라이 라마의 위대한 업적, 종교인으로서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담담히 곁에 머무르며 달라이 라마의 하루 일상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았다. 인간적이고 진솔한 모습과 자연스러운 인터뷰 대화를 통해 종교를 초월한 감동의 메시지를 선사한다.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모스쿠바국제영화제 등 세계 10여개 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에 출품돼 주목받았다.
영화관계자들은 유례없는 종교 다큐멘터리 영화의 조용한 흥행에 대해 “연출이 아닌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만한 감동은 없다. 더구나 진리를 추구하는 종교의 경우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더욱 큰 상승효과를 거두는듯하다”며 “<워낭소리>이후 열린 저예산 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영화 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또 “최근 일어나고 있는 기상이변, 말세론에다 극심한 경제난으로 힘들어진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 오는 관객들도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