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대(對)사회 섬김 활동이 타 종교보다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런 결과가 한국교회의 전반적인 이미지 제고로 이어지려면 지역사회와의 교감을 통한 ‘현지 밀착형 섬김’으로 변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은 18일 ‘한국교회의 사회적 섬김 보고서’를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6∼31일 각종 자료 분석 및 취합, 전화 인터뷰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다. 보고서에는 사회복지, 교육, 대북지원·해외원조, 의료, 자원봉사 등 분야별로 한국교회의 대사회 활동 현황이 담겼다. 이러한 실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자료는 처음이라고 기윤실은 설명했다.
종교별 사회복지 사업 관련 법인 현황을 보면 전체 372개 법인 가운데 기독교가 194개로 절반 이상인 52.2%를 차지했다. 이어 불교 104개(28.0%), 가톨릭 58개(15.6%), 원불교 14개(3.8%) 등 순이었다. 전국 종합사회복지관도 전체 414개 중 기독교가 188개(45.4%)로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기독교가 직접 설립해 운영하는 곳은 92개, 위탁 운영하는 곳은 96개로 조사됐다. 노숙인 복지시설의 경우 종교 관련 86개 시설 가운데 기독교가 62.8%인 54개에 달했다. 불교와 가톨릭은 각각 8개, 5개였다.
한국교회의 섬김은 교육 분야에서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한국교회봉사단이 시행한 전국 지역아동센터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체 3013개 중 1601개(53.1%)를 기독교가 운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운영 주체의 교단별 현황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이 128개로 가장 많았고 예장 통합 92개, 기독교대한감리회 52개, 한국기독교장로회 27개,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20개다.
기윤실이 교육과학기술부에 요청해 받은 지난해 종교단체별 사립학교 현황을 보면 기독교 운영 사학이 초등, 중등, 고등학교 각각 24개, 97개, 138개로 모두 259개로 집계됐다. 종교법인이 운영하는 사립학교 361개의 71.7%에 해당한다.
통일부가 파악하고 있는 대북지원 민간단체는 지난해 9월 현재 79개로 그 가운데 22개가 기독교 계열이다. 이들 단체는 2007∼2009년 모두 9131만1000달러를 지원해 전체 민간단체 대북 지원 실적(2억2662만5000달러)의 40.3%를 감당했다. 해외원조단체협의회 소속 단체 역시 기독교계가 가장 많다. 47개 회원 단체 중 기독교가 17개(36.2%)이고 무교 16개(34.0%), 원불교 3개(6.4%), 불교 2개(4.2%), 가톨릭 1개(2.1%)였다.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밝히면서 기윤실은 “자랑할 것이 아니고 더 많은 과제를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한국교회가 양적 측면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공헌을 하는 것이 확인됐음에도 신뢰도나 호감도는 오히려 다른 종교보다 떨어지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기윤실 양세진 사무총장은 “한국교회 이미지와 신뢰도를 높이려면 단순한 시혜적 측면이 아니라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통해 진정 사회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섬겨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통계나 자료 자체가 미비한 환경, 인권, 통일, 문화 등 분야로 섬김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양 사무총장은 지적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