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모씨 “3차례 출입금지 신청했는데도 출입시켜”..“내국인 카지노사업 즉각 중단” 요구
카지노에서 거액을 잃은 30대 남성이 31일 국가의 대책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자해소동을 벌이면서 도박중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31일 오후 2시 20분께 박모(37) 씨가 강원랜드의 내국인 출입 카지노 영업 중단 등을 요구하며 국회 앞 계단에서 흉기로 자신의 왼쪽 손목을 내리치는 소동을 벌였다.
특히 박 씨는 지난 28일 자해하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강원랜드는 물론 정부 관련부처, 국민권익위원회,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언론사 등 사회 각계에 보낸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그는 당시 보낸 촉구문, 유서, 공문 등에서 “2001년부터 2009년까지 18억원을 잃었다”라며 “강원랜드의 내국인 카지노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또 “도박중독, 가산탕진, 자살, 이혼, 사업파탄, 가정파괴 등 각종 부작용에 대해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는 강원랜드는 즉각 회개하라”라고 촉구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자료를 보면 박 씨의 주장대로 2000년 말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강원랜드 카지노 개장 이후 지난해 9월 말까지 재산탕진 등을 비관해 자살한 사람만 모두 35명에 이를 정도로 도박으로 말미암은 사회적 부작용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강원랜드는 이같은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는 목적으로 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그 역할이 카지노 영업장 출입이 금지된 사람들이 다시 출입하기 위해 거치는 ’통과의례’에 그치고 있다는 뼈아픈 지적이 없지 않다.
자해소동을 벌인 박 씨도 2003년, 2006년, 2008년 등 3회에 걸쳐 본인 스스로 출입금지를 신청한 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가족이 박 씨의 카지노 영업장 출입금지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박 씨는 강원랜드가 3회 이상 본인 스스로 출입제한 신청을 하면 해제를 할 수 없게 된 내규도 지키지 않으면서 사후약방문식의 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며 ”이같이 비양심적인 경영을 하는 내국인 카지노는 존립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원랜드 측은 도박중독 등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3회 이상 출입금지 요청자에 대한 영구출입금지를 주요 내용으로 카지노 출입관리지침을 강화했다며 박 씨는 지침 변경 전 내규에 따른 해제였다고 해명했다.
한편, 강원랜드는 지난해 감사원의 기관 운영 감사결과, 2006년 4월부터 2009년 4월까지 본인 또는 가족 요청과 각서를 제출했다는 이유 등으로 22명의 출입제한을 임의해제한 것으로 나타나 도박중독 예방 등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조치에 소홀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