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극/성극선

[연극] 나의 아버지 손양원 목사 연극대본

은바리라이프 2009. 6. 22. 19:27

[연극] 나의 아버지 손양원 목사 연극대본

  • 글쓴이: 신의손
  • 조회수 : 309
  • 07.11.23 08:54
http://cafe.daum.net/lordfirst/4jd2/148

손양원 목사

 

 

등장인물 (손양원, 손동인, 손동신, 손동희, 안재선, 군인,양집사, 김집사, 화순떡)

손양원 : 하얀 셔츠, 검정바지, 뿔테안경 (약간 우직해보이는 외모)

손동인, 손동신 : 학생복 차림

손동희 : 양갈래 머리와 꽃무늬 셔츠와 긴 플레어스커트

안재선 : 학생복 차림, 머리에 빨간 띠

군인 : 군인복장 , 김집사, 양집사, 화순떡 : 평범한 아줌마차림

소품 : 권총, 서류가방, 성경책, 의자

 

 

 

롱핀on

잔잔한 음악(내 영혼이 그윽히 깊은데서-피아노반주)과 함께 남자의 목소리로 낭독

① 여호와가 나의 하나님이 되심을 감사

② 여호와가 나의 아버지가 되어진 것이 감사

③ 여호와께서 나의 왕이 되어 주심을 감사

④ 여호와가 나의 목자가 되어 주심을 감사

 

조명on

손양원 : 나는 1902년 6월 3일에 경기도 함안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1939년 전라남도 여수에 있는 애양원교회에 한국인으로서는 2대 목사로 부임했습니다. 1940년 한창 일본의 치하에서 일본의 전쟁영웅들을 기리는 신사참배가 한창 강요되고 있었습니다. 십계명중 1계명인 "하나님 외에는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는 말씀을 지키기 위해 일본에서 강요하는 신사참배를 완강히 거부했고 결국 형무소에 투옥되고 감금되어 있다가 1945년 8월 17일 8.15해방으로 석방되었습니다. 같은 해에 나병환자를 돌보고 있는 애양원 임시원장을 겸임하게 되었지요. 그러고 지금은 1948년 10월 21일...

조명off

스크린으로 여순사건(데모)과 관련된 사진이나 동영상을 띄우고 시끄러운 총소리와 함성이 크게 들린다. 점점 소리가 작아지면서...

조명on

#1

안재선 : (날카로운 목소리로) 손동인! 잘 들어라. 사느냐 죽느냐 중요한 순간이다. 지금 네 가슴에 자리 잡고 있는 예수를 뽑아버리고, 위대한 공산주의를 받아들이면 살고, 끝까지 예수를 고집하면 넌 죽는 거야. 우린 지금 노동자, 농민을 위하여 혁명을 하고 있는 거야. 정의를 위한 일을 한단 말이다. 그런데 넌 한낱 예수라는 서양귀신을 믿으며 양놈들 앞잡이 노릇을 해? 이제 인민의 이름으로 널 심판하겠다. 자, 어서 대답해!

손동인 : (단호하게) 난 어떤 일이 있어도 예수님을 버릴 수는 없다. 예수님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사람이야. 그리고, 이것은 분명 악한 짓이야. 어떻게 사람이 사람을 심판할 수 있단 말이냐. 이것은 죄악이야. 하나님 앞에서 큰 죄를 짓는 거야. 너희들은 너희들이 하는 짓이 무엇인 줄 모르고 있는 거야.

이때 동생 동신이가 뛰어 들어온다

손동신 : 왜들 그러세요? 우리 형님은 아무 잘못 없다고요! 꼭 형을 죽여야 한다면 차라리 저를 죽이세요. 형은 우리집의 장남이라 이렇게 보낼 순 없어요. 차라리 저를 죽이시라고요.

손동인 : 동신아! 넌 어서 빨리 가라. 나를 대신해서 부모님을 잘 모시고 동생들도 잘 돌봐주기 바란다.

손동인 : 형님! 안돼요. 형은 앞으로 미국에 가서 공부도 더 해야 하고 장남이니깐 우리 가정을 이끄셔야 해요. 형님이 여기서 죽으면 부모님이 많이 실망하실 거예요...

안재선 : 이놈들이 감히 어디서...오호라~ 너도 이놈과 같은 예수쟁이에 미국놈 앞잡이구나~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고 너도 지금 이 자리에서 이 성경책에 침을 뱉고 밟고 지나가면 널 살려줄 것이다.

손동인 : (성경책을 품에 앉으며 울부짖으며 말한다) 너가 나를 어떻게 해도 상관없다. 너희가 나를 어떻게 해도 말 한마디라도 절대 예수님을 배신할 수 없어. 예수님은 날위해 채찍질과 조롱을 당하셨는데 내가 한낱 죽음이 두려워서 예수님을 배신할 수 없어... 아무 죄 없이 십자가에 피를 흘리며 달리셨는데 나는 절대 배신할 수 없어!

손동신 : 맞아요. 형님 말씀이 옳아요. 왜 죄 없는 사람들을 마구 죽이면서 정의를 위하는 일이라고 하는 거예요? 말도 안 되는 소리 마세요. 하나님, 저들의 죄를 용서해 주세요. 자기들이 하는 짓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성령님을 보내 주셔서 저들을 회개시켜 주옵소서.

안재선 : (증오에 가득한 얼굴로) 뭐라고? 우리가 죄를 짓고 있다고? 도저히 안 되겠다. 건방진 것들...

조명off와 함께 한 순간 정적이 흐르다가. 요란한 총소리 지축을 뒤흔든다.

잠시후 롱핀으로 동인와 동신이가 쓰러져 있고 뒤이어 잔잔한 음악(십자가-지영2집)과 함께 주님 앞에 드려짐에 대한 말씀이 낭송되다가 서서히 사라진다.

남자목소리(손동인) : 예수님 참으로 감사합니다. 제가 주님 앞에 이렇게 영광스러운 길을 갈 수 있도록 용기 주심을 감사합니다. 이 작고 작은 제가 예수님의 십자가 고통에 동참케 하심을 감사합니다. 비록 작은 삶이지만 작은 마음이지만 주님 저를 받아주소서...

조명off

 

조명 on

#2

화순떡, 김집사, 양집사 등장

화순떡 : (호들갑을 떨며) 아이고, 이를 어째... 우리 동인이, 동신이가 죽다니...천벌을 받을 놈들...그 어린것들이 뭔 잘못이 있다고...아이고...

양집사 : 그러게 말이에요. 오직 하나님과 공부밖에 모르던 우리 동인이, 동신이를 미국 사람 앞잡이 노릇을 했다고 누명을 씌워서 죽였다면서요 글쎄. 아 그놈들이 공산주의인가 뭔가를 추종하는 녀석들인데 다들 동인이 학교 친구들이었대요.

화순떡 : 뭣이라고? 동인이, 동신이를 죽인 사람들이 어린 학생들이라고? 아니 그런 싸가지 없는 것들이 있을까? 조막만한 것들이 총은 어디서 구했고 또 살인까지 저질렀을까? 어른들은 뭐 한 거여 그럼? 째깐한 것들이 싸우고 그러면 말렸어야지 그걸 가만히 놔둬부렀그만잉! 근디 가들이 뭔 원수가 져서 동인이 동신이를 죽였을까?

김집사 : 모르시는 말씀. 공산주의자들이라고 하는 빨갱이들은 종교라고 하는 것을 인정을 하지 않는답니다. 그들은 뭐라더라...유물론인가 뭔가를 주장하는데 세상에는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답니다. 그러니까 당연히 하나님을 부인하는 것이고 그런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인들을 가장 증오하고 죽이려 드는 것이지요. 자기네들 혁명사업과 사상 실현에 걸림돌이라는 거지요.

양집사 : 그럼, 하나님을 믿으면 다 죽인다는 거예요? 김집사님!

김집사 : 믿는 사람들을 붙잡아 놓고 예수님을 믿지 않겠다고 약속을 하면 살려 주고 계속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면 죽이거나 감옥에 처넣는답니다. 아마도 우리 동인이 동신이는 끝까지 예수님을 부인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꾸짖었었나 봐요. 죄를 회개하라고...

화순떡 : 워메 그냥 안믿는다고 말하고 그 놈들 안심시키고 풀려놨으면 좋았을걸. 그냥 안 믿는다고 해 부렀으면 살았을건디 잉! 안그라요?

김집사 : 동인이하고 동신이가 어디 그렇게 믿음이 약한 아이들이었습니까? 목숨을 건지기 위해서 주님을 부인하는 죄를 범할 아이들이 아니지요.

양집사 : 아참, 그런데 우리 목사님께서 동인이하고 동신이를 죽인 범인을 용서하신다고 그러셨다면서요? 그게 사실이에요?

김집사 : 네, 맞아요. 범인을 잡았는데 목사님께서 용서하신다고 그랬대요.

화순떡 : 뭣이여? 그런 나쁜 놈을 용서해부러? (한참을 있다가 갑자기) 아이고, 아이고. 얼마나 충격이 크셨으면 우리 목사님이 정신이 나가부렀구만. 그런 놈을 용서하신다니...우리 목사님이 제정신이 아니여. 아이고, 아이고...짠은거. 동인이 동신이도 짠허구, 우리 목사님도 짠해분거. 아이고....

김집사 : 그런 것이 아니예요. 목사님께서는 그 범인을 용서하시는 것만이 아니라 그를 동인이 동신이 대신 당신의 아들로 삼으신다고 하셨어요. 모든 게 하나님께 감사 드릴 일이라고 하시면서...

모두들 : 뭐라고요? (모두들 깜짝 놀란다.)

화순떡 : 단순허니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아들로 삼아요? 거기다 하나님께 감사드릴 일이라고라? 어메, 어쩌끄나 진짜로 미쳐부렀구만. 우리 손양원 목사님이 완전히 돌아부렀어. 허기야, 하루 아침에 아들을 하나도 아니고 둘씩이나 잃어 버렸는디 제정신이겄어?

화순떡 : 아니..저거 동희 아니여? 워메 저것도 지들 오빠 죽고 나서 풀이 확 죽었고만..동희야~

동 희 : (다가오면서) 안녕하세요.

김집사 : 그래.. 그나저나 괜찮니?

동 희 : (살짝 끄덕이며 여전히 풀이 죽어있다)

양집사 : 우리 동희가 맘고생이 많겠구나..목사님은 괜찮으시니?

동 희 : 네. 어제 하루 종일 기도실에서 나오지 않으시고 기도만 하셨어요. (끝내 울음을 터뜨리며) 집사님 어떡하면 좋아요? 우리 오빠들이 불쌍해서 어쩌죠? 그 착한 오빠들이 불쌍해서 어떡해요...(흑흑 흐느낀다)

김집사 : 그래... 네 마음을 알겠다. 사랑하는 오빠들을 한꺼번에 둘이나 잃었는데 네 마음이 오죽하겠니? 그래 울어라...울어서 네 마음이 풀릴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울어라. (한참 사이)이제 좀 진정이 되니?

동 희 : (말없이 고개만 끄덕인다. 한참 후) 전 아직도 오빠들이 죽었다는 사실이 믿기질 않아요. 어디선가 '동희야!' 하고 부르며 나타날 것만 같아요.

양집사 : 그럴 거야. 너희 남매의 우애는 정말 남달랐지. 어딘가에 살아 있을 거란 느낌이 들만도 하단다. 하지만, 동희야, 슬퍼하고만 있어서 될 일이 아니잖니? 이제 진정하고...그래 아빠는 어떻게 하고 계시니?

동 희 : (갑자기) 저는 아빠를 더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오빠들의 죽음에 슬퍼하지도 않으시는 것 같고...

양집사 : (말을 자르며) 설마 그러시겠니?

동 희 : 아니에요. 정말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으셨어요. 그리고, 하루 종일 기도실에 들어가셔서 나오지도 않으시다가 오늘 아침에야 나오셨어요. 근데, 나오셔서 하신다는 말씀이 뭔지 아세요? 정말 우리 오빠들이 친아들이 아닐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또 흐느낀다.)

화순떡 : 워메 그럼 아까 김집사가 한 말이 참말이구먼...그 놈을 용서하고 아들로 삼는다는..

동 희 : (끄덕이며) 네..진짜예요. 저도 이해가 안되요..어떻게 그럴 수 있죠? 말도 안되요.

김집사 : 동희야.. 목사님은 무언가 큰 결심을 하신거야. 나중에는 니가 더 잘 알게 될거야. 원수를 원수로 대하지 않고 사랑하고 용서하는 큰 믿음의 결과지.

동 희 : 네.. 한편으로는 저도 그런 마음이 들긴 하지만... 항상 들었던 예수님의 가르침인데 그것을 받아드리고 실천하려고하니 저도 힘이 들어요. 아무튼 오늘 순천에서 그 범인에 대한 즉결 사형집행이 있다는데 아버지께서 급히 저를 보내셨어요. 사형집행을 막으려고 말이예요.

화순떡 : 워메 나는 뭔 말인지 하나도 모르겄네. 교회에 댕기면 자기 자식을 죽인 원수도 용서하고 사랑하게 된다는 말인가? 아무튼 간에 두고보면 알것제 뭐.

조명off

조명 on

#3

군인이 안재선을 심문하고 있다

군 인 : 이름

안재선 : ....

군 인 : (큰소리치며) 이름! 이름을 대란 말이다

안재선 : (두려움에 떠는 목소리로) 안 재 선

군 인 : 너의 죄목은 말 안해도 잘 알겠지. 네가 손동인, 손동신을 탈취한 총으로 쏴죽였지.

안재선 : 난 죽이지 않았어요.

군 인 : 지금 같은 학교 학생들이 모두 증거를 대었다.

안재선 : 아닙니다. 아니에요. 전 죽이지 않았습니다. 그곳에 가긴 했지만 총을 쏘진 않았습니다.

군 인 : 어떻게 같은 학교 친구를 그렇게 무참하게 죽일 수 있나?

안재선 : 아니예요.. 전 죽이지 않았어요.

군 인 : 너같은 빨치산 때문에 얼마나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갔는지 알아

안재선 : 전 아니예요? 한번만 살려주세요.. 전 죽기 싫어요.

동희등장

군 인 : 잘 봐라.. 아 아이는 니가 죽인 동인이와 동신의 여동생이다. 오늘 니가 그럴 줄 알고 불렀지. 이 사람이 너희 오빠들을 죽인 사람이 맞지 ?

안재선 : (동희를 노려보며) 난 너희 오빠를 죽이지 않았어.

군 인 : 아니 이놈이..

동 희 : 함께 우리오빠를 잡으러 갔다가 오히려 오빠들의 말에 감동해서 그 길로 빨치산을 뛰쳐나와 독실한 기독교 신자가 된 윤선웅형제님이 그 살해 현장에 있었던 목격하고 진실을 밝혀줬어요.

군 인 : 이런대도 발뺌을 해

안재선 : 아니라고...그 새끼는 배반자라고..나를 모함하는거야! 아니야!!

군 인 : 가만히 있지 못해. 더 이상 못봐주겠다. 넌 오늘 총살형이다. 데리고 나가...

안재선은 여전히 불안한 표정으로 두려워하고 있다.

동 희 : 아저씨

군 인 : 왜 그러나

동 희 : 사실 저는 여기에 증인 자리로 온 게 아니예요?

군 인 : 아니 그럼 뭐 때문에 왔는데?

동 희 : 사실 아버지의 부탁을 받고 왔어요. 우리 아버지께서 우리 오빠들을 죽인 안재선이라는 사람을 용서하신다고 하셨어요.

군 인 : 뭐야! 용서, 정말이냐?

동 희 : 정말입니다. 용서하실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을 죽은 오빠들 대신 아들로 삼으실 거라고 하셨어요.

군 인 : 저 안재선이를 아들로 삼아? 자신의 아들들을 죽인 살인마를...? 하하하 아냐, 아닐 거야. 네 아버지가 충격에 제정신이 아닌 거야. 자식을 한꺼번에 둘을 잃었으니 그럴 수도 있지. 아무튼, 안재선은 오늘 사형 집행한다.

동 희 : (애원하듯이)아버지의 뜻이 아니라면 그 먼 여수 애양원에서 여기 순천까지 나이 어린 저를 보내셨겠어요? (안재선 쪽을 바라보며) 안재선..아니...이제 나의 오빠로군요. 내 오빠가 왜 저런 모습으로 비참하게 서 있게 하지 마시고 우리 오빠를 풀어 주세요.

안재선 : (갑자기 절규한다) 안돼, 안돼, 아니야. 난 죽어야 돼. 난 살인자야. 사람을 죽인 살인자란 말이야. 누가 모를 줄 알고? 날 살려 놓고 서서히 복수하려는 거야. 아니, 평생을 양심의 가책으로 조금씩 미쳐가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위로 받으려는 거야. 흐흐흐 잔인한 것들 뭐 날 용서해 줘? 웃기고 있어 누가 누굴 용서한다는 거야. 난 그놈들을 양놈 앞잡이를 처형했을 뿐이야. (두손을 불끈쥐며) 난 인민의 영웅이란 말이다. (동희를 붙잡아 흔들며)날 봐. 날 똑바로 보란 말이야. 난 살인자야. 네 오빠들을 죽인 살인마란 말이야. 죽어야 해. 난 죽어야 한단 말이야. (동희를 다른 곳으로 밀쳐버리고 군인에게) 이봐요, 당신. 나야, 나. 빨갱이 안재선이야. 당신은 공산주의자를 제일 싫어하잖아. 어서 쏴. 어서 날 죽이란 말이야. (절규하며 쓰러져 흐느낀다.)

군인 : (흥분해서) 그래, 맞아. 넌 빨갱이야. 빨갱이는 이 땅에 살아 있을 필요가 없는 인간이지. 그래, 죽여주마. 깨끗하게 죽여주마. (권총을 뽑아 든다.)

동 희 : 안 돼요. 차라리 날 쏘세요. 아저씬 왜 제게서 하나 남은 오빠까지 빼앗아 가려고 하세요? 저의 하나밖에 없는 오빠를 지켜 주세요. 제발 살려 주세요. (동희 흐느낀다. 잠시 후,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동희 무대 중앙으로 나서며) 예수님, 고맙습니다. 제게 이렇게 소중한 새 오빠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또한, 제게 용서의 큰 열매가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간음한 여자를 심판하려는 사람들을 향해 죄 없는 자만이 돌을 던지라 하셨던 예수님. 우린 모두 죄 인임을 고백합니다. 그런 죄인들을 사랑하시는 예수님. 그래서, 십자가에 못박혀 피 흘리신 예수님. 그것이 바로 사랑과 용서의 근원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오빠, 재선 오빠. 일어나세요. 일어나서 저기 사랑과 용서의 예수님을 보세요. 예수님은 재선 오빠를 위해서도 피를 흘리신 거예요. 오빠를 사랑하고 용서하신 예수님을 보세요. 그리고, 새로 거듭난 삶의 행복을 누리세요. 아빠와 엄마 그리고, 이 귀여운 동생과 행복하게 살면서...예수님과 더불어 살면서 말이에요.

안재선 : (천천히 일어난다. 그리고, 동희가 바라보는 하늘을 향해 손을 뻗어 올리며) 예수? 날 위해서도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셨다고? 누구십니까? 당신은 누구십니까? 당신은 누구시길래 예수쟁이들만 골라서 핍박하고 살인까지 했던 내게도 이렇게 큰사랑을 주시는 겁니까? 진정 제게도 그 사랑을 받을만한 자격이 있는 건가요? 나 같은 죄인을 용서하시는 겁니까? 아니에요. 예수님. 절 용서하지 마세요. 전 살인마입니다. 그것도 목사님의 아들들을 죽인 극악무도한 죄인입니다. 전 용서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래도, 용서받을 수 있는 건가요? 목사님의 아들로서, 저렇게 착한 아이의 오빠로서 살아갈 수 있는 건가요? 차라리, 절 벌주십시오. 지옥 불에서 살갗이 익어 일그러지는 고통의 벌을 주십시오. 어떻게 사람을 둘씩이 나 죽여 놓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살아갈 수가 있겠습니까? 절 죽여주십시오. 절 죽여 죽은 이들의 원수를 갚게 하여 주십시오. 예수님! (흑흑 흐느낀다.)

동 희 : 오빠, 오빠는 방금 절실하고 진실되게 스스로가 죄인임을 예수님 앞에서 고백했어요. 그런 오빠를 예수님은 이미 용서하시고 사랑하실 거예요. 오빠는 이제 어느 누구도 심판할 수 없어요.

안재선 : 어느 누구도 날 심판할 수 없다. 어느 누구도...예수님은 날 용서하시고 사랑하신다. 아! 이 벅찬 감동, 이 넘치는 은혜가 어디 있을까? 지금까지 고아로 외롭게만 자라온 내가 이런 사랑을 받아 본 적이 있었던가... 외로움과 그리움에 한 여름에도 허전했고 그러기에 세상이 더욱 밉기만 했던 내가 이렇게 따스한 위로를 받아 본 적이 있었던가. 예수님. 감사합니다. 나 같은 죄인을, 죽어도 일 백 번은 고쳐 죽어야 할 나를 용서하신 예수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제 목사님의 아들로서, 예수님의 사랑 받는 사람으로 살아가렵니다. 날 용서하시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예수님, 예수님. 아, 나의 예수님! 날 받아 주옵소서.

조명 off

 

조명 on

#4

추도예배로 등장인물이 모두 모인자리

다함께 수군거리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동 희 : 오늘 이 자리는 그래도 우리와 함께 했던 오빠들을 보내는 자리입니다. 또한 너무 감사하게도 오빠들을 대신해 귀한 재선오빠를 보내주셨습니다. 여기에 모두 모이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마지막으로 목사님 말씀을 듣겠습니다.

주변 어두워지고 목사님 롱핀 (배경음악 : 내영혼의 그윽히 깊은데서 연주곡)

첫째, 나 같은 죄인의 혈통에서 순교의 자식들이 나오게 하셨으니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둘째, 허다한 많은 성도들 중에 어찌 이런 보배들을 주께서 하필 내게 맡겨 주셨는지 그 점 또한 주께 감사합니다.

셋째, 3남3녀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두 아들 장자와 차자를 바치게 된 나의 축복을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넷째, 한 아들의 순교도 귀하다 하거늘 하물며 두 아들의 순교이리요, 하나님 감사합니다.

다섯째, 예수 믿다가 누워 죽는 것도 큰 복이라 하거늘 하물며 전도하다 총살 순교 당함이리요, 하나님 감사합니다.

여섯째, 미국 유학 가려고 준비하던 내 아들, 미국보다 더 좋은 천국에 갔으니 내 마음 안심되어, 하나님 감사합니다.

일곱째, 나의 사랑하는 두 아들을 총살한 원수를 회개시켜 내 아들 삼고자 하는 사랑의 마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여덞째, 내 두 아들의 순교로 말미암아 무수한 천국의 아들들이 생긴 것이 믿어지니 우리 아버지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아홉째, 이 같은 역경 중에서 이상 여덟 가지 진리와 하나님의 사랑을 찾는 기쁜 마음, 여유있는 믿음 주신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께 감사 감사합니다.

끝으로, 나에게 분수에 넘치는 과분한 큰 복을 내려 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감사의 대사 부분을 스크린에 띄운다)

파일 첨부 첨부
손양원목사.hwp (38kb)     다운로드

'성극 > 성극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로이 포스터  (0) 2010.07.02
뮤지컬 가스펠(Gospell) [원본]   (0) 2009.06.22
도마의 증언   (0) 2009.06.22
부활의 증언   (0) 2009.06.22
Musical 정자동 아줌마들  (0) 2009.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