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주석강해/사무엘상

두려움(사울)3.사울 왕국의 시작1

은바리라이프 2009. 3. 17. 22:29

두려움(사울)3.사울 왕국의 시작1

안정현 2008-08-06 13:10:06 주소복사

조회 23  스크랩 1

 

 

성경은 하나님께서 사울을 버리신 이유를 서너가지 정도로 요약하고 있습니다.

그는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제사장을 대신해서 자신이 제사를 드렸고, 아말렉 전투에서는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진멸법을 지키지 않았으며  말년에는 신접한 여인에게 하나님의 뜻을 묻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선지자적 시각에 따라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사울의 실수를 지적한 것일 뿐 실제로 사울의 시대는 매우 어려운 시대였음에 틀림없습니다.

 

말년의 사울은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신경불안에 시달리고 있었고, 조금이라도 자신의 비위에 거스르는 사람들에게는 사정없이 창을 던졌습니다. 무능하면 무능하다고 쫓겨나고, 유능하면 유능하다고 요주의 대상이 되어야 했습니다. 신정국가 이스라엘에서 치외법권처럼 여겨지던 제사장들마저 그의 칼날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사울은 자기 마음대로 제사장도 갈아치웠고, 다윗을 도왔다는 이유로 제사장 일가를 몰살시키기도 합니다.

 

말년으로 갈수록 사울의 의심병은 더욱 깊어져 자기 일족인 베냐민 지파만을 중용하고 그들에게 둘러 싸여 밀실정치를 펼치게 됩니다. 결국 다윗을 비롯하여 나라의 많은 인재들이 사울의 학정을 피해 고향을 떠나야 했습니다. 다윗이 아둘람으로 피해있을 때 억울한 자, 원통한 자들이 그의 곁으로 많이 몰려 왔습니다.

 

사울의 실패의 핵심에는 그의 내면에서 자라고 있던 두려움이 있습니다. 사울의 삶에는 열등감, 비교와 경쟁의식, 낮은 자존감등 수많은 증상들이 나타나지만 모든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두려움이었습니다. 사울은 자신의 잠재적 경쟁자들을 두려워했고, 백성들을 두려워했으며 마침내는 하나님도 두려워하게 되었습니다. 사울의 내면에 조금씩 자라고 있던 이 두려움은 어느날 사울의 내면에서 뛰쳐나와 사울과 그의 나라 전체를 뒤덮게 됩니다.

 

지도자는 외로운 사람입니다. 지도자는 홀로 결정을 내려야하며 그 결정에 대한 책임도 홀로 져야 합니다. 그래서 지도자는 늘 외롭고 그 외로움은 두려움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고독과 두려움은 지도자들이 숙명처럼 안고 가야 하는 문제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사울은 이 긴장을 이겨내지 못하고 두려움에 사로잡히고 맙니다.

 

이제 사울의 내면에서 두려움이 자라가는 과정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사울 이전에 이스라엘을 다스린 사람은 사무엘이었습니다. 그는 참으로 대단한 사람이었습니다. 성경에 출생이 기록된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사람입니다. 아이를 낳지 못하던 어머니가 아이를 성소에 드리기로 서원하고 낳은 아이가 바로 사무엘입니다. 성소에서 자라기 시작한 사무엘은 십대가 되기전에 이미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시작했고, 십대 때에는 그가 예언한 말이 단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아서 모든 사람들이 그가 하나님이 세우신 선지자인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사무엘의 위대함은 그가 어린 시절부터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는데 있지 않습니다. 그가 진정한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등장하게 되는 것은 그로부터 20년의 세월이 지난 30대 중반 이후의 일입니다.

 

사무엘이 아직 십대였을 때 이스라엘은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대패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임재의 상징인 법궤까지 메고 나간 그 전투에서 이스라엘은 패배했고, 대제사장 엘리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도 그 전투에서 전사합니다. 이 소식을 들은 들은 대제사장 엘리도 자리에서 넘어져서 목이 부러져 죽고 맙니다.

 

어린 시절부터 성소에서 자란 사무엘에게 이 일은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을 것입니다. 하나님만이 전부였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이 택하신 특별한 백성이라는 의식아래 살아가고 있던 사무엘에게 하나님의 현존의 상징인 법궤를 메고 나간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대패하고 법궤가 사로잡혀 갔다는 것은 큰 충격과 좌절을 불러 일으킨 사건이었을 것입니다.

 

사무엘은 개인적인 신앙적인 위기와 더불어 더 이상 어떠한 보호자도 없이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야하는 입장에 처하게 됩니다. 아무리 하나님이 세우신 선지자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어도 그 하나님이 전투에 진 이상 어느 누구도 사무엘을 거들떠 보지도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고대 세계에서 민족간의 전쟁은 신들의 전쟁이었고, 전투 하나하나에 민족의 명예와 운명만이 아니라 신들의 명예와 운명도 걸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사건 이후로 사무엘의 행적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우여곡절끝에 법궤는 이스라엘로 돌아오게 되지만 이스라엘은 무려 20년동안이나 블레셋의 지배를 받으며 그들의 신들을 받아들이고 그들을 섬기며 살아가게 됩니다. 아직 10대 중반이었을 사무엘이 이때 어떤 고민을 했고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는 아무것도 나타나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20년의 세월이 지난 어느날 사무엘이 다시 역사의 무대에 등장합니다.  

그는 미스바에 이스라엘 민족 전체를 모으고 대각성집회를 엽니다. 고대 세계에서 종교적 독립이란 곧 정치적 독립을 의미하는 일이었기에 블레셋과의 전쟁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사무엘은 탁월한 전략을 가진 군사전략가도, 용맹으로 이름을 떨치던 장군도 아니었지만 이스라엘 신앙의 회복과 조국의 독립을 소리높여 외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오직 믿음 하나로, 그리고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로 블레셋과 맞서 싸웁니다. 그런데 그 전투에서 기적이 일어납니다. 하늘에서 우박이 내려서 블레셋 군대가 궤멸하는 상식적으로 이해 불가능한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사무엘은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의 현존이 함께 하는 사람, 믿음과 용기의 사람, 하나님의 율법에 철저히 헌신되어 있는 사람이 바로 사무엘이었습니다. 이후 그는 이스라엘의 사사로 각 지역을 순행하며 재판을 하고 하나님의 율법을 가르치는 일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