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2/메모

영화는영화다ㆍ테이큰 대박에도 빈손

은바리라이프 2009. 2. 11. 17:23

영화는영화다ㆍ테이큰 대박에도 빈손
투자ㆍ제작ㆍ수입사 수익금 정산 못받아
작년 의외의 '대박' 영화로 주목받은 한국 영화 '영화는 영화다'와 수입 영화 '테이큰'을 투자ㆍ제작했거나 수입한 영화사가 흥행 수익도 받지 못한 채 소송에 휘말리게 됐다.

11일 영화계에 따르면 '영화는 영화다'의 투자ㆍ제작사인 스폰지이엔티와 '테이큰'의 수입사 와이즈앤와이드 엔터테인먼트는 배급사인 '스튜디오2.0'으로부터 흥행 수익을 배분받지 못했다. '스튜디오2.0'의 대표 A씨는 2달여째 잠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수입은 극장이 자신의 몫을 제외한 수익금을 배급사에게 주면 배급사는 여기에서 배급 수수료만 빼고 수익금을 투자사나 수입사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정산된다. 투자사는 이 중 일부를 제작사 몫으로 나눠주고 홍보사 등 관련 업체에 대한 대금을 치르는 방식으로 수익이 분배된다.

배급사는 상영 종료 이후 90일 안에 수익금을 투자사나 수입사에 정산하는데 두 영화 모두 정산 기한을 넘어섰지만 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영화는 영화다'는 제작비 6억5천만원을 들이고도 전국 130만명을 동원하며 히트했으며 비교적 저가에 수입한 '테이큰'은 238만명을 동원해 역시 대박을 이뤄냈다. 스폰지와 와이즈앤와이드가 스튜디오2.0으로부터 받아야 할 수익금은 각각 35억원과 60억원 가량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스튜디오 2.0은 1999년 만들어진 전신 튜브엔터테인먼트 시절부터 충무로에서 활발하게 투자ㆍ배급ㆍ제작을 벌여온 중견 영화사다. 튜브엔터테인먼트 시절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로스트 메모리즈', '내츄럴 시티' 등을 투자ㆍ배급했고 현재는 코미디 '돌플레이어'와 한일 합작영화 '샤라쿠'를 준비 중이었다.

의외의 히트작을 내고도 받아야할 돈을 떼일 처지에 놓인 스폰지와 와이즈앤와이드는 소송을 통해 서로 다툼을 벌이는 상황이 됐다.

스튜디오2.0은 '영화는 영화다'가 상영 중이던 작년 10월 '테이큰'의 대금 지불을 요구하는 와이즈앤와이드에 '영화는 영화다'의 수익금을 극장에서 받을 권리를 넘겨주는 '채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는데, 스폰지측이 소송을 통해 이 계약의 행사를 막은 것.

스폰지측은 '영화는 영화다'의 수익금에 대한 권리가 배급사인 스튜디오2.0에 있지 않은 만큼 이 계약이 성립하지 않다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냈고 법원은 지난달 이를 받아들여 스폰지측의 손을 들어줬다. 스폰지와 와이즈앤와이드는 이 문제에 대해 본안 소송을 벌이고 있다.

해당 영화들이 떠들썩한 흥행작이었던데다 문제가 된 배급사 스튜디오2.0가 충무로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온 중견 투자ㆍ배급사라는 점에서 영화계는 이번 사태를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익명의 한 영화제작사 대표는 "경영이 어려워진 스튜디오2.0이 이전 영화에서 생긴 빚을 새 영화의 수익금으로 갚다가 일이 커진 것 같다"며 "쇼이스트나 벤티지 홀딩스처럼 중견투자사들이 문을 닫거나 투자 중단을 발표하는 가운데 생긴 일이라서 가뜩이나 어려운 한국영화 투자 시장이 더 경색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윤보라 기자 (bryoon@uf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