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지’ 예술·독립영화 실험 물올랐다 | |
매니아 발판 시장성 입증 매출 4년새 14배 늘어 수익도 30만원 넘는 연간회원권 발매 이어 색깔있는 한국영화 제작 확대 | |
![]() |
![]() ![]() |
스폰지의 영화가 그렇게 많은가? 많다. 관객 규모 1만~10만명짜리 시장에서 스폰지는 ‘큰손’이다. 지난해 50편을 수입·배급했으니 편수만으로는 업계 대표기업 씨제이엔터테인먼트의 51편과 맞먹는다. 골수팬이 튼실한가? 인터넷 네이버 카페 ‘스폰지하우스’엔 2만3천여명이 활동 중이다. 막을 내린 영화라도 회원들이 원하면 다시 스크린에 걸기도 한다. 매니아를 발판 삼은 스폰지는 예술·독립영화 시장도 승산이 있다는 걸 입증해내고 있다. 2002년 5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70억대로 자라며 처음으로 수익도 내기 시작했다. <메종 드 히미코>는 9만명을 넘기는 ‘대박’을 터뜨렸다. 서울 종로와 압구정에 전용 상영관을 연 것도 성장의 기반이 됐다. 감독의 힘 고정팬을 모은 것은 독특한 색깔 때문이다. 스폰지는 주류 영화도 아니고, 그렇다고 머리 싸매야할 만큼 어려운 작품도 아닌 영화를 선보인다. 사회적이거나 정치적 색깔이 강한 영화도 스폰지의 취향은 아니다. 특정 감독의 거의 모든 작품을 망라하는 컬렉션을 지향한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를 만든 이누도 잇신 감독의 작품은 단편까지 사들였다. 빔 벤더스, 기타노 다케시, 짐 자무시, 미셸 공드리…. 이들의 작품은 내용이나 만들어진 시기와 상관없이, 영화를 보기도 전에 일단 사고 본다. 스폰지는 올해 이들 가운데 몇몇을 초청하고 그 이름을 건 영화제도 열 계획이다. 졸라맨 허리띠 스폰지의 전신 격인 영화사 ‘디지털 네가’ 시절부터 10년 동안 쌓은 네트워크가 뒷심을 받친다. 감독의 작품을 모조리 사다보니 감독이나 제작사와 믿음을 톡톡히 쌓았다. 매체 광고는 거의 안하고 포털 카페에 개봉정보를 띄운다. 어차피 목표가 100만명도 아니고 볼 사람은 보기 때문이다. 스폰지 영화의 90%를 차지하는 스크린 10개 미만 개봉 작품은 구매부터 마케팅까지 비용 1억원을 넘지 않도록 한다. 이러면 1만~1만5천명만 들어도 손익분기점을 넘긴다. 올해 개봉하는 <바벨>처럼 150개관에 걸리는 대작도 있지만, 스폰지 영화의 90%는 이 범주에 든다. 넓어진 활동 반경 외국 영화를 주로 수입하던 스폰지는 2005년 황규덕 감독의 <철수♡영희>로 한국 영화 배급을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2년 동안 배급사를 찾지 못한 배창호 감독의 <길>, 김기덕 감독의 <시간> 등 5편을 배급했다. 올해엔 상반기에만 5편이 잡혀있다. 조성규 대표는 “스폰지와 색깔이 달라도 묻혀선 안될 한국 감독의 작품은 올린다”고 말했다. 같은 이유로 제작하는 작품 수도 늘고 있다. <거칠마루> <온 더 로드>에 이어 올해엔 <별빛 속으로> 등 4~5편을 만든다. 서울 이외 지역 관객과 만날 창구로 케이블 텔레비전 채널을 꾸리는 것도 장기 계획에 들어 있다. 스폰지의 규모는 커가지만 지향은 매한가지다. 조 대표는 “마이너는 마이너로 남아야 의미가 있다”며 “스폰지는 다수의 취향이 되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
'기타2 > 메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변비女의 장은 “발암 물질 창고” (0) | 2009.02.26 |
---|---|
“공부에 매몰되지 않고 꿈을 펼쳐 이뤘어요” 일기 쓰듯 운영한 블로그, (0) | 2009.02.16 |
영화는영화다ㆍ테이큰 대박에도 빈손 (0) | 2009.02.11 |
외화 수입에 관한 잡담 하나 (0) | 2009.02.11 |
예술영화, 천국보다 낯선 이름 (0) | 2009.0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