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2/메모

수입 배급과 기획 제작

은바리라이프 2009. 2. 11. 17:06

수입 배급과 기획 제작
출판사마다 번역서와 국내 필자 도서의 비중이 제 각각이기 마련이다. 대부분의 책이 번역서인 곳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이를 두고 어느 한쪽이 옳고 다른 쪽이 그르다는 식으로 평가하기는 곤란하다. 그것은 가치 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 차원의 문제에 속한다. 양질의 해외 도서를 번역, 소개하는 일도 중요하고, 우수한 국내 필자의 책을 내는 것도 중요하다. 출판사 나름의 역량과 처지, 지향점, 개별적인 기획 방향 등에 따라 번역서와 국내 필자 도서의 상대적인 비중은 다른 것이 당연하고, 그것은 존중되어야 한다.

언뜻 생각하면 번역서 출간이 국내 필자 도서 출간에 비해 쉬울 것 같지만 결코 그렇지만도 않다. 번역할 도서 선정(사실상 기획 개념에 속한다.)과 저작권 계약이라는 문제가 만만치 않은 데다가, 좋은 번역자를 만나는 일은 좋은 필자 만나는 일 못지 않게 어렵다. 맥락이 같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외국 영화 수입 배급과 영화 기획/제작의 차이와 어느 정도는 비슷한 측면이 있다.

외국 영화 수입 배급도 수입할 영화 선정에서부터 계약, 대사 번역, 홍보 등, 간단치 않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요컨대 단순히 필름 수입해서 돌리는 일이 결코 아니다. 물론 시나리오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을 문자 그대로 "만들어 나가야 하는" 영화 기획/제작의 어려움이야 두말할 나위 없다. 대체로 볼 때 영화계든 출판계든 아무래도 기획/제작 쪽에 점수를 더 많이 주는 듯 하다. 그리고 좋은 감독, 좋은 배우, 좋은 시나리오를 찾기 힘들다는 것도 영화계와 출판계가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인 듯 하다. 시장에서 그 흥행성이 이미 검증된 감독, 배우, 소재 등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사견이지만 가장 이상적인 것은, 출판사마다 처지가 다르겠지만, 수입 배급과 기획 제작의 비중이 극단적으로 한 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예컨대 해외 도서의 흐름에 어둡다면 국내 필자 도서의 기획에서도 불리해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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