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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전쟁, 인류의 비극 예고

은바리라이프 2009. 2. 4. 15:40

가자지구 전쟁, 인류의 비극 예고
   2009-01-08 14:37:23     

60년간 분노 누적돼 온 양측 극단주의의 충돌 … 무력으로는 평화 이룰 수 없어

새해벽두부터 세계의 화약고 중동으로부터 암울한 그림자가 인류에게 덥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7일부터 가자지구에 무려 800여차례의 공습을 퍼붓고 3일부터는 대규모 병력을 전격 투입, 지상전으로 확대됐다. 이스라엘의 공격의 빌미를 제공한 것은 하마스다. 가자지구의 자치정부격인 하마스는 지난 달 18일 6개월간의 휴전기간 종료 후 휴전연장을 거부한 채 이스라엘 영토로 로켓탄을 잇따라 발사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3일 하마스의 로켓공격을 테러행위로 규정했다. 그렇다면 이번 전쟁의 책임은 하마스에 있는 것일까. 하마스가 땅굴을 통해 밀반입한 보잘것없는 무기로 세계 최강 수준의 이스라엘을 향해 무모한 선제공격을 감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하마스는 대 이스라엘 강경 무장 투쟁을 고집해온 정파다. 요르단강 서안과 골란고원, 동예루살렘 등지에서 아직 이스라엘의 강제점령이 계속되는 조국의 완전한 해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러한 하마스를 궤멸시키기 위해 분리장벽 설치에 이어 2007년 6월부터는 가자지구에 물과 전기, 생필품을 철저히 통제하는 고립정책을 폈다. 가자지구 주민은 이집트 국경에 비밀 땅굴을 파고 들여오는 물자로 버텨야 했지만 한계에 부딛쳤고 주민의 불만과 고통도 극에 달했다. 하마스는 봉쇄를 풀면 휴전 연장에 응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이스라엘의 총성 없는 고사작전은 계속됐다. 가자주민들의 생명선이 차단된 하마스의 이판사판식 공격은 충분히 예견된 수순이었다. 이번 전쟁의 핵심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 대한 전면 봉쇄와 이를 풀기 위한 하마스의 결사항전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을 원했다. 이스라엘은 이미 18개월 전부터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공격을 훈련하며 치밀하게 준비해왔다. 이스라엘이 이번 전쟁에서 얻으려는 것은 무엇인가? 이스라엘은 2006년 7월 북부 국경지대를 로켓포로 위협하던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소탕하려다 실패한 경험이 있다. 34일간 졸전을 펼치다 레바논의 민간인 대량 피해를 초래한후 국제여론에 밀려 쫓기듯 철수했다. 이스라엘의 자존심은 구겨졌고 전후 헤즈볼라의 위력은 오히려 더 막강해졌다. 뉴욕타임스는 “당시 패전의 악몽을 씻고 이스라엘의 억지력을 다시 세우고자 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하마스가 당분간 이스라엘에 맞서지 못하도록 기반을 파괴한 뒤 최선의 조건에서 휴전하려는 것이다. 이스라엘 유력지 하레츠는 “하마스의 물리적 기반을 파괴해 저항할 능력이 없게 만든 뒤 ‘장기간의 휴전’을 받아들이게 만드는 것이 이스라엘군의 목표”라고 보도했다.
또다른 이유로 ‘이스라엘의 정치 게임’이 이면에 있다. 다음 달 10일로 예정된 이스라엘 총선을 앞두고 현 연립정부의 지지율이 낮아 재집권이 불투명해지자 가자지구 ‘강공’으로 정치적 돌파구를 찾아 나섰다는 분석이다. 실제 공습이 시작되기 이전에는 보수 야당 리쿠드당이 우위를 보였으나, 공습 이후 현 연정 지도자들의 인기가 급상승했다. ‘오바마 변수’도 작용했다.
영국 BBC는 이스라엘 편을 확실히 들어주는 조지 부시 행정부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도 이번 공격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오바마가 대통령에 취임했을 경우 새롭게 시작될 이른바 ‘평화 프로세스’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분석된다.
이스라엘의 의도가 어디에 있든 이번 전쟁은 중동평화논의를 한걸음 후퇴시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의 논설담당 잭슨딜은 “그나마 평화를 모색했던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가 피비린내 나는 전쟁으로 임기를 마치게 됐다”며 정치논리가 우선된 비극적 현실을 지적하고 “2월 이스라엘 총선에서 초강경 노선을 표방하는 정부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예상했다. 실제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공습으로 희생자가 늘면서 시리아가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 중단을 선언했고,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친서방 아랍국들까지 이스라엘과의 협력을 거부하게 만들고 있다. 피의 보복의 악순환이 계속되면, 서방이 중동평화안으로 잡고 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개 국가 공존안’도 실현하기 어려워진다. 이라크 전쟁 등으로 깊어진 미국과 아랍권의 화해 역시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이란의 핵위협차단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줄어들면서 이란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새총에 대포로 응징한 격이 된 이번 전쟁을 놓고 미국 정부를 제외한 국제사회의 여론은 이스라엘에 비판적이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과잉 무장공격’이라고 이스라엘의 잘못을 지적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의장국 성명을 통해 “자위권 발동이라는 명분으로도 민간인에게 큰 타격을 주는 군사행동은 용납되지 않는다”고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아랍권에서의 반이스라엘 투쟁이나 저항도 전에 없이 거세지고 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는 “아랍권에선 하마스에 대한 지원 움직임이 역력하다”며 “하마스가 저항의 상징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영국 옵서버도 이스라엘의 공격은 하마스에 대한 팔레스타인인들의 지지도만 더 높이고, 폭력의 악순환만 불러올 뿐이라고 지적했다.
중동 위기의 보다 깊은 근저에는 유대교와 이슬람교의 근본주의의 충돌이 자리하고 있다. 이스라엘민족이 팔레스타인 거주지이던 고토로 돌아와 1948년 정부 수립후 60년간 중동은 세계의 화약고가 되어왔다. 계속된 전쟁으로 대립과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져왔고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보복 의식이 더욱 짙어졌다. 이슬람세력의 비등을 염려하는 기독교계 일각에서마저 이스라엘의 강경노선을 지원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미국 기독교채널 CBN을 운영하고 기독교연합을 창립해 기독교 우파의 정계진출을 도모했던 로버트슨 목사는 “이스라엘의 강경정책에 대한 세계 각국의 비난이 있겠지만 신은 자신의 백성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예수님이 오늘날 예루살렘에 오신다면 뭐라고 하실까. 이번 기회에 하마스를 진멸시켜 이슬람 무장세력의 위세를 꺾어놓으라고 말씀하실까.
가자지구처럼 인구밀집지역을 공습하면 대규모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할 것을 이스라엘이 모를 리 없다. 이스라엘은 인도주의를 외면하고 있다. 전쟁 개시 10일 만에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무려 514명, 부상자는 2천7백명으로 늘었다. 유엔은 희생자중 4분의 1 이상이 민간인이며 이중 어린이가 80명 이상 포함됐다고 보고 있다. 천진난만한 어린이와 노약자, 부녀자들이 대피에 서툴러 더 많이 희생당하고 있다. 계속된 공습과 지상전으로 상하수도시설이 파괴돼 식수와 75%의 전력 공급이 끊겼다. 이미 18개월간의 가자지구 봉쇄로 식량과 의약품 등 모든 생필품이 절대 부족한데다 식량 배급마저 끊겼다. 이스라엘 군당국은 “가자지구 내 식량 창고가 가득차 식량 수송을 중단했다”고 주장했지만 세계식량기구 팔레스타인 사무소측은 “창고가 절반도 채워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유엔 인도조정국은 “이스라엘 당국이 국제적십자위원회의 가자지구에 대한 긴급의료팀 파견 허가도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자시티에 거주하는 하템 슈라브는 “우리가 처한 현재의 상황을 묘사할 수 있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볼 수 없다”고 생지옥과 같은 참상을 전했다.
인간은 그 누구도 원수를 삼거나 응징해선 안 된다. “하나님이 그 해를 악인과 선인에게 비추시며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내려주심이라”(마 5:45) 예수님은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으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고 분명히 말씀하신다. 대적하지 않을 뿐 아니라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 대라”(마 5:38-40)고 하신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신 새 계명이 바로 사랑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사랑을 실천하는 자만이 하나님의 아들이 될 것임을 분명히 하셨다. “또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이같이 한즉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아들이 되리니”(마 5:43-45)
중동 전쟁은 인류를 위협하고 가뜩이나 어려운 세계경제를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전대미문의 경기악화와 소비침체로 하락한 유가마저 50달러를 위협하며 다시 치솟고 있다. 세계 경기회복 노력을 더욱 힘들게 하고 극심한 환율불안과 경기침체에 직면한 우리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저항을 계속하고 이스라엘이 국제사법재판소가 분리장벽을 허물라는 최종 판결을 내려도 요지부동하는 한 인류의 위협은 계속될 것이다.
무력으로는 결코 평화를 살수 없다. 피는 피를 부르고야만다. “네 칼을 도로 칼집에 꽂으라 칼을 가지는 자는 다 칼로 망하느니라”(마 26:52)는 예수님의 말씀은 양쪽 모두를 향한 경고이다. 이스라엘은 칼 대신에 가자지구에 대한 150만 가자 주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봉쇄정책을 풀고 평화를 모색해야 한다. 무차별 공습에 따른 분노와 원한은 팔레스타인과 중동 각국에서 하마스에 대한 동정과 지지확산으로 이어진다. 오히려 가자에 대한 고사정책을 중단하고, 인도적 지원을 허용하는 것이 하마스의 세력을 약화시키는 지름길이다. “너희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게 하라 주께서 가까우시니라”(빌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