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평점 : 7점(/10점)
밀양(Secret Sunshine) / 드라마
기독교는 영화 밀양의 주요 소재중 하나이다. 물론 그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은 아니다.
작게 보면 자식을 잃은 신애(전도연 분)의 고통을 표현하는 하나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이 영화는 한 여인의 고통과 삶의 부조리, 용서, 그리고 구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있다.
<밀양>은 유괴사건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사건이 끝난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점이 꽤나 독특하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기독교는 극중에서 자신에게 찾아온 견딜 수 없는 고통에서 도망치기 위한 신애의 수단이다.
그녀는 본래 신을 믿지 않는다. 하지만 무언가에 빠지지 않고선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그녀이기에
오히려 오바해서 종교활동에 열을 올린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부추기는 신도들...
영화에선 기독교(정확힌 개신교)가 적잖이 부정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하지만 반기독교 영화라고는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기독교에 대한 옹호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말하기에도 좀 뭐하다.
영화는 그 구원(Secret Sunshine)에 대한 것을 구체적으로 짚어주지 않으며
그 구원이 꼭 종교적 구원이라는 보장은 없는 것이기에.
하지만 이 영화의 제목은 많은 것을 암시한다.
"햇빛에도 하나님의 뜻이 있다고요? 봐요 그냥 햇빛이에요. 아무것도 없어요." 라고 말하던 신애.
이 영화에서 과연 감춰진 구원인 비밀스런 햇빛(Secret Sunshine)이란 무엇일까.
선애에겐 요란한 것이 아닌 조용히 삶과 일치하는 신앙이 필요할 것이다.
대한민국영화대상 시상식에서 이창동 감독이 말했듯이
항상 한 발 뒤에 물러나서 신애를 지켜봐야 했던 종찬(송강호 분)
그리고 마지막에 햇빛드는 마당에서 머리를 자르는 신애를 위해 거울을 바로 들어주는 종찬.
그는 처음부터 신애와는 다른 생각내지는 성격과 취향을 가진 인물이었지만,
결국 신애 그녀가 그에게 농담식으로 말한 속물의 범위에서 신애 자신도 결코 벗어날 수 없었다.
영화는 종찬이란 인물을 통해 구원이란 것은 거창하거나 요란한 것이 아닌,
조용하고 평범하게 찾아온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는게 아닐까.
종찬, 그가 밀양(Secret Sunshine)은 어떤 곳이냐는 질문에 대해 "사람 사는데가 다 똑같죠." 라고 말하듯
구원은 거창하거나 남다른 것이 아닌 은근하면서 평범함 그 속에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신애 때문에 교회에 다니게 된 종찬.
교회에 나가면 좋기도하고 안나가면 섭섭하고 적적해서 이제는 그냥 다닌다고 말하는 종찬.
이렇듯 그의 신앙도 은근한 것이다.
내가 <밀양>을 보고서 혼자 주저리 주저리 읊조려 보고 싶은것은
영화 <밀양>보다는 기독교에 관한 이야기이다.
극중 선애는 기독교가 가지고 있는 모순과 직면한다.
하나님이 있다면 죄없는 아이가 무슨 죄가 있다고 데려가나요?
굳은 결심으로 교도소의 유괴범을 용서해주기 위해 면회간 신애.
하지만 그곳에서 신애가 유괴범에게 들은 말은 자신은 이미 하나님에게 구원을 받았다는 것.
하나님이 용서했다는데 내가 어떻게 용서를 해요? 뭔데 나보다 먼저 용서를 해요?
기독교에서 인간은 구원받을 권리를 갖는다.
아무리 큰 죄를 지었더라도 진심으로 뉘우치고 다시 회귀하려는 자가 있다면 신은 그를 받아준다.
그렇다면 그 죄인에게 해를 입은 사람은 어쩌란 말인가?
이 물음에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대답을 한다고해서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 또한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건 자신의 원수를 용서해주는 행위는 숭고하다는 것이다.
그 숭고한 가치는 잘 알고 있지만 막상 진실로 행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용서를 강요할 수도, 쉽게 입에 담을 수도 없는 것이다.
어찌보면 기독교의 모순같지만 가만보면 인간의 모순이다.
하느님의 정의와 인간의 정의는 비슷한듯 하지만 분명 다르다.
그리고 하느님의 통치와 인간의 통치 역시 다르다.
기독교의 핵심에는 바로 내세라는 것이 있다.
영원한 생명과 구원, 그리고 대가와 보상이 바로 내세와 직결되는 것일테다.
하지만 내세가 있든지 없든지간에 보통의 철학자들은 그 사상의 옳고 그름에 목숨을 걸었다.
즉, 기독교 내세의 유무가 아닌 그 사상의 옳고 그름 자체가 보상이고 진리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엔 우리 인간은 너무 불완전하다.
좋은기사가 있어서 링크를 걸어본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6&oid=263&aid=0000000055
우연히 보게된 링크된 이글루의 포스팅중에 이러한 이미지가 있었다.
법정 스님이 저런 말을 했을리는 없다고 본다.
더욱이 그런 분들은 타종교를 대할 때에는 그 종교의 진실된 면을 보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기독교에서는 믿지 않는다고 지옥에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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