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와 밴드의 협연을 오래 전부터 하고 싶었는데, 그 꿈을 이뤄 행복해요.”(서태지) “서태지는 제가 함께 작업했던 엘튼 존, 데이비드 보위처럼 큰 재능을 갖고 있어요. 서태지는 굉장한 멜로디를 쓰는 대단한 음악가라고 생각합니다.”(톨가 카시프)
서태지가 지난 27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더 그래이트 2008 서태지 심포니’ 공연에 앞서 영국 지휘자 겸 음악감독인 톨가 카시프와 만났다. 서태지는 지난달 29일 대중음악 가수로는 처음으로 덕수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태지 심포니’ 공연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서태지는 “전문적인 지식은 없지만 어렸을 때부터 클래식을 즐겨 들었다”며 “‘영원’ ‘제로’ 등 영화 음악 같은 느낌의 오케스트라로 이뤄진 음악을 하려고 나름대로 연구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제 음악 중에는 ‘교실이데아’처럼 달리는 곡도 있고, ‘테이크2’처럼 전위적이고 난해한 노래, ‘영원’처럼 서정적이고 환상적인 장르도 있다”며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다채로운 느낌으로 편곡된 제 음악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왕립음악학교에서 지휘와 작곡을 전공하고 런던 필하모닉, 로열 필하모닉 등의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 겸 음악감독으로 활동한 카시프는 밴드 퀸의 음악을 교황곡 ‘퀸 심포니’로 재탄생시키는 등 대중음악과 클래식을 융합하기로 유명하다. 카시프는 “서태지의 음악이 내 마음을 두드렸다”면서 “쇼팽과 모차르트도 대중적인 음악에서 출발했고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에게도 서정적이고 오케스트라적인 요소가 있는데, 서태지 음악 역시 이런 요소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카시프는 이날 클래식으로 편곡한 서태지의 히트곡 ‘모아이’를 비롯해 ‘난 알아요’ ‘영원’을 피아노로 연주해 500여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서태지는 현재 카시프와 함께 교향곡에 어울릴만한 14곡을 골라 클래식으로 편곡중이다. 두 사람은 그간 인터넷과 이메일의 도움으로 이번 작업을 수행했다. 현재 편곡은 80, 90% 가량 진행됐으며 서태지는 영국으로 건너가 오케스트라와 리허설을 펼칠 예정이다. 서태지는 “팬들과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시도를 많이 하고 싶다”며 “내 음악을 보여주고 팬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어가는 것이 나의 행복”이라고 말했다. 김고금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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