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릴린 맨슨, ETP '魔'의 공연...엽기 퍼포먼스 '오싹' | ||||||
입력 : 2008-08-16 22:25:23 | ||||||
[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자정 넘어 계속된 ‘쇼크록의 대부’ 마릴린 맨스 콘서트는 납량 공포 특집이 따로 없었다. 마릴린 맨슨은 15일 오후 11시 40분에서 1시 20분까지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ETP FEST에서 화려한 무대 연출과 엽기 퍼포먼스로 폭염에 찌든 관객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진한 화장과 검은 의상을 입고 종교 의식을 치르 듯 무대에 등장한 마릴린 맨슨은 식칼 모형을 한 마이크를 잡고 자신의 음산한 노래를 불러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마릴린 맨슨은 또 무대 위를 뒹굴며 ‘더 리플렉팅 갓’, ‘스윗 드림즈’, ‘도프 쇼’, ‘락 이즈 데드’ 등의 노래를 절규하듯 불렀고, 앵콜곡인 ‘뷰티풀 피플’에서는 연신 무대 위 마이크와 드럼 세트를 넘어뜨리는 등의 퍼포먼스로 공연의 광기를 발산했다. 같은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그 성향도 유유상종인 법. 마릴린 맨슨 밴드의 기타리스트는 검은색 팬티만 걸치고 무대 위에서 연주를 감행했고, 마릴린 맨슨은 공연 도중 바지를 내리며 밴드 멤버들과 에로틱한 장면을 연출하는 등 악동다운 면모를 한껏 과시하기도 했다. 그는 또 공연 도중 관객들에게 ‘위 헤이트 러브(We Hate Love), 위 러브 헤이트(We Love Hate)’란 말을 따라하게 하는 등 자신의 날 선 음악을 관객과 공유하려 들기도 했다. 마릴린 맨슨의 엽기 퍼포먼스 중 하나인 성경책을 불 태우는 장면 또한 이날 공연에선 빠지지 않았다. 마릴린 맨슨은 앵콜 두번째 곡인 ‘안티크라이스트 슈터스타’를 연주할 때 성경책을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연출해 공연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마릴린 맨슨의 주제가와도 같은 이 노래를 부를 때 제단 같은 무대 위에 교주처럼 나타나 성경책을 찢어 관중석을 향해 던지는 것은 그의 공연 필수 아이템 중 하나. 마릴린 맨슨은 공연 중 십자가를 불태우는 등 반기독교적 행동과 언사 때문에 논란의 중심에 서며 기독교 인들로부터 끊임없는 지탄을 받아왔다. 그러나 마릴린 맨슨은 지난 2003년 내한 공연 당시 이런 반 기독교적 퍼포먼스에 대해 “내가 혐오하는 것은 신이 아니라 종교를 이용해 교육받지 못한 사람들을 지배하려는 사람들”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인더스트리얼 음악의 제왕 마릴린 맨슨은 이러한 기괴한 퍼포먼스와 노이즈 가득한 음악으로 다음 날인 16일 새벽 1시 20분까지 관객들을 어둠의 제국으로 몰아넣었다. 관객들은 1시간 넘게 이어진 ‘뷰티풀 피플’, ‘안티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등 3곡의 앵콜 연주에 모싱존을 형성하며 관객들끼리 몸을 부딪히며 공연을 즐기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마릴린 맨슨의 괴팍한 익살은 공연 시작과 엔딩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음악 장르 중 가장 노이즈가 심한 인더스트리얼 음악을 하는 가수가 공연의 시작과 끝을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Trio En Mi Bemol Majeur Opus 100 D.929)로 배치한 것. 마릴린 맨슨의 기괴한 음의 향연은 그렇게 광복절 날 자정, 잠실벌을 ‘어둠의 열기’로 뜨겁게 달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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