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정국 ‘분수령’… 교계도 대립양상 심화
오늘 ‘100만 촛불대행진’과 ‘법질서수호 국민대회’로 맞서 [2008-06-10 08:51]
한 달여를 끌어온 ‘쇠고기 정국’이 오늘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를 주관해온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측은 6.10 민주항쟁 21주년을 기념해 10일 오후 7시부터 ‘100만 촛불 대행진’을 계획했고, 이에 뉴라이트전국연합(상임의장 김진홍 목사) 등을 위시한 보수단체들은 10일 오후 3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집회로 맞선다.
참가자 목표치를 100만으로 설정한 촛불집회 주최측은 이날 집회가 향후 집회 방향까지 결정하는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집회에서는 공연과 자유발언, 거리행진 등이 진행되며, 앞서 각 단체별로 추모행사, 총궐기대회 등도 계획하고 있다.
반면 보수단체들인 뉴라이트전국연합(상임의장 김진홍), 선진화국민회의(사무총장 서경석), 국민행동본부(본부장 서정갑) 등은 서울시청 앞에서 방송의 선동과 정부의 안이한 대처 등을 비판하며 ‘법 질서 수호·FTA 비준촉구 국민대회’와 ‘구국기도회’를 연다. 이들은 난동세력의 목표는 “국민건강이 아니라 유혈사태를 일으켜, 정권과 체제를 뒤엎겠다는 것”이라며 선동방송과 난동세력을 응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서로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세력들이 연이어 집회를 계획함에 따라 경찰 역시 10만여명 가량의 병력을 집회장소 주변에 배치하는 등 안전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비폭력 시위를 주장하는 이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8일 새벽 촛불문화제에 처음으로 쇠파이프와 각목, 삽 등이 등장하자 모 포털에서는 ‘촛불집회는 비폭력을 지향합니다’라는 서명운동이 시작됐다.
한편 교계 또한 이같은 정국과 관련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보수 교계 목회자들이 최근 촛불집회와 관련된 여론이 과열되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자, 이에 진보 교계가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선 것.
앞서 조용기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는 한기총 주최 서울시청 앞 집회에서 광우병 괴담으로 국민을 선동하지 말라고 말했고, 오정현 목사 역시 칼럼을 통해 쇠고기 문제와 관련해 국민들이 지나친 걱정을 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김홍도 목사도 촛불집회 배후에 좌파가 있다고 밝혔고, 10일 서울시청 앞 보수진영의 집회 또한 김진홍·서경석 목사가 주도하고 있는 단체들이 깊이 개입돼 있다.
이에 대해 김경재 교수, 이만열 장로, 한명수 목사 등 33명의 진보 교계 인사들은 9일 비상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친미, 반공의 케케묵은 이데올로기와 사단을 운운하는 발언은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경호 기자 kh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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