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칼럼·논문·서적/기독칼럼

생태계가 전하는 종말의 메시지

은바리라이프 2008. 6. 3. 18:42

생태계가 전하는 종말의 메시지

 

 

한기채
중앙교회 목사

 

지구상의 삼림은 1초에 2천 평방미터씩 파괴되고 있고, 이와 함께 재생 불가능한 생태계가 수없이 사라지고 있다. 오존층 파괴도 가속화되어, 폴란드 상공 등 중위권 위도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의 방출이 계속 증가하면서 지구의 기온 상승이 가속화됨으로써 가공스런 재앙을 예고하고 있다. 매일 약 4만 명의 5세 이하 어린이들이 굶주림과 영양실조로 죽어가고 있는데, 그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생태계의 황폐화 때문이다. 바다 속까지 유독성물질이 번지고 있고, 죽은 돌고래 떼가 지중해 해변으로 떠밀려오고 있다.

지금 지구라는 별은 위험에 빠져 있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생태계 위기는 전 지구적인 현상이며, 문명이 가져온 위기다. 지금까지 인류가 누린 번영은 생태계 악화를 대가로 지불하고 얻은 것이다. 유한한 생태계에서 무한한 성장을 기한다는 인류의 꿈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이다. 오히려 병적인 성장, 건전하지 못한 성장, 파괴적인 성장으로 갈 위험성이 많다. 그러므로 성장위주의 패러다임은 그 안에 많은 문제를 배태하고 있다. 지금 지구는 자연의 자정능력과 회복능력이 한계상황에 달하였고, 자연생태계가 자기균형 능력을 잃어버린 상태이다. 이런 지경인데도 인류는 전쟁을 위해서는 엄청난 군비를 투자하면서도, 전 생명권(biosphere)이 처한 생태계의 위기에 대해서는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생태계의 위기는 무엇보다 먼저 가치의 위기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살아 온 우리의 세계관에 대한 반성 없이는 근본적인 해결을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인간 중심적인 물질주의적 세계관에서 창조-생태주의적 세계관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인간 중심에서 하나님 중심으로, 도구적 사고에서 공생적 사고로, 진보주의 사고에서 한계선 존중의 사고로, 물질주의적 가치관에서 생명적 가치관으로, 이기주의적 사고에서 공동선 존중의 사고로, 단기적 사고에서 장기적 사고로, 성장 위주에서 성숙으로, 탐욕적 인생관에서 절제의 인생관으로, 기계론적 자연관에서 유기체적 자연관으로 전환해야 한다. 윤리적 책임을 배제하는 과학에서 윤리적 책임을 자각하는 과학으로, 인간을 지배하는 기술로부터 인간성에 기여하는 기술공학으로, 자연을 파괴하는 산업에서 자연과 공생하는 산업으로, 합리성·정확성·효율성을 중시하는 것에서 상상력·정감 ·인간성이 조화를 이루는 세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

바울이 로마서 8장 19절에서 23절까지 피력한 바와 같이 피조물들이 인간의 탐욕 때문에 탄식하며 함께 고통을 겪고 있다. 마치 이스라엘이 이집트에서 하나님께 부르짖어 종노릇에서 해방시켜 주기를 갈구한 것처럼 이제 모든 피조물들이 썩어짐의 종노릇에서 벗어나기를 갈구하고 있다. 자연 만물이 예언자가 되어 인간들에게 회개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생명의 구원을 위하여 창조-생태학적인 세계관이 필요하다.

생태계의 위기는 과학, 기술, 정치, 생물-물리학 차원의 문제 이상으로 신학적, 윤리적 문제이고, 세계관의 문제다. 이제부터 기독교는 생명 파괴와 생태계 위기를 초래한 신학과 전통을 통렬하게 비판하고 회개함으로써 생명과 생태계를 위기에서 구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 우리는 환경론자들이 생태계의 위기를 초래하는 데 기독교가 일조를 했다는 비판에 기본적으로 많은 부분 사실을 담고 있다는 솔직한 고백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기독교는 권력에 연연했고, 전쟁을 미화하거나 방조했고, 권력과 부를 잘못 사용했고, 자기중심적 우월주의에 빠졌고, 생명의 권리와 존엄성을 지키지 못했던 것에 대하여 자기비판을 해야 한다. 생태계에 대하여 적대감은 아니라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지 못했던 것에 대하여 반성해야 한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자행한 불법에 대하여 먼저 자각하고 회개해야 한다.

생태친화적이지 못한 신학은 인간 중심의 편협한 성서 해석 때문이다. 그러므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종전의 신학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하나님의 개념을 인간을 위한 하나님에서 전체 생명권으로 확장하고, 기독교윤리의 범위도 인간 중심 윤리에서 생태계 중심으로 더 넓혀야 한다. 생명의 윤리는 사랑의 윤리가 우주적으로 넓혀진 것이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가르치고 모든 생명에 대한 책임과 공존하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윤리적 의무를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관계에서 보던 것에서, 동물, 곤충, 식물, 대지, 공기에까지 확장되어야 한다. 윤리의 지평이 개인윤리나 사회윤리의 차원을 넘어 공간적으로는 전세계적(우주적)으로 확장되고, 시간적으로는 과거나 현재뿐 아니라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까지 고려대상에 포함되어야 하며, 대상에 있어서는 인간으로부터 생태계의 전체 생명권에까지 확대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