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역사/성경세계사

제목 : 성문에 스며드는 유혹

은바리라이프 2008. 5. 20. 21:46
제목 : 성문에 스며드는 유혹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2003-01-20
수메르의 쐐기문자 중에 네 개의 쐐기를 포개놓은 것은 쌀 미(米)자 모양의 문자가 있다. 이것은 'an'이라고 읽는 데 즉 '하늘'을 의미하는 글자이다. 그러나 이 글자가 신의 이름, 즉 '하늘의 신'을 의미할 때에는 'Anu'라고 읽는다. 또 수메르에는 하늘의 신 뿐만 아니라 땅의 신, 대기의 신, 물의 신 등 여러 신들이 있었는데 이 글자가 신들의 이름 앞에 붙으면 이번에는 그것을 'dingir'라고 읽는다. 즉 'dingir Nanna' 라고 하면 그것은 '난나 신'
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하늘의 신을 말할 때에는 이 '米' 자 모양의 글자를 두 개써서 'dingir Anu'하고 하지 않고 그냥 'Anu'라고만 쓴다. 이것을 보면 수메르가 여러 신들을 만들어내기 전에 처음부터 있었던 신은 바로 이 'Anu'였음을 알 수 있다. 수메르어에서는 윗분을 높여서 부를 때 우리 한국에서 그렇게 하듯 'nim'이란 존칭을 붙이는데 Aun에다 nim을 붙이면 우연일 수도 있겠으나 기이하게도 Anu-nim, 즉 '하나님'이 되는 것이다.
어쨌든 Anu는 수메르의 처음 신이었고, 그렇다면 셈 집안 모두가 섬겼던 바로 그 하나님이라고 추정할 수도 있다. 그런데 어쩌다가 이 Anu는 '하늘의 신'으로 밀려나고 '땅의 신이라는 'ki'가 나타나게 된다.
이 하늘의 신 Anu와 땅의 신 ki 사이에서 태어난 신이 바로 대기의 신인 Enlil이며, 수메르 신화에서는 이 Enlil이 바로 우주를 창조하고 그것을 물과 뭍으로 나누는 창조신이 되는 것이다. 이 Enlil은 또 Ellil이라고도 했는데 이 Ellil이 에블라 지방에서 하나님의 뜻으로 사용했던 '엘로힘'이었는지 모른다.
하나님께서 지명한 장자의 집안이었던 수메르는 이렇게 해서 하나님을 하늘로 몰아내고 자기들의 신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실제로 점토판에 남아 있는 수메르의 신화에서는 대기의 신 '엘린'이 그 아버지 '아누'를 그 어머니인 '키'에게서 '떼어 놓았다'고 말한다. 도대체 어째서 수메르는 그들에게 장자권을 부여했던 하나님을 몰아내고 새로운 신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던 것일까?
설사 백성들을 강압적으로 통치하고 싶다 하더라도 유일하신 하나님으로부터 왕으로 임명받았다고 하면 더 권위가 있을 터인데 무엇 때문에 다른 신들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던 것일까? 수메르 사람들은 결국 하나님을 대면하기가 싫어졌던 것은 아닐까?
이 문제를 추적하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 자신들과 우리 육신의 부친 사이에 일어났던 일들을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우리도 혹시 우리들의 부친과 대면하기 싫었던 때가 있지 않았던가? 혹시 있었다면 그것은 어떤 경우였던가? 학교의 성적표 내용이 시원치 않았다면 그것은 어떤 경우였던가? 학교의 성적표 내용이 시원치 않았거나 부친이 시켜놓은 일들을 제대로 해놓지 못했을 때, 또는 뭔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우리는 가끔 부친의 눈을 피하여 숨었던 기억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바로 아담이 금단의 열매를 먹고 하나님의 낯을 피해 숨었던 것과 같은 것이었다.
"그들이 날이 서늘할 때에 동산에 거니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아담과 그 아내가 여호와 하나님의 낯을 피하여 동산 나무 사이에 숨은지라...."(창3:8)
가인의 경우에는 하나님께서 그의 제물을 받지 아니하였을 때에 그 안색이 변했다. 그때 하나님께서는 가인에게 그의 안색이 변한 이유를 지적해 주셨다.
"여호와께서 가인에게 이르시되 네가 분하여 함은 어찜이며 안색이 변함은 어찜이뇨 네가 선(善)을 행하면 어찌 낯을 들지 못하겠느냐 선을 행치 아니하면 죄(罪)가 문에 엎드리느니라"(창4:6-7)
이것이 바로 가인의 문제였다. 가인은 '선을 행치 않았던'것이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게' 되리라고 하였다. 그것은 곧 선과 악을 자신이 택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사람이 자신의 의지대로 판단하기 시작하자 곧 선은 싫어하고 악을 가까이하게 되었던 것이다.
가인의 경우에 있어서 그가 행했어야 하는 선은 바로 하나님을 대신하여 그의 아우를 돌보는 일이었다. 하나님께서는 벌거숭이가 된 사람을 에덴 밖으로 내어 보내시면서 장자권자에게 그 아우들을 돌보도록 부탁하셨던 것이다. 장자권자가 해야 하는 일은 하나님의 말씀을 아우들에게 전함으로써 그들을 축복하고 그들은 돌보고 사랑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가인은 그것을 행하지 않았다. 평소에 먹고살기도 어려울 만큼 식량의 분배를 인색하게 하여 제물을 준비 못한 아벨은 자기가 가지고 있던 양으로 하나님께 제사를 드려야 했던 것이다. 이렇게 해야 할 일을 행하지 않은 가인은 하나님의 불 같은 시선을 피해야 했고, 마침내는 그 아우를 죽이는 일을 저지르게 되었던 것이다.
이 가인의 실패는 홍수가 끝난 이후 시대의 장자권자였던 셈의 집안에서도 계속되었다. 셈 집안의 수메르는 아우들을 보살피고 사랑하기는커녕 그들의 땅을 빼앗고 그들을 내몰았으며 성읍을 건설하는 강제 노역에 그들을 동원하였고 그들의 식량을 수탈하고 때로는 그들을 때리고 죽였던 것이다.
이렇게 선을 행하지 않은 수메르는 하나님의 얼굴을 마주 바라볼수가 없었다. 수메르는 결국 하나님의 시선을 피하게 되었던 것이다. 하나님의 시선을 피하게 된 수메르 사람들은 결국 더 큰 죄악을 저지르게 되었다. 그것은 곧 자신들에게 좀더 관대하고 자신들의 쾌락을 좀더 인정해 주는 새로운 시선들을 끌어들인 일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도데체 수메르는 어떻게 해서 그렇게 새로운 신들을 쉽사리 만들어 낼 수가 있었을까? 누군가 그것을 가르쳐 주지는 않았을까? 과연 수메르 사람들은 자신을 위하여 신들을 만들어낼 최초의 사람이었을까? 혹시 누군가가 이 새로운 신들을 이끌고 수메르의 성문으로 몰래 스며들어 왔던 것은 아닐까? 도대체 누가 이런 신들들을 이끌고 저 육중한 수메르의 성문으로 스며들어 왔던 것일까?
수메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하나님께 죄를 지은 사람이거나 선을 행하지 않은 사람들은 하나님을 싫어하여 자기의 신을 만들게된다. 그런데 수메르가 천하를 호령하연 그 때에 하나님을 싫어한 또 다른 사람들은 혹시 없었을까? 우리는 여기서 바로 장자의 집안 때문에 자신들이 정착했던 땅에서 밀려나야 했던 함 집안의 자손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임명한 장자권자들에 의해 짓밟히고 매맞고 피투성이가 되어서 그들이 살던 땅에서 쫓겨났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변변하게 항의도 할 수 없었다. 상대는 하나님께서 임명하신 장자들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결국 냉가슴을 앓으며 하나님을 원망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난폭한 수메르의 하나님이 아닌 자기들의 신을 만들어내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가나안의 바알이었고, 아세라였고, 바벨론의 말둑과 이위타르였고, 애굽의 오시리스와 이시스 같은 신들이었던 것이다.
바로 이 신들이 수메르의 성문으로 스며들어 오기 시작했던 것이다. 수메르는 자신들의 포악으로 말미암아 함 집안에 신들이 생겨나게 했고, 결국 그 신들의 침입을 받아서 죄악의 함정에 빠지기 시작했으며 결국 죽음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선을 행치 아니하면 죄가 문에 엎드리느리라"
그 말씀이 바로 수메르의 성문에서 이루어졌던 것이다. 이 말씀은 그 후에도 수천년을 두고 오늘날까지 적중되어 왔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지 아니하고 선을 행치 아니한 민족은 다 수메르처럼 죄의 수렁에 빠져서 죽음의 갈대밭에 매몰되어 왔던 것이다.
<김성일님의'성경으로 여는 세계사'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