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갈대아 우르를 떠나 하란에 머무름
☞ 본토, 친척 집을 떠나라 자신을 지키지도 못하는 신들에 대한 회의가 들었던 아브람은 아마도 절대자로서의 모든 것을 주관하는 신을 구했을 것입니다. 이러한 아브람에게 어느 날 한 신의 음성이 들립니다. 그 음성은 “본토, 친척 집을 떠나 내가 네게 지시할 땅으로 가라”는 명령입니다. 이에 아브람은 여호와의 말씀을 쫓아갔다고 성경기자는 기록하고 있지만 명령에 순종하여 떠나기까지 많은 고민을 하였을 것입니다. 아브람은 아직 자신에게 임한 신이 여호와이심을 알 수 없습니다. 여기에서 여호와로 표현한 것은 모세의 해설입니다. 모세는 이 사건을 약 600년 후 광야에서 기록하고 있습니다.
삶의 터전이요 당시 세계 문명의 중심지를 떠나 낙후된 곳으로의 가야하는 부담감, 갈 바를 알지도 못하고 떠나야 하는 것, 나이 많은 아비 데라에 대한 걱정등 자신이 본토, 친척 집을 떠나지 못하게 하는 많은 요소들이 산재해 있었다. 자신의 고향이었으며 친척과 친구들이 살고 있고, 아비와 자신이 이루어 놓은 물질이 있는 곳을 떠나는 결정을 하는 것을 그렇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물질보다는 그의 생각을 지배하고 있었던 절대자에 대한 신앙은 본토, 친척 집을 떠나는 것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아브람에게는 갈대아 우르를 떠난 것 자체가 믿음의 출발이요 대단한 결정이었습니다. 아브람이 갈대아 우르를 떠난 것은 자신이 섬기던 신들, 즉 자신들을 위해 아무 것도 못하는 우상들을 섬기는 것이 아브람에게는 달갑지 않았던 것이 크게 작용하였을 것입니다. 또한 번영하던 갈대아 우르가 쇄락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주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큰 변수는 자신에게 임한 또 다른 신의 음성, 곧 자신이 이제껏 체험하지 못했던 다른 신의 부름이 그의 삶의 터전을 버리고 떠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브람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단순히 본토, 친척 집을 떠나는 것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 까지는 그리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자신을 통해 큰 민족이 형성된다는 것을 믿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순종해야 했는데 육신적으로 볼 때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 갈대아 우르를 떠나는 데라와 아브람 일행 아브람은 자신에게 임한 음성을 듣고 아비를 설득하였을 것입니다. 아비 데라 역시 노아의 9대 직계손으로 세상을 심판하시고 죄를 멸하셨던 유일신 하나님의 사상이 이어지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를 거듭하며 잊혀지는 유일신 신앙과 하나님과 우상을 겸하여 섬기게 되는 형국에 이른 것입니다. 이렇게 두 주인을 섬기는 상황에 대해 남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었고 우상에 대한 두려움이 없이 절대자로서의 신을 구하던 아브람이 어느날 자신에게 임한 한 신의 계시를 아비에게 말하고 함께 본토, 친척 집을 떠나자고 제의 했을 때 아비 데라는 아주 힘든 결정을 하고 마지못해 아브람을 따라 떠났을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자신이 100여년 이상을 살며 번영을 누리던 도시 우르가 점점 쇄락해 가는 모습을 보며 자신의 터전을 옮겨 보리라는 마음으로 아브람의 제의를 수락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브람에게 임한 신의 음성이 데라 자신에게는 그리 큰 신앙의 갈등을 불러일으키지 못하였기에 갈대아 우르를 떠난 데라는 하란에 머물러 가나안으로의 여행을 포기하게 한다.
갈대아 우르를 떠난 아브람 일행은 가나안으로 가고자 했습니다. 가나안은 우르에서 정 서쪽에 있는데 이곳으로의 여행에는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직선코스로서 거리가 가까운 약 800Km 정도의 길이 있지만 아라비아 사막 북쪽을 경유해 가야 하기에 매우 힘든 길입니다. 나이든 아비와 가족들만의 여행으로는 쉽지 않은 길입니다. 그들은 1,600Km 이상의 거리를 돌아가야 하는 거대한 초승달 지역을 지나는 북서쪽 길, 곧 유프라테스강을 따라 지나는 고대 무역로를 이용하여 이동했으며 초승달 지역의 북쪽에 있는 하란에 이르자 더 이상의 진행은 하지 않습니다.
아브람이 젊었을 동안 번영을 누린 우르가 점차 쇄락해 감에 따라 아브람의 가족이 우르를 떠나는 것은 그리 힘든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성경은 갈대아 우르를 떠나는 것이 우르의 쇄락으로 인한 미래의 불투명성 때문이 아니고 하나님의 말씀이 아브람에게 임하여 본토인 우르, 친척들이 있는 우르를 떠나라는 명령이 있었음을 이야기 합니다. 아브람에게 임한 하나님의 명령대로 본토와 친척집을 떠난 아브람은 아비 데라와 함께 가나안으로 가고자 했으나 중간 도시인 하란에 머물게 됩니다.
가나안으로의 유일신에 대한 신앙의 출발은 창세기 11장에 데라의 주도하에 아브람과 사래, 조카 롯이 함께 우르를 떠나고 아브람의 동생 나홀은 갈대아 우르에 머무르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성령을 받아 증거하는 스데반의 외침을 보면 어디에도 아비 데라를 언급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아브람에게 나타났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성경기자는 당시 가부장적 사회의 바탕 가운데 아비 데라를 무리의 지도자로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데라를 주인공으로 기록하는 기사는 아브라함을 주인공으로 하는 12장이 시작하기 전 노아로부터 아브라함까지 조상들의 삶을 기록하는 연결고리로 기록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 <창11:31> 데라가 그 아들 아브람과 하란의 아들 그 손자 롯과 그 자부 아브람의 아내 사래를 데리고 갈대아 우르에서 떠나 가나안 땅으로 가고자 하더니 하란에 이르러 거기 거하였으며
☞ ☞ 하란에 머무는 아브람의 신앙 하나님의 말씀을 쫓아 본토, 친척 집을 떠나 가나안의 신앙 여정을 출발한 아브람은 어쩐 일인지 중간 도시인 하란에 머물게 됩니다. 그리고 하란에 머물며 재산과 사람들을 모으는 과정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하란에 머문 기간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리 짧지 않은 기간을 머물며 많은 재산과 사람들을 얻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창12:5> 아브람이 그 아내 사래와 조카 롯과 하란에서 모은 모든 소유와 얻은 사람들을 이끌고 가나안 땅으로 가려고 떠나서 마침내 가나안 땅에 들어갔더라
하나님의 명령대로 본토, 친척 집이 있는 우르를 떠났지만 도중에 하란에 거하게 된 것은 아비 데라의 뜻이 크게 반영 된 듯 합니다. 갈대아 우르를 떠난 것은 분명 순종입니다. 성령을 받아 외치는 스데반의 증거를 보면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아브람의 순종은 이해됩니다. 스데반의 증거는 하란에 있기 전 갈대아 우르에서 “네 고향과 친척을 떠나 내가 네게 보일 땅으로 가라 하시니”였다는 것입니다. 분명 아브람은 하나님의 명령대로 고향과 친척 집은 떠났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하란이라는 곳이 하나님께서 지시할 땅에 도착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브람은 왜 이러한 난관에 부딪치게 되었을까요.
☞ <행7:2> 스데반이 가로되 여러분 부형들이여 들으소서 우리 조상 아브라함이 하란에 있기 전 메소보다미아에 있을 때에 영광의 하나님이 그에게 보여 <3> 가라사대 네 고향과 친척을 떠나 내가 네게 보일 땅으로 가라 하시니
아브람이 하란에 머물게 된 것은 아비 데라의 영향일 것입니다. 아브람이 하란을 떠날 때의 나이가 75세라고 기록되어 있는 것을 볼 때 갈대아 우르를 떠나 가나안으로의 여행을 시작하고 하란에 머물 때 데라의 나이는 130여세 정도였을 것입니다. 하란은 지중해 북동쪽 끝에서 약 270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지금의 터키 남동부, 시리아 국경 바로 북쪽에 위치해 있었다. 아브람이 머물던 시대에는 중요한 상업 중심지였으며 우르처럼 달의 신인 씬(Sin)을 숭배의 중심지였다
아들 아브람의 말에 신앙여정을 떠났지만 많은 나이에 전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갈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컷을 것입니다. 쇄락해 가는 갈대아 우르였기에 떠나는 것이 미래에 대한 부담이 없었는데 하란은 아직 초생달 지역의 중간쯤에 위치한 상업의 중심지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마음에 들었을 것입니다. 또한 종교적으로 우르처럼 달의 신인 씬(Sin)을 섬기는 곳이었기에 데라의 마음은 갈등을 겪게 되었고 결국 그와 아들 아브람을 주저앉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우상 장사하는 아비가 본 아들 아브람은 어려서부터 남달랐던 구석이 있습니다. 아브람은 우르의 모든 사람이 섬기는 많은 우상들, 곧 자신이 만들어 판 우상들을 섬기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우상의 파괴하는 일을 하곤 했기 때문입니다. 그랬기에 유일신 하나님께서 나타나 자신에게 “본토, 친척집을 떠나라”는 음성을 들었다고 설득하는 아들을 따라 고향을 떠났지만 아직 자신은 유일신 하나님에 대한 믿음은 없었기 때문에 “지시할 땅”으로의 여행은 자신의 일이 아닌 남의 이야기였던 것입니다.
하란에 거하며 이미 135세가 되어버린 아비 데라는 하나님께서 지시할 땅으로의 신앙 여정을 해야 하는 아브람에게 있어서는 기도의 대상이었습니다. 우상을 섬기던 그는 아브람의 끈질긴 유일신에 대한 전도로 본토, 친척집인 갈대아 우르를 떠났지만 직접 하나님의 음성을 듣거나 깨달은 것이 아니기에 아브람의 유일신 신앙에 걸림이 되었을 것입니다. 한동안 하란에 머물던 데라는 다시 우상을 섬기는 일을 다시 했을 것이며 아브람의 유일신 신앙에 걸림돌이 되었을 것입니다.
아브람은 이런 아비의 모습을 보고 많은 갈등을 느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 유일신에 대한 신앙이 육신의 정, 곧 부자관계의 정을 이기지는 못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셨던 것은 인간적인 관계보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신앙을 원하셨던 것인데 아브람은 아직 그에 상응하는 순종은 하지 못합니다. 아브람은 하란에 머물며 많은 재물과 사람들을 모으는데 아마 이때 다메섹 엘리에셀이 아브람 집에 머물렀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브람은 아비와의 종교적 갈등과 하나님의 지시할 땅으로의 여행을 잊고 나이 많은 아비를 걱정하며 함께 하란에 머물며 재물과 사람들을 모았던 것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