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주석강해/모세오경

바벨탑(Tower of Babel)

은바리라이프 2008. 1. 28. 15:38
바벨탑(Tower of Babel)



바벨. 흔히 사람들의 공상적이고 어리석은 계획이나 혹은 방대한 사업을 일컫는 말로, 오래 전 바빌론에서 하늘에 닿으려고 쌓다가 무너졌다는 탑을 의미한다. 바벨탑은 성서에 거론될 정도로 유명했으므로 학자들은 이 유적을 찾으려고 무던히 노력했다. 이 바벨탑을 처음 발굴한 사람은 독일의 콜데바이였다. 그는 1913년 바빌론을 발굴하던 중 도시의 중앙에 있는 거대한 탑의 유적으로 보이는 곳에서 기원전 229년에 새겨진 '에사구이드의 판(마르두크 신전의 기단)'이라 불리는 점토판을 발견하였다. 원본은 현재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오리엔트관에 보관되어 있는데 이 점토판을 해석한 결과, 탑은 7층이고 그 위에 사당이 설치되어 있었다. 몇 가지 자료를 종합해 조사해 본 결과 바벨탑을 세우는데 모두 8,500만개의 벽돌을 사용했으며, 건물의 규모는 가로, 세로, 높이가 약 90m에 달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거대한 규모를 가지고 있는 이유는 바빌론이 다른 도시를 압도할 정도로 정치, 경제의 중심지였기 때문이다. 당시 둘레 16km, 폭 27km에 달하는 바빌론의 외곽 내벽 둘레에는 지구라트(Ziggurat, '높은 곳')라는 벽돌로 축조된 거대한 피라미드 형 탑들이 서 있었다. 이 바벨탑의 규모는 다른 지구라트보다 훨씬 컸다. 도시 옆으로는 유프라테스강이 흐르고 도시 안에는 화려한 궁전이 많이 있었으며,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인 공중정원도 성 안에 있었다. 바벨탑은 기원전 479년 페르시아의 침공으로 파괴되었다. 그 후 몇 차례 복원되었으나 바벨탑은 매번 철저히 파괴되었는데 그것은 정복자에게 바벨탑이 위압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알렉산더 대왕이 바빌론을 점령했을 때 무너진 바벨탑을 재건하려 했지만, 너무나 거대한 사업이었기에 1만여명의 인원을 2개월간 투입된 후 중도에 포기하고 말았다. 고대 바빌로니아 지역은 흙과 물이 풍부하여 일찍부터 흙을 구워 벽돌을 만드는 세라믹 산업이 발달할 수 있었고 그 기술을 바탕으로 바벨탑을 쌓았던 것으로 보인다.

바벨탑이 세계7대 불가사의에 포함되지 않은 이유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세계7대 불가사의라는 말이 거론되기 시작할 때 바벨탑은 이미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사가 헤로도토스도 바벨탑에 대해 적었지만 그가 본 것은 폐허에 지나지 않았다. 두 번째는 바벨탑이 성경 때문에 매우 잘 알려져 있지만 기원전에는 기독교가 탄생하지 않았으므로 바벨탑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을 거라는 점이다. 바벨탑이 각지에 건설된 수많은 지구라트 중에서 가장 거대한 기념물에 불과했다는 뜻이다.

그리스의 지리학자 스트라보는 바벨탑이 위대한 마르두크 신의 무덤. 즉 가묘라고 주장했다. 헤로도토스의 기술에 의하면 '바벨탑의 꼭대기에는 신전이 있고 그 속에는 정교하게 만든 대형 침대의자와 그 옆에 황금 탁자가 놓여 있다. 신전에는 어떠한 조상(彫像)도 두지 않으며 아시리아인 여성 한 사람 말고는 아무도 그 곳에서 밤을 지낼 수 없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이 도시 최고의 신 마르두크가 자기의 아내 자르파니트 여신(도시 자르판의 신)의 대리 역할을 하는 여자 신관을 위한 상징적인 의식을 이 신전에서 취하는 등 지구라트가 특수한 용도로 건설되었다는 뜻이다.

성경의 창세기 11장에 바벨탑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태초에 온 세상 사람들이 한 가지 말을 쓰고 있었으며, 그들은 흩어지지 않고 한 곳에 모여 살았다. 사람들은 도시를 세우고 그 가운데 하늘에 닿을 수 있을만큼 높은 탑을 쌓기로 했다. 그것을 노여워한 하느님은 사람들이 쓰는 말을 뒤섞어 놓아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제각기 흩어지고 탑쌓기가 중단되었다. 그 탑을 바벨탑이라 이름지었다. 그런데 중동지방뿐만 아니라 아메리카, 이집트, 인도에도 성경의 이런 내용과 유사한 신화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바벨탑은 수많은 지구라트 중의 하나였으며, 메소포타미아의 도시국가들은 기원전 3000~500년 사이 자신들이 숭배하는 신을 모시는 수백개의 지구라트를 만들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바빌론, 우르, 코르사바드 등 메소포타미아의 주요 도시들은 도시 중앙에 거대한 지구라트를 갖추고 있었다. 현재 약 30곳 이상이 확인되었다. 현존하는 최고의 지구라트는 우르에서 발견되었고 기원전 1200년경에 건설된 것으로 추측된다. 높이 50m에 5단으로 만들어졌다. 꼭대기의 신전은 신관만이 출입할 수 잇고 일반인은 1단까지만 접근할 수 있었다. 이 곳에는 특수의식에 대한 전설이 있는데 이것은 지구라트가 종교적인 용도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의식과 지구라트의 건설은 홍수로부터 구원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의 대비책인 듯하다.

우르의 지구라트에서의 전설은 지구라트가 종교적인 용도로 사용되었음을 말해 준다. 선정된 한 쌍의 남녀가 지구라트 위의 신전 앞에서 엄숙한 결혼식을 올린다. 식이 끝나면 부부와 가족, 수행원들은 신전 안으로 들어간다. 그 곳에는 두 개의 관이 있는데, 이 곳에서 신랑과 신부는 성스러운 죽음을 맞이한다. 그들이 관 속에 뉘어지면 가족과 수행원들도 독약을 마시고 뒤를 잇는다. 곧 가축을 제물로 바친 후 무거운 돌문을 닫는 것으로 이 의식은 끝난다. 이들의 성스러운 죽음으로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는 신의 은총이 내려져 풍요한 삶이 보장된다. 이것이 지구라트의 특수의식이라고 한다.

그러나 모든 지구라트에서 인간을 제물로 희생시킨 것은 아니다. 이러한 지구라트는 사람을 제물로 희생시켰다기 보다는 신들이 내려와 축복을 내릴 수 있도록 만든 건물이라고 보고 있다. 홍수에 휘말리고 작열하는 태양에 시달리는 세계의 사람들이 신의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바벨탑의 건설은 신에게 도전하기 보다는 신의 도움을 바라는 것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내용출처 : http://user.chollian.net/~shs0902/mystery/m26.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