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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 新서울기행 | 방송인 황인용의 '선유도공원'

은바리라이프 2007. 11. 26. 11:06
우리시대 新서울기행 | 방송인 황인용의 '선유도공원'  



요즘 경기도 파주 통일동산안에 조성중인 문화예술인마을에 멤버로 참여하고 있 어서 교통방송 녹화가 없는 날이면 파주에 가서 살다시피 한다. 연희동 집과 파주를 오가면서 한강을 건너가거나 혹 건너올 때면 나는 양화대교를 자주 탄다. 내가 좋아하는 선유도공원은 해리포터가 호그와트 마법학교로 가기위해 9와 4분의3 승강장으로 쑥 빨려들어가듯 그 양화대교 중간즈음 나 있는 정문으로 바로 진입한다.
선유도공원은 한강 한가운데 떠있는 ‘강상 공원’이다. 선유도에서 만나는, 부서져내린 콘크리트 구조물들은 옛날 여기가 정수장이었다는 것을 말해주듯 물때묻고 풍화돼 천연스럽고 고풍스럽다.
시멘트라는 질감은 처음 새로 건축물을 지었을때 무척 낯설다. 삭막함뿐이지만 그게 건축물로 오래되고 시멘트 냄새며 독이 완전히 빠져나간뒤 이끼가 끼고 자연과 함께 풍화되면 얼마나 아름다운 건축물이 되는지 선유도공원에 와보면 알게 된다.

비가 흩뿌리는 날 선유도 ‘환상적’
화창한 날이나 주말이면 선유도공원은 양화대교 진입로에 정체가 생기고 주차장에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다. 한강이 한눈에 조망되는 미루나무 전망대는 ‘디카 촬영 명소’여서 늘 셔터를 눌러대는 디카족들이 붐빈다.
선유도는 언제나 좋지만 비오는 날 선유도는 환상적이다. 선유도를 100% 즐기려면 비가 점점이 흩뿌리는 날 오라고 권하고 싶다. 사실 선유도는 물공원이다. 날씨가 맑은 날도 들이마시는 강바람에 습기가 실려온다. 고요히 비가 내릴 때 천천히 ‘녹색기둥의 정원’을 산책하거나 선유정이나 미루나무 전망대에서 오래도록 강건너를 바라보아도 좋다. 노천 객석이 촉촉이 젖은 원형극장은 한적하디 한적하다. 선유도가 비에 젖을 때 산책하면 정신은 뽀송뽀송해진다. 그래서 선유도는 사유의 공원이다.
요즘 세태를 보면 하늘에 애드벌룬이 띄워져야 하고 구경거리가 있어야 하고 고기굽는 냄새가 나야 축제라고들 생각하는 것같다. 강물을 바라보며 혹은 담쟁이가 하늘로 휘감은 콘크리트 기둥 사이를 산책하며 생각에 잠기고, 이런 시간을 오래 누릴 수 있을때 진정한 웰빙이 아닐까.

파주서 30분이면 달려오는 선유도는 약속장소
한강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강과 가장 가까이, 그리고 가장 높이 솟은 취수탑시설을 재활용한 카페테리아 ‘나루’는 내가 가끔 지인들을 만나는 곳이다. 일종의 스낵바인데 통유리 밖으로 시원스레 한강 풍경이 펼쳐진다. 파주 헤이리 예술인마을이 8월 하순 오픈하고 우리 집이 파주로 옮겨가더라도 나는 선유도공원에 자주 올 생각이다. 파주에서 선유도공원은 30분이면 달려올 수 있으므로.



글|황인용·방송인
사진|나영완 진행|이정선

선유도공원 200% 즐기기
수생식물원은 연못인지 수생식물원인지 분간이 안갈 만큼 연꽃 천지다. 카페테리아 입구쪽으로는 봄날 한껏 복사꽃을 피워낸 복숭아나무가 탐스런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았다. 푸르른 대나무숲과 하얀 자작나무숲, 키큰 물풀숲, 담쟁이를 감아올린 콘크리트 기둥, 월드컵경기장서 옮겨온 202m 고사분수 등 지금 선유도는 카메라만 들이대면 다 작품이다.
선유도공원을 진입하는 코스는 두가지다. 걸어서 혹은 승용차로. 승용차는 강변북로 양화대교 북단서 남단으로 달리다 중간쯤에 있는 선유도공원 정문으로 진입하는 것. 하지만 한강공원 양화나루에서 연결되는 선유교를 걸어 진입해도 좋다.
아름다운 무지개다리 선유교는 야경으로도 유명하다. 밤 12시까지 개방하므로 저녁먹고 느긋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한강전시관까지 선유도공원을 다 돌아보려면 러닝타임 2시간.

2호선 당산역 1번 출구로 나와서 시내버스 605, 5616 5712,
9707번을 타고 양평동 한신아파트앞에서 하차하면 바로 선유교가 보인다.
발아래 흐르는 한강물을 바라보며 선유교를 건너면 선유도공원이다.
문의 : 2634-7250(선유도공원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