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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 청계천 정상 영업중 - 헌책방 거리

은바리라이프 2007. 11. 26. 11:05
현장리포트 | 청계천 정상 영업중 - 헌책방 거리      

청계천에는 세 곳의 헌책방거리가 있다. 평화시장 1층, 복원공사중인 청계6가 대로변을 따라 늘어선 그 유명한 헌책방거리, 또 동대문종합시장 옆쪽 복개한 대학천위에 형성된 대학천상가, 그리고 대학천상가서 종로5가쪽 샛골목에 몰려있는 만화책방들은 지금도 서점을 하려는 지방 상인들의 발길이 잦은 서울의 명소다.



평화시장 헌책방거리…고서·희귀본, 헌책은 절반값
헌책방거리를 걷다보면 ‘40년 전통 양지서림’이라는 간판이 눈에 띈다. 이곳의 헌책방들은 거개가 양지서림처럼 청계천이 막 복개하려고 할때 문을 연 ‘오래된’ 책방들이다. 그러니 그저 책냄새 맡으며 책구경만 해도 좋을 일이다. 그러다 누가 아는가, 청년시절 마음속에 파도를 일게 했던 책 하나 건질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두 가지다. 고서나 출간이 안되는 희귀본을 사러오거나 싼값으로 여러 권의 책을 사려는 사람. 예전엔 대학교수며 국회의원들, 사회과학서적을 찾는 학생들도 많았는데 요즘은 아이들 참고서며 어학책을 사려는 젊은 주부들이 주고객이다. “IMF 때가 최고 호시절이었죠. 경기가 좋을 때보다 경기가 나쁠 때 이곳은 호황인데 요즘은 워낙 경기가 나쁘니까 그것도 안 통해요. 간단간단 먹고살 정도입니다.” 이곳 상가협회 현만수 회장(기독성문서점)은 “아무래도 옛날 청계천 헌책방거리의 명성도 많이 빛을 바랜 것같다”며 사람들의 책에 대한 아쉬움이 예전만하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한다. 고서와 희귀본, 소설, 여성·번역서 국역총서, 아동도서, 대학교재, 기독교서적, 기술서적, 어학테이프 교재, 공무원 교재, 외국 디자인서적 등 서점들마다 취급하는 전문서적을 간판에 표시해놓았다. 그럼에도 ‘독자’들(이곳 사람들은 책 사러나온 고객을 이렇게 부른다) 대부분 헌책방거리를 한바퀴 돌고나서야 사서 맡겨놓은 책을 찾아서 돌아간다는 게 현만수 회장의 이야기.
소설 등 단행본류는 절반값, 기독교 서적은 30~50%, 아동 전집류도 절반값이면 살수 있다. 오전9시부터 오후 9시까지 문을 연다. 휴일에도 A조와 B조로 나뉘어 절반씩 문을 열기 때문에 언제가도 헛걸음할 일은 없다. 연중무휴. 올봄 상가앞을 빨간 보도블록으로 포장 해놓아 걸으면서 혹은 주차를 해놓고 서점을 돌아보기에 딱 좋다.
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 8번출구 문의 02-2279-3902(기독성문서적)

대학천상가….‘유명 메이커’ 신간, 잡지, 전집류 20~30%
대학천상가는 청계천 지류인 대학천을 덮고 그위에 형성된 복개상가다. 혜화동 옛서울대학에서 흘러내려오는 개천이 지금도 상가 아래로 흐른다. 이곳은 ‘유명 메이커’ 신간이나 최신 잡지, 전집류를 싸게 살수 신간서적거리이다.
“대학천상가의 경쟁상대는 인터넷 서점”이라는 김언섭 대학천상가협회 회장(57, 종합서적)은 대학천상가를 아는 것은 책을 가장 싸게 사는 방법을 아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신간 20~30% 할인. 수십년 이곳서 책방을 해온 주인들은 책 정보가 훤해 책 제목만 말하면 관련 책이나 책이 있을 만한 이웃 책방으로 연결시켜준다. 인터넷 서점처럼 배송도 해준다. 오늘 전화로 주문하면 다음날 집에서 책을 받아볼수 있다. 위인전이나 세계명작 전집류, 사전류, 기독교서적, 불교서적, 어학교재, 동양철학과 풍수지리, 신간 잡지 등 외국서적을 빼고는 다 있다.
저자와 출판사를 인터넷 검색한 다음 이곳에 나와 창작동화나 논술지도 도서를 구입하는 선생님이나 젊은 엄마들은 대부분 이곳을 오래 이용해온 단골들이다. 문화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서점도 있다.
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 9번출구 문의 02-2268-0785(종합서적)

종로5가 만화책방 골목…만화와 무협소설 20~30%
종로5가 만화책방 골목은 유명세를 듣고 지방에서까지 올라오던 옛날에 비해 많이 퇴색했지만 아직도 만화가게를 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곳. 주종목은 만화와 무협소설이다. 만화 대여점을 하려는 사람들 상담도 해준다. 천계영 황미리 등 인기 작가의 신간과 ‘명탐정 코난’ ‘소년탐정 김전일’ 등 인기 시리즈물은 20% 할인, ‘장길산’ 등 전집류는 30%. 중고 만화책은 800원에 준다. 4천원이면 5권짜리 시리즈물 한질을 살수 있다.
지하철 1호선 종로5가역 5번출구. 문의 02-2279-7236(제일서점)


글|이정선 사진|나영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