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에는 거주 이전의 자유가 없다
사이버문화 칼럼 | 2006-03-01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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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로 자신만의 개인 미디어를 운영하려는 네티즌들이 계속 늘고 있다. 일반적으로 블로그 입문자들이 처음 택하는 길은 포털 사이트나 블로그 전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가입형 블로그 서비스이다. 회원 가입만 하면 마우스 클릭 몇 번 만으로도 간단하게 블로그를 생성시키고 메뉴와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블로그에 익숙해지면 포털을 떠나 테터툴즈, 조그 같은 설치형 블로그를 운영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게 된다. 가입형 블로그에 비해 설치형 블로그가 주는 첫 번째 매력은 자유도가 훨씬 높다는 점이다. 자신만의 고유한 도메인 주소를 가질 수 있고, 용량이나 디자인도 서비스 제공 업체가 제공하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맘대로 선택해 쓸 수 있다. 비유하자면 전세에서 살다가 내 집을 장만했을 때 느끼는 만족감이라고나 할까?
설치형 블로그의 두 번째 장점은 개방성이다. 블로그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가 트랙백(원격으로 댓글을 쓰고 이를 알려주는 기능)과 RSS(업데이트된 정보를 사용자들에게 쉽게 제공하는 포맷)를 이용해 다른 블로그와의 정보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최근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가입형 블로그는 포털 외부에 있는 다른 블로그들과의 개방적인 정보 소통에 제약이 많다. 반면 설치형 블로그의 경우 어떤 프로그램을 사용하느냐에 상관없이 얼마든지 자유로운 정보 소통이 가능하다. 이 역시 집에 비유하자면 답답한 아파트 단지에 살다 탁 트인 전원주택 마을로 이사한 느낌이라 하겠다.
그런데 막상 가입형 블로그에서 설치형 블로그로 옮겨 가려면 큰 난관에 부딪치게 된다. 바로 데이터 이전의 문제이다. 그동안 가입형 블로그에 차곡차곡 모아두었던 포스트들을 설치형 블로그에 그대로 옮기는 것이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전 블로그에 그대로 버려두고 떠나자니 그동안의 기록들이 아깝고, 그렇다고 일일이 수작업으로 긁어 붙이는 일도 포스트가 많은 사람이라면 엄두를 내기 힘들다.

고육지책으로 새로 장만한 설치형 블로그에 예전 가입형 블로그 주소 링크를 걸어두기도 하지만 왠지 살림살이를 딴 집에 두고 온 것 같아 영 기분이 개운치 못하다. 물론 인터넷을 잘 뒤져보면 가입형 블로그에 있는 자신의 데이터를 자동으로 옮겨주는 프로그램을 찾을 수도 있다. 대부분 데이터 이전 문제로 고심하던 네티즌들이 자기 손으로 직접 만들어 인터넷에 올린 것인데, 아쉽게도 블로그 프로그램 간 호환성 문제가 있기 때문에 모든 블로그에 다 적용해서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는 가입형 블로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털 업체가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데이터를 이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포털 업체에서는 회원 약관에 “회원이 등록한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저작권자에게 귀속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이 써 올린 글들을 자유롭게 다른 곳으로 이전할 수 없다면 저작권을 온전히 보장해 주는 것이라고는 보기 힘들다.
물론 회원 숫자로 먹고 사는 포털 업체 입장에서야 단 한 명의 이용자라도 다른 데로 빠져나가는 것을 가급적 막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이주를 희망하는 이용자에 대해 냉정하리만큼 불친절한 모습은 불편함을 넘어 씁쓸함까지 안겨 준다. 특히 같은 포털 사이트 내에 개설된 블로그들 사이에는 스크립 버튼만 클릭하면 간단히 다른 블로그로 데이터를 옮길 수 있도록 친절을 베풀던 것과 확연히 대비되는 모습이기에 더욱 그렇다.
포털의 이러한 태도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과거 프리챌이 전격적으로 커뮤니티 유료화를 선언했을 때, 다른 무료 커뮤니티 서비스로 이전하고 싶었던 회원들에게 그동안 커뮤니티 게시판에 쌓아 두었던 수많은 데이터들이 쉽게 이사를 결정하지 못하게 만드는 볼모로 이용되는 바람에 큰 반발을 샀던 적이 있었다. 현재 다른 포털 사이트의 커뮤니티 게시판에서도 이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디지털 시대를 노마드(유목민)의 시대라고도 한다. 그만큼 자유롭고 신속한 이동이 생명이라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포털의 회원 발목잡기 전략은 네티즌들의 정보 이주권을 가로막고 있다. 헌법에도 보장된 ‘거주 이전의 자유’가 포털 공간 안에서는 아직 보장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블로그에 익숙해지면 포털을 떠나 테터툴즈, 조그 같은 설치형 블로그를 운영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게 된다. 가입형 블로그에 비해 설치형 블로그가 주는 첫 번째 매력은 자유도가 훨씬 높다는 점이다. 자신만의 고유한 도메인 주소를 가질 수 있고, 용량이나 디자인도 서비스 제공 업체가 제공하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맘대로 선택해 쓸 수 있다. 비유하자면 전세에서 살다가 내 집을 장만했을 때 느끼는 만족감이라고나 할까?
설치형 블로그의 두 번째 장점은 개방성이다. 블로그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가 트랙백(원격으로 댓글을 쓰고 이를 알려주는 기능)과 RSS(업데이트된 정보를 사용자들에게 쉽게 제공하는 포맷)를 이용해 다른 블로그와의 정보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최근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가입형 블로그는 포털 외부에 있는 다른 블로그들과의 개방적인 정보 소통에 제약이 많다. 반면 설치형 블로그의 경우 어떤 프로그램을 사용하느냐에 상관없이 얼마든지 자유로운 정보 소통이 가능하다. 이 역시 집에 비유하자면 답답한 아파트 단지에 살다 탁 트인 전원주택 마을로 이사한 느낌이라 하겠다.
그런데 막상 가입형 블로그에서 설치형 블로그로 옮겨 가려면 큰 난관에 부딪치게 된다. 바로 데이터 이전의 문제이다. 그동안 가입형 블로그에 차곡차곡 모아두었던 포스트들을 설치형 블로그에 그대로 옮기는 것이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전 블로그에 그대로 버려두고 떠나자니 그동안의 기록들이 아깝고, 그렇다고 일일이 수작업으로 긁어 붙이는 일도 포스트가 많은 사람이라면 엄두를 내기 힘들다.

고육지책으로 새로 장만한 설치형 블로그에 예전 가입형 블로그 주소 링크를 걸어두기도 하지만 왠지 살림살이를 딴 집에 두고 온 것 같아 영 기분이 개운치 못하다. 물론 인터넷을 잘 뒤져보면 가입형 블로그에 있는 자신의 데이터를 자동으로 옮겨주는 프로그램을 찾을 수도 있다. 대부분 데이터 이전 문제로 고심하던 네티즌들이 자기 손으로 직접 만들어 인터넷에 올린 것인데, 아쉽게도 블로그 프로그램 간 호환성 문제가 있기 때문에 모든 블로그에 다 적용해서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는 가입형 블로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털 업체가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데이터를 이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포털 업체에서는 회원 약관에 “회원이 등록한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저작권자에게 귀속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이 써 올린 글들을 자유롭게 다른 곳으로 이전할 수 없다면 저작권을 온전히 보장해 주는 것이라고는 보기 힘들다.
물론 회원 숫자로 먹고 사는 포털 업체 입장에서야 단 한 명의 이용자라도 다른 데로 빠져나가는 것을 가급적 막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이주를 희망하는 이용자에 대해 냉정하리만큼 불친절한 모습은 불편함을 넘어 씁쓸함까지 안겨 준다. 특히 같은 포털 사이트 내에 개설된 블로그들 사이에는 스크립 버튼만 클릭하면 간단히 다른 블로그로 데이터를 옮길 수 있도록 친절을 베풀던 것과 확연히 대비되는 모습이기에 더욱 그렇다.
포털의 이러한 태도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과거 프리챌이 전격적으로 커뮤니티 유료화를 선언했을 때, 다른 무료 커뮤니티 서비스로 이전하고 싶었던 회원들에게 그동안 커뮤니티 게시판에 쌓아 두었던 수많은 데이터들이 쉽게 이사를 결정하지 못하게 만드는 볼모로 이용되는 바람에 큰 반발을 샀던 적이 있었다. 현재 다른 포털 사이트의 커뮤니티 게시판에서도 이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디지털 시대를 노마드(유목민)의 시대라고도 한다. 그만큼 자유롭고 신속한 이동이 생명이라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포털의 회원 발목잡기 전략은 네티즌들의 정보 이주권을 가로막고 있다. 헌법에도 보장된 ‘거주 이전의 자유’가 포털 공간 안에서는 아직 보장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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