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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의 교회개척사역(2) 최동규 교수

은바리라이프 2020. 4. 7. 21:11


바울의 교회개척사역(2)



                                                     최동규 교수(서울신학대학교, 목회와 교회성장)






                    VI. 바울 팀과 교회개척을 위한 네트워크




1. 교회개척자들



  바울과 그의 동료들은 기독교의 복음을 확산하기 위해 선교 여행에 나섰으며, 이 일은 다양


한 형태의 복음전도 과정과 그 열매인 신앙 공동체가 설립되는 과정으로 진행되었다. 복음을


받아들이고 회심한 사람들은 정기적으로 모여 예배하고 교제할 필요가 생겼고, 적절한 가르침


과 훈련을 통해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도 신앙 공동체가 필요했다. 결국 당


시 헬레니즘 세계에 복음을 전하려는 바울 팀의 계획은 필연적으로 교회개척사역을 수반할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볼 때 바울과 그의 동료들을 교회개척자로 부르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신약성경은 오늘날에 일반화된 ‘교회개척’ 또는 ‘교회개척자’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교회개척과 연관성이 있는 직무들, 또는 교회개척자에 해당할만한 직무들


을 찾아보는 것이 좀 더 지혜로울 것이다. 일차적으로 에베소서 4:11-12에 등장하는 다섯 가


지 직무 곧 사도, 선지자, 복음전도자, 목사, 교사의 역할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들은 대체


로 초대교회가 태동하던 시기에 필요했던 직무들이다. 쉔크와 슈트츠만은 이들이 바울의 선교


초기에 교회개척을 위한 팀 사역 속에서 유연하게 기능했을 것으로 이해한다.1) 교회개척 초기


단계에서는 복음전도자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또한 일부 바울 팀원들은 토착 지도


자가 없는 어린 교회들을 돌보도록 목사나 교사로 파견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식의 관찰은


자칫 다섯 가지 직무를 개념적 틀 안에 가둬놓음으로써 각 사역의 범위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실수를 범하게 할 수도 있다.


  이 다섯 가지 직무 가운데 사도는 현대의 교회개척자에 가장 가까운 특징들을 가지고 있었


다. ‘사도’(apostolos)라는 단어는 기독교가 차용하여 자신들만의 고유한 의미를 부여하기 전


에도 특정한 목적을 위해 보냄을 받은 사람을 뜻했다. 사도의 칭호는 원래 열두 사도에게 적


용되었다. 그러나 바울은 그것을 자신의 사역 영역에 연결하고, 재해석하고, 발전시켰다. 그는


특히 이방인 선교가 점점 활발해지면서 이 호칭을 더 넓은 범위에 속한 다양한 사람들에게 적


용하였다. 이 점에 대해 루돌프 슈나켄부르크(Rudolf Schnackenburg)는 이렇게 언급한다.


“예루살렘에서 ‘그 누구도 도달할 수 없는 영속적이고도 신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었고, ‘따라


서 다른 사람들을 이끌 수 있는 권위’를 가지고 있었던… ‘사도들’은 이제 바울에 의해서 단지


그리스도의 도구, 종, 설교자, 사자(使者)로 여겨지게 되었다.”2)





1) 데이빗 쉔크 ‧ 얼빈 슈트츠만, 『초대교회 모델을 따라 교회를 개척하라』, 70.


2) Rudolf Schnackenburg, The Church in the New Testament, W. J. O’Hara, trans. (New


   York: Herder and Herder, 1965), 27.


  열두 사도를 제외한 두 번째 그룹의 사도들의 사역은 오늘날의 선교사들과 교회개척자들의


사역과 비슷했다. 사도들이 해야 할 임무 중 하나는 교회개척의 기초를 놓는 일이었다. 이 임


무는 (1) 복음을 증거하고, (2) 교회를 개척하고, (3) 교회를 강화하고(교육), (4) 기존 지도자들


을 멘토링하고 새로운 지도자들을 임명하는 것이었다. 교회개척자인 사도들은 한 곳에 머물러


서 일하는 지역교회 목사들과 달랐다. 그들은 1세기의 떠돌이 견유 철학자들과 같이 여러 지


역을 여행하면서 사역하였다. 그들의 사역은 지역 전도에 기초하여 토착 교회를 개척하는 일


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특히 바울에게 사도직은 이방인 선교와, 다른 사도들이 관여하지


않는 지역에 교회를 세우는 임무와 관련이 있었다(롬 15:20). 그런데 이런 사도들의 사역은


종종 다른 동료들에게 위임되기도 하였다.





2. 교회개척을 위한 팀 사역



  교회개척사역에는 팀워크가 필요하다. 만일 어떤 개척자가 교회를 개척하고 세워나가면서


모든 일을 혼자 한다면 그만큼 빨리 힘을 잃게 될 것이다. 효율적인 사역을 위해서는 일을 나


누고 동료들 간에 서로 협력해야 한다. 이런 협력의 원리는 성경에서 이미 이드로가 모세에게


조언해 준 에피소드에 잘 드러나 있다. 모세의 장인 이드로는 모세가 모든 재판을 혼자 감당


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리더십을 효과적으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권력을 나누고 위임해


야 한다고 조언해 주었다(출 18:18-23). 예수께서도 열두 사도를 부르고 그들을 둘씩 묶어서


사역 현장으로 보냈으며(막 6:6-13), 70명의 제자들을 세운 뒤에도 동일한 방식으로 그들을


파송하였다(눅 10:1).


  바울의 사역에서도 팀 사역은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였다. 웨인 믹스가 지적한 바와 같


이 “ 바울의 기독교는 한 사람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확장된 동료 그룹에 의해 이루어


진 것이었다.”3) 실제로 바울의 팀은 단순하게 인원수만 맞추는 식으로 쉽게 구성되지 않았다.


그것은 교회개척에 필요한 여러 가지 은사와 사회적 조건이 전략적으로 고려된 구성이었다.


  어떤 의미에서 교회를 세움으로써 하나님의 나라를 구현하고 확장하려는 개척 팀은 그 자체


로 그들이 세우려고 하는 교회의 특성들을 반영한다. 쉔크와 슈트츠만은 교회개척사역이 팀


사역으로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일정한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팀은


규모가 작을지라도 이미 하나의 교회이기 때문이다. 회개하고 사이좋게 함께 사역하는 팀은


그들이 이루기를 원하는 교회의 본질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4)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바울 팀이


완벽하고 이상적이라는 뜻은 아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확고한 비전과 성령의 인도함을 받는


바울 팀조차도 종종 내부적으로 갈등을 겪었다. 그러나 진정한 교회다움은 갈등과 문제가 없


는 모습이 아니라 그 갈등과 문제를 풀어나가는 모습에 있으며, 그런 점에서 바울 팀은 오늘


의 사역자들에게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1) 안디옥에서의 예비적 경험



  바울은 교회개척사역을 시작하기 전 안디옥에서 사역할 때 이미 팀 사역을 경험하였다. 그


가 교회개척사역을 하면서 팀 사역을 중요하게 여기게 된 것은 아마도 이때의 경험으로부터




3) Wayne A. Meeks, The First Urban Christians, 7-8.


4) 데이빗 쉔크 ‧ 얼빈 슈트츠만, 『초대교회 모델을 따라 교회를 개척하라』, 57.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안디옥 교회에는 “선지자들과 교사들”(행 13:1)로 불리는 다섯


명의 지도자가 있었다. 이 사실에서 리더십의 다양한 기능을 추측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선


지자는 종교적 카리스마를 행사하는 지도자를 말하며, 교사는 교리와 성경을 해석할 뿐만 아


니라 그것들을 가르치는 사람을 말한다.


  사도행전 13:1에 열거된 다섯 개 이름의 순서가 일종의 질서나 등급을 암시한다면 다섯 명


의 리더들 중에서 바나바를 주도적인 인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니게르’(Niger)라는 단


어가 라틴어로 ‘검은 색’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시므온은 그의 동료 구레네 사람 루


기오와 함께 아프리카 출신이었을 것으로 볼 수 있다.5) 종합적으로 보면 “안디옥 교회의 지도


자들 가운데 두 명은 아프리카 출신이었다. 그 둘 중 한 사람은 분명히 흑인이었을 것이다.


지도자 집단 가운데 다른 한 사람은 아마도 헬라인이었을 것이고 다른 한 명 혹은 두 명은 유


대인이었을 것이다.”6) 안디옥 교회의 리더십은 다양한 민족,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


들로 구성되었다. 그들 가운데 지배와 종속을 의미하는 계층적 질서는 없었다. 그들은 서로를


존중하고 자신의 은사에 따라 함께 일하는 집단적 리더십 시스템을 구성하였다.



  2) 사역 팀의 구조



  바울의 교회개척 팀은 일정한 선교기지 또는 본부에서 현장 활동을 통제하는 방식의 고정된


조직이 아니었다. 로버트 뱅크스에 따르면 바울 팀은 매우 유연한 형태를 띠고 있었다.7)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바울 팀은 사역과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구성되었다. 대부분의 과제


는 임시적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구성원들이 일시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었다는 뜻은 아


니다.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바울과 바나바는 선교 여행을 하는 동안 거의 팀을 떠나지 않았


다.


  바울 팀의 구조를 파악하려면 먼저 바울의 사역 그룹의 범위를 바울과 그와 함께 여행했던


동료들로 한정함으로써 바울의 교회개척사역에 참여한 사역자들을 축소하려는 경향을 넘어서


야 한다. 사실상 바울의 개척 사역은 다양한 동료들과 긴밀한 협력 관계 속에서 수행되었다.


넓은 의미에서 바울의 사역 팀은 세 부류 곧 순회 교회개척자, 임시적인 여행 동료, 지역의


후원자로 구분된다.


   첫 번째 그룹은 바울과, 선교 여행을 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동행한 사람들이 포함된다. 이


들은 바울 선교의 본대(本隊)라고 말할 수 있다. 이 부류에 바울, 바나바, 마가, 실라가 속한


다.


  두 번째 그룹은 때때로 바울을 일시적으로 동반했지만 대부분 특별한 임무를 위해 지역교회


에 파견된 동료들로 구성된다. 이들은 바울에게 지역교회로부터 오는 소식과 불규칙한 재정보


조금을 전달하기도 하였으며, 그가 옥에 갇혔을 때에는 필요한 물건들을 전달하기도 하였다.


때로는 아직 리더십이 세워지지 않은 곳에서 임시적으로 목회를 하거나 리더십을 세우는 일을


감당하기도 하였다. 디모데 (행 16:3-10), 디도(딤후 4:10; 딛 1:5), 누가, 브리스길라와 아굴


라(행 18:2-28), 에바브라(골 1:7; 4:12), 사도행전 19장에 나오는 에라스도, 가이오, 아리스다


고, 그리고 사도행전 20장에 나오는 소바더, 세군도, 두기고, 드로비모가 이 두 번째 그룹에


속한다.




5) F. F. Bruce, Paul: Apostle of the Heart Set Free, 148.


6) 데이빗 쉔크 ‧ 얼빈 슈트츠만, 『초대교회 모델을 따라 교회를 개척하라』, 58.


7) Robert Banks, Paul’s Idea of Community, 160.


  세 번째 사람들은 지역에서 바울의 선교 팀을 후원하는 일을 했다. 이들은 비록 바울 팀과


함께 여행하지는 않았지만 교회가 개척되는 지역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교회개척자


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그들이 소유한 재산으로 그들을 지원하였다. 리디아(행


16:13-15)는 세 번째 그룹에 속한 전형적인 인물이었으며, 그밖에도 로마서 16장과 고린도전


서 16장에 언급된 여러 그리스도인들이 이 그룹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바울 팀은 구성 면에서 몇 가지 중요한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 팀


은 인종적, 신분적, 성적 경계를 뛰어 넘어 다원적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첫째로 이 팀에는 유


대인과 이방인이 섞여 있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것은 이방인들을 향한 복음전파에 효


과적인 전략이기도 하였다. 루스드라에서 합류한 디모데는 유대인 어머니와 헬라인 아버지 사


이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두 가지 문화에 익숙해 있었다. 에라스도는 이방인임에 틀림이 없다.


반면에 브리스길라와 누가는 이방인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사도행전과 바울의 서신을 보면 정


확하게 인종적 배경을 밝히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바울 팀과 동역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설


령 그들이 유대인일지라도 그들 중 상당수는 이미 헬라 문화에 익숙한 디아스포라 유대인이었


을 것이다.


  둘째로 팀 구성원 중에 노예 출신이 있다는 사실은 그 팀이 사회적 신분의 경계를 극복했음


을 보여준다. 이 경우에 해당하는 사람은 오네시모였다(골 4:8-9; 몬 10 이하).


  셋째로 바울 팀에는 여성이 포함되어 있었다. 대표적인 예로 고린도에서 만난 브리스길라를


들 수 있는데, 그녀는 남편과 함께 천막 만드는 일에 종사하면서 바울 팀의 사역을 도왔다.


그녀는 후에 남편과 함께 에베소로 건너가 아볼로에게 하나님의 도를 자세히 풀어 가르쳐 주


기도 하였다(행 18:26). 또한 루디아는 지역의 후원자로서 바울을 도와 빌립보 교회를 세우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요컨대, 바울 팀의 구성은 팔레스타인의 지리적 한계뿐만 아니라 유대교의 문화적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었다. 또한 헬레니즘 사회의 중요한 가치 중 하나였던 다원성을 잘 드러내고 있


다. 이런 다원적 구성에도 불구하고 이 팀은 헬레니즘 사회에 이미 고착화되어 있었던 사회


경제적 차별을 극복함으로써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 질서의 가능


성을 보여주었다. 이런 모습은 그들이 증거하고자 했던 복음의 내용과도 일치하는 것이었으


며, 앞으로 개척될 교회 공동체를 예시하는 것이기도 하였다.



  3) 팀 리더십과 구성의 변화



  1차 선교 여행이 시작되었을 때 바울 팀의 구성원은 바울, 바나바, 요한 마가였다. 이 팀을


이끌었던 사람은 구부로 출신의 바나바(행 4:36)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선교 여행의 시작 부분


에서 누가는 팀의 리더십의 이름을 “바나바와 바울”(행 13:7)의 순으로 표기한다. 팀 내에서


마가의 비중은 바울과 바나바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했을 것이다.


  그런데 구브로 섬의 바보에서 밤빌리아의 버가로 가는 길에 팀 내부적으로 조직 개편이 있


었던 것으로 보인다. 누가는 사도행전 13:13에서 “바울과 및 동행하는 사람들”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이름의 순서를 바꿔 놓는다. 이런 이름 위치의 변경은 팀 리더가 바나바에서 바


울로 바뀌었음을 시사한다. 어떤 사람들은 바울과 바나바 사이에 갈등이 있었기 때문에 이 일


이 생겼다고 추론한다.8) 이런 해석은 여행에 요한 마가를 동반했기 때문에 둘 사이에 갈등이


빚어졌다는 점을 고려할 때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다(행 15:36-41). 그러나 지나치게 단순한




8) N. Taylor, Paul, Antioch and Jerusalem (Sheffield, UK: JSOT, 1992), 94.


관찰에 근거한 기계적인 해석은 피해야 한다. 오히려 여기에서 바나바의 위대함을 볼 필요가


있다. 그는 일찍이 바울에게 위대한 지도자가 될 잠재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 그를 다소에


서 안디옥으로 데려왔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리더십이 바뀐 사건은, 바나바가 바울이 그의


선교 능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자발적으로 팀 리더의 자리를 그에게 넘겨준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요한 마가가 첫 번째 사역 팀에서 중도 이탈한 것은 불행한 일이었다. 그의 이탈 원인에 대


해서는 많은 설명이 있다. 리처드 롱에네커(Richard N. Longenecker)는 마가가 예루살렘에


서 이루어진 이방인 선교의 영향에 대해 걱정했기 때문에 팀에서 이탈했을 것이라고 추측한


다.9) 와그너는 마가가 “높은 수준의 영적 전쟁”에 부정적이었기 때문에 여행을 포기했다고 주


장하지만10) 그의 주장은 과도하다. 성경의 이야기를 해석할 때 주의해야 할 점 중의 하나는


과도한 추론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바울의 출현에 대한 불쾌한 감정과 이방인들에


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바울의 확고한 원칙이 마가가 팀을 떠나게 만든 원인이 되었을 것이


라는 설명은 나름대로 합리적인 추론으로 보인다.11) 이 추론은 마가의 목적지가 이방인 선교


의 중심지인 시리아의 안디옥이 아니라 예루살렘이었다는 사실에 의해 뒷받침될 수 있다.


  바울 팀은 2차 선교 여행을 시작하면서 첫 여행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강화된 팀


을 조직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들은 처음부터 의견이 갈리는 불행을 겪어야 했다. 팀을 개편


하는 과정에서 바나바는 마가를 데리고 가려고 했지만 바울은 마가를 배제하고 대신 실라를


선택하였다. 바울이 이런 선택을 하게 된 이유는 그가 혈연관계보다 팀에 대한 적합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중에 바울은 그의 팀이 타문화권 교회개척에 효과를 낼 수 있


도록 강화되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루스드라에서 디모데를 선택하여 바나바의 빈자리를


채웠다. 디모데는 어머니가 유대인이었고 아버지가 헬라인이었기 때문에 이중문화 곧 유대인


문화와 헬라 문화 모두에 익숙한 사람이었다. 이 팀은 소아시아의 서쪽 끝에 위치한 드로아로


여행 경로를 잡았고 그곳에서 의사 누가가 네 번째 팀원으로 합류하였다. 누가는 “잘 훈련된


헬라인이었으며 동시에 유럽의 전문직업인이기도 하였다. 그는 그 지역 사람(an insider)으로


서 헬라-유럽적 문화를 매우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12)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바울 팀의


교회개척사역은 바울에 의해서만 수행된 것이 아니라 바울과 다른 많은 동료들이 함께 이룬


사역이었음을 알 수 있다.





3. 교회개척을 위한 네트워크



  바울 팀은 효과적인 교회개척사역을 위해 비공식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었다. 그 네트워크는


바울 팀이 개척한 지역교회들, 특히 그 교회들의 지도자들과 연결되어 있었다. 오늘날 선교사


또는 교회개척자와 지역교회들 사이의 관계는 매우 공식적이며, ‘선교단체’로 일컬어지는 기관


들이 이 두 주체 사이의 행정적인 업무를 담당한다. 그러나 바울은 결코 현대적 의미의 선교


단체를 설립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롤랜드 앨런은, 현대 기독교 역사에서 토착 교회를 세우는




9) Richard N. Longenecker, The Ministry and Message of Paul (Grand Rapids, MI: Zondervan,


   1971), 43.


10) C. Peter Wagner, Acts of the Holy Spirit, 295.


11) R. Alan Culpepper, “Paul’s Mission to the Gentile World: Acts 13-19,” Review and


   Expositor 71(4) (1974): 488.


12) 데이빗 쉔크 ‧ 얼빈 슈트츠만, 『초대교회 모델을 따라 교회를 개척하라』, 62


데 선교단체들이 어떻게 비효과적으로 작용했는지 설명하면서 바울이 설립한 것은 선교본부가


아니라 교회라고 강조한다.13)


  바울을 중심으로 형성된 네트워크는 결코 제도화된 조직이 아니었다. 그것은 오히려 느슨하


게 연결된, 일종의 비제도적 시스템이었다. 네트워크의 각 주체들은 계층적이지 않고 상호 협


력적이었다. 이런 종류의 네트워크는 바울과 그의 동료들뿐만 아니라 바울 팀과 안디옥 교회


사이, 그리고 바울 팀과 예루살렘 교회 사이에 형성되었다.



  1) 후원 교회들과의 네트워크



  바울의 동반자 중 한 사람인 바나바는 바울과 예루살렘 교회 사이의 관계를 중재하였다. 바


나바를 통해 바울은 예루살렘 교회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예루살렘 교회에 잘 알


려진 바나바는 새롭게 형성된 안디옥 교회로 파견된 뒤 다소에 있던 바울을 데려와 함께 목회


하였다. 바나바는 안디옥 교회에서 권위주의적인 방식으로 일하지 않았다. 그는 바울을 포함


하여 다른 세 명의 지도자들과 함께 집단 지도 체제를 구축하고 모든 것을 함께 의논하며 사


역하였다. 이 집단 지도 체제 내에서 바나바가 보여준 자세는 그리스도인들이 팀 사역에 참여


하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지혜를 가르쳐 준다.


  바울과 바나바의 사역 파송은 성령의 명령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 일은 그들이 “주를 섬겨


금식할 때에(행 13:2) 일어났다. 그들은 삼위일체 하나님과 함께 있을 때 선교 사역자로 부름


을 받았다. 이것은 교회를 개척하는 일이 인위적으로 인간의 임명이나 선택에 의해서가 아니


라 자연스럽게 성령의 선택에 의해서만 성공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성령께서는 5명으로 구성


된 집단적 지도 체제에서 두 명의 지도자를 특별한 직무를 수행할 사역자로 선택하였다. 그들


을 파송하는 것은 안디옥 교회에 심각한 손실이었지만, 교회는 성령의 부름을 인정하고 그들


을 파송하였다.


  여기서 성령이 다른 사람들을 배제하면서 바나바와 바울에게만 선교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는 사실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사도행전 13:2에 따르면, 바나바와 바울을 교회개척 사역자


로 보내겠다는 성령의 명령은 안디옥 교회의 대표자 다섯 명 모두에게 주어졌다. 이것은 하나


님의 선교 명령이 일반적으로 파송될 후보자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포함하여


그분의 선교 공동체에게 주어진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이렇게 파송 교회가 일정한 선교 네트워


크 안에서 선교사나 교회개척자와 함께 소명을 받는다는 사실을 인식할 때 사역의 효과가 극


대화될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교회들과는 달리 안디옥 교회는 바울 팀을 실질적으로 지원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서 안디옥 교회는 바울 팀이 선교 여행 중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전혀 경제적인 도


움을 주지 않았다. 또한 바울 역시 기지 교회인 안디옥 교회에게 물질적인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다. 그는 교회개척사역을 하는 동안 천막업자로 살았다. 그가 받은 불규칙한 물질적 지원


은 때때로 그가 개척한 교회나 선교지 신자들에게서 받은 것이었다(빌 2:25; 4:15; 롬 15:24).


이런 바울의 사역을 고찰하면서 롤랜드 앨런은 오늘날 널리 보급된 물질적 지원 위주의 선교


사업 또는 교회개척사역에 대해 경고한다.14)


  안디옥 교회는 그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하지 않았지만, 바울은 공식적으로 그 교회의 교회


개척 사역자로 파견되었으며 선교 여행을 마칠 때마다 안디옥으로 돌아와 사역을 보고하였다.




13) Roland Allen, Missionary Methods: St. Paul’s or Our?, 83.


14) Roland Allen, Missionary Methods: St. Paul’s or Our?, 49-61.


그의 개척 사역은 안디옥을 발판으로 한 세 차례 여행에 의해 수행되었다. 이것은 그의 세 차


례 선교 여행 모두 안디옥에서 출발하여 안디옥으로 돌아오는 원형 방식으로 수행되었다는 사


실에서 증명된다.


  이러한 설명은 선교사나 교회개척자가 기지 교회와 적절한 관계에서 사역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사도행전 14:27에 따르면 바울과 바나바는 안디옥으로 돌아가 함께 교회(회중)를


모았다. 그들은 교회의 최고 지도자들만이 아니라 모든 신자들과 밀접한 관계를 가졌다. 그들


은 “하나님께서 행하신 모든 일과 이방인들에게 믿음의 문을 여신 것”을 공유함으로써 신자들


과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노력하였다. 이들의 시도는 선교가 개인의 임무가 아니라 공동체의


임무라는 의식에 근거한다. 신약성경 시대에 지역교회 공동체들은 선교 사역자들과의 긴밀한


관계를 통해 선교 사역에 참여하였다. 또한 바울이 교회 신자들에게 보고한 사실을 볼 때 안


디옥 교회에는 결코 계층적 질서가 없었다고 가정할 수 있다.



  2) 지역교회 지도자들과의 네트워크



  바울 팀의 사역은 지역교회들과 협력 속에서 이루어졌다. 조지 피터스는 바울과 그의 지역


교회들 사이에 “파트너십 관계”가 있었으며, “바울은 자신이 개척한 교회들과 분리되어 있다


는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15) 바울은 자신이 설립한 교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으며, 동시에 그 교회들이 외부의 유혹으로 인해 흔들릴 때마다 바르게 세


우기 위해 책망하고 가르쳤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바울의 그런 활동은 모두 지역교회 지도


자들과의 일정한 관계 속에서 수행되었다.


  비록 신약성경에서 고정된 제도적 또는 목회적 질서를 찾을 수는 없지만, 사도들과 지역교회


지도자들 사이에는 비공식적인 관계 구조가 있었음이 분명하다. 사도적 네트워크 안에서 바울


과 지역교회 지도자들이 가지고 있던 권위는 “어떤 특별한 지위나 직책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


라 그들이 지닌 특별한 은사와 그것의 활용에서 비롯된 것이다.”16) 네트워크에서 주도권은 대


체로 사도에게 있었다. 바울은 사도적 권위를 가지고 지역교회 지도자들을 임명했으며, 멘토


로서, 특히 개인의 성격과 사역의 갈등과 관련하여 그들에게 조언해 주었다. 롤랜드 앨런은


이들의 멘토링 관계에 대해서 이렇게 추정한다. “그들은 더는 사도[바울]에게 의존하지 않았지


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독립적이지도 않았다. 때때로 그는 자신이 설립한 교회에 대한 권위


를 주장하고 그 권위를 주님께 직접 받았다고 주장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17)


  누가는 바울이 얼마 전에 복음을 전한 지역에 생겨난 작은 기독교 모임들을 가리켜 ‘교회


들’이라고 한다. 바울은 전체 회중 가운데서 약간의 신자들을 선택하여 장로로 임명했다. 사도


행전 14:23, “각 교회에서 장로들을 택하여”라는 구절에 근거해서 볼 때, 장로 선출과 임명은


세 도시 곧 루스드라, 이고니온, 비시디아 안디옥에서 수행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F. 브루스


는 이 점에 대해 이런 해설을 덧붙인다. “아마도 많은 현대 선교사들은 최근에 기독교로 개종


한 사람들을 장로로 임명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은 처사라고 생각할 것이다. 바울과 바나바는


기독교 공동체 안에 계신 성령의 현존과 능력을 더욱 느꼈다.”18) 바울은 교회 지도자들을 임


명할 때 제도, 전통, 인맥, 규모 등과 같은 인간적인 요소들보다 성령의 인도에 더 우선순위를





15) George W. Peters, “Pauline Patterns of Church-Mission Relationships,” 48.


16) Robert Banks, Paul’s Idea of Community, 149.


17) Roland Allen, Missionary Methods: St. Paul’s or Our?, 111.


18) F. F. Bruce, Commentary on the Book of the Acts, 296.


두었다.


  에른스트 헨첸(Ernst Haenchen)과 같은 학자들은 사도행전 14:23이 저자 누가가 신학적,


역사적으로 윤색한 결과라고 주장한다.19) 다시 말해서 누가가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내적 역


동성을 투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 존 게이저(John G. Gager)는 “바울의 서한이 항


상 전체 공동체에게 보내졌고 그의 권면이 한 번도 교회의 권위자들 의해 중개된 적이 없다.”


는 점을 들어 바울의 교회들에는 오늘날과 같이 “확립된 직위를 가진 자들”(established


officials)이 없었다고 주장한다.20) 이런 유의 해석들은 문서비평을 성경 해석의 기본 수단으


로 삼는 학자들에게 나타나는 전형적인 방식이다. 이것들은 모두 바울 팀의 사역을 폄훼하는


과도한 해석으로 보인다. 이런 해석들은 결국 사도행전을 객관적 사실이 담긴 역사서가 아니


라 허구적인 내용으로 재미있게 구성한 역사소설 정도로 전락시키는 문제를 낳는다. 그런데


사실 바울이 어린 교회에서 떠날 때 리더십이 없다는 것을 염려하여 올바른 지도자들을 세웠


다는 설명이 훨씬 더 자연스럽지 않은가!


  다수의 새로운 신자들로 구성된 기독교 집단이 바울 팀의 전도로 인해 여러 도시에 생겨났


기 때문에 비록 느슨한 형태이기는 하지만 그들 사이에 어떤 상호 의존적인 네트워크가 형성


되었을 것이다. “신약에는 고정된 목회 질서가 제시되어 있지 않지만, 지역의 필요에 맞춘, 어


떤 형태의 목회적 감독(episkopē)이 교회의 복지에 없어서는 안 될 것으로 간주되었다.”21) 사


도행전 14:23, “각 교회에서 장로들을 택하여… 주께 그들을 위탁하고”에서 “그들”(autous)은


각 교회에서 임명된 장로들을 가리킨다. 바울과 바나바는 장로들에게 각 도시에 있는 신앙 공


동체의 유지와 발전을 맡겼던 것으로 보인다.


  바울 팀은 처음부터 각 지역마다 토착적 교회들이 개척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도행전


14:23에서 바울과 바나바가 “각 교회에서” 장로들을 선택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바울과 바나바가 비록 그들이 교회를 개척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떠난 뒤에는 각


교회가 그들의 고유한 환경에 맞게 운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음을 암시한다. 어떤 획일적인


규제나 통일성을 강요하는 형태가 아니라 각각 개별 교회의 고유한 실정을 독립적으로 고려하


려는 뜻이 있었던 것이다.


  장로들을 임명할 때 바울은 다른 누구의 도움 없이 오직 자신의 권위와 판단에 의존했다.


바울이 임명한 장로들은 성찬과 세례를 베풀었을 뿐만 아니라 바울이 했던 것과 같이 거룩한


질서를 위한 임명권을 가졌다. 이것은 누가의 기록과 바울의 서한 그 어디에도 “바울이 자신


이 개척한 교회에서 또 다시 장로들을 임명했다는 기록이 전혀 없다는 사실”로부터 명백하


다.22)


  또한 이런 비공식 네트워크는 바울이 자신이 개척한 지역교회들을 방문하는 활동과 관련이


있었다. 많은 고통과 박해가 기다리고 있었지만(고후 11:23-27) 바울은 복음을 전하고 어린


교회들을 설립한 도시들을 다시 방문하였다. 그의 방문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 이루어졌다.


첫째는 개척된 교회의 새 신자들에게 고난을 잘 참고 믿음에 굳게 서도록 권면하기 위해서였


으며(행 14:22), 둘째는 직분자들을 임명하여 회중을 조직함으로써 교회가 효율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행 14:23). 두 번째 선교 여행을 시작할 때 바울과 바나




19) Ernst Haenchen, The Acts of the Apostles: A Commentary, Bernard Noble and Gerald


   Shinn, trans. (Philadelphia, PA: Westminster, 1965), 436.


20) John G. Gager, Kingdom and Community: The Social World of Early Christianity


   (Englewood Cliffs, NJ: Prentice-Hall, 1975), 70.


21) John R. W. Stott, The Message of Acts, 236.


22) Roland Allen, Missionary Methods: St. Paul’s or Our?, 103.


바는 그들이 첫 선교 여행 중에 개척한 교회들을 다시 방문하려고 계획했었다. 그러나 그들은


마가를 데려가는 문제로 심하게 논쟁한 뒤 서로 갈라서게 되었다. 바나바는 마가와 함께 구브


로를 향해 떠났으며, 바울은 이전에 계획한 대로 “수리아와 길리기아로 다니며 교회들을 견고


하게” 하였다(행 15:36-41).


  바울 팀이 개척한 어린 교회들이 어떤 문제에 부딪칠 때 종종 팀원들 중 한 사람이 파견되


기도 하였다. 이는 바울의 팀이 사역에 전문화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바울의 강력한 권


위 아래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로버트 뱅크스는 바울 팀이 “내부 지향적


이기보다 외부 지향적”이고 “교회와는 달리… 초점을 사람들의 집단에 두지 않고 한 사람 곧


바울에게 두고 있었다.”고 주장한다.23) 개척된 어린 교회들을 돌보기 위해 바울이 팀원들을


활용한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것은 개척 사역이 끝난 뒤 해당 도시에 팀원


을 남겨놓는 방법과 나중에 문제나 필요가 생겼을 때 파견하는 방법이었다.


  바울은 교회를 개척한 뒤에 종종 그곳에 동료 중 한 사람을 남겨 두어 일정 기간 동안 그


교회를 돌보게 하였다. 바울은 2차 여행 중에 누가를 빌립보에 남겨 두고 데살로니가로 떠난


적이 있었다. 누가가 빌립보에서의 사역까지는 “우리”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설명하다가 바울


일행이 빌립보를 떠나 데살로니가에 들어간 이야기부터는 “그들”(바울과 실라)(행 17:1)로 화


자(話者)의 인칭을 바꿔 사용하고 있는 것에서 이를 알 수 있다. 5년 후 누가는 빌립보에서


바울과 그의 동료들을 다시 만나 드로아로 함께 떠났다(행 20:6). 누가는 이 기간 동안에 빌립


보 교회와 그 일대에 흩어져 있는 교회들을 돌보았다.


  또한 바울은 동료들을 사도 또는 임시 목회자로 지역교회로 보내 교회를 돌보게 하였다. 예


를 들어, 그는 디모데를 아덴에서 데살로니가로 보냈다(살전 3:2). 그는 또한 디모데를 고린도


에 한 번 보냈고(고전 4:17), 그곳에 디도를 최소한 두세 번 보냈다(고후 2:13; 12:18). 그런데


이렇게 바울에 의해 파송된 그들의 역할은 지역교회에서 임명된 장로들의 역할과는 구별될 필


요가 있다. 그들은 바울이 맡긴 임시적인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파송되었기 때문에 그 지역에


영구적으로 거주하면서 사역하는 지역교회의 장로들과는 구분되어야 한다. 때때로 그들은 바


울을 대신해서 장로들을 임명하는 사역을 하기 위해 파송되기도 하였다(딛 1:5). 그들은 사도


의 대리자로 파송된 것이었다.24) 바울의 서한을 볼 때, 그들에게 다양한 영적, 행정적 문제를


자신의 의지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부여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 능력은 시간이 지나 교회


안에서 제도적으로 확립되었을 것이다. 그 외에도 바울은 다른 임시적 임무를 수행하도록 동


료들을 보냈다(고후 8:18; 빌 2:19, 23, 25, 28; 골 4:8-9; 몬 12; 엡 6:22).


  그러나 바울은 각 지역 회중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파견할 사람들을 양성할 목적으로


어떤 훈련 아카데미를 설립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개별 멘토링을 통해 지식과 지혜로 그들을





23) Robert Banks, Paul’s Idea of Community, 161.


24) 디모데, 디도, 실라 등 바울이 보낸 사람들은 다양한 의미로 정의된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그들을 오


   늘날의 선교사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의견에 대해서는 다음 자료들을 참조하라. F. J.


   Jackson and Kirsopp Lake, eds., The Beginnings of Christianity, Part I: The Acts of the

   Apostles (London: MacMillan, 1933), 50; John R. W. Stott, Baptism & Fullness: The Work

   of the Holy Spirit Today (Downers Grove, IL: Inter-Varsity, 1976), 99; David J.


   Hesselgrave, Planting Churches Cross-culturally, 96. 반면에 헤이는 그들을 복음주의자로 분류


   한다. Alex R. Hay, The New Testament Order for Church and Missionary, 304. 이런 온건


   한 견해들과는 달리, 최근 피터 와그너를 중심으로 형성된 ‘신사도적 개혁교회’(New Apostolic


   Reformation Churches)는 사도의 위상을 지나치게 부풀리는 경향이 있다. C. Peter Wagner, The

   New Apostolic Churches (Ventura, CA: Regal, 1998); David Cannistraci, The Gift of Apostle


   (Ventura, CA: Regal, 1996), 58-59 참조.


지도하였다. 오늘날의 신학기관으로 간주될 수 있는 아카데미가 있다면 두란노 서원이 그것에


해당할 수 있다. 바울은 두란노 서원에 머물면서 여러 지역에서 온 사람들을 훈련시켰다. 그


러나 이 방식이 복음을 더 넓은 지역으로 전파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특정 교회 지도자들


을 훈련시키는 데 효과적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바울과 지역교회 지도자들의 관계는 지배와 의존의 관계가 아니


라 협력의 관계였다. 그런데 바울과 지역교회 목사 또는 교회 지도자들의 관계에는 약간 애매


한 측면이 있다. 공식적으로 지역교회 지도자들은 바울에게 종속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어


떤 사안이 발생했을 때 얼마든지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었다. 롤랜드 앨런 역시 바울


이 교회 전체를 통제할 수 있는 “그 어떤 중앙집권적 권위”를 수립하려는 생각을 거부했다고


지적한다.25) 하지만 그는 그 권위를 지역교회 지도자들을 억압하거나 힘들게 하기 위한 방편


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에게 “주께서 주신 권세는 너희를 무너뜨리려고 하신 것이


아니요 세우려고 하신 것”이라고 고백한다(고후 10:8).


  그러나 바울을 중심으로 한 사역 팀이 그 교회들을 개척했고 그들을 임명했기 때문에 바울


의 의견은 개척 이후에도 여전히 유효하게 작용했다. 따라서 바울과 지역의 지도자들 사이에


는 “비공식적인 통제 방식”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26) 바울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저 없


이 자신이 개척한 교회에 권위를 행사하였다(고전 7:17; 11:34; 고후 13:1-2). 그가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권위가 주님께로부터 받은 것이라는 의식이 있었기 때문


이었다.



  3) 사도들 사이의 네트워크



  바울 팀의 2차 선교 여행이 시작되기 직전에 예루살렘 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는 유대인 기


독교 공동체를 대표하는 지도자들과 이방인 기독교 공동체를 대표하는 지도자들 사이의 갈등


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물론 이 회의에는 사도들만이 아니라 예루살렘 교회와 안디옥


교회에 속한 장로들도 참여하였다. 논의의 주제는 이방인-그리스도인들의 할례와 율법 준수에


관한 것이었다. 유대인 지도자들은 할례와 구원을 직접적으로 연결하였다. 그들의 입장은 누


구든지 그리스도인이 되기 이전에 유대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행 15:1). 반면에 이방인


지도자들은 할례를 받지 않기를 원했다. 다행히 두 그룹의 지도자들은 신중한 토론 후에 구원


이 외적인 의식에 의해서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은혜와 믿음으로 주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함


으로써 갈등을 해결하였다.


  예루살렘 회의와 같은 공적 회의는 그 당시에 교회 지도자들 간에 나타나는 갈등을 해결하


고 문제를 조정하는 방법이었다. 베드로는 이방인 선교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예루살렘 회의


에서 모임을 관장하고 궁극적으로 최종 결정을 내린 사람은 베드로가 아니라 주님의 형제 야


고보였다. 그는 사도가 아니었지만 예루살렘 교회에서 가장 존경받는 지도자들 중 한 사람이


었다. 사도행전 12장에 보면, 헤롯 아그립바 왕의 박해 때문에 체포된 베드로가 기적적으로


구출되어 교인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보고하도록 지시하는 이야기가 나온다(행 12:16-17). 이


것은 마치 아랫사람이 상관에게 보고하는 장면을 연상시킨다. 바울이 예루살렘으로 올라와 야


고보를 방문한 이야기를 살펴보면 야고보가 초기 그리스도인 공동체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짐작할 수 있다(행 21장).




25) Roland Allen, Missionary Methods: St. Paul’s or Our?, 131.


26) Wayne A. Meeks, The First Urban Christians, 136.


  그러나 초기 기독교 세계에서 행한 야고보의 권위와 지도력은 확고했지만 결코 강압적이지


않았다. 예루살렘 회의 자체만 보더라도 상당히 합리적인 의사 결정 과정을 유지했다. 이런


점들을 미루어 볼 때, 사도의 직분이 결코 통제와 의존의 관계에 기반을 둔 계층적 조직에서


가장 높은 권위를 뜻하지 않았다는 것이 명백하다. 그 직분은 위치 지향적인 특성이 아니라


기능 지향적인 특성을 띠고 있었다. 초대 교회의 지도자들은 공동체 내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


지 갈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마도 유명한 예루살렘 회의와 같은 수준은 아닐지라도 여


러 가지 크고 작은 회의로 모였을 것이다.


  요컨대, 예루살렘 교회는 모교회로서 특정한 권위를 가지고 있었고 다른 교회들에게 영향을


미쳤지만 그들을 통제하거나 지배하지는 않았다. 예루살렘 회의의 목적은 초대 교회 지도자들


간에 일정한 의사소통 채널을 확보하고 상호 협조를 위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었다. 참


석자들은 결정권을 일부 사람에게가 아니라 “성령과 우리”에게 있다고 보았다(행 15:28). 예루


살렘 교회와 다른 교회들은 지배자와 지배 받는 자와의 관계가 아니라 느슨한 형태의 협력 관


계 안에 있었다. 이런 관계는 바울과 다른 지역교회 지도자들 사이뿐만 아니라 예루살렘의 지


도자들과 안디옥의 지도자들 사이에도 적용될 수 있다.





                            VII. 초대교회의 구조와 삶



  지금까지 기원후 1세기에 이루어진 교회개척사역의 역사적 배경과 과정을 살펴보았다면 이


제부터는 개척된 교회들의 구조와 삶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당시 전략적 요충지마다 세


워진 교회들은 뚜렷한 선교적 비전을 가진 사역자들의 지혜와 헌신에 의한 결과이며, 그 시대


의 사회문화적 상황에 가장 적절한 모델이었다. 초대 교회는 “마치 자라나는 청소년처럼 정서


적으로는 상처 받기 쉽지만, 열정적이고, 신실하며, 폭발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있었다.27)


  긍정적인 관점에서 볼 때 하나님께서 세우신 교회는 각 시대마다 그 시대적 정황에 맞는 옷


을 입는다. 초대 교회 역시 마찬가지다. 앞에서도 살펴본 바와 같이, 1세기의 교회들은 풍부한


물질적 번영과 다원적 문화를 가지고 있었던 로마제국에서 매우 미약한 세력으로 시작되었다.


하나님께서 헬레니즘 세계에서 복음을 확산하기 위해 선택한 모델은 가정교회였다.





1. 가정교회의 출현



  신약성경에 따르면 복음의 전파는 가족 관계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것에 대한 예는 사도행


전 이전 곧 예수의 공적 사역 시기부터 확인된다.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는 세례 요한의 어머


니 엘리사벳의 친척이었으며(눅 1:36), 예수의 형제 야고보와 그의 어머니 마리아는 예수를 따


르는 사람들이 되었다. 또한 베드로와 안드레, 세베대의 아들들인 야고보와 요한은 함께 예수


의 제자가 된 형제들이었다(마 4:18, 21-22).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복음이 이방인들에게 전파될 때에도 ‘오이코스’(oikos, 집)가 활용되


었다. 로저 게링(Roger W. Gehring)에 따르면, ‘오이코스’라는 단어는 두 가지 방식 곧 “(a)





27) David Garrison, Church Planting Movements (Midlothian, VA: WIGTake Resources, 2004),


   219.


거주지, 거주하는 건물, (b) 가족, 확대 가족 또는 씨족으로서의 집”으로 사용되었다.28) 그러


나 이 용어는 일반적으로 부모와 자식이라는 두 세대로 구성된 현대적인 가족 개념과 혼동되


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산업화 이전 사회에서 ‘오이코스’는 경제 활동에 기반을 둔 다양한 사


회적 관계를 포함하고 있었다.


  1세기의 가정은 초대 교회의 형성에 중요한 기초가 되었다. 그런데 초대 교회의 기초 단위


였던 ‘오이코스’는 축소된 가족을 뜻하는 오늘날의 ‘가정’보다는 좀 더 넓은 의미의 확대된 가


족 곧 ‘집안’(household)에 가까웠다. 초기 신자들이 교회를 ‘하나님의 가족’(household of


God)(엡 2:18-19; 3:14-15; 5:1; 6:23)으로 이해한 데에는 이런 배경이 있다. 이와 같이 1세


기의 가정교회는 혈연관계를 넘어서는 환경에서 형성되고 번성하였다.


  가정에서의 모임은 기독교가 헬레니즘 도시로 확산되기 이전, 좀 더 구체적으로는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 직후 예루살렘에서부터 이미 시작되었다. 예루살렘의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유


대교와 갈등이 없었기 때문에 자유롭게 성전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도 그들이 성전 외에


또 다른 모임 장소 곧 사적인 가정을 필요로 한 이유는 무엇이었는가?


  그 당시 성전은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가정 단위의 모임들이 함께 모여 “큰 규모의 경축


모임”(a larger celebration event)을 할 수 있는 장소로 활용되었다.29) 그러나 성전은 너무


넓어서 개인적인 친밀감을 키울만한 곳이 못 되었다. 래드 지데로(Rad Zdero)에 따르면, 실


제로 성전 마당이나 회당과 같은 “공공장소들은 주로 유대인-그리스도인들이 유대인 동료들을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이끌기 위해 설교와(또는) 치유 행위와 같은 전도 활동을 하는 공


간으로 사용되었다.”30) 따라서 초기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새로 입교한 신자들이 거부감 없이


갓 탄생한 종파−유대교의 한 분파라고 한다면−또는 종교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또한 교회 지도자들의 입장에서는 이들을 집중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이런


목적에는 어느 정도 작고 폐쇄적인 공간이 효과적이었다. 이렇게 사람들 사이의 깊은 교제와


새신자 교육이 가능한 공간으로 큰 집안의 거실이 선택된 것이다.


  ‘오이코스’는 바울과 그의 동료들이 헬레니즘 세계에 복음을 전하고 교회들을 개척할 때에


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물론 그들이 처음부터 ‘오이코스’를 복음 전도와 교회개척사역의 가장


중요한 발판으로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초기에는 회당을 중요한 장소로 생각하였다.


하지만 회당에서 복음 선포에 집중했지만 자주 유대인들의 저항에 부딪치고 어려움을 겪게 되


자 복음 선포의 장소를 회당에서 거실로 옮겼다.


  빈센트 브래니크(Vincent P. Branick)는 초기 그리스도인들이 그들의 집에서 함께 모이는


“실용적 필요성”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초기 확장 단계에 있는 대부분의 ‘이질적인’ 종교 집단들과 마찬가지로 기독교 집단이 개인


     가정에서 모임을 가졌던 이유도 실질적인 필요성 때문일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에게 회당은 빠


     르게 출입금지구역이 되었다. 이교도 사원에서는 너무도 많은 불미스러운 교제가 일어났다. 그


     리고 위풍당당한 공회당은 몇 세기 동안 버려져 있었다. 반면에 개인 가정은 초기 그리스도인


     들에게 사생활, 친밀감, 안정을 위한 장소를 제공했다.31)




28) Roger W. Gehring, House Church and Mission (Peabody, MA: Hendrickson, 2004), 8.


29) Stuart Murray, Church Planting: Laying Foundations (Scottdale, PA: Herald, 2001), 190.


   다음을 참조하라. 데이빗 쉔크 ‧ 얼빈 슈트츠만, 『초대교회 모델을 따라 교회를 개척하라』, 130-131;


   크레이그 밴 겔더, 『교회의 본질』, 250.


30) Rad Zdero, The Global House Church Movement (Pasadena, CA: William Carey Library,


   2004), 22.


31) Vincent P. Branick, The House Church in the Writings of Paul, 14.














  사도행전에는 복음이 처음 전파된 이후 교회가 ‘집’(household)에서 시작되었음을 증명할


수 있는 충분한 증거가 많이 있다. 복음이 선포되고 사람들이 회심하는 이야기에 나오는 “너


와 네 집” 또는 “그와 온 가족” 등과 같은 여러 형태의 유사 표현들은 교회가 복음을 들은 사


람들의 집에서 시작되었음을 암시한다. 한 예로 사도행전에 나오는 주택 소유자들을 들 수 있


는데, 백부장 고넬료의 집(행 10:22, 24; 11:14), 빌립보의 상인 루디아의 집(행 16:15), 빌립


보에 사는 한 간수의 집(행 16:31, 33-34), 고린도의 회당장 그리스보의 집(행 18:8)이 여기에


해당한다. 또한 바울은 자신이 보낸 편지들의 말미에서 주택 소유자의 이름을 붙인 가정교회


들을 언급한다(롬 16:5; 고전 16:19; 골 4:15; 몬 2).32) 사도행전 20:20에서 바울은 에베소에


있는 교회 장로들에게 자신이 행한 사역에 대해 설명한다. “유익한 것은 무엇이든지 공중 앞


에서나 각 집에서나 거리낌이 없이 여러분에게 전하여 가르치고”(굵은 글씨는 필자의 강조 표


시임). 이 구절에 의하면 바울의 설교와 가르침이 개인의 집에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2. 가정교회의 사회학적 특성



  1세기 헬레니즘 세계에서 가정은 사회의 가장 중요한 토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데릭 티드


볼이 설명하듯이 로마 사회에는 세 가지 중요한 기관이 있었는데, 도시 공동체로서의 ‘폴리테


이아’(politeia), 가정 공동체로서의 ‘오이코노미아’(oikonomia), 자발적인 협회로서의 ‘코이노


니아’(koinonia)가 그것들이다.33) 로마 사회는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었


지만 가정은 여전히 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제도였다. 뤼어만(D. Lührmann)에 따르면, “[고


대 오이코스]는 여러 가지 사회 경제적 형태들 중의 하나였을 뿐만 아니라 고대 세계와 신약


시대를 넘어 모든 산업화 이전의 좌식 문화를 위한 기본적인 사회 경제적 형태다.”34)


  당시 로마 사회에는 자발적 집단으로서의 클럽들과, 장인과 상인들의 동업 조합을 뜻하는


길드들이 많이 있었다. 그런데 가정교회는 가정의 식구들을 기초로 하면서도 그 가정과 연결


된 보다 폭넓은 범위의 사람들이 모인 모임이었기 때문에 로마 사회에서 종종 클럽이나 길드


와 같은 단체들과 유사한 것으로 여겨지거나 동등한 수준에서 평가되었다.


  하지만 클럽이나 길드와 같은 사회 집단들과 비교할 때 가정교회들은 세례에 의한 재사회화


과정을 통해 “다른 이교도 분파들의 모임보다 배타적이고 전체주의적인” 특성을 나타냈다.35)


(직접 인용 맞나?) 그리스도인들에게 세례는 그리스도 안에서 형성된 새로운 가족 관계 안으


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했다. 따라서 기독교 공동체들이 다른 사회 집단들과 뚜렷하게 구별된


것을 자신들의 정체성으로 삼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이런 배타성과 전체주의적


인 성향은 각 가정교회 구성원들이 다른 어떤 사회 집단에서보다 강력하고 친밀한 관계를 경


험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런데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그 당시 가족은 “혈연관계, 노예, 가신(家臣), 친구로 구성




32) 사도행전과 바울의 편지에는 집에서 설교, 회심, 세례가 행해졌다고 보고하는 많은 구절이 있다(행


   10:2; 11:14; 16:15, 31-34; 18:8; 20:8; 고전 1:16; 16:15). 더욱이 신약성경에는 가정교회를 의미하


   는 ‘집’이라는 표현이 많이 등장한다(롬 16:10ff; 고전 1:11; 빌 4:22).


33) Derek Tidball, The Social Context of the New Testament, 76-89.


34) D. Lührmann, “Neutestamentliche Haustafeln und anike Ökonomie,” New Testament


   Studies 27 (1981): 83-97.” [Roger W. Gehring, House Church and Mission, 17에서 재인용]


35) Wayne A. Meeks, The First Urban Christians, 78.


된” 것으로 이해되었기 때문에 기독교로 개종한 가정 공동체는 자연스럽게 모든 관계를 포함


할 수 있었다.36) 집안의 수장은 집안 전체를 통제할 수 있는 절대적인 권한을 가진 주요 의사


결정자로서 주로 남성 연장자에게 주어졌다. 이것은 고넬료의 경우와 같이 만약 집안의 수장


이 어떤 종교를 새롭게 받아들이면 집안의 온 식구들도 종교를 바꾼다는 것을 의미한다(행


10:1-24). 이런 계층적 가족 구조에서, 온 식구들을 이끄는 남성 연장자는 자연스럽게 가정교


회의 지도자가 되었다.37) 반면에 가부장이 아닌 다른 구성원들−예를 들어 아내나 노예−이


기독교로 개종한 경우에는, 바울이 하나님께서 개종한 사람을 통해 다른 식구들에게 선한 영


향력을 미치게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가르쳤지만(고전 7:16), 실제로 온 가족이 회심하기


는 쉽지 않았다.


  이렇게 볼 때 바울 팀에 의해 헬레니즘 세계로 확장된 가정교회의 작용 구조를 “가족적인


사랑과 가부장제”(a familial love-patriarchalism)로 규정한 게르트 타이센(Gerd Theissen)


의 지적은 적절하다. 이는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신자들이 평등하다는 혁명적인 사상이 기존


의 보수적이고 계층적인 가족 체계와 묘한 방식으로 공존하고 있었음을 의미한다.38) 그러나


분명히 무게중심은 두 가지 가치 중에서 가부장제에 있지 않았다. 초대 교회가 가부장제 중심


의 운영 방식을 채택한 것은 이미 그것이 그 당시 사회에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기 때


문이었다. 초대 교회를 1세기의 다른 사회 집단들과 구별시켜 주는 것은 가족과 같은 친밀한


사랑의 관계였다.





3. 가정교회의 구조와 실천



  1세기의 초대 교회 신자들은 집에서 모였기 때문에 종교 활동을 위한 특별한 건물의 필요


성을 느끼지 않았다. 실제로 기원후 3세기까지는 그리스도인들이 자신들의 모임을 위해 특별


한 건물을 세웠다는 증거가 없다.39) 유대 회당을 설립하기 위해서 최소한 10명이 필요하고,


부유한 집안의 잘 꾸며진 거실에는 약 30명 정도가 안락하게 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각 가


정교회의 참석자 수를 10명에서 30명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40) 그들에게 친밀한 관계는 교


회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다.


  모임을 위한 집은 모든 교회 구성원들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을 만큼 넓어야 했다. 따라서


그 집의 주인은 존경할만한 부유한 사람일 가능성이 많다. 데릭 티드볼의 다음 설명이 이 점


을 보충해 준다. “그들[교회로 모이는 집들의 주인들]은 의심할 여지없이 부, 교육 및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었으며 ‘하나님을 경외하는 이방인’으로서 이미 자신이 독립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임을 드러냈다.”41) 고린도전서 14:23에 나오는 “온 교회가 함께 모여”라는 구절은 고린도




36) Michael Green, Evangelism in the Early Church, 321.


37) Roger W. Gehring, House Church and Mission, 194.


38) Gerd Theissen, The Social Setting of Pauline Christianity: Essays on Corinth, John H.


   Schütz, ed. and trans. (Philadelphia, PA: Fortress, 1982), 37. 같은 책 107-110쪽과 다음 자료


   를 참조하라. Ernst Troeltsch, The Social Teaching of the Christian Churches, vol. Ⅰ, Olive


   Wyon, trans. (Louisville, KY: Westminster, 1931), 69-89.


39) Howard A. Snyder, Church Structure in a Technological Age, 69. 다음 자료들도 참조하라.


   Robert Banks, Paul’s Idea of Community, 35; Derek Tidball, The Social Context of the


   New Testament, 82.


40) Robert Banks, Paul’s Idea of Community, 35-36.


41) Derek Tidball, The Social Context of the New Testament, 83.


의 가정교회들이 종종 함께 모였음을 알 수 있다.42) 이런 경우에는 더 넓은 공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집은 신자들의 삶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되었다. 마이클 그린은 사도행전의 사례들을 분


류하고 있는데, 그의 설명은 초대 교회에서 그리스도인의 집이 어떤 용도로 쓰였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해 준다. 그에 따르면 사도행전에 기독교 가정은 “기도 모임(12:12), 기독교적인 교제


의 밤(21:7), 성찬식(2:46), 철야기도, 예배 및 가르침(20:7), 즉흥적인 전도 모임(16:32), 기독


교 복음을 듣기 위해 미리 계획한 모임(10:22), 탐구자를 위한 후속 조치(8:26), 체계적인 교


육(5:42)”을 위해 사용되었다.43)


  가정교회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계급과 지역을 구분하지 않고 모든 사람을 환대했다는


것이다. 가정교회는 로마 사회에서 소수 집단에 속하는 여성과 노예에게 종교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또한 가정교회는 순회하는 사도들이 환자를 치료하고 집에서 복


음을 선포하기 위해 방문할 때 그들에게 충분한 음식과 공간을 제공하였다.





4. 가정교회와 확장된 교회들과의 관계



  일정한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가정교회들은 제각기 독립적이었기 때문에 서로 간섭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좀 더 큰 공동체 안에서 서로 연합하였다. 물론 그들은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조직적이고 체계적이지 않았으며, 그들의 연합은 엄격하게 조직된 체제와 상


관이 없었다. 신약성경의 문서를 검토해 볼 때 초대 교회의 신앙 공동체들이 세 종류의 교회


공동체 곧 도시 공동체(the city-wide community), 지방 공동체(the regional community),


전체 교회(the whole church)를 형성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1) 도시 공동체



  교회가 한 도시에서 성장하면 두 개 이상의 가정교회가 형성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들의 모


임은 개별적이고 독립적이었지만 가정교회는 도시 내에서 고립된 회중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


으로 보인다. “안디옥, 에베소, 고린도, 로마와 같은 도시에 출현한 교회들은 또 다른 형태의


지역 회중을 탄생시켰다.”44) 이것은 집에 모인 다양한 지역교회에 의해 형성된 더 큰 신앙 공


동체를 가리킨다. 로버트 뱅크스는 자발적인 사교(邪敎) 집단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한 달에 한


번 정도 큰 규모의 모임이 열렸다고 가정한다.45) 그러나 당시의 교회는 어리고 시설이 충분하




42) 바울은 그가 고린도에서 쓴 것으로 추정되는 로마서 끝 부분(16:23)에서 가이오가 바울과 “온 교회”


   에게 호의를 베풀었고, 에라스도가 “성의 재무관”이었다고 보고한다. 로버트 뱅크스는 이 구절을 근


   거로 이 두 가정이 전체 교회를 위한 모임 장소를 제공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Robert Banks,

   Paul’s Idea of Community, 32.


43) Michael Green, Evangelism in the Early Church, 408.


44) 크레이그 밴 겔더, 『교회의 본질』, 255. 학자들에 따라 도시에 속한 전체 회중들의 연합 모임을 다


   르게 부르기 때문에 다소 혼동이 있을 수 있다. 빈센트 브래니크는 이것을 단순히 “지역교회”(the


   local church)라고 부르고, 대신 가정교회를 “단일한 가족 교회”(the single family church)라고 부


   른다. Vincent P. Branick, The House Church in the Writings of Paul, 22. 스튜어트 머레이


   는 1차 수준에 해당하는 셀 그룹(약 12명)과 3차 수준에 해당하는 대규모 경축 행사(도시 전체 모임)


   사이에 중간 수준에 해당하는 회중(약 175명)을 추가한다. Stuart Murray, Church Planting, 190.


   그의 주장은 요한 마가의 다락방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의 주장을 바울이 방문한 도시들


   에 적용하면 맞지 않을 것이다.


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가정은 합리적이지 않다. 그러므로 그들이 불규칙하게 모였다고 가정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도시 전체 회중의 존재는 바울이 고린도 교회에 보내는 두 개의 편지 첫 부분마다 도시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인사하면서 ‘교회’라는 단어에 도시 이름을 붙인다는 사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전 1:2; 고후 1:1; 참조, 살전 1:1; 살후 1:1). 그 밖에도 바울은 로마에 있는 그리


스도인들에게 뵈뵈를 추천할 때 “겐그레아 교회”를 언급하고(롬 16:1), 자신의 편지를 돌려보


라고 말할 때에는 “라오디게아인의 교회”를 언급한다(골 4:16). 그는 또한 빌립보서 4:15에서


“빌립보 사람들아, 너희도 알거니와 복음의 시초에 내가 마게도냐를 떠날 때에 주고받는 내


일에 참여한 교회가 너희 외에 아무도 없었느니라.”고 말하면서 빌립보를 교회로 간접적으로


언급한다.


  도시 차원의 모임이 존재했다는 주장에 대한 또 다른 증거가 있다. 바울은 편지에서 “온 교


회”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도시 전체의 모임을 언급한다. 고린도전서 14:23에 따르면 “온 교회


가 함께 모여”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 표현은 고린도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다른 때에는 소


그룹으로, 아마도 ‘교회’로서 모였다는 것을 암시한다.”46) 이 설명은 고린도의 모든 그리스도


인들이 종종 주의 만찬을 위해 함께 모였다고 말하는 고린도전서 11:20에 의해 뒷받침된다.


또한 로마서 16:23은 고린도에 그리스도인 전체 모임이 있었다는 주장을 간접적으로 지원한


다.


  그러나 도시 차원의 전체 회중이 존재한다고 해서 개별적인 지역교회가 그 도시 교회에 속


해 있었다는 뜻은 아니다. 도시의 전체 회중은 개별적인 공동체들이 가입된 단체나 조직이 아


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오늘날처럼 가정교회보다 더 우위에 있거나 더 큰 어떤 조직을 가리키


는 것도 아니었다. 그것은 단지 에클레시아의 또 다른 표현이었을 뿐이다. 이것은 초기 그리


스도인들이 에클레시아를 성직 계급의 질서나 가시적인 건물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함께


모인 사람들로 간주했다는 사실에서 추론할 수 있다.


  도시 내에서 그리스도인들의 연합 모임이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는 사


람들도 있다. 데릭 티드볼은 도시의 “온 교회”가 함께 모인 적은 거의 없었다고 주장한다.47)


그러나 바울은 분명히 교회 전체가 함께 모인 경우를 언급하고 있다(고전 14:23). 따라서 이


를 근거로 보면 티드볼의 주장은 잘못되었다. 만약 “로마의 ‘온 교회’가 한 곳에 모인 적이 없


다.”고 말한 로버트 뱅크스의 주장이 옳다면, 티드볼의 주장은 로마에 있는 기독교 회중들의


경우에만 옳을 수도 있을 것이다.48) 대도시의 그리스도인들은 자주 또는 정기적으로 모이지는


않았지만 여러 형태의 집단생활을 통해 서로 연합하였다.



  2) 지방 공동체



  신약성경에는 도시보다 더 넓은 지리적 영역의 그리스도인들에 대해 언급한 구절들이 있다.


이 영역은 여러 개의 도시들이 포함되어 있는 일종의 지방 정도에 해당한다. 누가는 사도행전


9:31에서 “온 유대와 갈릴리와 사마리아 교회”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바울은 그의 편지에서


“갈라디아 교회들” 또는 “갈라디아 여러 교회들”(고전 16:1; 갈 1:2), “아시아의 교회들”(고전




45) Robert Banks, Paul’s Idea of Community, 34.


46) Ibid., 32.


47) Derek Tidball, The Social Context of the New Testament, 82.


48) 뱅크스는 로마가 너무 큰 도시였기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추


   측한다. Robert Banks, Paul’s Idea of Community, 34.


16:19), “마게도냐 교회들”(고후 8:1), “유대의 교회들”(갈 1:22) 또는 “유대에 있는 하나님의


교회들”(살전 2:14)과 같은 표현들을 통해서 더 넓은 지역의 교회들을 언급한다. 크레이그 밴


겔더는 일정한 지방에 있는 이런 종류의 교회를 “지방 클러스터”(a regional cluster)라고 부


른다.49)


  그러나 이런 표현들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듯이 일정한 영역에 속한 지역교회들을 하나


로 묶는 조직적 틀이나 구조를 가리키는 것 같지는 않다. 이런 표현들과는 상관없이, 초기 그


리스도인들이 도시보다 넓은 지방 차원에서 함께 모였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로버트 뱅크스는 이 표현들이 특정 지역에서 가끔씩 교회들을 그룹화하기 위해 사용되었으며


“지방을 아우르는 교회 행정 체제가 있었음을 암시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50) 다만 이런 표


현들을 통해서 초기 교회들이 정치적 또는 교리적 원인에 의해 방해받지 않고 하나 됨을 추구


하였던 1세기의 교회일치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다.



  3) 전체 교회



  바울은 때때로 어떤 지리적 명칭도 언급하지 않고 단순히 복수형을 사용하여 세계 교회(a


world-wide church)를 암시하는 말을 한다. 이것에 가장 부합하는 표현은 “모든 교회”(고전


7:17; 14:33; 고후 8:18; 11:28)라는 용어다. 이와는 달리 바울은 때때로 “모든 성도가 교회에


서”(고전 14:33), “그리스도의 모든 교회”(롬 16:16), “하나님의 모든 교회”(고전 11:16), “하


나님의 여러 교회”(살후 1:4)와 같이 특별한 단어들을 추가하여 세계 교회를 암시하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런 표현들을 근거로 훗날 가톨릭 교회가 자신의 교회를 ‘하나


의’(one) 또는 ‘보편적인’(catholic) 교회로 생각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바울이 우주적 교회


(the universal church)의 관념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뱅크스는 “‘우


주적 교회’라는 이 사상은 결코 바울의 저술에서 발전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51) 바울이 교


회를 지칭하기 위해 쓴 단어들이 복수형임을 고려하면 그는 분명히 지역교회나 모임을, 일정


한 시간과 공간에 있는 “그분 자신의 지상적, 역사적 형태의 존재”를 뜻하는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52)


  그런데 다른 한편, 바울은 종종 지리적 명칭 없이 단수형을 사용하여 교회를 언급하기도 한


다(고전 6:4; 12:28). 또한 자신이 박해한 유대인-그리스도인들을 언급하기 위해 단수형 표현


을 사용하기도 한다(고전 15:9; 갈 1:13; 참조, 빌 3:6). 뱅크스의 부정적인 견해에도 불구하고


이런 언급들은 하나의 우주적 교회를 추론할 근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전체 교회의


가능성은 보편적인 교회론에 초점을 둔 골로새서와 에베소서에 의해 특히 뒷받침될 수 있


다.53) 그리스도의 몸인 각 지역교회는 머리 되신 그분에게 속한다. 더 넓은 맥락에서, 모든


지역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된다.







49) 크레이그 밴 겔더, 『교회의 본질』, 250.


50) Robert Banks, Paul’s Idea of Community, 42.


51) Ibid., 39.


52) Karl Barth, Church Dogmatics, vol. IV/1, G. W. Bromiley. trans. (Edinburgh, UK: T. & T.


   Clark, 1958), 643.


53) Hans Küng, The Church, 230.


5. 초대교회의 리더십 구조



  어떤 사역이든지 그것이 효과적인 것이 되려면 일정한 조직과 구조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


다. 이 원리는 헬레니즘 세계에서 실천된 교회개척사역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1


세기에 각 지역과 도시에 새로운 신앙 공동체를 설립하기 위해 사용된 조직과 구조를 살펴보


기 전에 먼저 그 사역을 계획하고 실천해 나갔던 주요 지도력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만약 성경에서 효과적으로 작용했던 지도자들의 정체성과 역할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다


면 오늘의 현장에서 사역이 어떻게 전개되어야 하는지, 특히 지도자들이 효과적인 교회개척을


위해 어떻게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하는지를 아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초대 교회의


직분들은 많은 경우에 유대교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초대 교회는 “새로운 사역을 만들


고 오래된 사역을 변화시킴으로써 놀랍도록 자유롭게 자신의 다른 본성을 강조하였다.”54) 초


대 교회는 유대교나 헬레니즘 사회에서 영향을 받거나 차용한 뒤 그것을 자신들만의 독특한


것으로 발전시켰다.



  1) 오중 사역



Schnackenburg, The Church in the NT (복사물)


토마스 오덴, 목회신학, 157ff.



  1세기의 교회개척사역들은 어떤 사람들에 의해 수행되었는가? 오늘날에는 일정한 전략과


목표를 가지고 교회를 개척하는 사람들을 ‘교회개척 사역자’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 명칭은 사


역 자체를 가리키는 것일 뿐 제도적인 차원에서 널리 인정된 직분은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


목사가 교회를 개척하지만 이따금 평신도가 개척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한 번


만 개척하고 끝나지만 아주 적은 수의 사역자들은 순회하면서 교회를 개척하기도 한다. 한국


교회 초기에는 평생 교회를 개척하는 일만 한 목사들이 종종 있었는데, 이들이 바로 이런 순


회 사역자에 해당한다.


  초대 교회 당시에도 교회개척사역을 전담하는 직분은 따로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양한


직분이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교회개척사역과 연관이 있었다. 1세기의 상황에서 다섯 개의


직분이 교회개척사역과 관련이 있었다. 사도, 선지자, 복음전도자, 목사, 교사가 그것인데, 이


것들을 가리켜 ‘오중 사역’(the fivefold ministry)이라고 한다. 이 오중 사역은 바울이 에베소


교회에 보낸 편지에서 언급한 내용을 근거로 삼고 있다.



     그가 어떤 사람은 사도로, 어떤 사람은 선지자로, 어떤 사람은 복음 전하는 자로, 어떤 사람은


     목사와 교사로 삼으셨으니 이는 성도를 온전하게 하여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엡 4:11-12).



  이 직분을 가진 사람들은 대체로 교회가 태동하던 시기에 활동한 것으로 보인다. 이 다섯


가지 중에서 사도와 전도자를 제외한 나머지 직분들−선지자, 목사, 교사−이 지역교회 안에


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증거들이 신약성경 여러 곳에 나온다. 그러나 이런 사역들이 처음부터




54) Eduard Schweizer, Church Order in the New Testament, Frank Clarke, trans. (London:


   SCM, 1961), 202.


지역교회 안에 정착되었던 것은 아니다. 웨인 믹스는 초대 교회 지도자들과 그 역할에 대한


암시가 들어 있는 신약성경 여러 본문(고전 12:8-10, 28-30; 롬12:6-8, 엡 4:11)을 분석하면


서 그 당시에 몇 개의 역할은 어느 정도 “형식화”(formalization)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여


전히 제도화되지 않았다고 말한다.55) 2세기 초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서 『디다케』


(Didache)에는 떠돌아다니는 사도, 예언자, 교사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이로 미루어보건대


2세기를 지나서도 여전히 이런 사역자들이 건재한 것으로 보인다.56)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에는 이들 중에 지역교회에 정착한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지역교회의 입장에서 볼 때 개척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 교회는 이런 사역자들을 보유하


기 어려웠을 것이다. 따라서 개척할 당시된 교회들이 어느 정도 성장하기까지 교회를 개척하


는 팀에서 필요한 사람들을 파송하거나 교회가 성장한 뒤에 자생적으로 양성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바울의 팀과 상관없는 순회 사역자들 가운데 이 사역들을 수행한 사람들이 있었


을 수도 있다.


  오중 사역에 해당하는 사역자들은 지역교회보다는 교회를 개척하는 팀과 더 관련이 깊다.


하지만 바울의 팀을 예로 들더라도 교회개척 팀이 오중 사역을 항상 완벽하게 갖추고 활동했


던 것은 아니다. 바울 당시의 교회개척 팀은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조직되고 구성원의 변동이


거의 없는 형태로 운영되지 않았다. 오히려 바울 팀은 유연한 방식으로 오중 사역을 활용하였


다. 그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여행 중에 팀을 이탈하기도 하고 합류하기도 했다는 사실이 인


적 구성의 유연성을 말해 준다.


  앞에서 잠깐 언급한 바와 같이, 이 오중 사역은 제도 속에 고착된 직책이 아니었다. 그것들


의 무게중심은 직책에 있지 않고 사역 기능에 있다고 봐야 한다.57) 최근에 전 세계적으로 확


산되고 있는 선교적 교회 운동의 한 갈래를 주도하고 있는 마이클 프로스트(Michael Frost)와


앨런 허쉬(Alan Hirsch)는 오중 사역을 은사적, 기능적 관점에서 재조명한다. 그들은 오중 사


역을 성숙한 교회로 발전하려는 의지를 가진 교회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사역 매트리스로 이


해한다.58) 따라서 이 직분들을 지나치게 제도적 관점에서 보는 것은 오중 사역의 본질을 흐리


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가) 사도


  사도(apostle)에 관해서는 기독교 역사에서 다양한 신학적 해석들이 제시되었다. 따라서 성


경에서 그 단어와 사역이 어떻게 사용되고 발전되었는지 설명하는 것도 다른 직분을 설명하는


것에 비해 다소 길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구구한 이론들에 비해 그것을 설명해


줄만한 성경의 기록들은 매우 빈약한 편이다.


 헬라어 ‘아포스톨로스’(apostolos)는 특정한 목적을 위해 누군가에 의해 보냄을 받은 사람을


가리킨다. 사도는 메신저일 뿐만 아니라 그를 보내는 사람의 대리자이기도 하다. 그에게는 임


무가 맡겨지고, 그에 상응하는 권한을 부여받는다. 이 단어의 일반적인 의미는 요한복음


13:16에 나오는 “보냄을 받은 자”라는 용어에 잘 담겨 있다(히 3:1 참조). 신약의 ‘아포스톨로


스’와 짝을 이루는 구약의 히브리어는 ‘파견된 자,’ ‘사자’를 뜻하는 ‘샬리아’(shaliah)다. 이


단어는 바로에게 보냄을 받은 모세(출 6:11), 아합에게 보냄을 받은 엘리야(왕상 18:1) 등에게




55) Wayne A. Meeks, The First Urban Christians, 135.


56) 『열두 사도들의 가르침: 디다케』, 정양모 역주 (왜관: 분도출판사, 1993), 79-91.


57) Everett Ferguson, The Church of Christ: A Biblical Ecclesiology for Today (Grand Rapids,


   MI: Eerdmans, 1996), 297.


58) 마이클 프로스트‧앨런 허쉬, 『새로운 교회가 온다』, 지성근 역 (서울: IVP, 2009), 299-309.


사용되었다.


  ‘아포스톨로스’가 공관복음서 몇 곳에 사용된 것으로 보아(마 10:2; 막 6:30; 6:13; 9:10) 예


수께서 이 호칭을 12제자에게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것은 어떤 공적인 지위를 뜻하기


보다 일반적인 호칭 혹은 형식에 불과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수께서 이 용어를


유대교의 전승에 따라 사용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마태복음이나 마가복음과는 달리 누가복


음에서는 어느 정도 고정된 형태의 호칭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22:14; 24:10) 누가가


좀 더 후대의 발전된 개념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59)


  예수의 추종자들이 새로운 선교적 상황에 직면하고 사도의 선교적 특성을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한 시기는 오순절 강림 사건 이후다. 그러나 사도의 개념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선교 현장


과 연결하여 재해석하고 발전시킨 사람은 바울이었다. 특히 이방인을 향한 선교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그는 12명의 특별한 제자들을 넘어 넓은 범위에 속한 사람들에게 이 용어를 적용


하였다. 그러나 “바울 당시에 이 용어는 어떤 직책을 나타내지 않았으며 단지 그리스도인들의


선교 사역에서 특정한 임무에 권위를 부여하는 역할을 했을 뿐이다.”60)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종류의 사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주로 바울의


선교 팀과 관련이 깊었는데, 바울이 사역의 필요에 따라 특정한 임무를 수행할 사람들을 곳곳


에 파송하고 그들을 사도로 불렀던 것이다. 이렇게 되자 표면적으로 두 부류의 사도들 곧 “다


른 사람들이 가질 수 없는,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영구적인 우위성을 소유한, 예루살렘의 사도


들과 바울에 의해 단지 그리스도의 도구, 종, 설교자, 사자(使者)로 여겨지는 사도들”이 존재


하는 것처럼 보였다.61) 그러나 바울의 사도 개념을 예루살렘의 사도들과 대비하려는 것은 역


할과 기능에 따라 사도들을 구분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초대 교회의 상황에서 두 부


류가 뚜렷하게 구분된 집단으로 존재한 것처럼 오해받을 여지도 있다. 사실 바울이 사도의 개


념을 확대하고 발전시키기 이전에 예루살렘의 12사도들이 이미 독점적인 지위를 보유하고 있


었던 것 같지는 않다.


  이런 정황들을 종합해 볼 때 사도의 호칭과 직무의 발전을 다음 4단계로 구분해 볼 수 있


다. 첫째, 부활절 이전에는 예수께서 열두 제자를 사도로 부르고 그들을 파송하였으나 이때의


‘사도’는 세속적인 사용 방식과 큰 차이가 없었고 그 역할이 일시적인 임무 수행에 국한되었


으므로 논쟁의 여지가 없었다. 둘째, 이런 전례를 따라 예수의 승천과 오순절 강림 이후 열두


제자를 예수 운동의 정통성을 계승한 권위를 가진 자들로 여기는 것은 별 이견 없이 자연스럽


게 받아들여졌다. 셋째, 그러나 바울이 이방인 선교에 나서고 사도의 개념을 새롭게 해석하여


적용 범위를 넓히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하였다. 넷째, 기독교가 헬레니즘 세계로 확대되


고 조직화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을 때 혼란을 피하기 위해 사도의 공적인 지위를 강조하고 사


도를 열두 제자로 제한하려는 경향이 나타났다. 결국 바울은 이 호칭을 다양한 인물들에게 적


용함으로써 사도직의 기능적 분화를 통한 발전을 가져오기도 했지만 초대 교회에서 사도적 계


승에 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제 사도에 관한 문제를 신학적으로 정리해 보자. 신약성경에서 사도라는 호칭은 두 부류


에 적용되었는데, 하나는 열두 제자에게 적용되었다. 가룟 유다가 죽은 이후에 선출된 맛디아




59) Karl H. Rengstorf, “apostolos,” in Theological Dictionary of the New Testament, vol. I,


   G. Kittle and G. Freidrich, eds. Geoffery W. Bromiley, trans. (Grand Rapids, MI: Eerdmans,


   1964), 428; M. H. Shepherd, Jr., “apostles,” in The Interpreter’s Dictionary of the Bible,


   vol. 1 (New York: Abingdon, 1962), 172.


60) Wayne A. Meeks, The First Urban Christians, 131.


61) Rudolf Schnackenburg, The Church in the New Testament, 27.


를 포함하면 열세 명이다. 이들을 1차 사도 그룹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이들은 예언자들과


함께 교회의 기초를 이루는 사람들로 여겨진다(엡 2:20). 교회의 기초를 이루는 이들의 역할은


기독교 역사에서 결코 반복될 수 없는 것이다. 이들은 흔히 ‘예수의 사도’로 불렸다. 이들이


이런 특별한 권리를 가지는 것은 그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직접 만났고 그분으로부터 직접 사


명을 위임받았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 부류에 바울을 포함시키기도 한다. 이는 바울이 자신도 부활하신 주님을


친히 뵈었고(갈 1:16; 고전 9:1-5; 15:1-10), 그분으로부터 사명을 받았다고 반복적으로 주장


하고 있기 때문이다(롬 1:1; 고전 1:1; 갈 1:1, 15 이하).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 바울을 교회


의 기초 역할을 하는 열두 사도의 범주에 포함시키기는 어렵다. 다만 그가 열두 사도들과는


달리 특수한 선교 곧 이방인을 향한 복음 전파의 사명을 받았다는 것만큼은 그의 독특성으로


인정해 줘야 있다(롬 11:13; 참조, 롬 1:5-7, 13-15). 그는 열두 사도 이외의 사도들 부류에


포함되는 것이 적절하다.


  신약성경에는 열두 사도 외에 사도의 호칭이 적용된 다수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들을 2차


사도 그룹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들 중 10명의 이름이 알려져 있는데, 위에서 언급한 바울


외에 바나바(행 14:1, 4-5, 14, 26; 참조, 고전 9:5 이하), 야고보(갈 1:19), 아볼로(고전 4:9),


실루아노(실라)와 디모데(살전 2:7), 디도(고후 8:23), 에바브로디도(빌 2:25), 안드로니고와 유


니아(롬 16:7)−놀랍게도 이들은 여성이었다−가 그들이다. 그밖에도 이름을 알 수 없는 복수


의 사도들(고후 8:23)이 있다.


  1차 사도 그룹과 2차 사도 그룹 사이의 가장 큰 차이는 전자가 직분 중심적인 반면에 후자


는 사역 중심적이라는 것이다. 전자는 반복될 수 없지만 후자는 반복될 수 있다. 바울을 비롯


하여 2차 사도 그룹에 속한 사람들은 주님이 아니라 교회에 의해서 파송되었다. 따라서 이들


은 주로 “교회의 사자(使者)”로 불렸다.62)


  초기 선교 시대에 사도들은 구성원과 역할의 범위가 쉽게 규정되지 않는 집단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연구는 상당히 많은 논쟁적 주제들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우


리의 관심은 열두 사도의 유일무이한, 반복될 수 없는 직분이 아니라 복음의 확장을 위해 활


동했던 사도들과 그들의 역할에 있다. 이들의 사역은 오늘날의 선교사와 교회개척자가 하는


사역과 비슷하다. 열두 사도들은 교회의 기초를 이루는 공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


에 교회개척자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반면에 2차 그룹은 직접적으로 교회의 선교 사역과


관련되어 있었다.


  교회개척자로서 사도들이 수행했던 직무는 크게 4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그것은 (1) 복음


을 증거하는 일, (2) 교회를 설립하는 일, (3) 교육과 훈련을 통해 교회를 튼튼하게 세우는 일,


(4) 기존 지도자들을 멘토링하고 새 지도자들을 세우는 일이다. 이 원리들은 예나 지금이나 교


회개척사역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사도행전을 중심으로 이들은 교회개척에 관


한 모범적인 사례들을 보여주었지만 오늘날에는 이들의 사역이 대체로 무시되고 있다.


  교회개척자인 사도들은 고정된 장소에서 일하는 지역교회 목사들과 달랐다. 그들은 1세기에


견유철학자들처럼 여러 곳을 순회 여행하였다. 그들의 사역은 지역 전도에 근거한 토착교회


설립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바울은 자신의 사도직을 이방인 선교의 관점에서 이해하였고,


특히 그것의 개념은 다른 사도들이 일하지 않는 곳에서 새로운 선교의 기초를 놓는 것을 의미


했다(롬 15:20). 그러나 그들의 사역은 결코 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들의 사역은 여러 다




62) 고린도후서 8:23과 빌립보서 2:25에서 ‘사자’는 헬라어 ‘아포스톨론’(apostolon)과 ‘아포스톨로


   이’(apostoloi)에서 번역되었다.


양한 형태의 동역자들과 함께 하는 팀워크에 의해 수행되었다.



  나) 선지자


 선지자를 뜻하는 헬라어 ‘프로페테스’(prophētes)는 ‘대언자, 말하는 자, 예언자’를 뜻하는


히브리어 ‘나비’(nābî’)를 번역한 단어다. 선지자는 구약 시대에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


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체로서 기능하였다. 그들은 하나님의 영으로부터 받은 계시를 무아경


상태에서 말하거나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인 뒤 선포하는 일을 하였다. 그들은 왕, 제사장과


더불어 하나님의 기름부음을 받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이 선지자의 직무는 예수께서 그리스


도로서 구약의 삼중직을 완전하게 수행하신 이후 초대 교회에서 다른 직분들에 비해 그다지


주목 받지 못했다.


  하지만 예언은 각 지역에 형성된 지역교회들 가운데 보편적으로 나타난 은사였던 것으로 보


인다. 고린도 교회에 보낸 바울의 첫 번째 편지 14장에 의하면 예언이 평범한 교인들에게도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고전 14:4-6, 24, 29, 31, 39). 특별히 고린도전서 14:5에서 바울은 모


든 교인들이 예언하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


  다른 한편, 선지자들은 지역교회에서 중요한 지도자로 활동하기도 한 것 같다. 그 증거로


최초의 이방인 교회인 안디옥 교회를 들 수 있는데, 이 교회에서 선지자들(복수 형태)이 리더


십을 발휘하고 있었던 것이다(행 13:1). 물론 안디옥 교회에서 선지자들만 리더십을 발휘했던


것은 아니다. 이 교회의 지도자 그룹에는 선지자들과 함께 교사들도 있었다.


  그런데 기원후 1세기 초대 교회의 상황에는 다른 유형의 선지자 집단이 있었다. 선지자들에


게 환대를 베풀라는 예수의 말은 팔레스타인에 떠돌이 선지자들이 존재하고 있었음을 증거한


다(마 10:41-42). 당시 헬레니즘 세계의 순회 설교자들과 비슷하게 초기 기독교 세계 내에


“떠돌이 은사자들”(wandering charismatics)이 있었던 것이다.63) 특별히 부활절 이후에 떠돌


이 선지자들은 사도들, 교사들과 더불어 떠돌이 은사자 그룹을 형성하였다. 사도행전은 이들


이 어떤 특정한 교회에 속해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누가는 이미 예루살렘에 예언자들이 존재


하고 있었음을 알려준다(행 11:27). 그 중에 아가보가 있었는데, 그는 자주 옮겨 다니며 사역


하였다(행 11:28; 21:10). 유다와 실라는 예언자로서 예루살렘 회의의 결정사항들을 전하기 위


해 바울과 바나바와 함께 파송되었다(행 15:32).


  지역교회에 속하지 않았던 선지자들은 종종 여행하며 사역하는 사도들과 함께 언급된다(눅


11:49; 고전 12:28 이하; 엡 2:20; 3:5; 4:11; 계 18:20; 참조, 마 10:40 이하). 에베소서 2:20


에 따르면, 교회는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터 위에 세우심을” 입었다. 이로 보건대 초기 기독


교 세계에서 떠돌이 선지자들은 독자적으로 활동하기보다는 사도들과 함께 다니면서 그들의


사역을 보조하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것은 선지자들이 교회개


척 팀에 속해서 함께 사역했을 것이라는 추론으로 이어진다.


  일반적으로 예언의 기능은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것과 관련된다. 제임스 버


트첼(James T. Burtchaell)에 따르면 “선지자는 인간의 마음 안에서 그들의 진정한 양심의


상태를 분별할 수 있었으며, 인간사(人間事) 속에서 하나님의 의도를 분별할 수 있었다.”64) 그


러나 선지자들의 궁극적인 역할은 교회를 세우는 것에 집중된다. 바울은 고린도전서 14:4에서


개인의 덕을 세우는 방언과 대조적으로 예언을 교회의 덕을 세우는 것으로 말한다. “방언을




63) Gerd Theissen, The First Followers of Jesus: A Sociological Analysis of the Earliest


   Christianity, John Bowder, trans. (London: SCM, 1978), 9.


64) James T. Burtchaell, From Synagogue to Church, 299.


말하는 자는 자기의 덕을 세우고 예언하는 자는 교회의 덕을 세우나니.” 선지자들의 사역은


“사람에게 말하여 덕을 세우며 권면하며 위로하는 것”이다(14:3). 또한 그들의 사역은 불신자


들의 죄악을 드러내고 책망함으로써 그들이 죄인임을 깨닫게 하는 데 있다(고전 14:24-25).


이런 선지자들의 기능은 사역 팀이 교회를 개척하기 위해 불신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개척된


기존 교회들을 강화하는 데 매우 유익했을 것이다.



  다) 복음 전도자


 전도자를 의미하는 헬라어 ‘유앙겔리스테스’(euangelistēs)는 일반적으로 좋은 소식을 선포


하는 자를 의미한다. 불행하게도 신약성경은 전도자의 직분에 관해 명확하게 말해주지 않는


다. 사도행전에서 이 용어는 사도들이 특별한 집단으로 구분되기 시작한 시기와 거의 비슷한


때에 등장한다. 이 호칭은 일곱 집사 중 한 사람이며, 사마리아 지방에 가서 헌신적으로 복음


을 전한 빌립에게 처음 붙여졌다(행 21:8; 참조, 행 6:5; 8:5). 그러나 에드워드 슈바이처


(Edward Schweizer)처럼 빌립의 사례를 근거로 삼아 초기 예루살렘 교회에서 임명된 일곱


집사들이 모두 전도자였다고 단정하는 것은 지나친 판단이다.65) 그 밖에 에베소서 4:11과 디


모데후서 4:5에 이 용어가 등장한다.


  전도자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감당해야 할 일반적인 전도 사명을 넘어 특별한 은사를 받은


사람으로 인식된다. 본래 전도는 예수께서 이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대위임령으로서 모든 제


자들이 수행해야 한다(마 28:18-20). 그러나 성령으로부터 이 은사를 부여 받은 사람들은 다


른 사람들을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하는 데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큰 열매를 얻기


도 한다. 그리고 그들은 주로 교회 밖의 불신자들을 향해 복음을 전파하고 그들을 그리스도에


게로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


  초대교회 안에서 모든 직책은 선교적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목사와 교사는 반드시 복음을


전파하는 일을 해야 한다. 교회 내부의 제도들이 발전하고 사역이 세분화되자 목사들과 교사


들은 주로 교회 안에 있는 기존 신자들을 대상으로 사역하게 되었고, 반면에 교회 밖의 불신


자들을 향한 전도는 주로 전도자들이 담당하게 되었다.66) 하지만 사도들과는 달리 전도자들은


반드시 그들의 회심자들을 지역교회로 조직할 필요가 없었다. 그들의 일차적인 관심은 오직


복음의 일선에서 불신자들을 향해 복음을 전하는 데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교회 내부에서 전도자들이 생겨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러


나 이런 유형의 전도자들과는 달리 처음부터 여러 지역을 여행하며 사역하는 전도자들이 있었


다. 그들은 여러 교회에서 전도할 자격이 있는 사람들로 인정받았으며, 사도적 네트워크 속에


서 복음 전파를 위해 매우 요긴한 역할을 감당하였다. 바울의 교회개척 팀 가운데 디모데가


이 전도자의 직무를 감당하였다(딤후 4:5). 에드먼드 클라우니(Edmund P. Clowney)는 이 전


도인의 범주에 디도도 포함시킨다. 그는 디모데와 디도가 전도자로서 장로들을 임명했다고 말


한다.67) 아마도 그는 바울의 팀으로부터 지역교회의 리더들을 세우기 위해 파송된 대표들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 같다.



  라) 목사





65) Eduard Schweizer, Church Order in the New Testament, 200.


66) C. H. Dodd, The Apostolic Preaching and Its Developments, 7-8.


67) Edmund P. Clowney, “The Biblical Theology of the Church,” in The Church in the Bible


   and the World, D. A. Carson, ed. (Grand Rapids, MI: Baker Book House, 1987), 86.


  목사는 교인들을 위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고, 세속에 물들지 않도록 격려하며, 지역


내의 다른 목사들과 공동으로 복음의 사역을 감당하는 사람이다. 에베소서 4:11에 나오는 단


어 ‘포이멘’(poimēn)은 목자(牧者, shepherd)를 뜻한다. 이 단어에 내포된 의미는 엄밀하게


말해서 오늘날의 ‘목사’(pastor)의 역할에 반드시 상응하지 않는다. 오히려 ‘목자’와 ‘감독’이


나란히 나오는 베드로전서 2:25에 근거해 볼 때 ‘포이멘’의 기능이 감독에 더 가까울 수 있


다.68) 사도행전 20:28-31과 베드로전서 5:1-4에 보면 바울과 베드로는 감독들에게 섬김의 리


더십을 요구한다. 이렇게 볼 때 목회가 감독의 주요 기능 중의 하나로 간주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직분들이 제도적으로 정착되기 이전인 초기 기독교 시절에는 직분들의 기능이 서로


중복된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목사, 장로, 감독인데, 기원후 1세기에 이 세 직분은


거의 같은 기능을 수행하고 있었다. 이 세 가지는 모두 지역교회를 중심으로 목양을 담당하는


직분들이다. 이 목양에는 돌봄과 더불어 가르침의 영역도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교사와 역할


이 겹치기도 하였다.


  바울 팀의 교회개척사역을 보면 대부분의 경우 교회를 개척한 뒤 어린 교회일지라도 장로


곧 목사들을 세워 교회를 돌보게 하였다. 때로는 바울이 어떤 문제가 생긴 교회를 돌보도록


사역자를 파송하기도 하였다. 목사의 역할에 관해서는 아래에서 장로에 관해 설명할 때 좀 더


자세하게 다룰 것이다.



  마) 교사


 교사를 뜻하는 ‘디다스칼로스’(didaskalos)라는 단어는 단지 신약성경 몇 곳에 등장한다(행


13:1; 고전 12:28 이하; 엡 4:11; 약 3:1). 이밖에 바울이 ‘가르치는 자’에 대해서 말하기도 하


였다(롬 12:7). 교사의 사역은 장로와 함께 유대교의 관습에서 호칭을 차용해 온 대표적인 사


례에 속한다. 유대교의 교사들은 “가르치고, 윤리적으로 훈계하며, 전통을 받아들이고, 보존하


고, 전승하며, 성경을 해석하는 일”을 하였다.69) 예수께서는 공생애 기간 중에 복음을 전하고


치유하는 사역과 함께 가르치는 사역에 열중하였으며, 이로 말미암아 사람들로부터 유대교의


랍비로 여겨지기도 하였다(마 23:8; 26:25, 49; 막 9:5; 11:21; 14:45; 요 1:38, 49; 3:2, 26;


4:31; 6:25; 9:2; 11:8).


  부활절 이후 초기에는 사도들이 직접 새신자들을 가르쳤다(행 2:42). 하지만 공동체가 점점


성장함에 따라 사도적 직무와 가르침의 사역이 분화되는 것은 필연적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교사라는 뚜렷한 직분이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가르치는 사역은 사도들과 감독들에게도 여전


히 중요한 주요 직무로 남아 있었다(딤후 1:11; 딤전 3:2; 딤후 2:2). 교사들은 예수의 전승들


곧 예수의 행위와 말씀에 대한 이야기들을 모으고 전달하는 일을 하였다. 이들의 수고로 훗날


좀 더 발전된 교리의 밑바탕이 된 케리그마의 틀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을 것이다.


  선지자와 비슷한 방식으로 교사도 두 종류 곧 지역교회에 상주하는 교사와 여행하는 교사로


구분된다. 바울은 갈라디아서 6:6에서 “가르침을 받는 자는 말씀을 가르치는 자와 모든 좋은


것을 함께 하라”고 권면한다. 바울의 이 언급은 두 가지 가능성을 시사한다. 첫째는 교사들이


지역교회 안에서 가르치는 일에 헌신했을 가능성이다. 안디옥 교회에 이미 교사가 있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행 13:1). 또한 장로들 중 몇몇은 가르침의 봉사를 수행하기도 하였다


(딤전 5:17; 참조, 딤후 2:2). 그래서 교회 공동체에서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유




68) Eduard Schweizer, Church Order in the New Testament, 241.


69) Vincent P. Branick, The House Church in the Writings of Paul, 82.


능한 교수가 되어야 했다(딤전 3:2; 딤후 1:13; 2:1, 15; 딛 1:9).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들


이 훗날 제도적으로 확립된 교회 조직 안에서 정기적으로 급여를 받는 사람처럼 일을 했다는


것은 아니다, 로널드 펑(Ronald Y. Fung)에 따르면 “바울의 권면은 ‘교사’가 신앙을 가르치


는 전임강사는 아니었을지라도 최소한 고정된 지위를 가지고 있었음을 나타낸다.70) 히브리서


5:12은 모든 신자들이 지역교회 안에서 교사로 양성되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둘째는 바울이 여행하는 교사들에게 적절한 환대를 베풀고 후원할 것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다.71) 상주하는 교사들이 지역교회에 묶여 있었던 반면에 여행하는 교사들은 교회를 세우는


일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었을 가능성이 많다. 이 부류에 속한 사람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


으로는 아볼로와 그의 종교적 가르침을 완성시킨 브리스길라와 아굴라(행 18:24-28; 고전


16:12; 딛 3:13), 그리고 바울(딤후 1:11)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바울


은 자립적인 사역자들이었다. 또 바울이 자신의 직함을 세 가지 곧 선포자, 사도, 교사로 언급


한 사실로 볼 때(딤후 1:11) 바울 시대에 아직 사역이 충분히 전문화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


다.


  결론적으로, 목사와 마찬가지로 교사는 각 지역에 세워진 교회들이 안정되고 강화되기 위해


서 반드시 필요한 사역자였다. 교사들은 어린 신자들을 신앙적으로 양육하고 훈련하는 기능을


담당하였다. 이들은 교회 내에 있는 신자들 가운데 양성될 수도 있었고, 때로는 여행하는 교


사들이 이 기능을 담당하기도 하였다. 바울이 각 지역에 보낸 사역자들 중 일부가 이런 교사


의 기능을 담당했을 것이다.



  2) 지역교회의 리더십: 장로와 집사



  헬레니즘 세계에 지역교회들이 세워지면서 자연스럽게 그 교회들을 돌보고 관리할 지도자들


의 필요성이 생겨났다. 교회를 개척한 뒤 교회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교회개척


팀이 회중을 인도할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교회가 안정되면 교회개척 팀은 다른 지역으


로 떠나게 되고, 결국 남겨진 회중을 돌보고 이끌어갈 사람들이 필요하게 된다. 지역교회에서


이런 일을 담당했던 사람들이 장로들과 집사들이었다.


  이 두 직분은 세월이 지나면서 앞에서 언급한 오중 사역의 일부 또는 전체를 감당하였으며,


점차 계급적 질서 속에서 중요한 직분으로 자리를 잡아 나갔다. 초기 교회의 문헌인 『디다케』


는 감독들과 집사들이 예언자와 교사의 사역을 수행했다고 말하고 있다.72) 따라서 이 두 직분


은 교회가 형성되던 초기에 등장하여 꽤 오랫동안 교회에 남아 있었다. 이 두 직분이 행정적


인 기능을 담당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르낙(Adolf von Harnack)이 말하는


것처럼 비은사적이었던 것은 아니다.73) 이 두 직분은 목사(엡 4:11) 또는 섬기는 자와 위로하


는 자(롬 12:7-8)의 은사와 관련되어 있었다. 아마도 바울 팀이 개척한 교회들 중에서 이런


직제가 가장 발전된 교회는 빌립보 교회였던 것으로 보인다(빌 1:1).



  가) 장로


 일반적으로 장로를 가리키는 말은 헬라어 ‘프레스비테로스’(presbyteros)이다. 그러나 이 말




70) Ronald Y. K. Fung, The Epistle to the Galatians (Grand Rapids, MI: Eerdmans, 1988), 293.


71) Vincent P. Branick, The House Church in the Writings of Paul, 82-83.


72) 『열두 사도들의 가르침: 디다케』, 97.


73) Adolf von Harnack, The Expansion of Christianity in the First Three Centuries, vol. 1,


   James Moffatt, trans. (New York: Book for Libraries Press, 1904), 398-461.



은 1세기 기독교 세계에서 다른 두 개의 단어 곧 ‘에피스코포스’(episkopos, 감독)와 ‘포이멘


(poimēn, 목사)와 혼용되었다(행 20:17, 28; 딛 1:5, 7). 바울은 3차 선교 여행을 마치고 예루


살렘으로 떠나기 직전에 에베소 교회의 “장로들”을 불러 마지막으로 권면하였는데(행 20:17),


바울은 이들의 직분인 ’장로‘를 ’감독자‘로 바꿔 표현하면서 그 기능을 ’목사‘와 같이 교회를


보살피는 것으로 설명한다(행 20:28). 이런 역할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강화되고 확대되어


훗날 그들이 스스로를 사도적 전승의 수호자로 여기도록 만들었다. 이와 같은 용어의 혼용은


디도서 1:5, 7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세 가지 직분에 대한 존 스토트의 설명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그는 주교, 장로, 집사라는


서로 연관될 수 없는 삼 단계 질서를 유지하고 있는 성공회(the Episcopal Church)와는 달


리 초기 교회에는 단 두 개의 직분 곧 장로와 집사만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가 이렇게 주장하


는 데에는 장로와 감독이 같은 직분을 가리킨다는 확신이 전제되어 있다. 그리고 ‘목사’로 번


역할 수 있는 ‘목자’(poimēnes)라는 용어는 “그들[장로 또는 감독]의 역할을 설명하는 일반적


인 용어”에 지나지 않는다.74) 세 가지 호칭에 대한 스토트의 이해는 여러 호칭들을 직책 및


기능의 관점에서 구분함으로써 혼란을 피할 수 있게 도와준다.


  장로의 호칭을 이해하고자 할 때 유대인-그리스도인 공동체의 장로직과 이방인-그리스도인


공동체의 감독직 사이에 뚜렷한 대조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75) 새롭게 일어난


기독교 공동체의 장로직은 유대교의 산헤드린과 그 회당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직분으로부


터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예루살렘에서 열린 사도회의(행 15장)는 산헤드린처럼 최고의


판결기구로서 기능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유대교의 장로와 기독교의 장로 사이에는 뚜렷한 차이점이 많이 있었다. 먼저 유대


교의 장로들은 회당에서 예배에 대한 책임이 없었지만 기독교의 장로들은 예배에 대한 책임


비중이 컸다, 그리고 유대교의 장로들은 회당에서 존경받는 자리에 있었지만 구성원들 가운데


서 선출되는 방식에 의해 장로가 되었다.76) 반면에 기독교의 장로들은 누군가에 의해 임명되


었다. 또한 유대교의 전통에서 안수를 받고 임명되는 서기관들과는 달리 장로들은 안수와 상


관이 없었다. 그러나 기독교의 장로들은 안수를 받았다. 이 두 집단의 장로들 사이에는 기능


적으로도 뚜렷한 차이점이 있었다. 야고보서 5:14에 보면 기독교 공동체의 장로들에게 치유의


은사가 주어진 것으로 묘사되지만, 유대교의 장로에게서는 이런 기능을 찾아볼 수 없다.


  초기 기독교 공동체에서 예루살렘 교회의 장로들은 주로 교회를 대표하는 권위적인 집단으


로 평가된다. 이들은 종종 사도들과 동등하게 취급되었으며(행 12:17; 15:2, 4, 6, 22-23;


16:4), 아주 드물게 야고보와 같은 인물은 사도들보다도 우위에 있는 것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사도회의에서 야고보는 사도들의 의견을 중재하고 결론을 내리는 위치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


다(행 15:13).


  하지만 예루살렘의 장로들의 임명 과정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전혀 없다. 오히려 그들이


예루살렘 교회의 사도들과 집사들과 같이 투표로 선출되었을 수도 있다(행 1:21 이하; 6:3 이


하 참조). 그들의 역할을 알 수 있는 자료도 별로 없는 편이다. 사도행전 여러 본문(11:30; 15


장; 16:4; 21:18)의 분위기로 볼 때 예루살렘의 장로들은 “단순히 예루살렘 교회의 대표자들


이었으며, 따라서 유대교 회당회의(a Jewish synagogue council)과 비슷했다.”77) 이런 모습




74) John R. W. Stott, The Message of Acts, 323.


75) Günther Bornkamm, “Presbyteros,” in The Theological Dictionary of the New Testament,


   vol. 6, Gerhard Friedrich, ed. (Grand Rapids, MI: Eerdmans, 1968), 663-664.


76) M. H. Shepherd, Jr., “Elder in the New Testament,” in The Interpreter’s Dictionary of the


   Bible, vol. 2 (New York: Abingdon, 1962), 73.


은 초기 기독교의 직제 형성이 유대교의 영향을 받았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들이 초기에 주


로 예루살렘에서 활동했던 사도들과 어떤 관계에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 애매한


관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도들이 등장하지 않고 장로들만 등장하는 본문들(행 11;30;


21:18)을 후기의 자료로 평가하기도 하지만 정확한 것은 알 수가 없다.78)


  반면에 바울 팀에 의해 개척된 교회들에서 장로들의 정체성은 이와 달랐다. 이들은 예루살


렘 교회의 장로들과는 달리 지역교회를 돌보기 위한 기능적 집단의 성격이 강했다. 바울은 그


들에 대해서 철저하게 기능적 관점에서 언급한다. 바울의 공동체에 속한 장로들의 권위는 그


들이 행하는 사역으로부터 나온 것이며, 그들에게는 더 높은 권위에 대한 복종이 요구되었다.


그들이 해야 할 일 중의 하나는 교회개척 팀이 떠난 뒤 남겨진 회중을 돌보는 것이었다(행


20:17-35; 딤전 3:5). 그들에게 남겨진 임무는 “사도들의 유산을 관리하고, 그들의 모범을 따


르고, 외부(행 20:29)와 내부로부터(행 20:30) 오는 공동체 파괴의 위험으로부터 교회를 보호


하는 것”이다. 79) 그들은 교회의 사역을 수행하기 위해 회중을 감독하고 훈계해야 했다(살전


5:12). 그들은 때때로 전도자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으며(딤후 4:5), 가르치는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딤전 3:2; 5:17; 딤후 2:2). 때때로 그들은 교회 재정을 맡아 관리하는 일을 하기도 하


였다(벧전 5:2-3).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초기의 장로들은 주로 집안의 수장이 맡았다. 당시 초기 교회들이


집안사람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었고 공동체 내부에 행정적인 경험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 필요


했다는 점이 이런 현상을 낳은 것으로 보인다.80) 그들은 일반적으로 예배와 성만찬을 주도했


고. 공동체가 모일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고, 자기 능력으로 음식을 가져올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음식을 제공하기도 했으며, 때때로 여행하는 사역자들을 위해 여행 자금과 숙식을 제공


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장로의 역할과 그 특성에 관해서는 마이클 그린이 잘 요약해 주고 있


다:



     장로직의 주요 임무는 모든 구성원이 자신의 특정한 사역을 발견하고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으로 기독교 공동체를 세우는 것이었다. 장로 또는 감독은 교회에 주신 하나님의 선물로서


     그 책무는 “성도를 온전하게 하여 봉사의 일을 하게 하는” 것이었고, 이런 면에서 그들의 기능


     은 외부적인 것이 아닌 내부적인 것, 세상 지향적인 것이 아닌 교회 지향적인 것이었다.81)



  그러나 아직 직제가 제도적으로 충분히 발전되거나 분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초대 교회의 장


로들은 제도적으로 확립된 호칭을 갖고 있지 않았으며, 그 직잭으로 인해 어떤 특별한 권리를


가지고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쉽게 말하자면 그들이 하는 일은 다른 교회 구성원들도 할 수


있었다. 한 예로 데살로니가전서 5:12에서 바울은 장로들을 “다스리며 권하는 자들”로 규정하


고 있는데, 곧 이어 14절에서는 일반 신자들에게 “게으른 자들을 권계하며 마음이 약한 자들


을 격려하고 힘이 없는 자들을 붙들어” 주라고 권면함으로써 이와 유사한 일을 부탁한다.82)


일반적으로 초기 지역교회에는 복수의 장로가 있었지만, 우두머리 장로나 군주적 감독과 같은


존재는 없었다.83) 그들은 자신들이 맡은 직책을 권위가 아닌 봉사의 자리로 생각하였으며, 다





77) Günther Bornkamm, “Presbyteros,” 662-663.


78) Ibid., 663.


79) Ibid., 665.


80) Vincent P. Branick, The House Church in the Writings of Paul, 91.


81) Michael Green, Evangelism in the Early Church, 239.


82) Eduard Schweizer, Church Order in the New Testament, 198.


른 신자들과 함께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사도행전 14:23은 교회개척 초기에 장로들이 임명된 사례를 보여주지만, 목회서신의 본문들


은 좀 더 후기에 사도 또는 그가 신뢰하는 대리자에 의해 임명되는 경우들을 보여준다(딤전


5:17-22; 딛 1:5-9). 디모데전서 3:1 이하는 감독이 되기 위해 충족시켜야 할 일정한 자격요


건들을 나열하고 있으며, 빌립보서 1:1는 감독들과 집사들을 순서대로 열거함으로써 교회 내


에 발전된 직분 체계가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런 직분 체계를 후대 곧 크리스텐돔


(Christendom) 체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집사들이 감독에게 종속되는 현실과 동일시할 필


요는 없다.


  지위가 왜곡되는 일은 종종 그 지위가 강화될 때 일어난다. 교회들이 성장하고 기독교에 좀


더 체계적인 조직이 요구되자 장로의 지위가 강화되기 시작하였다. 특별히 기독교가 조직화되


면서 지역교회 안에서 예배나 행정적인 모임을 오랫동안 이끌어 온 소수의 사람들이 점차 강


한 발언권을 가지게 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귄터 보른캄은 이 제도화의


과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장로들(presbyteroi)이 이미 오래 전에 공동체의 자연발생적 대표자들로서가 아니라 사도들(행


     14:23) 또는 그들의 계승자들(딛 1;5)에 의해 지역교회를 위해 임명된 지도자 그룹으로 여겨졌


     다는 사실, 그리고 모든 장로들의 가부장적인 권위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행정적 기능을 그들에


     게 맡겨야 했다는 사실이 이 과정을 쉽게 설명해 준다. 그러므로 전체 회중 내에서 감독들은


     “다스리는 장로들”(presbyteroi proestotes) 또는 “감독자들”(episkopountes)로 여겨져야 한


     다. 이 모든 일들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라 하나의 발전된 정체성이다.84)



  그리고 무엇보다도 카리스마적 지도자로서 역할을 했던 사도들과 예언자들과 교사들이 죽고


난 뒤에 장로와 집사들의 역할이 확대되었을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디다케』


(Didache)는 이 역할과 권위의 전이 과정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준다.85)


이 점에 대해서 페르디난트 한(Ferdinand Hahn)은 “카리스마적인 은사를 가진 사람들이 지


도하던 초기 교회에서 제도적으로 조직된 교회로의 전환은 장로 직분의 출현을 통해 아주 잘


설명될 수 있다.”라고 비판적으로 꼬집어서 말한다.86) 그러나 이런 현상은 종교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므로 장로 직분이 제도적으로 정착되는 것을 무조건 부정적으


로만 볼 필요는 없다.



  나) 집사


 집사를 의미하는 헬라어 ‘디아코노스’(diákonos)는 원래 종을 뜻하지만 기독교에서는 하나


님과 회중에게 봉사하는 직분을 맡은 자를 의미한다. 그런데 집사는 신약성경에서 충분한 설


명을 찾기 어려운 직분들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집사직의 기원에 대해서 정확하게 말하기는


쉽지 않다. 사도행전 6:1-15에 ‘집사’라는 호칭이 사용되고 있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이 본


문은 집사직에 대한 가장 오래된 증거로 알려져 있다, 만약 이것이 옳다면 집사직이 오순절


성령강림 직후에 생겨났고 이 직분이 장로직보다 먼저 존재하였다고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도행전 6장의 본문을, 역사적으로 집사직의 기원을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으로 인




83) James T. Burtchaell, From Synagogue to Church, 299.


84) Günther Bornkamm, “Presbyteros,” 668.


85) 『열두 사도들의 가르침: 디다케』, 97.


86) Ferdinand Hahn, Mission in the New Testament (London: SCM, 1965), 139.


정하기에는 여러 가지 정황상 문제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이 부분에 대해서는 Martin



Hengel, “Between Jesus and Paul,” in Between Jesus and Paul을 참조하라). 무엇보다도


이 직분이 사도행전에서 6장 이후에 거의 언급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집사직에 대한 궁금증


을 증폭시킨다. 이들의 역할이 애당초 그들에게 부여된 임무 곧 행정적인 업무 처리나 봉사에


그치지 않고 사도들과 전도자들처럼 설교하고, 복음에 대해 논쟁하고, 세례를 주는 일까지 확


대된 것도 설명을 필요로 한다. 집사들 중 스데반은 유대인들에게 직접 복음을 전하고 변증하


였으며(행 6:8-8:1), 빌립은 전도자로서 활동하였다(행 8:5, 26, 40).


  집사직에 대한 의문은 많지만 자료의 빈곤으로 인해 분명한 대답을 얻기는 쉽지 않다. 따라


서 주어진 본문들을 통해서 정확한 역사적 사실을 파악하기보다는 오히려 “교회에서 기능들이


어떻게 분화되었는지”를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유익할 것이다.87) 이를 위해서는


집사직 출현의 배경에 헬라파 유대인들과 히브리파 유대인들 사이에 생긴 긴장이 있었다는 사


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헬라파 유대인들이 그들의 과부들이 매일 시행되는 구제 사역의 혜


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사도들은 이 논쟁을 받아들이고 구제 사역을 담당할


사람들을 따로 세웠다. 이로써 식탁에서의 봉사와 매일의 음식 분배에 초점이 맞춰진 복지 업


무를 담당하기 위해 일곱 명의 집사가 선발되었다.


  이런 관점에서 예루살렘 교회에 있었던 일곱 집사들은 나중에 바울 팀에 의해 생겨난 교회


들에 존재하였던 집사들과 여러 가지 면에서 구분되어야 한다. 이들은 유대인 집단을 대표하


는 사도들과는 대조적으로 어느 정도 이방인-그리스도인들을 대표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사도들의 직분과 같이, 그들의 직분은 유일무이하며 교회 안에서 지속되고 반복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옳다.88)


  사실 이 용어는 처음에 정확하게 규정되지 않은 채 세속적인 용어에서 차용되었다. 그런데


다른 직분들과 마찬가지로 교회가 성장함에 따라 직제가 정비되는 과정에서 점차 고유한 기능


과 역할을 확보하게 되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베이어(H. W. Beyer)의 주장대로, 이 직분


이 좀 더 후기에, 특히 감독직과의 밀접한 관계 속에서 다소 영구적인 직제로 정착되었을 것


이다.89) 그 증거로 바울이 그의 사역 후기에 쓴 서신에서 이 단어를 초기 교회의 직제를 가리


키는 용도로 두 차례 사용하였는데, 두 번 모두 ‘감독들’이라는 단어와 함께 사용한 것을 들


수 있다. 그 중의 한 곳인 빌립보서 1:1에서는 빌립보 교회 내의 중요한 두 직분−감독들과


집사들−을 말하고 있고, 다른 한 곳인 디모데전서 3:1-13에서는 감독의 자격과 집사의 자격


을 나란히 열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한스 큉은 감독과 집사의 직분이 상당히 헬라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고


지적한다. “만일 사도, 선지자 및 교사의 사역이 특히 유대 전통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면, ‘감독’과 ‘집사’는 헬레니즘 전통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90) 어떤 사람들은 빌립


보서 1:1에서 ‘집사들’이란 단어가 ‘감독들’이란 단어의 뒤에 온다는 점과 디모데전서 3:1-13


에서 집사의 자격요건이 감독의 자격요건보다 뒤에 온다는 점을 들어 집사직이 교직 구조에서


감독직에 종속되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91) 그러나 이것은 4세기 이후에 등장하는 기독교




87) Lukas Vischer, “The Problem of the Diaconate: An Analysis of Early Christian Sources,”


   Encounter 25 (1) (1964): 91.


88) Ibid., 90. 또한 다음 자료를 참조하라. Hans Küng, The Church, 400.


89) H. W. Beyer, “Diaonos,” in The Theological Dictionary of the New Testament, vol. 2,


   Gerhard Kittel, ed. (Grand Rapids, MI: Eerdmans, 1964), 90-91.


90) Hans Küng, The Church, 400.


91) Ibid.; Lukas Vischer, “The Problem of the Diaconate,” 93.


왕국의 관점이 적용된 지나친 해석일 수도 있다. 실제로 그 본문들은 그런 종속 관계에 대해


서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다.


  집사직의 주요 임무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신약성경이 정확하게 말해주고 있지 않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임무가 교회의 행정과 실천적 봉사였을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 사도


행전 6장의 기사들이 이것을 지지한다. 이와 관련하여 쉐퍼드(M. H. Shepherd)는 빌립보서


에서 바울이 자기에게 보내진 물질적 보조에 대해 감사를 표현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그 편지


의 수신인이 그의 필요를 위한 헌금을 모으고 보내는 일에 책임을 맡은 사람들이었을 것이라


고 추론한다.92) 또한 집사들은 예배와 주의 만찬을 준비하는 역할을 했다. 베이어는 집사직이


원천적으로 이교도의 제의적 희생과 관련되어 있었다고 말하면서, 그것이 후대의 기독교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식사 시중을 드는 것에 대한 지속적인 인식은 그 기독교 직분이 공동체 생활의 중심에 있는


     공동 식사 곧 성만찬에서 기원했다는 사실에 반영된다. 우리는 오직 이런 식으로만 집사직의


     후기 역사 곧 항상 공동체의 외부 봉사뿐만 아니라 신적인 일을 돕는 사역으로 구성되어 있는


     집사직을 이해할 수 있다.93)



  자료의 빈곤으로 인해 신약성경에서 집사직의 발전 과정을 충분히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일


이지만, 집사들이 적어도 사도 시대 내내 존재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에드워드 슈바이


처에 의하면 초대 교회에서 “집사직의 초기 단계들이 아직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로


마서 12:7(벧전 4:11 참조)에 나오는 “섬기는 일”(diakonía), 사도행전 19:22과 13:5에 나오는


사도들을 “돕는 사람”(tōn diakonountōn) 또는 그들의 “수행원”(hyprētēs)이라는 용어가 집


사들의 역할을 이해할 수 있는 단서들을 제공한다.94) 그러나 집사의 직분이 장로의 직분만큼


유대교 회당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지는 않다.


  다른 한편, 로마서 16:1과 디모데전서 3:11에는 여자 집사들이 언급되고 있다. 이 구절들은


초대 교회에 여자 집사들이 존재했다는 것을 입증해 준다. 아직 학자들 간에 논쟁이 있기는


하지만, 디모데전서 3:8-16에 나오는 ‘여자들’(11절)이 여자 집사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간주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추론은 어떤 직책 여하를 막론하고 초대 교회에서 여자들도 교회 봉


사에 자유롭게 참여하였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VIII. 효과적인 교회개척을 위한 성경적 원리



  기독교 선교의 적합성과 효율성은 과거와 현재를 막론하고 언제든지 논쟁을 불러오는 핵심


주제 중 하나다. 다양한 선교 활동은 궁극적으로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가? 또한 그것은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추진되고 있는가? 한 예로 현대 선교의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었던


롤랜드 앨런은 “그[바울]의 행동과 우리의 행동 사이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우리는 ‘선교


부’를 세웠는데, 그는 ‘교회’를 세웠다는 것이다.”라고 지적한다.95) 그의 이 말은 선교의 중심




92) M. H. Shepherd, Jr., “deacon,” in The Interpreter’s Dictionary of the Bible, vol. 1 (New


   York: Abingdon, 1962), 786.


93) H. W. Beyer, “Diaonos,” 92.


94) Eduard Schweizer, Church Order in the New Testament, 199.


95) Roland Allen, Missionary Methods, 83.


을 형성하고 있는 사역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필자는 본 연구를 통해서 교회개척사역의 성경적 근거를 찾고자 하였다. 그러나 이 연구를


통해서 단순히 오늘날의 교회개척사역 현장에 필요한 현실적 전략과 방법을 얻으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각 현장에 필요한 전략과 방법은 그 현장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획일


적으로 말할 수 없다. 사실 성경에 나오는 초대 교회의 사역은 매우 훌륭한 편이며 모범적이


기도 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구호 아래 마치 1세기 초대 교회의


사례가 가장 완벽하기 때문에 그들을 본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필자는 그런 환원주의적


사고에 기초한 무분별한 사례 적용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초대 교회로부터 사역의


원리를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의 현장에서 효과적인 결실을 거두기 위해서


는 적절한 상황화(contextualization) 과정이 요구될 것이다.


  물론 이런 종류의 연구에서 특정한 상황에 작용하는 가변적 요소와 불변적 요소를 쉽게 구


분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필자의 연구도 마찬가지다. 한 예로 바울 팀의 사역에서 불변적 원리


들을 가변적 또는 상황적 원리들로부터 구별해내는 일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필자는 불


변적 원리들이 상황적 요소들에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두 요소들


이 불가피하게 겹쳐질 수밖에 없다고 믿는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초대 교회 사역자들이 활동


했던 역사적, 문화적 상황을 오늘날의 상황과 같은 관점에서 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오


히려 본 연구를 통해서 1세기 사역자들의 전략적 원리와 방법이 그들의 상황에서 어떻게 작동


했는지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교회개척은 단순히 개척자가 교회를 설립하고 목회 행위를 한다고 해서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효과적인 교회개척은 여러 가지 핵심적인 요소들이 모두 중요하게 다뤄질 때 가능해


진다. 신약성경에서 특별히 사도 바울의 교회개척 활동을 면밀히 검토해 보면 교회개척을 위


한 여러 가지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지면상 바울의 교회개척 활동을 살펴볼


수는 없지만96) 그의 사역 가운데 나타난 교회개척의 요소들을 정리하여 도표로 표현하면 다


음과 같다.

















                                              <도표 1>97)





96) 사도 바울의 교회개척 활동에 관해서는 필자의 학위논문 제1장 ‘신약성경의 교회개척’ 혹은 David


   J. Hesselgrave, Planting Churches Cross-culturally, 42-51을 참조하라.


97) Dongkyu Choi, “Toward a Basic Theory for Missional Church Planting in Postmodern


   Korea,” 276.


이 도표는 총 6개의 요소로 구성되어 있는 바퀴를 형상화하고 있다. 바퀴의 중심에 예수 그리


스도가 있다. 그분은 교회개척 사역의 중심이시다. 그리스도가 중심이 되지 않는 교회개척은


결코 선교적 교회개척이 될 수 없다. 바퀴 전체를 둥글게 감싸고 있는 바깥 원형은 성령의 주


도권을 의미한다. 이 형태는 그리스도께서 중심이 되시고 성령께서 전체를 지탱하며 힘을 공


급하는 구조를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가운데 중심축과 바깥 원형 사이에 다섯 가지 요소들이


연결되어 있는데, 그것들은 각각 선교적 교회론, 효과적인 전략, 재생산적 구조, 문화적 적합


성, 헌신된 교회개척자를 가리킨다. 교회개척은 이 여섯 가지 요소들이 각각 제 역할을 할 때


효과적일 수 있다.





I will present in this chapter a framework of missional church planting theory and


its guiding principles. As presented in the Figure 1 (see the Introduction), once a


framework and principles are designed in the theoretical stage, they will help


church planting workers develop relevant, concrete strategies and models from


their own mission field experiences. I am convinced that this basic theory will


offer the church many useful insights that each Korean denomination can apply in


response to the stagnation of quantitative growth despite the promotion of various


church planting ministries in the postmodern 1990s and following.



Essential Factors for Missional Church Planting



I will start by establishing basic principles for missional church planting in this


section. Those who engage in church planting are often confused or lose balance


when promoting or planning church planting ministries. That is because they do


not start from general principles and frame that their ministries around solid


principles. In this sense, the direction I am presenting is a big picture of church


planting ministry to those who plan to support detailed strategies and plans.


Six Factors from the Biblical Study


As mentioned before, a basic theory of church planting must have a biblical


dimension. In this area, I have presented such principles through a review of


biblical examples of church planting. I especially focused on the church planting


ministry established by Paul and his companions and extracted six basic factors


from it.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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