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기둥과 불기둥
천국의 노마드
출애굽은 성도의 구원을 설명하는 모형으로 하나님이 마귀들이 권세를 잡고 있는 이 세상에서 당신 백성을 불러 하나님이 주기로 약속하신 약속의 땅으로 데려가는 이야기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착하게 살거나 어떤 공로가 있어서 애굽에서 건져냄을 받는 것이 아니다. 오직 어린 양의 죽음 덕분에 바벨론이라고도 하고, 애굽이라고도 하는 이 세상에서 건짐을 받는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숙곳을 떠나서’ 광야 끝 에담에 장막을 쳤다. 숙곳은 히브리인들이 고센 지역의 라암셋을 떠난 후에 출애굽하는 길에서 처음으로 머물렀던 지역이다. ‘떠나서’는 히브리어로 ‘나싸’라고 하며, ‘뽑아내다, 출발하다, 떠나다’는 뜻이 있다.
‘나싸’는 유목민들이 한 곳에 머물다가 떠날 때 장막의 말뚝을 뽑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들에게는 ‘뽑는다’는 말이 곧 ‘떠난다’는 말이다. 천국이 본향인 하늘백성들은 이 땅에 말뚝을 굳게 박고 오래도록 소유와 행복을 추구하는 자가 아니라 언제든지 하나님의 명령이 있으면 기쁘게 말뚝 뽑고 떠나는 천국의 노마드(유목민)다. 성도의 인생목표는 행복이 아니라 거룩이다. 거룩은 세상으로부터의 구별이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으로부터 떠나는 것이다.
구름기둥 불기둥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에서 성막과 장막을 치고 생활하다가 구름기둥 불기둥이 이동하면 말뚝을 뽑고 즉시 이동했다. 구름기둥 불기둥만 바라보며 사는 것이 천국 노마드, 천국 백성의 삶이다.
구름기둥 불기둥은 둘이 아니라 하나다. 낮 동안엔 구름기둥으로 뜨거운 광야의 햇빛을 가려주고, 밤에는 불기둥으로 길을 보여주고 추위도 막아주었다. 장정만 60만명, 총 2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거대한 구름기둥 불기둥을 따라 광야를 행진하는 장면을 상상해 보라. 이 기둥은 하나님의 임재를 알 수 있는 뚜렷하고도 장엄한 표적이었다.
구름기둥 불기둥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 살 때는 없다가 그들이 애굽에서 이끌려 나올 때부터 나타났다. 구체적인 시점은 유월절 어린 양이 죽은 이후부터다. 이는 ‘세상 죄를 짊어진 어린 양’인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 승천하신 후 오순절에 강림하신 성령의 임재를 생각나게 한다.,
구름과 불, 성령의 임재
구름은 영으로 임하시는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것이다. 솔로몬 성전이 완성됐을 때, 그 성전에 구름이 가득 찼는데, 이를 여호와의 영광이라 했다. 그리고 성경에는 예수님이 ‘구름을 타고 오신다’고 한다.
‘볼찌어다 구름을 타고 오시리라(계1:7)’
‘인자 같은 이가 하늘 구름을 타고 와서(단7:13)’
‘구름을 타고’ 라고 표현된 단어는 신약에선 헬라어 ‘메타’이고, 구약에선 히브리어 ‘임’이다. 이 단어들은 모두 ‘함께’ 라는 뜻의 전치사다. 예수님은 ‘구름을 타고’ 오시는 게 아니라 ‘구름과 함께’ 오신다. 즉, 영광과 권세를 받으신 예수님이 성령 하나님과 함께 세상을 심판하러 오시는 것이다.
또한, 성령 하나님은 불의 이미지, 즉 불같은 성령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시도행전에서는 ‘불의 혀’처럼 각 사람에게 임하여 120문도를 다 성령충만케 하시며, 신명기에서는 ‘소멸하는 불’ ‘맹렬한 불’로 묘사되기도 한다. 심판의 날에 성령 하나님은 의인에게는 ‘치료하는 광선’이 되겠지만 악인에게는 뜨거운 불로 임해 체질이 풀어지게 하실 것이다.
이처럼 성경에서 성령 하나님을 구름과 불의 이미지로 묘사하고 있는데, 구름기둥 불기둥은 바로 영으로 임하시는 하나님의 임재인 것이다.
교회를 인도하는 기둥, 십자가
십자가를 헬라어로 ‘스타우로스’라고 하는데, 이 단어는 사실 십자가가 아니라 ‘기둥, 막대기’라는 뜻이다. 예수님이 달리시는 언약의 기둥이 스타우로스다. 광야에서 이스라엘을 인도하는 기둥은 바로 십자가로 번역된 스타우로스다. 이스라엘, 교회를 인도하는 건 언제나 십자가다.
스타우로스는 ‘똑바로 세우다’라는 뜻의 ‘히스테미’에서 나온 말이다. 히브리어로는 쿰이라고 한다. 예수님이 회당장 야이로의 딸이 죽었을 때, 누워있는 소녀에게 “달리다 굼(소녀야 일어나라)”이라고 말씀하신다. ‘굼’이 바로 ‘쿰’이다.
이 세상 만물은 하나님이 하나님 나라를 설명하시기 위해 창조하신 것이다. 이 세상 만물 은 자연과 우주와 물리법칙과 인간의 행동과 관계 등 모든 것을 말한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나타난 것이므로 모든 것 속에는 말씀이 들어있다. 하나님의 말씀은 곧 구원의 복음이다. 그러므로 모든 것 속에는 구원의 복음이 담겨있다.
예수님이 알라고 하시는 그 진리를 깨닫게 되면 위로 똑바로 서게 된다. 땅을 껴안고 살던-그래서 기는 것은 부정하다- 자가 하늘을 향해 위로 똑바로 서게 되면 그게 바로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의 완성이다. 예수님으로부터 ‘일어나라’는 말씀은 받은 소녀가 일어나서 예수님 옆에 우뚝 서면 그리스도의 신부가 되는 것이다. 소녀는 회당장, 즉 율법의 자녀다. 율법으로는 죽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사는 것이다.
오직 구름기둥 불기둥만 바라보며
구름기둥 불기둥은 약속의 땅을 우리가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처음부터 끝까지 인도하신다는 걸 가르쳐 준다. 성도는 다른 인도를 따라서는 안된다.
오늘날 우리에게도 하나님이 주신 구름기둥 불기둥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그 구름기둥 불기둥이신 성령께서 쓰게 하고 편집하신 성경이다. 성경 말씀을 바르게 보며 그 말씀을 쫓아가는 것이 이 광야 같은 인생에서 구름기둥 불기둥을 따라가는 일이다.
참으로 감사한 것은 성도를 이끄는 구름기둥 불기둥이 이스라엘의 광야생활 내내 한번도 떠나거나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숱하게 원망 불평했고, 패역했고, 불순종했다. 그렇지만 구름기둥 불기둥은 약속의 땅에 들어갈 때까지 결코 이스라엘을 떠나지 않았다. 하나님은, 성도 안에 오신 그리스도의 영은 우리가 천국 들어가는 그 순간까지 결코 우리를 떠나지도 버리지도 않으실 것이다.
하나님의 구름기둥, 불기둥이 임재한 그곳이 천국이다. 구름기둥, 불기둥의 보호와 인도를 받는 자만이 천국을 사는 천국백성이다. 그 보호 밖은 광야, 물 없는 땅, 말씀이 없는 곳, 즉 지옥이다. 출애굽은 이러한 성도의 인생여정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가?
구름기둥, 불기둥의 인도를 받고 있는가?
광야로 뛰쳐나와 물 없는 광야, 하나님의 말씀이 없는 지옥을 헤매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