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 내 안의 바리새인 - 톰 허베스톨
1. 바리새인 ― 그리스도인들의 일그러진 자화상
'독사의 자식들', '회칠한 무덤'… 바리새인은 위선자의 대명사다. 한국교회에서 바리새인은 환영받지 못한다. 애초에 '악하고 구제 불능'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리새인을 욕하고 그들과 거리를 둔 대가로 그리스도인은 그들을 제대로 성찰하지 못하고, 깊은 교훈을 얻지 못했다.
<불편한 진실, 내 안의 바리새인>은 바른 교리와 진리를 알면서도 자기 의에 빠져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을 교묘히 거역하는 그리스도인의 자화상이다. 모범적인 기독교인으로 자라 스물세 살에 아프리카 선교사로 간 저자는 마태복음에 나온 바리새인의 모습에서 자신을 발견한다. 바리새인의 실체가 명확히 규명되어야 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저자를 포함해) 우리 자신이 바리새인이기 때문이다.
바리새인은 흔히 딴 세상에 사는 사람들로 취급된다. 나만은 바리새인과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경은 바리새인을 통해 우리의 참모습을 보여 준다. 바리새인을 제대로 바라보면 우리의 모순을 깨닫는 은총을 누린다.
화려한 기독교적 배경이 있어도 좋은 열매를 못 맺고, 의롭게 살려다 자기 의에 빠지며, 바른 교리를 고수하지만 사랑은 없고, 공적 모습과 사적인 모습이 다른 모습, 성경보다 전통이 사역에 영향을 더 미치며, 복음을 지킨다면서 자유를 싫어하는 우리, 세상과 구별을 강조하면서 예수님은 못 닮는 우리, 영적으로 건강하다면서 어느 날 갑자기 넘어지는 우리.. 등에서 회복되어야 할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본다.
2. 종교가 아니라 관계다
바리새인은 선한 사람들이다. 성경을 연구하고 이를 삶에 적용하려 했던 그들의 훈련된 삶, 청지기 정신, 선교 마인드는 지금도 귀감이 될 만하다. 세속 문화의 위협을 두고 볼 수 없었던 그들의 동기는 순수했다. 그들은 우리의 이웃이고 직장 동료며 정직한 시민이다.
그러나 바리새인은 예수님을 불편하게 했다. 바른 교리를 믿으면서도 하나님께 무관심하고 사람들에게 무자비했기 때문이다. 거듭난 삶이 아니라 종교인으로 살았기에 예수님과 부딪쳤던 것이다. 자기 의에 빠져 있으면서 타인을 무시하는 것이 바리새인의 특징이었다.
저자는 바리새주의에서 벗어날 방법을 빌립보서 3장에서 찾는다. 이 장은 빌립보 교회 신자들을 유대교 개종주의, 즉 율법적 가르침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쓴 것이다. 바울은 "개들을 삼가고", "행악하는 자들을 삼가고", "거짓 할례를 삼가야" 한다고 썼다. 진짜 아브라함의 자손은 "하나님의 영으로 예배하며,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자랑하며, 육신을 의지하지 않는" 것이다.
결국, 해답은 종교가 아니라 관계에 있다. 저자의 말대로 "진짜 기독교처럼 포장된 종교적인 대안은 언제나 존재한다." 복음에 다른 것을 섞거나 종교를 피상적으로 만든 거짓 종교를 경계하고, 종교적 행위를 의지하지 않으며, 경주하는 선수처럼 예수님과의 깊은 관계를 추구할 때 희망이 있다.
3. 인용
기독교인은 종종 자신의 뜻과 가치, 심지어는 문화까지 강압적으로 요구하는 광신도 집단으로 그려지곤 한다. 또 걸핏하면 트집 잡기 좋아하고 편견이 심하며, 밴댕이 소갈머리에다가, 무식하고 바른 소리만 또박또박 해 대며 한동네에서 살기에는 왠지 껄끄러운 이웃으로 묘사된다.
기독교인은 또 인종차별주의자와 뭉치고, 무식한 보수 우익과도 한편 먹고, 분리주의자와 동맹을 맺고, 이슬람 근본주의자에게 힘을 실어 주며, 낙태 시술소와 함께 행동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우리는 경멸당하고, 편견 어린 시선을 받고 무시당한다... 대중문화가 인지하는 이런 캐리커처는 현실을 왜곡한 것이며, 우리는 여기에 분노한다. 그러나 이러한 캐리커처의 역사를 우리도 이어 간다는 사실은 쉽게 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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