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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특별 성경통독 현장을 가다

은바리라이프 2010. 9. 30. 17:41
추석 특별 성경통독 현장을 가다

[2010.09.24 14:33]   모바일로 기사 보내기   TClip으로 퍼가기


[미션라이프] 즐거운 상상 하나. 눈만 감아도 성경 66권이 필름처럼 넘어간다면. 즐거운 상상 둘. 공기 좋은 산속에서 마음껏 성경을 읽는다면. 첫 번째 상상은 쉽지 않지만 두 번째 상상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 경기도 가평군 회곡리 성경통독원(대표 조병호 목사)에서 말이다. 그것도 추석 연휴에!

150여명의 성도들은 23일부터 2박3일간 성경읽기 전문공간에서 평생의 ‘숙제’인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쌓고 있다. 통독은 오전 7시에 시작해 오후 11시까지 진행된다.

성도들은 빠른 속도로 낭독하는 통독사에 따라 성경을 읽는다. 1시간 간격으론 조병호 목사로부터 배경 설명을 듣는다. 그는 1989년 한국교회에 성경통독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소개한 신학자다. 3층 강당에서 진행되는 집회는 2층 영유아를 동반한 엄마들을 위해 실시간으로 방송된다. 1층에는 20여명의 어린이들을 위한 성경통독이 따로 진행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좌식 의자에 앉아 성경을 읽는 이들이 늘어났다. ‘사각’하며 동시에 성경을 넘기는 소리가 경쾌했다. 첫날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을, 둘째 날 바울서신을 완독했다.

참석자 중에는 가족단위가 많았다. 권병일(55) 씨는 1개월 뒤 입대하는 중현(21)씨와 함께 참석했다. 권씨는 “아이가 말씀으로 군생활을 잘 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아내와 함께 참석하게 됐다”면서 “성경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현실에서 말씀의 숲과 나무를 보는 접근방법이 생동감있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에서 남편과 함께 3남매를 데리고 온 박혜숙(43)씨도 “성경 읽기뿐 아니라 쉽게 설명하고 해석해주니 아이들도 좋아한다”면서 “성경의 골격을 잡을 수 있어 주변 사람에게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성경읽기가 고서(古書) 읽기처럼 느껴지는 것은 어투가 문어체인데다 배경지식이 없으면 앞뒤가 잘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성경 66권이 역사순으로 배열돼 있지 않는 것도 한몫 한다. 이런 맹점을 극복하고자 출발한 성경통독은 시대순에 따라 성경을 재배열하고 배경설명을 덧입혀 생생한 역사 현장으로 인도한다.

조 목사의 강의는 퍼즐 맞추듯 과거와 현재, 신약과 구약을 넘나들었다. “유월절은 한국의 추석과 설을 합친 개념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한국 사람은 명절에 고향을 향하지만 이스라엘 민족은 예루살렘으로 향했다는 겁니다. 유월절 전통은 예수님이 활동하시기 1400년 전 출애굽 때 만들어졌으며, 400년 후 다윗 왕 때 성전을 중심으로 하는 예루살렘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심으로 유월절의 전통은 끝납니다.”

딸의 추천으로 참석하게 된 최금주(62)씨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 출석하고 있는데 순복음의 뜨거운 기도열정과 성경통독의 말씀 깊이가 결합된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며 “교구 몇 사람에겐 회비를 지원해서라도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추석연휴에도 자발적으로 신약 27권을 읽자고 모인 성도들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교회에 희망이 있다는 증거”라며 “조상과 가문, 가족 중심의 명절문화가 점차 해체되는 상황에서 가문이나 가족 차원에서 성경을 학습하는 신앙운동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차기 집회는 다음달 12~15일, 26~29일 성경통독원에서 열린다(tongdok.net).

가평=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글·사진 백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