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쇼는 화려한 인맥으로 스타게스트를 초대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게스트 특수에 기대기보다는 차별화된 진행과 참신한 구성으로 기본을 갖춰야한다. 시청자를 매혹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갖추고 지루하지 않을 낚시질을 시청자 입장에서 끊임없이 해야한다.
<무릎팍 도사>가 처음 시작했을 때, 파격적 진행이라 자리잡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솔직한 토크의 대명사가 됐다. 스타들에게 자신을 둘러싼 루머에 대해 해명할 기회를 주고, 시청자들에게는 궁금했던 사실들을 속 시원히 들을 기회를 제공한다.
언뜻 보면 예의없어 보이는 강호동, 유세윤, 올밴이 불경스런 태도로 자리잡고 앉아 스타들을 쥐락펴락할 때 시청자들은 대리만족을 느낀다.
외국의 성공적인 토크쇼-오프라 같은-는 카메라 앞에서 단 하나의 질문이 나오기까지, 제작진은 굉장히 많은 자료를 조사하고사전 미팅을 한다. 수십개의 질문 중에서 선택된 하나의 질문이 카메라 앞에서 생명을 발한다.
모든 과정이 이렇듯 정교한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다 보니 완성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토크쇼라고 해서 진행자가 게스트를 불러놓고 아무 질문이나 던져본다는 식으로 만들어선 안된다. 진행자의 역량이 중요하지만 질문과 답변을 떠받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무릎팍도사>는 재미있다.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흡인력이 있다.
인간의 치열한 삶에 대한 감동이 생생하게 살아난다.
산악인 엄홍길, 시집 500만부를 판 원태연 시인, 작가 황석영, 발레리나 강수진 등 그들의 치열한 삶을 유쾌하게 풀어내 시청자들에게 즐거운 감동을 주었다. 권상우의 '안하느니만 못한'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안정적이다.
게스트들의 대답은 짧다. 길게 주절거리도록 놔두지 않는다.
질문이나 대답이나 촌철살인의 멘트만 편집해 보여준다.
그런 멘트를 끌어내기 위해 강호동, 유세윤, 올벤은 뭄을 던져 시스템을 형성한다.
중간에 끼어드는 영상과 자막도 한몫했다.
강호동은 스타급 게스트들에게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솔직한 모습과 대답을 끌어낸다.
그 과정에서 출연진에 대한 배려보다는 '건방진 도사'에서 비롯되는 건방진 지적이 한몫했다.
매회 게ㅡ트들과의 대화는 산으로 가기도 하지만, 이런 돌발적인 상황과 질문을 통해 벌어지는 일들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무픞팍 도사의 질문에는 성역이 없다. 이승환과 고현정에겐 이혼의 환부를 건드려 심정을 털어놓게 하고..
언론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진 신해철에게 언론의 입장에서 서슴없이 이야기하기도 했다. 주영훈에겐 네티즌이 지적하는 비호감적인 면에 대해 대놓고 물었다.
<무릎팍 도사>는 쉬쉬하며 감춰왔던 연예계 뜬소문들의 해명장이 되어가고 있다. 백지영의 비디오 사건, 김승우의 흑인 아이 루머, 권상우의 혼전임신 등 온갖 소문에 대한 해명이 나왔다.
해명을 작정하고 나온듯한 스타들에게 오히려 "왜 이렇게 다 공개하십니까?"라고 되물을 정도가 됐다.
기존의 토크쇼가 핵심을 피하고 겉핥기식 잡담만 늘어놓았다면 <무픞팍..>은 아무리 민감한 사안이라도
대중이 궁금해 한다면 빙빙 돌리지 않고 노골적으로 묻는다. 어떤 사안이라도 대답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래리 킹, 오프라 윈프리가 그렇게 한다. 그것이 바로 <무릎팍 도사>의 힘이다.
강호동은 '무릎이 닿기도 전에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무픞팍도사다. 하지만 그러한 소개와는 반대로 헤매면서 게스트를 파헤쳐간다.
유세윤과 우승민은 스스로 모자란 것을 인정하면서도 역으로 건방지고도 도도한 모습을 연출한다.
시청자들에게 쾌감을 주는 캐릭터로 배치되어 있는 것이다.
<무릎팍도사>는 스타들이 단순히 음반이나 영화를 홍보하러 들르는 곳이 아니라 개인적인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는 방송으로 스스로를 차별화했다. 이 기본정신이 흔들리고 출연자 스스로 '한풀이' 기회로 삼을 때 위기가 올 수도 있다.
솔직함과 한풀이는 다르다.
자신을 둘러싼 소문에 대해 해명할 창구가 필요한 스타들이 하소연, 자기변론을 늘어놓을 때가 이 프로의 위기다.
또 하나의 힘은 자막이다. 자막은 방송과정에서 또 하나의 적극적인 진행자가 된다.
자막은 PD나 작가 등 제작진의 목소리를 담으며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만들어간다.
대화가 이상하게 흐르면 '산으로 가는 무릎팍 도사' '이번에는 안드로메다로'라는 자막을 내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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