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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 내몰린 선교사, 그리고 선교

은바리라이프 2010. 8. 31. 10:12

어둠 속에 내몰린 선교사, 그리고 선교

[2010.08.30 16:00]   모바일로 기사 보내기


[미션라이프]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세계선교회는 30일 최근 3년 간 선교사들이 처한 위기상황을 소개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추방이었다. 수많은 선교사들이 짐도 싸지 못한 채 정들었던 선교지를 나와야 했다. 둘째는 각종 사고다. 교통사고와 강도 사건들이 선교사를 위협한다. 지진과 홍수 등의 자연재해도 선교활동을 가로막는 방해꾼이다. 내전과 폭동 역시 선교사의 안전을 위협한다. 최근 한국오픈도어선교회(대표 김성태) 홈페이지에는 긴급 기도제목이 떴다. 잇따른 순교자 발생에 따라 선교사와 크리스천을 보호해달라는 기도요청이었다.

전 세계 선교사들이 위험에 내몰려 있다. 최근 2개월 동안 다게스탄공화국의 알툴 목사, 아프가니스탄 8명의 의료진, 필리핀 조태환 선교사 등의 사망소식이 잇따라 알려지면서 한국교회 선교 전반에 파장이 일고 있다. 위기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진정한 선교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왜 선교사들 고난 당하나=해외 선교사와 관련된 최근 사건은 모두 종교적 이유를 앞세운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행위였다. 과격파들은 기독교 선교사들의 자국내 활동 자체를 위험하게 생각한다. 이슬람 근본주의는 1970년대 말 이란에서의 이슬람 부흥 이후 빠른 속도로 퍼졌다. 경제의 실패와 정치적 불안정이 주민들을 공허하게 만들면서 근본주의는 하나의 대안이 됐다.

근본주의는 이슬람뿐 아니라 힌두교와 불교로도 번졌다. 이들은 근본주의 신앙 노선을 추구하면서 무력의 사용도 정당화하고 있다. 80년대부터 시작된 인도의 극단적 힌두교 역시 세력을 확장하면서 인도 북동부 지역을 가장 어려운 선교지로 만들었다. 스리랑카의 과격한 불교도들은 교회를 수시로 공격하고 있다.

선교사 파송국의 경제규모 상승에 따라 선교사들이 범죄의 타깃이 된다는 점도 눈에 띄는 현상이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위기관리 담당 이영철 목사는 “최근 한국 선교사들의 사고와 피해 빈도가 높아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며 “이는 한국이 경제대국으로 부상함에 따라 선교사들이 부유층으로 오인 받아 타깃이 된다”고 말했다. 현지인과 살면서 신분이 알려지고 현지인에 비해 가진 것이 많다고 인식되면서 범죄의 목표가 되는 것이다. 한국 선교사 대부분이 경제 수준이 낮은 국가에서 활동한다는 점에서 이는 공통적 현상이다.

◇위기 관리 더 신중해진 단체들=이에 따라 선교사 안전과 위기에 따른 대비책이 요구된다. 가장 시급한 것은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이다. 국제 선교단체나 규모가 큰 교단선교부의 경우는 기본적인 매뉴얼을 준비하고 해당 선교사들을 교육하고 있지만 소규모 단체나 교단, 개교회의 경우는 선교사 의료보험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하루빨리 위기관리 매뉴얼을 갖추고 훈련을 실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KWMA 위기관리기구(KCMS) 도문갑 목사는 “단체별로 위기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실행하는 게 일단 중요하다”며 “위기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훈련과 교육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뉴얼을 만들어 현지 선교사들에게 주지해 위기에 따른 기본적인 대응이라도 해야 한다는 뜻이다.

고 조태환 선교사를 파송했던 예장 대신 세계선교부는 내달 교단 임원회의에서 위기관리에 대한 대비책을 정식으로 논의하게 된다고 밝혔다. 선교사 사고 발생시 처리 문제나 위험 상황 발생시 행동 방안 등에 대해 교단 차원의 대비책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KCMS도 올 가을 법인 구성을 위해 준비 중이다. 이렇게 되면 상주 인력이 생기고 군소단체나 교단, 개교회 파송 선교사까지 파악할 수 있어 한국교회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위기관리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KCMS는 11월 중 위기관리 사례집을 만들어 선교단체와 교단선교부에 배포하고 ‘찾아가는’ 위기관리 훈련에 더욱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선교사의 죽음과 선교=선교사의 죽음과 함께 교회별로 선교의 의미와 순교정신을 되새기고 있다. 서울 모자이크교회 박종근 목사는 29일 설교에서 고 조태환 선교사를 추모하는 설교를 했다. 박 목사는 교인들을 향해 “바라보는 십자가인가, 지고 가는 십자가인가”를 물으며 “크리스천의 십자가는 지고 가는 십자가”라고 강조했다.

사망한 선교사들의 부인들의 헌신도 귀감이 되고 있다. 아프간에서 살해당한 8인중 한 명인 톰 리틀의 부인 리비 여사가 언론을 통해 ‘다시 돌아갈 것’을 천명한 것처럼 조 선교사의 반려자이자 동역자였던 오순옥 사모도 필리핀에 돌아갈 뜻을 내비쳤다.

예장 대신 세계선교부 관계자는 “오 사모는 조 선교사와 함께 사역해왔기 때문에 큰 변화가 없는 한 필리핀에서 선교 활동을 계속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회 역사 속에서 선교는 한 번도 쉬운 적이 없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복음의 확장은 고난을 통해 일어났다. 사도행전 8장1절에는 예루살렘 교회의 흩어짐이 기록돼있다. 묘하게도 유대와 사마리아까지 흩어지게 되는데 이는 대표적 선교 명령을 나타낸 사도행전 1장 8절의 말씀이 결국 핍박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다.

KWMA 한정국 목사는 “선교사의 죽음으로 교회의 선교가 후퇴하고 전략적으로 패배한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님의 선교는 계속 되고 있다”며 “성도들은 하나님의 권능과 사랑을 믿고 선교사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