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를 보았다 ‘악’ 소리나는 잔혹, 이를 ‘악’물고 관람했더니 경‘악’ | |
[2010-08-14 20:23:58] | ![]() ![]() ![]() |
[뉴스엔 한현정 기자] 영화 '악마를 보았다'는 관람 내내 관객들을 '악' 소리나게 만들었다. 영화의 도를 넘는 잔인함에 상영내내 관객들은 '악!'하는 크고 작은 비명을 질러야 했다. 영화의 주인공 김수현(이병헌 분)은 자신의 복수를 위해 극도의 위험인물인 연쇄살인마를 풀어줌으로써 많은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렸다. 김수현의 과열된 복수는 어이없는 희생자들을 만들어 이를 이 '악'물고 지켜봐야 했다. 결국 악을 쫓다 악이 돼버린 주인공의 모습에 관객들은 다시 한번 경'악'했다. 3번의 심의 끝에 12일 개봉한 영화 '악마를 보았다'(감독 김지운/ 제작 페퍼민트앤컴퍼니)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이다. 비판적인 시각의 대표적인 이유는 단연 '도를 넘어선 잔혹성' 때문이다. 반면 긍적적인 평가에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한몫했다. 양측의 의견은 모두 일리가 있다. 영화 외적인 요소에서 팽팽한 대립이 이어지는 가운데 내적인 요인을 짚어봤다. 처음부터 끝까지 잔인한 살인을 서슴치않는 연쇄 살인마 장경철(최민식 분)은 국정원 경호요원 김수현의 약혼자를 폭행한 뒤 처참하게 살해했다. 범인의 정체를 안 김수현은 살인보다 잔혹한 '사냥'을 시작했다. 연쇄살인마를 폭행한 뒤 기본적인 응급처치만을 한 채 다시 풀어주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문제는 영화가 진행될수록 김수현의 '복수'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방향성을 잃어간다는 점이다.‘ 김수현의 복수에 약이 오른 연쇄살인마는 더욱 난폭해져 만나는 사람마다 폭행을 자행했다. 김수현의 복수로 인해 더 많은 이들이 위험에 빠지게 된 셈이다 . 물론 연쇄살인마가 여성에게 성폭행을 시도하거나 살해하려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김수현이 등장한다. 이것은 그가 연쇄살인범을 죽이지 않고 풀어준 것에 대한 일종의 합리화다. 하지만 실제로 강간을 당하지 않았더라도 그 직전에 저지른 폭력과 협박, 성추행 등을 당한 피해자들은 과연 '피해'를 받은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 이 복수 과정에서 일어난, 여성이 아닌 남성 피해자들에 대해 김수현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볼 수 있을까. 물론 사랑하는 약혼자를 잃은데다 그 범행이 너무 잔혹해 이성을 잃고 순간적인 '악인'이 된 김수현을 일면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도가 지나쳐 이제는 또 다른 악이 돼버린 김수현을 보면서 결국 이 영화의 '복수'는 어떤 의미도 없이 그저 또 다른 악과 희생양을 만들어냈다. 결국 '악마를 보았다'에서 잔혹성이 극대화된 것은 연쇄살인범의 범죄의 잔혹성을 부각시켜 주인공 김수현 역시 악행을 저지르더라도 이를 관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합리화시키기 위한 일종의 '도구'인 셈이다. 기존의 복수극과 차별화되는 스토리 구성이나 개성없이 이 영화가 선택한 흥행 카드는 '잔혹함' 그뿐이었다. (사진=쇼박스) 한현정 kiki2022@newse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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